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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가상방 개망나니-211화 (293/313)

적가상방 개망나니 211화

우금이 고개를 돌리자 사내가 무언가를 보고 눈을 휘둥그레 뜬 상태로 손가락질을 하는 중이었다.

그 손가락을 따라 눈을 움직이자 우금 역시 눈이 커다랗게 변했다.

광동성 일대에는 흔히 날다람쥐라 불리는 동물이 있다. 다람쥐처럼 생겼는데, 나무에서 나무로 비막(飛膜)을 펄럭이며 뛰어다니는 신기한 동물이다.

그런데 지금 우금의 눈에 한 사람이 비슷한 모양새로 하늘을 빠르게 가로지르며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아니, 날다람쥐가 아니라 연이랑 비슷한 건가?’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 날다람쥐인지 연인지를 팔다리에 매달고 있는 사내가 점점 방향을 바꾸더니 곧장 이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저, 저거 뭡니까?”

“나도 몰라, 새끼야. 빨리 애들한테 연장 챙겨서 나오라고 해!”

배에서 해우의 무사들이 병장기를 들고 몰려나왔다.

그 순간, 하늘에서 날아온 사람이 해우의 배 옆 수면에 물보라를 일으키며 내려섰다.

촤아아악!

엄청난 물보라를 일으킨 사내가 배를 기어 올라오더니 말했다.

“해우 제칠대 맞나?”

“……설마 의뢰인인가?”

사내, 풍백이 품에서 반으로 쪼개진 철패 하나를 꺼내서 던졌다. 해우와 계약을 하며 의뢰인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받았던 철패였다.

우금은 자신의 품에서 철패를 꺼내 서로 맞춰 봤다.

딱 맞았다.

“의뢰인이라는 걸 확인했소.”

“그러면 이제 의뢰를 수행해 줘.”

그 말에 우금이 몇 번 손짓을 하자 병장기를 들고 나왔던 해우의 무사들이 일사분란하게 배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배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우금이 풍백을 힐끔 봤다. 원래는 방금 전 날아오던 것에 대해 물어볼 생각이었지만, 풍백의 새파랗게 질린 낯빛을 보니 심상치 않은 내상을 입었다는 걸 알아채고 다른 것을 물었다.

“내상을 입은 것이오?”

“그래.”

“의뢰 내용에는 의원을 들르자는 말이 없었소. 어떻게 하시겠소? 지금 의원을 들르면 아무래도 추적의 위험이…….”

“그냥 예정되었던 경로로 도주를 우선한다.”

“괜찮겠소? 상태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은데…….”

“쓸데없는 말이다.”

“우리야 의뢰주가 시키는 대로 하겠다만, 적어도 우리 눈앞에서 죽어서 송장을 치우게 하지는 말아 주길 바라오.”

“……선실로 안내를 해 주지?”

“따라오시오.”

우금을 풍백은 선실로 안내했다.

선실은 이미 누군지 모를 의뢰주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 둔 상태였다.

풍백이 선실로 들어가자 우금이 말했다.

“배는 이대로 동정호를 향해 움직이는 것처럼 북쪽으로 향하다가, 주주현(株洲縣)에서 다른 배와 교묘하게 눈을 가리고 강서성으로 향하게 될 것이오. 강서성에 들어가면 약속했던 수수현(修水縣)에서 우리 계약이 끝나게 되는 것이고.”

“…….”

“가는 도중에 혹시 누군가가 추적을 하고 있다는 판단이 들면 다시 배를 교체할 수도 있소. 그러니 이제부터는 우리 해우가 하자는 대로 따라와야 할 것이오. 만약 우리 행사를 방해하거나 복잡하게 만든다면 계약은 곧장 파기될 테니까 말이오.”

“…….”

“그리고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해우의 무사들이오. 그러니 우리가 당신의 시중을 들어 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오. 무슨 말인지 알겠소?”

“…….”

“식사를 하고 싶으면 직접 때를 맞춰서 나오라는 말이오.”

우금은 풍백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내가 지금까지 한 얘기는 모두 들었소?”

“식사는 굳이 챙겨 줄 필요도 없다. 내 허락이 없이는 선실로 들어오지 마.”

“……그러면 알아서 하시든가. 말했듯이 송장 치우게 하지만 말아 주면 좋겠소.”

말을 마친 우금은 선실 밖으로 나갔다.

그제야 풍백은 참아 왔던 기침을 터뜨렸다.

“쿨럭, 쿨럭, 쿨럭…….”

입을 막고 있는 풍백의 손가락 사이로 선혈이 줄줄 흘렀다.

해우는 암상처럼 돈만 제대로 지불하면 믿을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상을 입은 모습을 그대로 노출할 필요는 없었다. 사람이 어느 순간 다른 사람은 이해도 못하는 무언가에 눈이 돌아가서 칼을 찌를 수 있다는 건 과거 새외에서부터 익히 봐 왔던 일이니까.

사실 처음 작전을 짜면서 풍백은 해우를 고용하기는 했으나 이것을 이용할 생각은 없었다.

해우가 도주의 전문가이기는 하지만, 화홍을 손에 넣으면 호남의 내로라하는 대문파부터 온갖 문파들이 모두 자신의 뒤를 쫓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풍백이 직접 겪어 본 결과, 자신의 뒤는 각 대문파는 물론이고 심지어 사사천문에 구천마겁이라는 암중의 단체까지 있었다.

이제 자신이 죽었다고 소문이 났기에 과연 아직도 추적을 하는 곳이 얼마나 있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이런 이들의 추적을 과연 해우가 적절히 피할 수 있는지 알 수 없기에 풍백은 이들을 미끼로 사용하려던 것이 원래 계획이다.

하지만 지금은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내상을 입은 상태였다. 불안하다고 하더라도 해우를 믿고 의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비틀거리며 침상으로 올라간 풍백이 빈 검집과 보퉁이를 대충 앞에 던져 놓고 힘겹게 가부좌를 틀었다. 그리곤 그의 떨리는 손이 품으로 들어가 주천금단을 꺼내 입안에 털어 넣었다.

입안에 침은 없고 방금 토한 피만 끈적하게 남아 있었지만, 주천금단은 영단이라는 말이 어울리게 몇 번 씹으니 흐물흐물해져 자연스럽게 목을 넘어갔다.

풍백은 운공조식을 취하며 내상을 다스리기 시작했다.

워낙 막대한 내상은 입었기에 내공이 제대로 움직이지도 않았다. 단전에 있는 내공은 돌덩이처럼 잔뜩 뭉쳐져 있을 뿐이었다.

‘제발 움직여라…….’

효과는 서서히 나타났다.

꿈쩍도 하지 않던 단전의 내공을 한 줄기 따뜻한 기운 하나가 내려와 보듬어 주듯이 내공을 감쌌다. 그러자 단전의 굳어 있던 내공이 슬슬 반응을 보였다.

따뜻한 기운은 그런 내공을 이끌어 혈도로 끌고 갔다.

이때부터 풍백은 대주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일단 대주천을 들어갔다는 말은 내상을 다스리기 시작했다는 것과 같았으니, 치료가 시작되었다고 생각해도 되었다.

적어도 우금이 걱정하던 것처럼 송장을 치울 일은 거의 사라졌다는 말이 되었고 말이다.

풍백은 자신의 내부를 관조하며 내상 치료에 전념했다. 대주천을 한 바퀴 돌릴 때마다 가슴과 아랫배에 묵직하게 얹혀 있는 것 같던 것들이 점점 가벼워졌고, 단전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던 내공은 점점 더 많이 움직였다.

그렇게 대주천을 한 바퀴, 두 바퀴 이어 나가다가 무려 일곱 바퀴가 돌고 나서야 풍백은 슬슬 내공을 다시 단전으로 갈무리하기 시작했다.

운공조식을 마친 풍백이 반개하고 있던 눈을 뜨자마자 시커멓게 죽은 주먹만 한 선지피를 울컥울컥 쏟아 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대단히 위험해 보이지만, 사실 이것은 풍백의 내상이 급속도로 좋아지고 있다는 증거와 같았다.

만약 풍백이 빨간 선지피를 쏟았다면 위험하겠지만, 검은 피는 내상을 입으며 내장에 쌓인 죽은피를 몸 바깥으로 꺼내는 것이었다.

몇 번에 걸쳐 피를 토한 풍백은 살짝 현기증마저 일어났다. 아무래도 너무 많은 피를 쏟아냈기 때문인 것 같았다.

그래도 풍백은 이런 현기증을 느낀다는 사실조차 기뻤다. 운공조식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마치 자신이 꿈속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정신이 몽롱했고, 그러는 가운데 몸속을 칼로 헤집는 고통에 입을 벌리기도 힘든 상황이었으니까.

지금 풍백의 얼굴이 약간 창백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까와 비교해 보면 확연히 좋아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였다.

“후우…….”

한숨을 내쉬며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 낸 풍백의 눈에 자신이 쏟아 낸 핏덩이를 정통으로 맞아 흉물스럽게 변한 화홍의 검집이 보였다.

풍백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아깝네.’

사람 마음이 이렇게 간사하다.

사소주를 만나서 죽기 직전에는 목숨을 건지기 위해 이런 생각도 하지 못하고 화홍을 던졌던 풍백이었다. 그런데 다시 살아났다는 걸 인지하자마자 아깝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물론 다시 그 상황으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화홍을 던질 것이기는 하다.

‘이건…… 기적과 같은 일이야. 원래라면 죽었어야 한다고.’

틀린 말이 아니었다.

사소주는 아마도 절대고수이거나, 아니면 적어도 절대고수에 아주 가깝게 근접한 고수였다.

그런 고수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몇 가지 변수에 풍백은 기적과 같이 살아날 수 있었다.

우선 사소주는 자신이 풍백보다 압도적 우위에 서 있다는 생각에 익숙지도 않은 검을 사용하며 여유를 부렸다.

그리고 풍백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수강을 발현할 수 있었고, 마지막에 사소주가 날린 비검도 알 수 없는 이유로 튕겨 나갔다.

이렇게 세 가지나 되는 기적과 같은 우연이 겹쳐져서야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건 계산하거나 예측할 수도 없었다.

풍백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화홍의 검집을 집어 들었다. 자신이 토해 냈던 피가 검집을 타고 흘러내렸다.

화홍이 없는 검집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풍백은 선실에 있는 창문을 열고 검집을 던져 버리려고 했다.

그런데 풍백의 눈에 묘한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게 뭐지?’

검집을 따라 흘러내리던 자신의 피가 이상하게도 한곳에 뭉쳐서 하나의 문양을 보이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글자를 거꾸로 적어 놓은 것처럼 보였다.

‘설마…….’

풍백은 서둘러 검집을 감싸고 있는 피혁을 살짝 벗겨 봤다.

찌익!

손가락 두 개를 합쳐 놓은 크기로 껍질이 벗겨졌다.

그리고 바닥에 흥건한 피를 손가락으로 찍어서 안쪽에 발라 봤다. 그러자 글자가 선명히 보이기 시작했다.

무극검해(無極劍解).

‘헐…… 진짜 무공이 있다고?’

확실히 무공명 다음에 구결이 이미 주해가 끝난 상태로 이어지고 있었다. 심지어 아주 작게 그림까지 상세하게 그려서 어떻게 검식을 펼쳐야 하는지 보여 주고 있기까지 했다.

심지어 애매한 무공도 아니었다. 더 자세히 살펴봐야겠지만, 당장 읽은 부분만 보더라도 극히 상승의 구결을 담아내고 있었다.

풍백은 황급히 피혁을 계속 벗겨 갔다.

좌악!

좌아악!

그렇게 피혁을 벗기며 정신없이 구결을 읽어 가던 풍백은 피혁과 검집 사이에서 접혀진 종이 두 장이 떨어지는 걸 봤다.

또 다른 무공인가 싶어 재빨리 종이를 펼쳤다. 그리고 종이를 확인한 풍백의 눈동자가 격렬히 떨리기 시작했다.

“이런, 씨발……. 이게 여기서 왜…….”

풍백은 구결을 읽던 것도 멈추고 자신의 손에 들린 종이에서 눈을 떼질 못했다.

그의 손에 들린 종이에는 형이상적인 문자와 그림이 붉은색 주사로 그려져 있었다. 애초에 종이가 노란색 괴황지(槐黃紙)였을 때 알아봤어야 했다. 무극검해라는 극상승의 검법이 손에 들어왔다는 기쁨에 정신이 나가 제대로 살펴보지도 못했던 것이다.

부적(符籍)이었다.

풍백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살아남기 위해 여러 가지 많은 것을 배웠고 여러 가지 상황을 직접 겪으며 온갖 다채로운 것에 대해서 알게 됐지만, 부적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한눈에 부적이라는 걸 알아본 것은 절대 잊을 수 없는 부적이었기 때문이다.

‘나를…… 과거로 돌려보낸 바로 그 부적이야!’

이제야 풍백은 사소주를 비롯한 구천마겁이 왜 화홍을 노렸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아마도 과거에 풍백이 새외에서 훔쳤던 부적 중에는 화홍에서 나온 부적도 있을지 몰랐다.

풍백은 뚫어져라 부적을 바라봤다.

아무리 봐도 평범한 부적이었다.

비록 부적에 적힌 내용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겠지만, 상서로운 물건에서 느껴진다는 이질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나중에 도사라도 찾아가서 확인을 해 봐야 하는 건가?’

풍백은 지금까지 자신을 과거로 돌려보낸 것이 부적을 불태웠기 때문이라고 믿어 왔다. 그러니 이 부적이 아무것도 아닐 리가 없다고 확신했다.

이것이 아무것도 아니라면 왜 사소주와 구천마겁이 자신들이 드러날 것을 무릅쓰고 직접 나타났겠는가?

단순히 화홍에 있다는 무공이 탐나서는 아닐 것이다.

실제로 강호의 명문정파가 이번 마검쟁탈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것을 감안해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공도 모두 익히지 못했다며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 않던가.

구천마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소주의 무공이 바로 그 증거였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구천마겁에는 사소주를 제외하고 적어도 세 명 이상은 사소주와 비슷하거나 더 강한 무인이 있을 수 있었다.

그 말은 구천마겁이 무공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걸 시사한다. 이미 절대고수에 오를 수 있는 무공이 있는데 왜 다른 무공을 탐하겠는가?

풍백이 부적을 들고 이렇게 오만 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문득 풍백은 자신의 가슴에서 빛이 새어 나오는 걸 볼 수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풍백이 서둘러 품에서 빛을 내는 물건을 꺼냈다.

황금불상이었다.

화홍을 막아 내면서 깨졌는지 황금불상의 어깨 부분이 잘려져 있었는데, 안이 텅 비어 있었고 그곳에서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건 전혀 예상치 못했었다.

‘안이 비어 있었다고? 그러면 무게가 그렇게 나갈 리 없는데……. 그리고 이게 화홍을 막아 냈다니…….’

병장기마저 종잇장처럼 잘라 내던 화홍이다. 그런데 그런 화홍이 겨우 황금불상을 자르지 못했다니,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참을 살펴봤지만, 황금불상에 이상한 점은 없었다. 진짜 금으로 만든 불상일 뿐이다.

안에 무언가가 들어 있어서 화홍을 막아 냈다면, 그걸 확인하는 방법은 오직 불상을 부숴서 안에 있는 것을 꺼내는 것뿐이었다.

한참 고민을 하던 풍백은 이내 결심을 하고 황금불상을 단단히 쥐었다.

‘화홍마저 막아 낸 황금불상이니 내가 비틀어도 열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면 나중에 집으로 돌아가서 대장간을 찾아…….’

또각!

그러나 허무하게도 황금불상은 너무나 쉽게 구멍이 난 어깨부터 옆구리까지 쪼개져 나가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안에서 나온 것은 은은한 빛을 발하는 옥으로 만들어진 얇은 판이었는데, 옥으로 된 판에는 깨알같이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풍백은 옥으로 만들어진 얇은 판을 들고 읽어 봤다. 그리고 이것 역시 무공 구결이라는 것을 알아본 그 순간, 그의 손에 쥐어진 옥으로 만들어진 판이 스르륵 녹아내려 그의 손에 흡수되는 것이 아닌가.

“헉! 이, 이건 뭐냐!”

당황한 풍백이 이렇게 말하는데, 그의 눈에 자신의 옆에 있던 부적 두 장이 스스로 화르륵 타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그 불길은 자연스럽게 무극검해가 적혀 있는 피혁까지 불태우고 있었다.

연이은 기사에 풍백의 눈이 커다랗게 변했다.

그 순간, 풍백의 눈이 돌아가더니 그대로 침상에 쓰러졌다. 그리곤 그의 전신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우드득! 우드드득!

빠득! 빠드득!

마치 뼈가 부러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풍백의 신체가 완전히 개조되어 가기 시작했다.

풍백은 자신의 신체가 이런 변화를 겪는 동안 아무런 통증도 느끼지 못하는 건지, 그저 눈을 감고 가만히 잠을 자듯 누워 있을 뿐이었다.

풍백은 몰랐다.

옥판을 남긴 사람도 몰랐던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함께 있던 부적 때문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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