소설리스트

즉사기 들고 게임 속으로-138화 (138/189)

준비 (2)

리프와의 이야기를 마치고 군주성으로 귀환했다.

나는 계속 아카데미 입학에 대해 준비하는 한편, 때가 오기 전에 처리해야 할 일이 뭐가 있나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군주령이야 언제나 그랬듯 내가 없어도 알아서 잘 돌아가니 그 부분은 염려하지 않았다.

한 번 정리해두고 가야 할 건 군주령과 관련된 것이 아닌 개인적인 일이었다.

바로 암영 프레온에 대한 것.

'그 여자는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으니.'

군주성에 첩자로 잠입했다가 나에게 걸리고, 지금쯤 어딘가에서 열심히 정보를 수집하고 있을 여자.

내가 그녀에게 시킨 건 미래에 세인테아의 수도를 테러할, 빙의의 신비를 가진 괴한에 대한 것이었다.

'벌써 뭘 알아냈을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지만.'

내가 그나마 알고 있던 티끌만 한 단서로 그녀가 무언가를 알아냈을 거라는 기대는 크게 없었다. 밑져야 본전으로 시킨 일이었으니.

암영에게 정보 수집을 시킬 때 길어도 1년 안에는 보고를 하러 돌아오라고 했었다.

가능하면 더 짧은 주기로 해두고 싶었지만 먼 거리를 왔다갔다 하라는 것도 활동에 방해가 될 테니까.

그러니 시간을 최대한 끌면 끌었지 굳이 일찍 돌아오려고 하지는 않을 테니, 아직 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꽤나 많이 남았다고 봐야 했다.

만약 아카데미에 입학하게 되면 외부 활동은 어렵다.

그러니 암영이 현재 얼마나 성과를 냈는지도 그 전에 확인해두는 편이 좋을 것이었다.

나는 이전에 암영에게서 빼앗았던 물건을 꺼내들었다.

낙인을 찍은 대상의 방향을 알려주는 고대의 마도구.

나는 이 반지의 낙인을 암영에게 찍어 협박해서 정보 수집을 하도록 시켰었다.

지금도 반지에서는 희미한 빛이 뿜어져나오며 한쪽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얼마나 멀리 있는지까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아무리 멀다고 해도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었다. 띠용이가 있으니까.

생각이 떠오른 김에 처리하기 위해 바로 떠날 채비를 마쳤다.

아셸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기에 이번 외출은 간만에 동행자 없이 나 혼자였다.

***

반지가 가리키는 빛을 따라서 이동한 지도 열흘이 넘게 지났다.

예상했던 대로 암영은 칼데릭을 넘어서 세인테아 쪽 방향에 있었는데, 그 거리가 상당했다.

'여기는······.'

나는 의아함을 느끼며 아래로 끝없이 펼쳐진 수풀을 내려다봤다.

이 숲은 세인테아 영역 바깥에 위치한 거대한 숲이었다. 이름은 딱히 없다.

의아한 이유는, 이 숲만 넘으면 이제 지도상으로는 아무것도 없는 황야에 바다가 끝이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조사를 어떤 식으로 하고 있는지야 나도 알 턱이 없지만······ 이런 외지까지 나와서 뭘 하고 있는 건지는 도통 짐작하기 힘들었다.

'설마 제대로 조사 안 하고 있는 거 아니야?'

반지가 있는 이상 내게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는 건 누구보다 스스로가 잘 알고 있을 텐데.

그런 와중에 약간의 찜찜함도 차올랐다.

이 이름 없는 숲의 심부에 살고 있을 누군가를 알기 때문이었다.

'마녀 큐렐.'

당연하지만 라사의 강자들은 전부 대륙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다양한 이유로 그 이름이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은둔 강자들 역시 많았다.

마녀 큐렐은 그중에서도 상당한 네임드로, 일단 세인테아의 오성 못지 않은 정도의 강자였다.

수십 년 동안 이 숲에 박혀서 마법 연구만 하고 있다는 설정이었으니 당연히 지금도 있을 것이었다.

게임상에서도 나온 게 없기에 그녀에 대한 자세한 배경은 나도 잘 모른다.

다만 아는 건, 그녀가 과거에는 세간에서 마녀라 불렸을 정도로 괴팍한 마법사라는 것뿐.

이런 숲에 틀어박혀서 홀로 마법 연구를 하고 있는 것부터가 그를 잘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 광활한 숲에서 설마 마주칠 리는 없겠지만······.'

찜찜한 건 하필 암영이 이 숲이 있는 방향에 있다는 것이었다.

설마 마녀를 목적으로 이곳에 찾아온 건 아니겠지, 라는 생각이 스칠 수밖에 없었다.

잠시 뒤, 그 예감은 현실이 되었다.

"······아이씨."

나는 작게 탄식을 흘렸다.

멀리서부터 서서히 거대한 마력의 기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반지의 빛은 마력이 있는 쪽을 가리키고 있었으며, 좀 전부터 아주 조금씩, 천천히 아래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암영이 이곳에 있다는 명백한 의미다.

그리고 사람 하나 살 리 없는 이 숲에서 마력이 느껴질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저쪽이 마녀의 영역인가?'

마력이 넓은 범위에 걸쳐서 퍼져있는 걸 보니 아마 결계가 아닐까 싶었다.

암영은 분명히 저 결계 안에 있을 것이다. 놈은 정말 마녀를 만나려고 이곳에 온 건가?

"내려가자."

일단 지상으로 내려왔다.

띠용이 등에서 내린 나는 생각에 잠긴 채 마력이 느껴지는 숲 저편을 바라봤다.

이걸 들어가봐야 돼, 말아야 돼?

마녀 큐렐은 악인인지는 잘 몰라도 괴인임은 확실한 인물이었다.

다짜고짜 영역에 들어가면 두 팔 벌리고 환영이라도 해줄 리는 없었다.

하지만 고민은 짧았다.

어째 사서 고생을 하는 느낌이었지만, 여기까지 와놓고 그냥 돌아갈 수도 없었다.

"잠시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라."

나는 띠용이의 목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마녀 큐렐은 세인테아의 대마법사들과 동급의 강자였다. 아마 92레벨인가 그랬을 것이다.

나 혼자야 위험해도 어떻게든 한 몸 지킬 자신이 있었지만, 녀석은 괜히 짐만 될 수 있었다.

홀로 숲 안쪽으로 나아가자 서서히 마력의 기운이 짙어졌다.

정체 모를 마력 결계 안에 본격적으로 들어선 뒤, 주위에는 기이할 정도의 정적이 감돌았다.

결계 탓인지 어쩐지 한층 흐려진 것 같은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고서 계속 벌걸음을 옮겼다.

근원지를 알 수 없는 목소리가 울려퍼진 것은 잠시 뒤였다.

- 너는 누구냐?

마치 노이즈가 끼인 듯한 젊은 여성의 목소리.

마녀 큐렐이다.

걸음을 멈춘 나는 주위를 둘러보고서 입을 열었다.

"그러는 너는 누구지? 이 결계를 펼친 마법사인가?"

쓸데없이 아는 척을 해서 경계를 살 필요가 없었기에 태연한 어투로 물었다.

잠시 침묵이 이어진 뒤 다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 질문에 답해라. 누구냐? 무슨 용건으로 이 숲에 들어왔지?

"이 결계 속에 아마도 한 여인이 있거나, 혹은 지나쳤을 것이다. 나는 그녀를 쫓아 여기까지 왔다."

- ······.

"네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용건은 그것뿐이다. 혹시 내가 말한 자가 어딨는지 알고 있나?"

그러자 갑자기 한숨 소리가 들리더니, 이런 말이 돌아왔다.

- 프레온 그년과는 무슨 관계냐?

프레온은 암영의 이름이었다.

역시 마녀는 암영과 아는 관게였나? 부르는 호칭을 보니 어째 사이가 좋은 건 아닌 듯한데.

- 이곳에 있는 게 맞군. 그녀와 무슨 관계지?

- 질문은 내가 한다, 침입자. 목숨을 부지하고 싶다면 자꾸 내 심기를 건드리지 말고 답해라.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서 말했다.

"우리는 싸울 이유가 없다. 말했다시피 내가 원하는 건 프레온뿐이야. 그녀는 내 포로다. 그러니 그녀가 네게 있어 별로 중요하지 않다면 내게 넘겨주고, 아니라면 이유부터 설명해줬으면 하는군."

그러자 갑자기 주위의 마력이 유동하더니 내게 몰아쳤다. 물리적인 공격은 아니었다.

카볼리사의 유적에서 이와 비슷한 감각을 느낀 적이 있었기에 무엇인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쓸데없는 짓이다. 내게 정신계 마법은 통하지 않아."

그러자 다시 한 번 마력이 요동치며 이번엔 공격 마법이 날아들었다.

나는 부동 장막을 펼쳐서 사방에서 몰아치는 마력의 칼날을 막아냈다.

콰과과과광!

이제 보니 이 결계는 완전히 마녀의 영역이나 다름없었다. 정말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아무리 봐도 마녀는 기척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먼 곳에 떨어져있는 듯한데, 결계를 구성하고 있는 마력의 흐름은 직접 이 자리에서 조작하고 있는 것처럼 자유로웠다.

이런 게 가능한 일인가 싶었지만 애초에 마법에는 문외한인 나였기에 쓸데없는 의문이었다.

뭐, 오랜 시간 이곳에서 터를 잡고 살아온 만큼 마련해둔 장치야 이것저것 많겠지.

'그래도 위험할 건 없지만.'

뇌후의 전력도 막아낼 수 있는 부동 장막에 이런 공격은 생채기도 나지 않는다.

일대를 완전히 초토화시킨 뒤에야 마녀의 공격이 멈추었다.

나는 장막을 거두고서 말했다.

"화력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통하지 않는다."

제자리에 가만히 서서 공격을 전부 막아내자 마녀도 조금은 당황스러운 모양이었다.

잠시 동안 반응이 없다가, 이번에는 또 뭘 하려는 건지 내 주위를 감싸고 마력이 모여들었다.

안에 가두려는 듯 장막 형태로 구성되는 마력을 보고 나는 곧바로 공간 도약으로 빠져나갔다.

"적당히 관둬라. 네 역량으로는 나를 제압할 수 없다."

- ······그래. 보아하니 그런 것 같구나. 마법인 것 같지는 않은데, 대체 정체가 뭐냐?

"그냥 서로에 대해 관심을 끄는 게 좋지 않겠나? 프레온이 어디에 있는지만 알려주면 된다. 너도 내가 계속 이곳에 있는 건 껄끄러울 텐데."

마녀가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 껄끄러워? 웃기는군. 너도 이 결계 속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계속 길이나 헤매다가 기어나가도록 해라.

빈정이 상한 건지 비협조적인 태도로 나오는 마녀였다.

마녀를 무시하고 반지의 빛을 따라서 나아가도 그만이었지만, 말하는 걸 보니 그것도 방해할 것 같았다.

마녀는 이것저것 괴상한 마법들을 많이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내게 직접적으로 통하는 건 없다고 해도 길을 헤매게 하거나, 프레온을 다른 곳으로 빼돌리는 정도는 충분히 할 수도 있었다.

'성가시게 구네.'

나는 초감각을 최대로 끌어올려서 마녀의 마력의 기척을 샅샅이 훑었다.

일부러 감각을 혼란시키려는 듯 어지럽게 퍼져있는 마력 파장.

그 가운데 한쪽으로 멀리까지 희미하게 이어져있는 마력 실타래가 느껴졌다.

나는 그 방향이 마녀가 있는 곳이라 확신하고, 그쪽에 시선을 고정한 채 말했다.

"내가 네 위치를 모를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쪽에 있나?"

- ······!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안 봐도 딱 걸려서 당황한 게 분명했다.

나는 침묵하는 마녀에게 조금 유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이봐, 마법사. 말했다시피 우리가 싸울 이유는 없다. 네 영역에 다짜고짜 들어온 건 사과하겠다. 하지만 찾는 사람이 이 결계 안에 있는데 바깥에서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 아니겠나?"

나도 정말로 마녀와 한판 붙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었기에 적당히 숙여주었다.

마법사 놈들은 나랑 상성이 영 좋지가 않았다. 이대로 찾아간다고 해도 방어 마법을 준비해놓고 기다리고 있으면 곤란한 건 이쪽이었다.

물론 마녀가 그 사실을 알 턱은 없었기에, 위치를 특정당한 이상 내 말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었다.

- ······네가 최소한의 예의는 차리기에 알려주는 것이다.

이내 허공에 마력이 화살표 형태로 뭉쳐지더니 한쪽 방향을 가리켰다.

마녀의 말은 체면을 챙기려고 하는 걸로밖에 들리지 않았기에 나는 속으로 웃으며 감사를 전했다.

"고맙군."

- 그런데 아까 말한 포로라는 건 무슨 의미지?

"별 거 아니다. 쥐새끼처럼 나에 대한 정보를 캐려다가 걸렸을 뿐이지."

나는 마녀에게 물었다.

"너도 프레온과 무슨 관계인지 알려줄 수 있겠나? 궁금한데."

마녀가 혀를 차고 대답했다.

- 아무런 관계도 아니다. 예전에 놈에게 자그마한 빚을 진 적이 있었는데, 이미 갚은 빚을 빌미로 여기까지 찾아와서 이상한 요구를 하더군.

"요구?"

- 몸에 새겨진 마력 각인을 지워달라고 말이다. 이제 보니 그게 너 때문이었구나. 빌어먹을 년이 내 거처에 뭔 괴물을 끌어들여온 건지.

마녀가 투덜거렸다.

그제야 나는 암영이 이곳에 찾아온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역시 내게서 벗어나기 위함이었나.

마녀는 이런저런 마법에 해박할 테니 어쩌면 반지의 각인을 지울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리라.

- 방금 가리킨 방향에 가둬놓고 있었으니 꺼내가라. 다시는 이곳에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군.

그 말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목소리는 울려퍼지지 않았다.

나도 딱히 마녀에게 더 물어볼 건 없었기에 발걸음을 옮겼다.

암영이 있는 방향으로 한참을 이동하자 한 동굴이 나타났다.

마녀가 암영을 가둬놓았다는 장소가 아무래도 동굴 안인 듯했다. 안쪽에서 느껴지는 기척이 있었다.

동굴 입구에는 마력으로 장막이 처져있었는데, 가까이 다가가자 마녀가 해제했는지 저절로 사라졌다.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선 나는 곧 동굴 한편에 찌그러져 누워있는 누군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헉!"

감고 있던 눈을 게슴츠레 뜬 암영이 나를 발견하고 화들짝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꽤 오래 동굴에 갇혀있었던 건지 꼬질꼬질한 꼴이 장난이 아니었다.

나는 그런 그녀를 한심스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나와라, 암영."

암영이 조심스레 내 곁으로 다가왔다.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내 눈치를 살피던 그녀가 헤헤 웃더니, 간신 같은 어투로 말했다.

"절 구해주러 오셨군요, 7군주님? 감사합니다. 마법사 놈은 죽이셨습니까?"

그 뻔뻔스러움에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내가 설마 상황을 모를까 기대하기라도 하나.

"마법사야 무사하지. 네가 반지의 각인을 지우려고 이곳에 찾아왔다는 것도 다 들었고."

말이 끝남과 동시에 암영이 넙죽 엎드려서 바닥에 이마를 박았다.

"한 번만 살려주세요, 7군주님."

나는 혀를 차고서 물었다.

"조사는 지금까지 얼마나 진행했지?"

"······."

"설마 하나도 한 게 없나?"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앞으로는 개수작 안 부리고, 정말 최선을 다해서 정보를 수집하겠습니다."

애초에 기대한 게 적었기에 뒷골이 땡길 정도는 아니었으나, 한숨이 나왔다.

"암영."

"예, 군주님. 하명하십시오."

"저기 저거 보이나?"

나는 동굴 천장 한쪽에 처진 거미줄을 가리켰다.

거미줄에는 날벌레 한 마리가 꼼짝없이 걸려있었다.

"예, 보입니다."

"저게 지금의 너다. 그깟 각인 하나 지운다고 정말 내게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

"두 번 기회는 없다. 똑바로 시킨 일이나 해라. 내가 누구인지, 네 처지가 어떤지 망각하지 말고."

나는 동굴 바깥 쪽으로 턱짓을 했다.

"나가라. 다시 오늘로부터 정확히 1년 뒤에 군주성으로 찾아와서 성과를 보고해라."

벌떡 몸을 일으킨 암영이 고개를 숙이고는 쏜살같이 동굴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한 번 더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각인이 지워지면 암영을 쫓을 방법 따윈 없다. 방금 건 그냥 허세 섞인 협박이었다.

그래도 내가 직접 여기까지 찾아왔으니 이번엔 확실한 경고가 됐겠지.

'그보다 역시 영 믿을 만한 놈은 아니야.'

저 여자를 믿고 마냥 기다릴 수는 없으니, 테러에 대한 건 따로 대처할 방안을 계속 생각해봐야겠다.

나도 이내 동굴 바깥으로 걸음을 옮겼다. 군주성으로 돌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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