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가상방 개망나니 210화
풍백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알았다.
소매에 숨겨져 있던 비검과 품에 있던 암기 등을 모조리 사소주에게 쏟아 냈다.
솨솨솨솨솩!
풍백의 손을 떠난 암기가 마치 하나의 꽃처럼 뭉쳐 사소주에게 날아갔다.
그러나 곧 사소주의 근처에 도착하자 꽃잎이 바람에 흩어지는 것처럼 사방으로 뿌려졌다. 그렇게 흩어지는 암기들은 모두 제각각 자신들의 목표가 있다는 것처럼 사소주를 향해 밀려갔다.
사천당가의 암기술인 천녀산화(天女散花)의 수법이었다.
그러나 사소주와 같은 절대고수에게 이런 수법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이렇게 많은 암기들 중 단 하나조차도 사소주의 호신강기를 뚫어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풍백은 상관하지 않았다.
어차피 목적은 조금이라도 시간을 끌어서 도주하는 것이었으니까.
절벽 앞까지 도착한 풍백의 손이 밧줄을 잡으며 절벽 아래로 몸을 날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손에 쥔 팽팽하던 밧줄이 툭 끊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제길…….’
그리고 동시에 자신의 지척에 도착한 사소주가 검강을 찬란하게 빛내며 자신에게 휘두르는 것도 똑똑히 보였다.
마치 온 세상이 느려진 것처럼 검강이 점차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이대로 있으면 검강은 자신의 옆구리부터 시작하여 반대쪽 쇄골로 사선을 그리며 두 동강을 낼 것이 분명했다.
화홍이 움직이는 궤도 중간을 자신의 수장이 막고 있기는 하지만, 사소주의 손에 들린 화홍에는 검기가 아니라 검강이 일어나 있었다.
검강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그의 쌍수를 종잇장처럼 찢으며 지나갈 것이다.
‘끝…… 인가? 이렇게 끝나는 건가?’
이게 끝이라 생각하니 허탈해졌다.
과거로 돌아온 이후, 정말 바쁘게 움직였다.
적가상방이 당했어야 할 환난을 피하고, 망해 가던 상업을 부활시키기 위해 호초와 소금을 가져왔으며, 궁극적인 목표였던 멸문까지도 막아 냈다.
멸문을 막아 낸 이후에도 언제나 마음속에는 조바심이 남아 있었다.
이러다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어쩌지?
다시 적가상방이 멸문을 당하면?
아버지가, 숙부님이 목숨을 잃으면?
그것을 막겠다는 일념으로 단 한 번도 마음에 여유를 가져 본 적이 없었다. 언제든지, 누구든지 적가상방을 노릴 수 있다는 마음에 발버둥을 쳤다.
그런데 이렇게 죽음을 앞에 두게 되니, 그렇게 발버둥을 쳤던 자신의 모습이 조금 우스웠다.
어차피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사람들은 살다가 어떤 일이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모르기에 그렇게 웃으며 살아갈 수 있을까?
아니다.
대부분은 삶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살다 보면 감당하지 못할 일이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그냥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 것 하나하나를 두렵다 생각하면, 지금의 삶마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니까.
‘난 참…… 너무 맹목적으로 발버둥을 쳤었네.’
그래도 다행이었다.
적어도 당장 멸문은 막아 냈고, 아버지와 숙부님은 살아 계시며, 앞으로 적가상방이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기반을 모두 마련했으니까.
이렇게 자신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던 것들을 모두 내려놓았다.
죽음이 바로 눈앞에 있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했다. 과거로 돌아온 이후 이렇게 마음이 편해진 것은 처음인 것 같았다.
이번에는 이전과 달리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렇게 모든 것을 내려놓은 순간, 머릿속에 마치 안개처럼 뿌옇게 막혀 있던 무언가가 햇빛에 사그라드는 것처럼 사라졌다.
동시에 그 자리에 그동안 이해가 되지 않았던 구결이 다시 새겨지고 있었다.
‘이렇게 쉬운 걸 왜 그동안은 몰랐던 걸까?’
이렇게 생각함과 동시에 풍백의 쌍장에서 찬란한 빛이 스멀스멀 비춰지고 있었다.
초절정고수의 상징인 강기였다.
그렇게 사소주의 검강과 풍백의 수강이 부딪쳤다.
꾸아아앙!
굉음이 터져 나오며 단장애 전체를 뒤흔들었다.
검강과 수강이 정면으로 충돌하며 일어난 충격파가 사방을 휩쓸었고, 그 여파로 인하여 사소주와 풍백을 중심으로 수풀이 뽑혀 나갔다.
그러나 이제 막 강기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 풍백의 수강이 이미 절대고수 반열에 오른 사소주의 검강을 이길 리 만무했다.
“커헉!”
푸하학!
풍백의 신음과 함께 그의 코와 입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어마어마한 내상을 입었다는 것을 몰라볼 수 없었다. 아마도 이 정도면 거의 생사가 갈리는 수준의 내상이었다.
하지만…… 살아남았다.
반드시 죽을 상황이었는데, 살아남은 것이다.
풍백은 강기끼리 부딪치며 일어난 반작용으로 인하여 절벽에서 거의 십여 장은 밀려났다가 아래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이건 풍백에게는 운이 좋은 것이다. 절벽 위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면 사소주의 손에 반드시 죽었을 테니까.
물론 절벽에서 떨어지면 목숨을 잃는 건 똑같지만, 적어도 사소주와 싸우는 것보다는 생존 확률이 더 높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이 상황은 사소주의 입장에서 대단히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는 말이 된다.
“감히!”
사소주가 버럭 소리를 지르곤 바로 화홍을 던졌다. 그러자 화홍이 엄청난 속도로 절벽에서 떨어지는 풍백의 심장을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갔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따아앙!
쇠와 쇠가 부딪치는 맑은 소리와 함께 화홍이 튕겨져 나오고, 풍백의 신형은 그대로 절벽 아래에 있던 구름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검기가 아니라면 병장기마저도 잘라 버리는 화홍이다. 이런 화홍의 날카로움을 생각하면 화홍은 풍백의 심장에 박혔어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대체 무슨 일인지 화홍은 풍백의 심장에 박히지 못했다.
“하! 이것 봐라?”
사소주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가 손을 내밀자 구름 속으로 떨어지려던 화홍이 우뚝 멈추더니, 허공을 유유히 유영하듯 올라와 사소주가 내민 손으로 들어갔다.
아마 누군가가 이 모습을 봤다면 이기어검(以氣馭劍)이라고 소리를 쳤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이기어검이 아니었다. 굳이 따지자면 접인술(接引術)에 가까웠다.
사소주는 짜증스럽다는 듯이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혀를 찼다.
‘실수였어. 옷 안에 호심경(護心鏡) 같은 것이 있는 줄 알았다면 검을 쓰지 않았을 건데.’
호심경은 가슴을 보호하기 위해 입는 갑옷과 같은 것이다. 원래는 군부에서 장수들이 사용하는 것이지만, 강호에서도 만약을 대비하기 위해 심장에 호심경을 착용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사소주가 스스로 말했듯이 그는 검을 주로 사용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검법에 문외한은 아니기에 화홍을 사용했던 것인데, 상황이 이렇게 되니 괜한 여지를 남긴 것 같아서 찝찝했다.
물론 풍백이 마지막에 입은 내상으로 미루어 본다면 그가 절벽에서 떨어져서 살아남는다고 하더라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곧 죽을 것이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
마음을 정한 사소주가 가볍게 손을 들자 그의 등 뒤로 수십 명의 사람들이 절정의 경공을 선보이며 동시에 나타났다. 그들의 모습은 백건상방을 멸문시켰던 흑의인들과 같은 복장을 하고 있었다.
사소주는 그에게 말했다.
“아마도 죽었을 테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내려가서 암군이 죽었는지 시신을 확인해 보도록 하라.”
“충!”
일제히 대답한 흑의인들이 신속히 단장애 밑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던 사소주가 가만히 있다가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였다. 그러자 그의 손가락이 거무죽죽하게 변해 가는 것이 보였다.
잠시 후 완전히 까맣게 변한 손가락을 튕기자 그의 손톱 밑에서 검은 피가 한 줄기 뿜어져 나왔다.
치이이이익!
검은 피가 뿌려진 지면과 수풀이 부글거리며 녹아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반구혈장을 몸에서 뽑아낸 것이다.
방금 전만 하더라도 반구혈장이 엄청난 극독이었기에 쉽게 배출하지 못했었지만, 어마어마한 내공을 운용하자 결국 반구혈장이라고 하더라도 버티지 못하고 밀려 나간 것이다.
‘생각보다 훨씬 독한 독인데? 이런 독을 가지고 있는 놈이라니…… 혹시 독선장 놈인가?’
강호에서 이 정도 독을 다룰 수 있는 곳은 오직 사파십대고수 중 이존에 해당하는 만독존의 독선장뿐이라고 생각했다.
설마 이 독이 이제는 사라진 사천당가의 삼대극독 중 하나라는 것은 짐작도 하지 못했다.
‘한번 확인해 보라고 해야겠군. 그건 그렇고…….’
사소주는 이제 풍백에 대한 생각은 지워 버리고 자신의 손에 들린 화홍을 살펴봤다.
“흐음…… 여기에 그것이 있다라? 믿을 수 있는 정보인지 모르겠지만 확실하게 확인을 해야겠지.”
말을 마친 사소주는 화홍을 들고 귀신처럼 한순간에 사라졌다.
사람들이 사라진 단장애에는 적막만이 감돌았다.
* * *
풍백은 화홍이 자신에게 날아오는 것을 봤었다. 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내상을 입지 않은 상태에서도 막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화홍이었다. 그런데 내상은 입고 절벽에서 떨어지는 상태로 화홍을 어떻게 막겠는가?
‘적어도 벽 하나는 넘고 가는구나.’
마지막으로 자신이 펼쳤던 강기를 떠올리며 다가오는 화홍을 바라봤다. 죽더라도 어떻게 죽는 것인지 똑똑히 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따아앙!
“쿨럭…….”
화홍이 튕겨 나갔다.
대체 어째서 화홍이 튕겨 나간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보다 화홍이 튕겨 나가기는 했어도, 검에 실려 있던 경력은 풍백의 심장과 오장육부에 충격을 주기는 충분했기에 다시 한번 피를 토하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어쩌면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전에 검강을 받아 내며 입었던 내상 때문에 정신이 혼미해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다시 한번 화홍이 충격을 주면서 혈도를 막고 있던 울혈을 토하도록 만들었기에 오히려 정신이 번쩍 들었다.
휘이이잉!
귓전으로 매몰찬 바람이 휘몰아치며 지나갔다.
풍백은 두 가지를 알아차렸다.
첫 번째, 일단 뭐가 어떻게 되었든 사소주의 손에서 벗어났다.
두 번째, 지금 단장애에서 떨어지는 중이고…….
‘이대로 있으면 죽는다는 거겠지.’
풍백은 몸을 움직여 봤다. 조금만 움직여도 온몸이 삐걱거렸고, 조금만 힘을 줘도 내장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파 왔다.
‘망할…….’
이것은 모두 내상이 심각하기에 일어나는 고통이었다.
그러나 아프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풍백은 고통에 익숙했다. 이미 과거에 충분히 고통을 겪어 봤으니까.
고통으로 인하여 부들부들 떨리며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손으로 등에 메고 있던 보퉁이를 돌리려고 애썼다.
원래 계획은 밧줄을 타고 단장애를 안전하게 내려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풍백이 작전을 세울 때는 항상 만약을 대비하는 것이 버릇과 같이 들어 있었다.
밧줄이 누군가에게 들키거나 아니면 중간에 끊어질 것을 대비해야 했다.
이런 준비를 했음에도 방금 전 사소주의 눈앞에서 어떻게든 밧줄을 잡으려고 했었던 것은 미끼에 불과했다. 밧줄도 잡지 못하고 절벽에서 낙하하게 된다면 당연히 죽을 거라 생각할 테니까.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맞아 들어갔다. 사소주 역시 풍백이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고, 직접 풍백의 시신을 찾기보다는 수하를 보냈으니까.
보퉁이를 돌리려고 애를 쓰는 사이, 풍백은 어느새 구름을 뚫고 나왔다. 구름에서 빠져나오자 내상 덕분에 흐릿하게 보이는 풍백의 시야에도 지면이 확실히 눈에 들어왔다.
‘대략 백오십 장 정도…….’
엄청난 거리처럼 보이겠지만, 실제로 풍백이 이대로 지면에 떨어지는 시간은 불과 숨 몇 번 들이쉬고 내쉬는 수준 정도에 불과했다.
‘서둘러야 해!’
풍백은 혼신의 힘을 다해 보퉁이를 가슴 쪽으로 돌리고, 이내 보퉁이에 들어 있는 물건을 꺼냈다.
* * *
우금은 배 위에서 멍하니 형산 방향을 바라보다가 뒷머리를 벅벅 긁었다.
“아, 제기랄! 더럽게 지루하네.”
이런 우금의 말을 들었는지, 배의 선원 복장을 하고 있는 우락부락한 얼굴의 사내 하나가 다가왔다.
“칠대장님, 의뢰 내용은 확실합니까?”
“이 새끼야, 나라고 확인을 안 해 봤겠냐?”
“물론 해 보셨겠지요. 그래도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엄청난 의뢰비를 내고서 이렇게 강 위에 대기하고 있으라고 했다니.”
확실히 이상하기는 했다.
하다못해 강변에 배를 대고 기다리라 했으면 이해라도 했을 것이다. 그러면 급하게 달려와 배에 올라탈 수 있다는 말일 테니까.
그런데 이렇게 애매하게 강 한복판에서 사흘만 대기하고 있으라니, 대체 어떻게 배를 타겠다는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명령서를 받으셨습니까? 제가 한번 읽어 봤으면 좋겠는데…….”
“왜?”
“칠대장님은 까막눈이시잖습니까.”
우금의 이마에 핏줄이 불끈 솟아올랐다.
그랬다. 우금은 글을 몰랐다.
“이전에도 광서성으로 가야 하는데, 광동성으로 가서 난리가 났었던 적이…….”
“봐라, 봐! 이 새끼야!”
우금이 품에서 명령서를 사내의 얼굴에 거칠게 집어 던졌다. 사내는 그걸 냉큼 받아서는 눈으로 읽어 내려갔다.
“이 새끼가 사람이 글을 읽을 줄 모른다고 무슨 병신인 줄 아나. 내가 직접 설명까지 다 들었거든! 여기에 사흘만 기다리라고 했다고!”
“……명령서에도 그렇게 쓰여 있네요.”
“맞지? 맞지? 이제 어쩔래? 응? 뒤지게 처맞아 볼래?”
“에헤이, 우리 사이에 무슨 폭력을 쓰고 그러십니까? 제가 칠대장님을 놀리려고 그런 거겠습니까? 이게 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겼으면 빨리 수습하려는 제 충정이었을 뿐이라는 겁니다.”
“좆 까, 새끼야. 그렇게 말하려면 그 입부터 어떻게 하고 말해라.”
우금의 말에 사내는 히죽 웃고 있던 입을 얼른 손으로 가렸다.
“망할 새끼…… 하여튼 왜 이쪽 새끼들은 같이 오래 일하면 이렇게 머리 위로 기어 올라가려고 하는지…….”
그 말에 사내가 낄낄 대며 웃었다.
“그래도 잔뼈가 굵어지면 그만큼 일은 잘하잖습니까.”
“그거야 해우(解友)에서 일을 못하는 놈은 실수해서 다 죽었으니까 그렇겠지.”
언뜻 들으면 살벌한 얘기였지만, 이들 사이에서는 농담과 같은 얘기였는지 여전히 낄낄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해우.
정파도 아니고, 사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강호의 문파도 아니고, 상방도 아니며, 어둠 속에 사는 흑도의 문파도 아니다.
이들이 하는 일은 오직 하나였다.
- 가격만 충족시켜 준다면 황제의 눈도 피해서 원하는 곳에 데려다준다!
이들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실제로 관부에 쫓기던 사람들 중 해우의 도움으로 도주할 수 있었던 사람은 대단히 많았다.
또한 사파나 흑도에 속한 뒷골목 사람이라든지, 심지어는 극히 일부지만 정파의 사람 역시도 해우에 의뢰를 했다.
그만큼 비싼 값을 지불하기는 하지만, 사람의 눈을 피해 도주하는 것 하나만큼은 강호의 그 누구보다도 대단한 능력을 가진 곳이 바로 해우였다.
우금은 해우 호남지부 제칠대를 지휘하는 대장이었고 말이다.
“그런데 언제까지 기다릴 겁니까?”
“언제까지긴. 당연히 의뢰 내용에 맞춰 내일까지는 꼼짝없이 여기서 대기한다.”
“쩝…… 대장님 말대로 더럽게 지루한 시간이 내일까지 이어지겠군요. 술도 마시지 못하고 참 짜증 나는…….”
사내가 말을 멈추기에 우금이 말했다.
“절대 임무 중에는 술을 먹지 마라. 먹다가 걸리면 이빨을 몽땅 뽑아 버릴 테니까.”
“…….”
“대답 안 해?”
“……칠대장님? 저거…… 뭡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