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준비(3)
화려하지만 단조로운 방안.
어린아이가 노년의 남자에게 아양을 떨고 있었다.
"아니옵니다. 소손이 이렇게 할 수 있었던 모든 것은 할바마마 덕분이옵니다."
아직 발달하지 않는 짧은 혀로 조선 시대 말을 하려니 원은 혀가 꼬이는 것 같았다.
"하하, 그렇게 생각하느냐?"
"물론이옵니다. 할바마마의 피를 이어받았기에 가능했사옵니다."
"그렇게 생각하다니 정말 영특하구나. 장하구나. 내 너를 위해 상을 내리고 싶으니 뭐든 말해 보거라."
생각보다 잘생긴 인조가 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하염없이 밝은 표정으로 웃고 있는 원.
최대한 속을 숨기고 인조가 좋아할 만한 말만 꺼냈다.
"소손은 아무것도 필요 없사옵니다. 할바마마께서 오래오래 사신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옵니다."
"허허, 말해 보라고 하지 않았냐?"
"황공하옵니다. 할바마마께서 원하신다면 한 가지 소원이 있사옵니다."
"그래 무엇이더냐?"
"할바마마께서 다스리는 조선 땅의 고아들을 보내 주시옵소서."
뜬금없는 말에 인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더니 고개를 내밀고 물었다.
"그런 것들을 어디에 쓰려고 하느냐? 먹이는 데도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걸 아느냐?"
"소손 잘 모르옵니다. 하지만 막지를 만드는 데 필요하옵니다."
"아, 그것들을 잡아다가 종이를 만들려고 하는구나."
"그렇사옵니다. 할바마마. 그래야 소손이 할바마마가 좋아하시는 은덩이를 많이 보내드릴 수 있사옵니다."
"그래?! 우리 원손이 내 마음을 가장 잘 헤아리는구나. 내 조선팔도에 있는 고아들을 모두 찾아 너에게 보내도록 하겠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원은 무려 1만 냥이나 되는 은덩이를 인조에게 선물로 바쳤다.
왕의 개인 돈이나 마찬가지인 내탕금.
하지만 조선에서는 왕실의 눈치와 법도를 따져 가며 써야 한다.
순수 인조 개인의 돈이 된, 은 1만 냥.
조선 돈으로 따지면 7만 냥이 넘는 거금이다.
때문에 인조는 너무 좋은 나머지 원을 세손으로 책봉하려고 했다.
하지만 대신들의 반대가 극심했다.
아직 나이가 어리고, 멀쩡히 왕과 세자가 살아 있는데 세손을 두는 예는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단종의 예가 있기는 하지만, 문종의 몸이 좋지 않아서였다.
대신들은 소현세자빈 강 씨와 자식들에 대한 처벌 문제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인지 반대했다.
또한 매달 정기적으로 받는 원손이 주는 뇌물에 차질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관대작이나 양반이나 글깨나 한다는 x선비들은 자신들이 섬기는 공자나 맹자보다 돈을 더 좋아했다.그들이 목숨을 걸고 반정을 하거나 다른 정치세력들을 모함하여 죽이려 하는 이유도 다름 아닌 부귀영화였다.
극히 일부인 진짜 선비들을 빼고, 모두 탐관오리나 다름없는 x선비들.
대동법을 극렬히 반대하는 이유도 다 돈 때문이었다.
백성을 착취하는 데만 온 힘을 기울이는 x선비들.
그들은 성리학을 들먹이며 치부를 감추는데 능했다.
원은 생각을 달리했다.
‘바빠 죽겠는데 노닥거릴 시간이 어디 있어.’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고, 풍족한 돈을 주면 그 돈이 어디로 가겠나.
사치와 방종으로 모두 써버릴 게 틀림없었다.
심심하면 궁궐에서 잔치를 벌이고 궁녀들에게 가마를 지게 했던 인조.
가마가 쓰러져 다친 적도 있었다.
아무튼 원이 준 돈으로 흥청망청 써대다가 명이 단축될 것이 틀림없었다.
또한 원이 본 조선은 아직 희망이 있었다.
'아직 헬조선은 아니야.'
칠거지악이란 말은 있었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
양반의 결혼 상대도 양반이었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딸보다 아들을 선호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딸을 자식으로 취급조차 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칠거지악을 운운하는 것도 과거나 현대의 x선비들이 할 말이 없어서 내뱉은 것이었고, 부인에게 반말하거나 재산에 손을 댈 수도 없었다.
사극과 달리 실제 조선 시대에서 칠거지악을 이용하려다가 역관광 당한 사례도 기록에 남아있다.
그것도 조선 후기에.
상속은 남녀 불문하고 자식들이 똑같이 나누어 받았다.
가마 또한 아무나 탈고 다닐 수 없는 것이었다.
사극에서처럼 가마를 탈 수 있는 여인은 오직 3품 이상 고위 관료들의 부녀자들만 가능했다.
그것도 평교자가 아닌 옥교였다.
양반집 규수는 걸어 다니지 않고 말을 탔다.
'말군'이라는 속바지를 입고 말을 타고 다녔던 것이다.
양반이 아니라면 말을 탈 수 없었지만, 특별히 기생은 말을 탈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아무튼 아직은 공식이가 알던 헬조선은 아니었다.
그래서 원은 생각이 많았다.
'전부 죽여버려야 하나?'
그러자니 역사에 이름을 남긴 문인들이 사라져 버릴 것 같았다.
'시발, 그런 걸 어디에 쓴다고.'
천상 공돌이라 시조니, 명문이니 와 닿지 않았다.
'괜히 입시 공부하는데 고생만 하지.'
앞으로 태어날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x선비들을 모두 죽여 버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문제는 어떻게 하느냔 데.'
생각보다 조선의 수사력은 참신했다.
그러기에 섣불리 일을 벌일 수는 없었다.
'그래도 김자점 이놈은 빨리 죽여야 해.'
다른 이는 몰라도 간신이자 역적 매국노인 김자점은 한시바삐 처단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김자점 덕분에 원손이 될 수 있었지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
한양에서 일을 마치 원은 김자점을 죽일 방책을 마련하고 서둘러 옹진반도로 돌아갔다.
* * *
아버지 봉림세자에게 보여줬던 기물은 스털링 기관이다.
열만 있으면 작동하는 효율이 높은 기관이지만, 외연기관 특성상 즉시 작동하지 않았고 강력한 힘을 낼 수 없었다.
물론 외연기관 중에도 증기를 이용하는 증기기관이나 증기터빈의 경우 강한 힘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환경에서는 만드는 게 너무나 힘들다.
'증기기관을 만드느니 디젤엔진을 만드는 게 답이야.'
증기기관은 생각보다 만들기가 힘들다.
엄청난 철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증기의 압력을 견딜 수 있는 파이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기합니다. 사장님."
"별거 아니다. 앞으로 이보다 더한 것들을 만들어야 한다."
"염려 마십시오. 말씀만 하시면 제가 알아서 뚝딱 만들어 내겠습니다."
조선전력공사의 최초 개발 실험 담당자이자 수행비서 실장인 쌍식이는 자동으로 물을 뿜어내는 스털링 기관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원은 스털링 기관을 '열식기관'이라 이름 지었다.
열만 받으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열식기관으로 제일 처음 응용하여 만든 것은 펌프였다.
증기기관과 다르게 철커덕거리는 작은 소리만 내는 열식기관.
조선 막지 공장에 필요한 엄청난 양의 물을 공급했다.
'시발, 이거 만드는데 돈을 얼마나 쓴 거야.'
조선 땅에 없는 것 중 하나인 주석.
그러기에 청동으로 만들지 못하고 구리와 함께 캘 수 있는 아연을 섞어 만든 황동으로 열식기관을 만들었다.
물론 철로 만들 수 있지만, 부식이 문제였다.
열식기관으로 퍼 올린 물은 막지만 만드는데 쓰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조선전력공사 직원들을 위해서도 사용했다.
그러기에 향균 기능이 뛰어난 황동으로 제작한 것이다.
번쩍번쩍 황금처럼 빛나는 사람 키 만한 열식기관.
한 대도 아닌 무려 스무 대나 만들다 보니 생각보다 구리와 아연값으로 돈이 많이 나갔다.
'어서 광산을 개발해야 하는데.'
아무리 인조가 예뻐한다고 하지만, 금광은 함부로 손댈 수가 없었다.
'그냥 구리만 나오지, 금과 은은 왜 딸려 나오는 거야.'
옹진반도에 구리와 석탄 광산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그래서 옹진반도에 터를 잡은 것이다.
원은 북한의 자원이 이슈화되었을 때 자원 분포도를 봤던 기억이 생생했다.
그런데 그 구리 광산이 금광일 줄은 몰랐다.
그래서 섣불리 손을 댈 수는 없었다.
이미 1만 명이 넘어선 조선 막지 공장.
8할이 넘는 인원이 여자와 아이들이다.
성인 남자의 반은 무거운 종이를 나르는 일을 담당했고, 나머지는 육경(육상 경비대)과 해경(해상 경비대)이라 부르며 막지 공장 주변을 지켰다.
어찌 보면 옹진반도는 원이 만든 하나의 소왕국이나 다름없었다.
황해도 관찰사조차 허락을 받지 않으면 옹진반도로 들어 올 수 없다.
왕이 총애하는 원손이자 조선전력공사라는 조선 최고의 상단.
그 상단의 우두머리인 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학식(學識) 또한 뛰어나다고 소문났기에 어리다고 함부로 대할 수조차 없었다.
원은 인조로부터 백령도(白翎島)에 한하여 자유 무역을 할 수 있는 허락을 받아냈다.
물론 인삼 같은 건 취급할 수 없었다.
조선전력공사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품목으로 한정한 것이다.
'대신 매달 1천 냥을 바쳐야 하지.'
원에게 은 1천 냥(37.58kg)은 이제 돈도 아니었다.
만석꾼의 연수익에 달하는 돈을 매달 바쳐야 했지만, 그 정도야 엿값이었다.
은 1천 냥이면 대궐 같은 큰 집을 지을 수 있는 돈이지만, 막지와 연필을 팔아 들어오는 돈에 비하면 비교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빌어먹을, 그래도 아깝긴 아깝네.”
은 1천 냥이면 매년 7천 명 이상을 먹여 살릴 수 있는 큰돈이다.
그러니 어찌 아깝지 않을까.
년으로 따지면 1만2천 냥이나 되는데.
하지만 나라에 내는 세금이니 아쉬워하지 않았다.
조선이란 나라는 너무나 가난했기에 조정에 돈이 부족하면 양반이나 지주가 아니라 백성들을 착취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백령도를 통해 아담 샬의 지원으로 예수회와 다양한 무역을 하고 있었다.
대부분이 쌀과 이상한 돌덩이와 가루와 기름이었지만.
"사장님. 경상(京商)의 대방이 왔습니다."
"들라 해라."
예약된 일이기에 원은 자신의 작은 키에 맞춘 특별한 의자에 앉았다.
"사장님을 뵙습니다."
사업적인 목적으로 찾아온 이들은 쌍식이가 철저히 교육했다.
그러다 보니 경상의 대방도 원을 사장님이라 불렀다.
"그래, 왜놈들과 무역을 하겠다고 했느냐?"
"네, 사장님. 저희에게 막지와 연필을 공급해 주시면 왜국에 팔 생각입니다."
관청의 행정 비용 중 절반 넘게 차지하는 비용이 종잇값이다.
그런데 x선비들로 이루어진 조직이라 질이 좋지 않다고 막지를 쓰지 않고 있다.
그런데 다른 나라들은 달랐다.
명의 선지나 조선의 한지 같은 고급 종이를 만들 수 없기에 수입해 써야 하는데, 이왕이면 엄청나게 싼 조선 막지를 선호 했던 것이다.
게다가 연필을 사용하니 너무나 편리했다.
"너도 알다시피 많은 양은 줄 수 없다."
많은 양이 아니라고 했지만, 갈대로 막 만드는 막지의 생산량은 엄청났다.
"네, 익히 알고 있사옵니다."
흑연 광산이 있는 정촌 공장에서 연필은 충분히 만들 수 있었지만 조선 막지는 달랐다.
아무리 막 만든다고 하지만 연필보다 만드는 공정이 훨씬 많았고 오래 걸렸다.
조선 막지는 만들기도 전에 주문 요청이 쇄도했다.
그래서 경상의 행수가 여러 번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내 특별히 너에게 물량을 배분할 테니 대금으로 대신 유황(硫黃)과 구리를 가져오너라."
"알겠습니다. 사, 사장님."
사장님이란 말이 어색한지 대방은 말을 더듬었다.
하지만 그의 입꼬리는 활짝 올라갔다.
아무리 막지라 하지만 종이 귀한지는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 * *
원 덕분에 조선전력공사의 실세 중의 실세가 된 쌍식이.
고관대작도 만석꾼도 부럽지 않았다.
이제 16살이 되어 결혼할 나이가 지난 쌍식이.
경비대의 호위 속에 길을 걷다 보면 담장 너머로 사모의 눈빛들이 넘실거렸다.
원은 워낙 지체 높고 어렸기에 여인들이 그런 감정을 품을 수가 없지만, 잘 먹어서 그런지 당당하게 큰 쌍식이는 뭇 여성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쌍식이는 마음에 드는 처자가 나타날 때까지 함부로 몸을 쓰지 않았다.
원에게 잘못 보여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원은 남녀노소 구별 없이 모두 똑같이 대 했다.
옹진반도에서 원보다 높은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모두에게 하대하며 똑같이 대 했다.
특별히 남자라고 여자라고 아이라고 노인이라고 우대하지 않았다.
게으르면 내쳤고, 말썽을 일으키면 혼을 냈다.
한번은 봐줬지만, 두 번째는 가차 없이 추방하거나 염전으로 보냈다.
조선전력공사 사람들은 염전으로 가는 것보다 추방당하는 것을 죽기보다 무서워했다.
육류는 아니지만, 생선에 쌀밥을 원 없이 먹을 수 있는 조선전력공사.
이곳이야말로 인세 천당이라 생각했다.
"쌍년아, 잘 할 수 있겠느냐?"
"걱정하지 마세요. 실장님."
8월 6일생이라 이름이 쌍년이 인 여인이 싱긋 눈웃음을 쳤다.
그녀와 함께 보부상으로 변장한 특경대원들.
육경과 해경에서 최고만 뽑아 별도로 특수 훈련을 받은 자들이다.
"여차하면 알지?"
"염려 놓으셔도 됩니다. 대신 제 동생들은 꼭 돌봐주셔야만 합니다."
"그런 말은 필요 없다는 걸 알지 않느냐. 무사히 일을 마치고 꼭 돌아오너라."
"네, 실장님. 꼭 살아서 돌아오겠사옵니다."
그 말을 들은 쌍식이는 화를 냈다.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니면서 그런 말은 왜 하느냐. 재수 없게. 아무튼 조심해서 갔다 오너라. 여차하면 남쪽으로 튀고 배가 올 때까지 기다려라. 알지?"
"네, 실장님."
쌍식이의 말투는 사장님이랑 비슷했다.
문화는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
조선전력공사 사람들의 말투가 점점 바뀌고 있다.
쌍식이의 명을 받은 특경대원들과 쌍년이.
남쪽 한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원에게 있어 제일 힘든 게 잠이었다.
어려서인지 시도 때도 없이 잠이 쏟아졌다.
'잠은 많이 자야 해. 그래야 키가 크지.'
공학적 지식은 뛰어났지만, 그 외는 잘 모르는 공식이의 기억을 가진 원은 키가 크려면 잠을 많이 자야 한다고 생각했다.
할 일이 태산같이 많은데도 잠이 오면 꼬박꼬박 잘도 자는 원.
그러는 와중에도 하나씩 정리하면서 계획대로 추진해 나갔다.
'빨리 만들어야 하는데.'
요즘 원에게 있어 골칫거리가 하나 있었다.
아무리 지천으로 널려있는 게 갈대와 해초라지만, 수요를 감당하기 벅찼다.
'그냥 아무 나무나 갈아서 종이를 만들려면 명반(황산알루미늄, Al2(SO4)3)이 필요한데.'
송진과 해초에서 뽑은 탄산나트륨을 사용해 만들고 있지만, 문제가 많았다.
현대와 같은 품질의 종이를 만들려면 알케닐숙신산무수물 (ASA)이 있어야 하는데 그건 아직 꿈과 같은 일이다.
좋은 품질의 종이를 만들려면 아무 나무나 막 쓰면 안 된다.
하지만 아무거나 막 써도 막지보다는 좋을 것 같았다.
'거울도 만들어야 하고. 그보다는 플라스크부터 만들어야 하나?'
이미 화학 실험 기구인 플라스크(Flask)의 재료가 되는 석영을 많이 구해 놓았다.
하지만 1,700도가 넘어야 가공할 수 있기에 그림의 떡이었다.
큰 석영을 구해 깎아서 하는 것도 생각해 봤지만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아세틸렌(Acetylene)이 있어야 하는데, 아세틸렌을 만들려면 탄화칼슘이 있어야 하고 탄화칼슘은 생석회가 필요하지.'
문식이 덕분에 직접 실험도 해보고 만들어 봤기에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초고온을 내는 방법은 꿈도 꾸지 못했을 거다.
'그것 말고도 방법이 있긴 있는데···. 결국은 전기구나.'
효율 높고 튼튼한 발전기를 만들려면 어찌 됐건 베어링부터 만들어야 했다.
'진짜 문식이가 괴롭히지 않았다면···.'
어쩌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적당히 살았을지도 모른다.
'아는 게 병이지.'
고심에 빠져있던 원이 벌떡 일어났다.
"이렇게 있을 때가 아니야."
극비리 쌍식이에게 일을 맡기면서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조선 팔도의 산림을 보호하면서 백성들의 등을 따습게 하는 것.
“그것도 전처리가 필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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