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조선전력공사-92화 (92/275)

< 92. 준가르(3) >

세계의 지붕이라 말하는 곳은 두 곳이다.

하나는 히말라야를 포함한 파미르고원이고 다른 하나는 파미르고원 동쪽에 있는 티베트고원이다.

티베트고원도 평균 고도가 해발 4,500m나 되기 때문이다.

티베트고원 동쪽에는 달라이라마가 기거하는 포탈라궁이 있다.

포탈라궁은 해발 3,700m나 되는 라싸 계곡 한가운데 솟아 있는 홍산 위에 자리 잡고 있었다.

궁전은 해자로 둘러싸여 있었고, 궁전 앞에는 거대한 호수가 있었다.

조선군 제15사단은 호수 건너편에 진을 쳤다.

사단장 걸웅이는 망원경을 들고 호수 앞까지 걸어갔다.

한참 포탈라궁을 살피고 있던 걸웅이에게 참모가 말을 걸었다.

"높은 산 위에 이렇게 넓은 호수를 끼고 있는 분지가 있다니 참 신기합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살겠지. 그나저나 멋지지 않냐? 내가 살았던 함경도에도 이런 땅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함경도에는 이런 땅이 없습니까?"

"다 다녀 보지 못해서 알 수 없지만, 이처럼 호수를 끼고 있는 넓은 땅이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알았어도 가지 못했을 겁니다."

"응?"

"그곳은 산군들이 사는 세상 아닙니까?"

"하하, 그러긴 하지."

21세기에서는 볼 수 없는 넓은 호수를 보며 둘은 감탄했다.

또한 포탈라궁이 있는 라싸는 한양만큼 넓고 평평한 분지였다.

"저렇게 멋지게 지어 놓고 살면 부러울 것이 없을 것 같은데, 무슨 생각으로 우리를 건드렸는지 모르겠습니다."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 것 아니겠느냐. 아니면 이런 곳까지 우리가 올지 몰랐을 거고."

걸웅이와 참모는 한참 동안 멋지게 지어진 포탈라궁을 바라보았다.

진을 치고 난 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잔잔하고 넓은 호수에 비치는 포탈라궁의 모습은 사람의 혼을 빼 놓을 만큼 정말 아름다웠다.

준가르의 전신은 오이라트이다.

'숲의 사람들'이란 의미를 가진 오이라트 부족은 몽골 동쪽 초원 지대가 아닌 서쪽 초원 산림 지대에서 살았다.

칭기즈칸이 살아있을 때 오이라트 부족의 수장인 쿠투카(忽都合)는 몽골에 귀순한 후 권신이 되었다.

대대로 오이라트 부족의 지도자는 칸 대신에 타이시(太師)라는 칭호를 사용했다.

타이시는 몽골 제국 시대에 사령관을 의미한다.

칭호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은 칭기즈칸의 직계가 아니었다.

원나라가 멸망한 후 마지막 황제 토곤테무르는 황족들과 측근들을 데리고 막북(漠北)으로 도망쳐서 다시 북원(北元)을 세웠다.

이때에도 오이라트 부족은 북원의 사령관으로 집권했다.

그런데 오이라트도 칭기즈칸의 후손들처럼 권력에 환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끝내 내부 권력 다툼으로 오이라트 부족 또한 와해 되었다.

그리고 탄생한 것이 바로 준가르였다.

1636년 오이라트의 호쇼트 부족의 수장인 토우르바이흐는 칭하이에서 활동하던 카르마파의 죠크토 콩타이지를 토벌하고 달라이라마 5세로부터 '지교법왕(持敎法王)'의 칭호를 받았다.

티베트의 왕이 된 토우르바이흐는 준가르 부족의 수장인 호토고친에게 '바토르 콩타이지'라는 칭호를 하사하고 권력을 물려줬다.

이로써 중앙아시아는 준가르 부족의 손에 넘어갔다.

권력을 잡은 호토고친은 몽골에 진출한 조선군이 싫었다.

그랬기에 겁도 없이 예맥 기병대를 건든 거였다.

호토고친은 자신의 영향권을 침범한 조선군을 찔러봤다.

말박이 부족의 특성인 빠른 기동력으로 여차하면 치려고 했던 거다.

하지만 예맥 기병대는 만만치 않았다.

대부분 여진족으로 구성된 예맥 기병대는 쉽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아쉬웠던 호토고친은 포기하지 않았다.

부하들에게 예맥 기병대가 가지고 있는 무기를 탈취하라 명령했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이렇게 높고 깊은 곳까지 조선군이 쳐들어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조선군이 돈황에서 포탈라궁으로 오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호토고친은 즉시 신하를 보냈다.

무슨 이유인지 알아야 대책을 마련할 수 있으니.

'조선군을 기습하여 총을 가져간 자들을 내놓으라고 합니다.'

'뭐? 말도 안 되는 헛소리다. 죽기 싫으면 당장 돌아가라고 해라.'

'칸께서 말씀하신 대로 전하겠습니다.'

시치미를 뚝 떼고 질렀지만, 현명한 짓이 아니었다.

그 말을 들은 조선군은 더욱 빠르게 다가왔다.

호토고친은 조선군을 괜히 자극했다고 후회했다.

그렇다고 인제 와서 숙일 수는 없었다.

청나라를 물리친 조선군이라도 이곳까지 오지는 못할 거로 생각한 호토고친은 머릿속에 희망 회로를 돌렸다.

'그냥 무력 시위나 하는 거겠지.'

사람이 살기에도 힘든 고원까지 오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과 다른 일이 벌어졌다.

적당히 오다가 멈출 줄 알았던 조선군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왔다.

'놈들의 보급품을 노려라!'

아무리 날이 풀렸다고 하지만, 보급품을 불태우면 다시 돌아갈 것 같았다.

하지만 내보낸 병사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조선군 제15사단장 걸웅은 그동안 배운 대로 진격했다.

수시로 보급로를 점검하고 절대 무리하지 않았다.

정찰병과 함께 저격병을 내보내 진격로의 안전을 확보하고 기다렸다.

어둠을 틈타 공격하던 놈들의 퇴로를 막고 사살했다.

'누구든지 우리를 공격하는 자는 단 한 놈도 살려 두지 마라!.'

그러다 보니 예상보다 한 달이나 늦게 라싸에 도착하게 되었다.

호토고친은 포탈라궁 앞 호수 건너편에 조선군이 진을 치고 있는 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저놈들을 우리가 이길 수 있겠느냐?"

"힘들지 않겠습니까? 10배나 되는 청의 대군도 물리쳤다고 하는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칸이시여, 그들이 원하는 것을 돌려주면 안 되겠습니까?"

"칸이시여, 그러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칸이시여, 돌려주고 저들과 관계를 개선하시는 것이 어떻게 습니까?"

미리부터 꼬리를 내린 겁먹은 신하들을 말에 호토고친은 성질이 나기보단, 기가 찼다.

"이런 한심한 놈들 같으니라고. 고작 1만 명밖에 안 되는데 뭐라고 하는 거냐? 네놈들은 대체 내 신하가 맞는 거냐? 싸워보지도 않고 항복하자니 무슨 망발이냐?"

"칸이시여, 항복하자는 말이 아닙니다. 저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좋게 끝내자는 뜻입니다."

"그게 바로 항복이 아니면 뭐냔 말이냐?"

"칸이시여, 현명한 군주는 굴욕을 참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칭기즈칸께서도 아버지를 죽인 원수 앞에서 무릎을 꿇은 적이 있었습니다."

"뭐? 그래서 나보고 저놈들에게 무릎을 꿇으란 말이냐?"

"그건 아니고···."

"그게 아니면 뭐란 말이냐? 난 절대 저놈들에게 무릎을 꿇을 수는 없다. 그런데 오라고 한 병사들은 왜 오지 않는 것이냐?"

호토고친은 조선군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각지에 흩어져 있는 자신의 수하들을 모두 포탈라궁으로 오라고 전령을 내보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그 누구도 오지 않았다.

"칸이시여. 이곳까지 도착하려면 시일이 걸리지 않겠습니까? 그리니 저들과 협상하면서 시간을 끄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음···. 알겠다. 낼 날이 밝거든 조선에서 온 사신을 입궐하라고 전해라."

"그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들은 몰랐다.

비단길 전역에서 예맥 기병대가 준가르 병사들을 토벌하고 있다는 것을.

또한 티베트고원 아래 대기하고 있던 예맥 기병대에 의해 전령까지 모두 제거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없었다.

다음 날 아침.

고려인 학자 지봉은 준가르 신하를 따라 포탈라궁에 들어갔다.

지봉의 안전을 위해 호위 병력과 함께 보내겠다고 했지만, 준가르 신하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했다.

지봉 또한 반대를 표했다.

아직 협상을 시도하지도 않았는데 말썽이 일어나는 건 좋지 않다고 했다.

포탈라궁은 백궁과 홍궁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지봉이 달라이라마가 기거한다는 하얀색으로 칠해진 백궁으로 들어섰다.

포트랑 마르포(Potrang Marpo)라 불리는 붉은색으로 된 홍궁은 종교의식과 연구를 위해 사용한 곳인데 지금도 공사 중이었다.

새로운 것을 보고 듣는 것을 좋아하는 지봉이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신기한 듯 궁궐 내부를 살폈다.

그러자 안내를 맡은 준가르 신하가 말했다.

"이곳은 달라이라마께서 계시는 곳이니 예의를 지키십시오."

"죄송합니다. 너무 아름다워서 잠시 정신을 차리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달라이라마께서는 드레풍(Drepung) 사원에 계시는 것이 아니었습니까?"

신하는 걸음을 멈췄다.

"달라이라마께서는 7년 전에 이곳으로 오셨습니다."

"아, 그러셨습니까. 몰랐습니다."

"저는 그대가 누군지 알고 있습니다."

"네?"

"학식이 높다고 소문난 현자를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현자께서 이곳의 사정을 모르신다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지봉은 신하의 말에 고개를 숙였다.

"허명일 뿐입니다. 모르는 것 투성인 저에게 가르침을 주신다니 경청하겠습니다."

신하는 지봉을 보고 같이 고개를 숙였다.

중앙아시아를 지배하는 준가르의 신하로서 어찌 지봉을 모르겠는가.

듣던 대로 지봉은 겸손했다.

"원래 달라이라마께서는 현자께서 아시는 것처럼 서쪽 골짜기에 있는 드레풍 사원에 계셨습니다. 오래전 달라이라마께서 요청하시어 칸께서 백궁을 포함한 포드랑 카르포(Phodrang Karpo) 사원을 지어주셨습니다. 세라(Sera) 사원과 간댕(Ganden) 사원 또한 모두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아, 그랬었군요. 가르침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닙니다. 현자께서 사신으로 오셔서 얼마나 마음이 놓이는지 모릅니다. 모두 부처님의 뜻 아니겠습니까?"

"맞습니다. 어찌 한낱 미물에 불가한 인간이 세상사를 어찌 움직일 수 있겠습니까."

티베트 자체가 부처를 섬기는 곳으로 알고 있는 지봉은 하늘의 뜻이라 말을 돌렸다.

제5대 달라이라마는 매우 달랐다.

제3대 달라이라마가 권력 기반을 다졌다면, 제5대 달라이라마 아왕로쌍갸초는 티베트 전역에 영적, 세속적 권력을 행사했다.

티베트의 거의 모든 지역을 정신적으로 통합하는 데 성공한 달라이라마 5세는 이를 확고히 하기 위해 새로운 궁전을 짓자고 했다.

그래서 짓게 된 궁전이 바로 포탈라궁이다.

이런 업적 때문에 달라이라마 5세를 가리켜 '위대한 5대'라고 부른다.

아무튼 준가르의 칸인 호토고친 앞에 도착한 지봉은 정중히 예를 올렸다.

"준가르의 칸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대의 명성은 익히 들었다. 그런 그대가 조선의 사신으로 오다니 이는 모두 하늘의 뜻이라 본다."

"황공합니다. 그런데 저는 조선의 사신이 아니라 조선전력공사의 사절로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

그때 옆에 있던 신하가 대신 말했다.

"칸이시여, 조선국에서 보낸 사신이 아니라 조선의 태자가 운영하는 상단인 조선전력공사에서 온 사절입니다."

"그래? 그게 그거 아니더냐?"

호토고친의 물음에 지봉이 답했다.

"그렇기도 합니다만, 조선의 폐하께서는 이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힙니다."

"음···."

비단길의 맹주인 호토고친은 세상 돌아가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지봉이 한 말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거 곤란하게 됐군.'

비단길의 법칙은 약탈자는 죽여도 된다.

따라서 조선의 태자가 자신을 약탈자로 보고 죽여도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더욱 인정할 수 없었다.

"그래, 조선의 태자는 무엇 때문에 이곳으로 그대를 보냈단 말이냐? 더구나 군사까지 보내서 압박하는 이유는 무엇이더냐?"

"그건 조선전력공사의 기병대가 칸의 병사들에게 공격받았기 때문입니다."

"음···."

호토고친은 잡아떼진 않았지만, 인정하지도 않았다.

또한 뭐라 말할지 떠오르지도 않았다.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는 조선군이 바로 쳐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흙과 나무를 이용해 요새처럼 지어진 포탈라궁이라면 방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 해도 언제까지 막을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더구나 전령을 보냈지만, 그 누구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니 말을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다행이라면 학식이 높고 올곧다고 소문난 지봉이 사절로 왔다는 거다.

"그 일은 잘못되었다. 모든 걸 알 수 없는 게 인간이다. 나 또한 인간이기에 부하들이 저지른 일을 전부 알지 못한다. 그러니 오해하지 말라."

"그러더라도 약탈에 나선 병사와 가져간 조선의 총은 돌려주셨으면 합니다. 이는 조선의 태자께서 원하시는 내용 중 일부입니다."

"응? 일부라고 했느냐?"

"네, 조선의 태자께서는 다른 조건도 말씀하셨습니다."

"그래? 그럼 다른 요구 조건은 무엇이냐?"

지봉은 고개를 들고 호토고친을 바라보았다.

거친 초원을 다스리는 유목민의 수장답게 호토고친의 모습은 맹수나 다름없었다.

수많은 권력자를 만나 봤던 지봉도 놀랄만한 강한 인상이었다.

"조선의 태자께서는 티베트고원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아래와 비단길은 조선의 영토라 하셨습니다. 그러니 칸께서는 그 점을 염두에 두셨으면 한다고 전하라 했습니다."

"크흠···."

호토고친은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입을 열지 못했다.

조선의 태자인 연의 말은 일종의 경고나 다름없었다.

"우리 준가르 부족은 대대로 천산산맥 서쪽에서 살아왔다. 그곳은 바로 비단길의 길목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그곳을 포기하라 말하는 것이냐?"

"이는 하늘의 뜻이 아니겠습니까? 만약 칸의 부하들이 조선의 기병대를 건들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인과응보(因果應報)란 말이더냐?"

"결자해지(結者解之)가 아니겠습니까."

"크흠···."

호토고친은 고개를 숙여 한 손으로 이마를 매만졌다.

'결국 나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말이구나.'

준가르는 한창 떠오르고 있었다.

청나라가 조선에 대패하고 대륙 안으로 갇힌 이후로 준가르는 몽골까지 세력을 넓히고 있었다.

그런데 뜬금없이 몽골 초원에 조선의 기병대가 나타났다.

닥치는 대로 휩쓸면서 젊은 남자들을 잡아갔다.

알아본 바로는 그들이 말한 명분은 300년 전의 일이었다.

'말도 안 되는 헛소리지.'

호토고친은 따지고 싶었지만 따질 수가 없었다.

그들이 가진 무기를 어찌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알고 있던 총기병이라면 숫적으로 많은 자신의 궁기병이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조선의 총기병은 달랐다.

그동안 보았던 서양의 수석총과 조선 총기병이 가지고 있는 총은 전혀 달랐다.

'연사가 가능한 총이라니···.'

도저히 상대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였다.

조선의 총을 입수하여 모방하면 좋겠다며 일을 저질렀다.

하지만 조선의 총은 모방할 수 없었다.

'괜히 건드렸어.'

인제 와서 후회해봐야 어찌할 수 없다는 생각에 한숨만 나왔다.

포탈라궁 앞에 진을 치고 있는 조선군이 보병이라 하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궁기병으로는 상대할 수 없었다.

고심 끝에 호토고친이 물었다.

"그대라면 어찌하겠느냐? 우리 준가르는 비단길을 포기할 수 없다. 비단길을 포기하는 것은 우리의 생존에 관련된 일이다."

"칸이시어 살아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봉은 이 말을 끝으로 고개를 깊숙이 숙이고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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