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가상방 개망나니 206화
천라지망 안에서 풍백이 뛰어다니는 동안에는 단 한 번도 본대가 그를 따라잡지 못했다.
마치 천라지망을 구성하고 있는 부대와 무인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움직이는 것처럼, 본대가 접근을 하는 것 같으면 어느새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풍백이었기 때문이다.
풍백의 움직임이 어찌나 신출귀몰한지, 천라지망이 오히려 그에게 휘둘리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탈혼수사 능광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천라지망에 갇힌 이상, 풍백이 본대와 자신을 맞닥뜨리는 것은 정해진 일이었으니까.
이전에도 천라지망에서 수십 일을 버틴 사람이 있었기는 하지만, 결국은 본대와 만나고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겨우 며칠 정도 능숙하게 본대를 피하고 다녔다고 해서 직접 쫓아다닌다는 것은 사사천문의 장로 체면에 걸맞지 않은 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풍백이 천라지망을 벗어나면서부터 완전히 뒤바뀌고 말았다.
“쫓아라! 무조건 잡아라! 놓치면 다 죽여 버리겠다!”
언제나 문사풍의 모습으로 여유를 보이던 능광이었지만, 풍백이 천라지망을 벗어나 도주할 수 있다는 걸 알아챈 후부터는 그런 여유를 보일 수 없었다.
이건 자존심의 문제였다.
무려 사사천문의 장로인 자신이 수하 이천 명을 데리고 나와서 호남성 주변 사파의 지원까지 끌어내 놓고는 목표를 놓친다?
그런 수치를 당할 수는 없었다.
이때부터 능광은 참모와 자신의 직속 수하만 이끌고 적극적으로 풍백의 뒤를 쫓았다.
하지만 풍백을 직접 뒤쫓아 본 결과, 풍백이 얼마나 자신을 숨기고 도주하는 것에 능통한지 알 수 있었다.
분명히 피리 소리가 난 곳으로 최대한 빨리 도착을 했지만, 이미 풍백은 다른 곳으로 떠난 이후였던 경우가 태반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뛰어다닌 것이 효과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이제는 일각 정도 시간이면 피리 소리가 울린 곳에 도착할 정도로 거리가 좁혀졌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설마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자욱한 흑연에 뒤덮인 공간에서 수천 명의 무인들이 생사결을 벌이고 있었다.
흑연 때문에 제대로 보이지는 않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기척과 비명, 피 냄새는 상황이 얼마나 최악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여실히 알려 주었다.
“대체 이게 무슨 난장판이야!”
내공을 담아 소리를 치기는 했지만, 이미 앞이 보이지도 않는 상황에서 생사결을 치르고 있는 무사들을 물리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삐삐삐익!
삐삐삐이익!
당황한 참모가 피리로 퇴각을 하라는 신호를 보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미 흑연 속에서 싸우느라 방향 감각도 잊어버린 상태였다. 눈도 보이지 않는 지금 퇴각할 방법은 없었다.
능광은 참모에게 소리쳤다.
“그냥 남아 있는 전력을 모두 집어넣어!”
“네? 그러면 피해가…….”
“퇴각을 하다가는 더 피해가 커진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남은 전력을 몽땅 집어넣고 힘으로 밀어내 버린다!”
이것이 가능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 피해는 고스란히 무사들이 입게 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하지만 사파가 언제 피해를 계산하며 움직이던가?
“알겠습니다!”
참모의 지시에 따라 사사천문과 사파의 무사들이 모두 흑연으로 뛰어들었다.
‘암군이 이걸 모두 계산해서 준비했다고?’
지금까지 풍백이 살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다고 믿어 왔었다.
그러나 이제 와서는 풍백이 모든 것을 이미 준비해 놓고 자신을 끌어들인 게 아닌가 의심하게 된 것이다.
능광은 자신이 농락당한 것처럼 느껴져 기분이 더러워졌다.
그런 능광의 시선에 흑연 너머 맞은편에 있는 한 사내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능광은 그가 암군 풍백이라는 걸 한눈에 알아봤다.
상대도 그걸 알아차렸는지, 눈이 마주치자마자 곧장 등을 돌려 도주하기 시작했다.
“네 이 노옴!”
“네 이 노옴!”
풍백은 뒤에서 들려오는 능광의 분노에 찬 고성을 들으며 경공을 펼치는 발을 더욱 빨리 놀렸다.
‘빨리 피해야 돼. 괜히 잡혔다가는…….’
상대는 초절정고수였다.
풍백이 강기에 대한 깨달음을 얻기 시작했지만, 그 수준이라고 해 봤자 새끼손톱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겨우 그 정도 수준으로 감히 초절정고수와 싸울 수는 없었다. 그랬다가는 거의 일방적으로 밟힐 것이 분명하니까.
그뿐인가? 초절정고수로 보이는 상대는 거느리고 있는 수하들 역시 있었다.
어쩌면 초절정고수가 직접 싸울 필요도 없을지 몰랐다. 그의 수하들에게 차륜전을 당하다가, 어찌어찌 벗어난다고 하더라도 다 지친 상태로 초절정고수의 일수에 목숨을 잃을지도.
‘사사천문에 문사처럼 옷을 입고 다니고, 오십대 정도로 보이는 외모에 목소리가…….’
풍백은 달리면서도 머릿속에서 자신이 목격한 상대를 분석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꽤나 빨리 나왔다.
‘사사천문의 장로라는 탈혼수사 능광이겠군.’
사사천문을 말하면 사파십대고수 중 세 명인 삼귀가 가장 먼저 떠오르기는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사천문에 삼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사천문의 규모가 어마어마한 만큼, 그들에 소속된 고수의 숫자도 어마어마하다.
명문정파 장문인 수준이라는 초절정고수마저도 십여 명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바로 사사천문이다. 심지어 이것도 알려진 것만 하더라도 이 정도라는 말이다.
이런 사사천문의 탈혼수사 능광이라고 하면 사파는 물론이고, 강호 전역에서 모르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고수였다.
겉으로 문사 풍의 모습이기에 그가 차분한 성격이라 오해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능광이 얼마나 폭급하고 집요하며 급한 성격에 인명을 우습게 보는 사람인지 익히 알고 있었다.
상대가 능광이라는 걸 알아챈 풍백은 더욱 박차를 가해서 달렸다. 능광에게 붙잡히면 무슨 꼴을 당할지 훤히 보였으니까.
그때 뒤에서 우렁찬 고함이 터져 나왔다.
“잡아서 사지를 잘라 개먹이로 써 주마!”
슬쩍 시선을 돌리니 능광이 무지막지하게 빠른 신법으로 자신을 쫓아오는 것이 보였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서 쫓아오는 능광의 모습은 지옥에서 기어 올라온 도깨비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풍백은 능광의 뒤를 바라봤다.
능광의 직속 수하들 역시 능광을 따라 쫓아오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초절정고수의 진심을 담은 경공에는 따라올 수 없는지 거리가 제법 벌어지고 있었다.
‘기왕이면 부하들을 데리고 쫓아올 것이지…….’
풍백은 전력을 다해 경공을 펼치면서 품에 손을 넣어 작은 주머니 하나를 꺼냈다. 그리곤 주머니에 있는 물건을 뒤에서 쫓아오는 능광 등이 보지 못하도록 바닥에 뿌렸다.
마치 가시풀처럼 생긴 이것은 바닥에 뿌려지자 뾰족한 침이 위를 올려다보는 형태가 되었다.
독질려(毒疾藜)라는 암기였다.
독질려는 강호에서 흔히 사용되는 암기인데, 이 독질려를 가장 처음 고안해서 만들어 냈던 곳이 바로 과거의 사천당가였다.
이제는 강호에서 많은 사람들이 만들고 사용하는 암기가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아주 드물게 과거 사천당가에서 만든 독질려가 강호에 나오기도 했다.
이렇게 나온 사천당가의 독질려는 무려 이백여 년 전의 물건이라고 하더라도 근래에 만들어진 독질려보다 비싸게 팔렸다.
이유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독 때문이다.
근래에 만들어지는 독질려는 암기의 겉에 독을 바르는 형태이기에 취급부터 사용까지 사용자가 되려 독질려에 찔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지만, 사천당가의 독질려는 찔리면 자연스럽게 독이 흘러나오도록 고안됐기에 사용하기에 편했다.
또한 독질려에 들어 있는 독이 사천당가에서 만들어진 칠보단혼독(七步斷魂毒)이기 때문인 것도 있었다.
이 물건은 근래에 당가에서 복원에 성공한 암기와 독이었다. 그래서 풍백은 자연스럽게 이 물건을 챙길 수 있었던 것이고 말이다.
능광은 풍백이 뿌린 독질려를 빠르게 통과했다.
어차피 능광은 현재 지면에서 달리는 중이 아니었다. 귀신같은 신법으로 나무에서 나무로 이동하며 달리는 그는 독질려를 밟을 확률조차 없었다.
물론 풍백도 애초에 능광을 위해 뿌린 암기가 아니었다.
풍백의 목표는 그 뒤에서 쫓아오고 있는 능광의 직속 수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거칠게 새된 소리를 내 가며 쫓아오던 직속 수하들이 독질려가 뿌려진 곳으로 들어섰다.
능광을 쫓아 사력을 다해 경공을 펼치던 그들은 지면에 독질려가 뿌려져 있다는 걸 확인할 정신도 없었다.
푸푹!
“악!”
“바닥에 뭐가 있어!”
“제기랄! 이게 뭐야!”
독질려를 밟은 무사들이 발을 붙잡고 한 발로 뛰며 소리쳤다. 그 외침에 뒤에서 따라오던 직속 수하들은 곧장 먼저 앞서 달려간 능광처럼 나무 위로 올라섰다.
나무에 올라선 이들이 아래를 내려다보자 방금 전 독질려를 밟고 비명을 지르던 무사들이 입에 게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것이 보였다.
“독이다!”
“암기에 독이 발려져 있어!”
풍백은 멀리서 들려오는 직속 수하들의 비명을 들으며 이번에는 능광에게 암기를 던졌다.
이번에는 딱히 사천당가의 암기는 아니었다. 그저 어디서든지 쉽게 구할 수 있는, 검파가 없이 비검(飛劍)에 특화된 작은 단검이었다.
능광은 두 사람 간의 거리가 거의 오십 장 정도로 줄어든 것에 풍백이 긴장하여 암기를 던졌을 거라고 생각했다.
‘킁! 내가 이따위 암기에 당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능광이 날아오는 단검을 받아 내려고 했다. 그리고 받아 낸 단검을 그대로 풍백에게 다시 되돌려줄 생각이었다.
그러나 단검이 평범하다고 했지, 풍백이 던지는 방법이 평범하다는 말은 아니었다.
능광이 단검을 받아 내려는 순간, 단검이 부르르 떨더니 허공에서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단검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날아오는 궤도를 무려 아홉 번이나 바꿔 갔다. 그 예상치 못한 단검의 움직임에 무려 초절정고수인 능광조차 깜짝 놀랐을 정도였다.
심지어 무려 여덟 개나 되는 단검이 궤도를 계속 바꿔 가며 달려드니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손발이 어지러워져 단검이 몸을 박히는 걸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
사천당가의 잊혔던 암기술, 구환살(九幻殺)이 이백여 년 만에 세상에 초연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사천당가의 구환살이라고 하더라도 능광이 이 정도 암기에 당할 사람은 아니었다.
“어디서 개수작을!”
능광은 자신을 노리며 다가오는 단검을 수장으로 쳐 냈다. 손으로 받지만 않는다면 이 정도 암기를 쳐 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괜한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 안전한 방법을 택한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풍백을 붙잡는 것이었으니까.
이후로도 풍백은 계속해서 각종 암기를 던졌다.
어쩔 때는 가느다란 침을 던지고, 또 어쩔 때는 당가가 최근 복원한 암기 중 하나인 벽혈전(碧血箭)을 던졌으며, 방금 전에는 독모래를 뿌리기도 했다.
능광은 풍백이 부리는 수작에 생채기도 생기지 않았다. 그렇지만 일방적으로 암기에 위협을 당하고 있자니 점점 화가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잡으면 주둥이에다가 네가 던졌던 것을 모조리 처넣어 주겠다!’
이러는 사이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이제 고작 십여 장 남았을 뿐이었다.
능광은 당장이라도 손을 뻗으면 풍백의 뒷덜미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손을 내밀어 쥐락펴락하는 중이었다.
풍백 역시 바짝 쫓아온 능광의 모습에 숨이 목에 차도록 빠르게 달렸다.
‘잡히면 죽는다!’
그렇게 달리던 풍백의 눈에 다 무너져 가는 폐가가 들어왔다. 대체 산속에 왜 이런 것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법 규모가 있어 보이는 장원이었다.
그러나 얼마나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았는지, 이제는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는 흉가가 되어 있었다. 이런 곳에 누군가 살고 있을 리가 없었다.
풍백의 눈에 이채가 흐르더니 곧장 이 장원의 담을 넘어 들어갔다.
“크흐흐흐! 기껏 도망쳐서 이런 곳으로 들어가? 거기로 들어가면 살 수 있을 것 같더냐!”
순식간에 달려온 능광이 풍백이 들어간 폐가의 담을 넘어 들어갔다.
그리곤 들어가자마자 저도 모르게 코를 쥐었다.
“이게 무슨 냄새야!”
무인은 보통 무공이 늘어 감에 따라 오감이 민감해지는 것이 당연했다. 그렇기에 폐가에서 나는 냄새가 엄청나게 그의 코를 자극하고 있었다.
머리가 어질해질 정도로 지독한 냄새에 능광은 기감을 높이기 힘들었다.
그때 폐가의 담벼락을 넘어 능광의 직속 수하들도 들어왔다.
“장로님!”
“욱! 뭐냐, 이 지독한 냄새는…….”
“……똥냄새잖아!”
그 말에 주변을 둘러보니 사방에 온통 짐승이 배변 활동을 한 흔적이 보였다. 아무래도 이곳이 인근 동물들이 자주 찾아와 배설을 하는 곳인 듯했다.
능광이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곳에 암군인지 뭔지가 있으니까 모두 흩어져서 찾아봐라!”
“충!”
직속 수하들은 코를 잡고 폐가 이곳저곳으로 흩어졌다. 누구라도 숨어 있는 풍백을 찾으면 바로 손을 쓸 것이고, 그 소리를 들은 능광이 순식간에 쫓아가 잡아낼 것이다.
물론 능광도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 역시 풍백이 숨어 있을 만한 곳을 찾아 폐장원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무시를 하려고 해도 코를 찌르는 동물의 배변물 냄새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아니, 짐승들이 여기에 단체로 모여서 똥을 싸지르고 다닌 건가? 대체 이 냄새는 도저히 참을 수…….’
능광이 움직이던 것을 덜컥 멈췄다. 생각을 해 보니 너무 부자연스럽지 않은가.
능광은 서둘러 바닥에 코를 가져가서 냄새를 맡아 봤다. 이렇게 동물 배변물을 뿌릴 정도라면 무언가를 숨기려는 의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구역질이 날 만큼 엄청난 동물의 배변물 냄새와 더불어 미묘한 냄새 하나가 더 맡아지고 있었다.
기름이었다.
이걸 알아챈 능광이 내공을 담아 소리쳤다.
“모두 여기서 도망쳐라!”
쩌렁쩌렁한 능광의 고함은 폐장원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직속 수하들 모두가 들을 수 있었다. 무슨 일인지 정확히 모르지만, 이렇게 지시를 받은 이상 곧바로 도주하려고 했다.
하나 그들이 지면을 박차기도 전에 지면에서 불길을 쏟아져 나왔다.
화르르륵!
“으, 으아악!”
“불이다! 불이야!”
“빨리 밖으로 도망가! 빨리!”
“으악! 다리에 불이 붙었어! 이, 이것 좀 꺼 줘!”
폐장원은 순식간에 하나의 거대한 불구덩이가 되었다.
단순히 폐장원에 있는 전각들만 타들어 가는 것이 아니었다. 지면조차도 마치 지옥에 있는 대지처럼 불기둥이 치솟고 있었다.
이건 절대로 평범한 불길이 아니었다. 확실히 인위적인 느낌이 강하게 드는 어마어마하게 강렬한 불길이었다.
무사들은 황급히 폐장원의 담을 넘으려고 했다.
하지만 담을 넘으려던 그들의 신형이 갑자기 틀어지더니, 다시 장원으로 내려서는 것이 아닌가.
기가 막힌 현실에 몇몇 무사들이 다시 한번 시도를 해 봤지만 마찬가지였다.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이건…… 지, 진법?”
“진법이 왜 여기에 설치되어 있는 건데!”
“내가 알아? 다른 방법을 찾아! 이쪽이 아니라 저쪽으로…….”
무사들이 중구난방으로 뛰어다니며 담을 넘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모든 담에는 진법이 설치되어 있어서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이들이 이러는 동안 불길은 더욱 극심해지더니, 이제는 뛰어다니는 그들마저도 집어삼키고 있었다.
“으아아악! 불 좀 꺼 줘!”
“사람 살려!”
“장로님! 살려 주십시오, 장로님!”
“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