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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하니 시어머니가 29명-45화 (45/216)

전생하니 시어머니가 29명 45화

45. 전장

“다만 이 연고통 겉면의 거추장스러운 나무 조각은 아버님의 취향이 아니에요. 거기에 연고통 색깔은 검은색으로 칠해주시길 바라셨어요.”

동양원 부인이 말했다. 생일잔치 당일에도 겉면의 조각들을 지적했던 유금필이었다. 철저히 실용성만 따지는 성향인 것 같았다.

“예, 예. 그건 문제가 없습니다. 조각을 생략하면 더 빨리 납품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한은 언제까지로 할지?”

나는 저도 모르게 동양원 부인에게 굽신거리며 말했다.

“이번 달 안으로 완성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걱정 마십시오.”

나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립밤 100개야 재료만 있으면 하루 만에 만들 수도 있다. 이미 저번에 사 온 밀랍으로 립밤을 20개나 만들었으니. 립밤 케이스에 검은색 칠만 하기를 원하면 케이스도 순식간에 만들고. 왕 노인이 밀랍을 얼마나 빨리 구해오느냐에 모든 게 달려 있군. 그런데 내가 보기엔 왕 노인의 일처리 솜씨가 야무졌어. 이번 달 안에 가능하다.’

거기까지 계산한 나는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되게 좋아하시네요.”

동양원 부인은 문득 자기 얼굴을 내 쪽으로 가까이 가져다 대며 말했다.

‘왜 또 이래?’

나는 내심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얼굴이 달아올라 슬쩍 몸을 빼며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무슨 할 말씀이라도.”

그러자 동양원 부인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소문에 연우 아가씨는 꾀가 많지만 또 빈틈도 많다고 했는데 그게 사실이었군요. 저는 처음에 듣고 어떻게 사람이 그리 똑똑한데 빈틈이 있을 수 있나 생각했는데 연우 아가씨를 보니 알겠네요.”

“예?”

나는 그 말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머리를 긁적였다.

‘대체 그런 소문은 어디서 나는 거야?’

“에휴. 참 걱정이네요.”

그런 나를 향해 동양원 부인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무엇이…….”

종잡을 수 없는 동양원 부인의 반응에 나는 또 당황해 버렸다.

“연우 아가씨가 곧 궁에 들어와야 하죠. 아니 나주원에서 1주일씩 지내니 이미 궁 생활은 시작된 겁니다. 그런데도 아무것도 모르니 걱정이네요. 방금 전에도 내가 연우 아가씨 면전에서 허점이 많다는 둥 하며 공격을 한 거잖아요. 아니 애초에 맨 처음에 꾀가 많다고 운운한 것도 여우 같다고 돌려 비꼰 것인데 아무 반응이 없었죠. 왜 반격을 안 하고 멍하니 있죠?”

동양원 부인이 시무룩한 얼굴로 말했다.

‘그게 공격이었어?’

“…….”

나는 당혹감에 뭐라 말해야 될지 몰라서 머뭇거렸다.

“내가 한 게 공격인 줄도 몰랐죠? 으이구, 어떻게 해 우리 연우 아가씨. 정말 내가 처음 궁에 들어왔을 때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리네요.”

그러더니 동양원 부인은 그대로 나를 껴안아 버렸다. 졸지에 동양원 부인의 품속에 얼굴을 묻게 된 나는 놀라서 버둥거렸다.

“부인! 놓아주세요.”

그런 나를 놓아주며 동양원 부인은 몸을 일으키더니 나에게 손을 내밀면서 말했다.

“우리 잠깐 걸으면서 얘기해요.”

‘내가 여기 온 이후부터 다 자기 마음대로 하고 있어.’

나는 한순간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뭐에 홀린 듯 손을 내밀어 동양원 부인의 손을 잡으며 몸을 일으켰다.

“예.”

그리고 동양원 부인은 내 손을 잡고 정원을 거닐며 입을 열었다.

“이 궁 안에는 소문이며 정보가 빨리 누출돼서 퍼져요. 이미 여러 차례 큰일을 벌인 연우 아가씨에 대해서도 이미 온갖 이야기가 돌고 있어요.”

“그건 저도 미리 짐작하고 있습니다. 나름 대책도 세워놨습니다.”

나는 나를 가르치는 동양원 부인에게 말했다. 왕위계승 경쟁이 치열한 와중에 정보와 소문을 캐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나도 진작 예상하고 있었다.

“그래요. 알겠어요.”

동양원 부인이 건성으로 대꾸했다. 내 말을 안 믿는 기색이었다.

“진짜예요.”

나는 너무 억울해서 항변했다.

“아 그리고 내가 그랬던 것처럼 은근히 비꼬는 말을 잘 알아들어야 해요. 그리고 역시 비꼬아서 반격을 해줘야 하고요. 안 그러면 큰일 난다고요.”

동양원 부인은 또 자신이 원하는 대로 화제를 전환 시켜 버렸다.

“예, 알겠습니다.”

나는 제멋대로 하는 동양원 부인을 어찌하기 포기하고 그냥 순순히 대답을 했다.

‘그래 어쨌든 유금필과 가까워진다는 내 목적은 달성했어. 동양원 부인이 이러는 것도 어쨌든 나한테 호의가 있어서 하는 거지. 동양원 부인과 친분을 다져놓아야 해.’

나는 애써 나 자신에게 그런 변명을 하며 동양원 부인을 따랐다.

“꽃이 피었네요.”

정원 한쪽을 가리키며 동양원 부인이 말했다.

“수국과 수선화가 피어 있네요. 나주원에도 피어 있는 꽃입니다.”

나는 냉큼 맞장구를 쳤다. 그런데 그 순간 내 마음속에서 왠지 모를 찜찜함이 솟아올랐다.

‘왕무가 나한테 알려준 꽃 이름인데. 그걸 또 여기서 내가 써먹네. 에잇 뭐 어때?’

“연우 아가씨는 꽃 이름도 잘 아네요. 뭐 동양원이든 나주원이든 같은 궁 안이니 비슷한 꽃이 피는 것은 당연하죠.”

동양원 부인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 미소를 보며 나는 찜찜함을 털어내며 계속 뒤를 따랐다.

“어머 벌써 시간이 이리됐어요. 곧 저녁이 되겠네요. 연우 아가씨도 돌아가 보셔야죠.”

동양원 부인이 문득 정신을 차린 듯 말했다.

‘진짜네. 시간이 정말 빨리 가는구나.’

나는 여기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시간이 늦어서 나는 동양원 부인과 헤어져서 그대로 나주원으로 돌아갔다.

* * *

나는 나주원에서 멍한 표정으로 배추를 밥에 얹어 씹고 있었다. 그런 내 곁에서 오지수는 신이 나서 외치고 있었다.

“유금필 장군이 연고를 돈 주고 산다니 잘됐네요. 역시 생일날 언니 언변에 넘어간 거죠.”

“예. 공주 마마. 뭐 그렇죠.”

나는 건성으로 오지수의 말에 대답을 했다.

“그건 기쁜데 내일이면 또 언니가 떠난다니 아쉬워요. 물론 학관에서는 언니를 볼 수 있지만 나주원에 언니가 없으면 허전할 거 같아요.”

방금 전까지 기뻐하던 오지수는 또 약간 슬픈 기색으로 말했다.

“그게, 제가 자주 나주원에 오겠습니다.”

잠시 망설이던 나는 냉큼 대답했다.

“정말요?”

“생각해 보니 폐하께서 일주일은 나주원에 머물라고 했는데 제가 궁 생활에 익숙해지라고 내리신 명이었으니. 제가 좀 들락날락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은 나주원에서 자고 갈 수도 있습니다. 우선 연고를 만들고 또 동양원에 가져다주기도 해야 하고요. 신세를 좀 져야 할 것 같아요.”

“우와 언니. 내가 서운하다니까 그러시는 거죠.”

내 말에 오지수가 활짝 웃었다.

“예, 공주 마마 뭐.”

나는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면서 말했다.

* * *

나주원에 자주 드나들겠다는 내 결정은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다. 오지수는 당연히 내 결정에 기뻐했고 나주 왕후도 표정이 좋았다.

또 다음날 상산저에 돌아와서 상산부인에게 말했더니 반응이 더 좋았다.

“연우 네가 드디어 정신을 차렸구나. 아예 상산저에는 안 와도 된다. 아니 애초에 오늘 왜 온 거니? 계속 나주원에 있지.”

“그 정도는 아니에요. 어머님.”

나는 그리 대답하며 상산저에 돌아온 날 바로 수레를 타고 왕창근의 상단을 찾아갔다. 빨리 립밤 재료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아직 준비가 안 됐으면 빨리 준비해달라고 독촉을 해야지.’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수레를 타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아버님이 이런 내 모습을 보시면 걱정하겠지. 나주원에 자주 들락거리다니.’

사실 나도 내 상태가 아무래도 정상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기회가 있을 때 동양원 부인을 최대한 많이 만나고 또 이야기도 나눠보고 싶어. 내 계획대로 혼사가 파토 나면 동양원 부인과 만날 기회가 사라질 테니.’

나는 내 그런 마음을 막을 수가 없었다.

나는 왕창근 상단의 왕 노인이 일을 상당히 잘한다고 느꼈는데 내 예감은 들어맞았다.

“안 그래도 밀랍이 당도한 지 꽤 돼서 사람을 보내서 알려드릴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또 아가씨께 빨리 사러 오라는 압박이 될까 망설였는데 생각보다 빨리 오셨습니다.”

왕 노인이 내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내가 다녀가고 나서 며칠 안 되어 일처리를 한 모양이었다.

“잘하셨어요. 다음부터는 재료가 도착하는 즉시 연통을 주세요. 아 그리고 목수도 불러주세요.”

그리고 나는 목수에게 유금필의 취향대로 케이스를 제작하도록 지시했다.

“아무 조각 없이 색만 칠하는 거면 내일이라도 100개를 완성시킬 수 있습니다. 아랫것들을 시켜도 충분합니다.”

“그럼 그래 주세요.”

나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왕창근의 상단을 나섰다.

* * *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전력을 다한 덕에 나는 동양원 부인의 의뢰를 받은 지 3일 만에 립밤 100개를 마련해냈다.

“오늘은 나주원에서 자고 오겠습니다.”

그리고 그날 나는 밝은 얼굴로 상산부인에게 말을 하고 집을 나섰다.

학관 수업도 건성건성 듣고 한림원에서도 멍하니 시간을 때운 나는 허겁지겁 궁 안의 나주원으로 향했다. 내 손에는 립밤 100개를 곱게 싼 꾸러미가 들려 있었다.

“우와. 빨리 돌아오셨네요.”

나주원에서 오지수는 약간은 놀랍다는 표정으로 나를 환영했다.

“자주 오겠다고 약속했잖아요.”

그런 말을 하며 나는 내 처소로 향했다. 할 일 없는 오지수가 심심한지 그런 나를 따라왔다. 그리고 내가 가지고 온 립밤 꾸러미를 보고 감탄했다.

“일처리가 엄청 빠르시네요. 벌써 100개를.”

“별거 아니에요.”

나는 거울을 바라보며 옷매무새며 머리를 가다듬으며 대꾸했다. 오늘은 상산저에서 나올 때부터 옷차림에 엄청 신경을 썼다.

‘어떤 식으로 꾸미는 게 좋을까? 약간은 보이시한 느낌을 줄까? 아니면 차라리 여자답게 화장을 하는 게. 아니 내가 이걸 왜 고민하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연신 거울을 들여다봤다.

“언니 무슨 일 있어요? 오늘 이상하네요. 언니가 이리 거울을 오래 보고 꾸미는 건 처음 봐요. 평소에는 그런데 아무 관심도 없었잖아요?”

내 곁에서 오지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그랬었나요?”

나는 여전히 거울을 바라보며 말했다.

“예, 그랬어요. 그건 그렇고 오늘 이 연고들을 가지고 동양원에 가실 거죠? 저도 따라갈까요? 이 연고 꾸러미도 제가 들게요.”

오지수가 문득 그런 제안을 했다.

“아니에요. 동양원에 가면 돈 얘기도 해야 하고 온갖 재미없는 이야기만 엄청 해야 해요. 공주님은 여기 계세요. 저 혼자 다녀올 수 있게 해주세요.”

나는 거울에서 눈을 떼고 오지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알겠어요.”

내 말에 오지수는 약간 움찔하는 기색으로 대답했다.

* * *

“이렇게 빨리 올 필요는 없었는데 연우 아가씨의 수완이 대단하네요.”

립밤 100개를 들고 온 내 모습을 보고 동양원 부인도 오지수처럼 감탄하는 기색이었다.

“빨리 처리할 수 있는 일이라서 서둘렀습니다.”

동양원 부인의 칭찬에 어깨가 으쓱해진 내가 자랑스레 대답했다.

“이 연고 가격도 치러야 하고. 연우 아가씨도 그냥 일 이야기만 하다가 가실 건 아니죠? 바쁘지 않으면 지난번처럼 이야기나 나누다가 가요.”

동양원 부인이 그리 권했다.

“예.”

내가 바라던 일이라 나는 굽신거리며 동양원 부인의 뒤를 따랐다.

* * *

‘진짜 동양원 부인과 함께 있으면 시간이 금방 가.’

다음 날 학관에서 나는 서탁에 턱을 괸 채 감미로운 추억을 되새기고 있었다.

어제는 동양원 부인과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주원에서 자고 학관에 나왔다.

동양원 부인과 무슨 이야기를 그리 길게 나눴는지 그 내용은 잘 생각나지 않았다. 그러나 막연히 좋다는 느낌만은 확실했다.

‘오늘은 또 어쩌지? 동양원 부인의 의뢰대로 립밤 100개를 만들어줬으니 또 찾아갈 명분이. 오지수를 잘 꼬드겨서 같이 갈까? 그러고 보니 오지수도 어제 같이 가보고 싶어 했잖아.’

학관에서는 최언위가 열변을 토하며 강의를 하고 있었지만 나는 심드렁하게 그것을 바라보았다.

학관 수업이 끝나고 한림원에 가야 할 때는 더 싫었다.

원래 한림원에 가면 왕건 얼굴을 봐야 해서 가기 싫었는데, 요새는 한시라도 빨리 나주원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라 더 싫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안 갈 수는 없는 노릇이라 나는 발을 질질 끌며 한림원에 들어섰다. 그리고 한림원에 들어선 순간 나는 약간 놀랐다.

왕건 곁에 평소에는 한림원에서 얼굴을 못 보던 유금필이 서 있었다. 왕건은 유금필과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눈치를 살피며 한림원 한쪽에 앉아서 책을 보는 시늉을 했다. 그때 왕건이 내쪽을 바라보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했다.

“연우야. 이번에는 네가 유금필 장군의 뒤를 따라 탕정군까지 좀 가야겠다. 유 장군이 너를 꼭 데려가고 싶어 하구나.”

“예?”

그 말에 나는 화들짝 놀라 일어서는데 왕건은 너털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요새 걱정이 많은 것 같은데 탕정군에 가서 온천이나 하고 오거라. 한림원령이 연우 네가 수업에 집중을 못 한다고 하더라. 하하하.”

“그러나 그곳은 곧 전쟁이 날 곳 아닙니까?”

탕정군이면 오늘날 충남 아산이었다. 더 구체적으로는 옛날 온양군이 있는 지역으로 온천이 유명했다.

이미 왕건이 삼년산성을 노리며 충청도 쪽으로 대규모 공세를 펼칠 준비를 한다는 것은 개경의 모두가 알고 있었다.

심복들을 하나둘씩 그 인근으로 보내는데 모를 리가 없었다. 탕정군도 그 인근이었다.

최전선은 아니라도 전쟁에 휘말리는 곳이었다. 애초에 유금필을 거기 보내는 것 자체가 군사적 목적 대문이었다.

동양원 부인 생각에 몽롱하던 머릿속에 갑자기 맑아졌다.

‘아니 뜬금포로 전쟁터로 사람을 보내다니. 실전이 벌어지면 그냥 군생활의 몇 배는 더 힘들 텐데.’

이미 현대에서 군생활을 해본 나는 그것을 느끼고 있었다.

“너무 걱정 마라. 설마 우리가 연우 네가 말을 타며 활을 쏘기를 바라겠니? 그저 너는 군영에서 안전하게 쉬며 네 재주로 유 장군에게 조언이나 좀 해주면 된다. 응. 별거 아니야. 원래 전쟁을 하면 군인들만 나서는 게 아니야. 총인원의 3할은 여러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 온다. 목수며 대장장이, 힘없는 문관에 스님까지 낀다. 연우 너도 그 사이에 끼면 된다.”

왕건이 진짜 별게 아니라는 표정으로 말했다.

“폐하. 제가 무슨 재주가 있어서 감히 전장에 나서겠습니까? 군량만 소모할 것입니다.”

졸지에 전쟁터에 끌려가게 생긴 내가 다급하게 말했다. 그러자 왕건 대신에 곁에 있던 유금필이 나섰다.

“연우 아가씨. 이번에는 내가 폐하께 아가씨를 모시고 싶다고 말씀을 올렸습니다. 제 딸의 생일날 아가씨께서 하신 말씀이 옳습니다. 연고 하나를 만드는 재주가 전투의 승패를 가늠할 수도 있습니다. 전장에서 연우 아가씨의 재주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거기다가 입으로만 그럴듯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수완도 보여주셨습니다. 3일 만에 100개의 연고를 마련해 오셨습니다. 허허.”

그리고 유금필의 말이 끝나자마자 왕건이 곁에서 끼어들었다.

“유 장군은 감이 좋아. 연우 네가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그럴 확률이 높다. 하하하. 탕정군에 가서 온천이나 즐기고 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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