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적가상방 개망나니-188화 (247/313)

적가상방 개망나니 188화

“화오염장에 간다고?”

“거기를 갑자기 왜?”

적호경과 진덕양은 아침부터 찾아온 풍백이 하는 말에 무슨 소리냐는 듯이 물었다.

풍백은 그런 두 사람을 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

“화오염장이 있는 상산현 지현대인에게서 서신이 왔습니다.”

“지현대인이?”

“무슨 일이라도 있다는 서신이냐?”

풍백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것처럼 어깨까지 으쓱하며 말했다.

“저도 잘 모르지만 아마도 별로 대단한 일은 아닐 겁니다. 아마도 이전에 한 번 얼굴을 봤었기도 하고, 오랜만에 인사라도 하는 겸 해서 다녀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쯧…… 혹시 뭐라도 챙겨 달라는 것이 아닐지 모르겠구나.”

“저도 그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그동안 조금 무심하게 있었기는 합니다.”

적가상방이 화오염장을 관리한 이후로 아직까지 지현대인에게 딱히 무언가를 챙겨 줬던 적은 없었다.

아무리 포정사와 직접 계약하고 화오염장의 소금 전매권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원래는 이렇게 아무것도 챙겨 주지 않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포정사가 안찰사에게 수사를 당하고, 심지어 얼마 전에는 북경으로 압송까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현대인이 아니라 그 누구에게라도 감히 무언가를 챙겨 주기 어려웠다. 잘못했다가는 지현대인을 챙겨 주다가 화오염장이 통째로 날아갈 수 있으니까.

풍백은 심각하게 고민하는 두 사람에게 밝게 웃으며 말했다.

“아마도 그런 건 아닐 겁니다. 이전에 만나 보니까 지현대인은 돈보다는 출세를 바라는 사람이더라고요. 그래서 오히려 흠이 될까 싶어 돈을 받는 걸 꺼리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은 변하는 법이다. 출세를 바라던 사람이 돈을 원하게 되는 걸 너무 많이 봐서 쉽게 믿을 수 없구나.”

“그래, 혹시 모르니 가면서 돈을 넉넉히 챙겨 가도록 해라. 혹시라도 뒷돈을 요구하면 적당히 찔러 주도록 해. 아니면 내가 갈까?”

진덕양의 말에 적호경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네가 가긴 어딜 가나? 총관이 지금 이렇게 바쁜 상황에서 거의 한 달이나 되는 시간 동안 자리를 비우려고?”

“백아가 누구 뒷돈을 챙겨 줘 봤겠습니까? 이런 건 원래 주는 듯 안 주는 듯 은밀하게 줘야 하고, 주면서도 자기 체면은 상하지 않게, 받는 상대도 기분이 나쁘지 않도록 기술적으로 줘야…….”

“……솔직히 말해 봐. 너 지금 힘들어서 도망가려는 거지?”

“에헤이! 지금 사람을 어떻게 보고……. 이 진덕양이가 일이 힘들다고 도망이나 갈 사람으로 보입니까?”

“상방을 처음 만들었을 때도 도망쳤었잖아! 그것도 두 번이나!”

“그, 그건 어렸을 적 얘기 아닙니까! 그리고 그때도 일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잠깐 바람이나 쐬려고…….”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 풍백은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아버지와 숙부는 지금 싸우는 게 아니라 장난을 치는 중이었다. 일이 잘 풀려야 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했다.

적가상방의 확장 속도는 아주 가공할 정도였다. 이제는 반년 전에 진출했던 곳에도 확실히 뿌리를 내렸고 말이다.

이 말은 적호경과 진덕양의 말처럼 일이 많다는 말과도 같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일이 바쁘다고 지쳐서 쓰러질 사람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요즘은 회춘을 하는 것처럼 열정적으로 일을 하는 중이었다.

그러니 지금 보이는 모습은 그냥 장난일 뿐이었다.

“헛소리하지 말고 네가 맡은 일이나 잘하도록 해라. 네가 걱정하지 않아도 백아가 어련히 잘할까.”

“걱정돼서 하는 소리 아닙니까, 걱정돼서.”

“네가 걱정하는 백아가 화오염장 소금 전매권을 가져온 녀석이야. 포정사와 도지휘사하고 담판을 지었던 사람이고. 겨우 현청에 있는 중간 관리자 정도만 상대하고 뒷돈을 찔러 줘 봤던 네가 정말 백아보다 더 잘할 자신이 있느냐?”

“어흠! 어흐흐흠!”

진덕양이 헛기침을 과격하게 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을 보고 혀를 찬 적호경이 풍백에게 말했다.

“네가 가 봐야겠다고 판단했으니 우리에게 말했겠지. 알겠다.”

“조심해서 다녀야 해. 이제 우리 적가상방도 제법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으니까. 이번에도 고 무사만 데리고 갈 생각이냐?”

풍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죠.”

“무사들을 조금 더 데리고 가도록 해.”

“번거롭습니다. 그리고 이제 고 무사도 일류고수가 됐잖아요. 일류고수 호위를 받으면서 굳이 무사들을 많이 데리고 갈 필요가 없잖아요.”

“그건 그렇다만…….”

고우길이 일류고수가 되었다는 건 청송표국에서 입증을 받았다.

이 소식에 적호경과 진덕양이 쌍수를 들고 기뻐한 것은 당연했다. 그래서 적가상방의 호위무사를 총괄하는 호위대장의 직을 권유했지만, 고우길은 풍백의 호위무사가 더 마음에 든다고 사양한 상태였다.

당연했다.

풍백의 곁에서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보내며 지도를 받아야 하는데, 호위대장을 맡으면 그럴 시간이 사라지지 않겠는가.

“아무튼 안전이 제일이다. 그러니 조심해야 해.”

“알겠습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풍백은 공손히 인사를 하고 집무실을 빠져나갔다.

그런 풍백의 뒤로는 적호경과 진덕양이 다시 티격태격하며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서 논의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풍백을 태운 마차가 적가상방에서 출발했다.

이전 무한으로 갈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마차의 마부가 없고 고우길이 직접 마차를 몰고 있다는 점이었다.

덕분에 전문 마부가 마차를 모는 것에 비하면 매우 험하게 움직였다. 아마도 풍백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속에 담긴 것들을 모두 게워 내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적가상방을 출발한 마차는 상산현을 나와 거의 반나절 정도를 이동하고는 길가에 멈춰 섰다. 그러자 마차에서 풍백이 기다렸다는 듯이 문을 열고 나왔다.

그런데 마차에서 내린 풍백의 모습이 적가상방에서 출발할 때와 달랐다.

고급스러운 비단으로 만들어진 옷을 입고 있던 것과 달리,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입고 다니는 평범한 옷감의 경장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풍백은 이전 백건상방이 멸문당하고 마겁을 추적했을 때처럼 연유의 면구를 쓰고 있었다.

마부석에서 내린 고우길이 풍백에게 다가오며 물었다.

“정말 혼자 가셔도 괜찮겠습니까?”

고우길의 표정에는 걱정이 묻어나고 있었다.

이미 풍백이 요즘 강호에서 가장 소란스러운 호남성으로 간다는 걸 알고 있는 고우길이었다. 아니, 단지 호남성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마검쟁탈에 직접적으로 끼어들 생각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풍백의 명령에 따라 마검쟁탈에 대해 자세히 조사하고 있었던 고우길이었기에 많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마검쟁탈에 몰려든 절정고수만 하더라도 수십 명이 넘어간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판국이다.

그러니 아무리 풍백이 대단한 고수라지만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풍백은 마차에 숨겨 놨던 물품을 챙기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목숨을 내걸 정도로 위험을 감수할 생각은 없으니까요.”

“그래도 호남성에서 들려오는 소식이 너무 흉흉해서…….”

“제 걱정보다는 고 무사님이 앞으로 해 줘야 할 일이 더 중요합니다. 면구를 쓰는 법과 역용하는 법에 대해서는 숙지하신 거지요?”

“네, 준비는 모두 끝냈습니다.”

반년 동안 풍백에게 무공을 배우면서 함께 배운 것이 있으니, 바로 면구와 역용하는 방법이었다. 지금처럼 은밀하게 자리를 비워야 할 경우를 대비해 가르쳤던 것이었다.

“그러면 지금 역용을 한번 해 보세요. 문제가 없는지 제가 확인을 하도록 하지요.”

풍백의 말에 고우길이 준비해 놨던 면구를 쓰고 동경을 보면서 역용을 하기 시작했다.

대략 반 시진에 걸쳐 역용을 마친 고우길의 모습은 어느새 풍백의 모습과 거의 유사하게 변했다.

물론 이건 풍백을 잘 모르는 사람이나 눈썰미가 없는 사람에게 통할 수준이기는 했다. 역용이라는 것도 사람의 손재주를 많이 타는 것이기에 풍백처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수준으로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했다.

현재 화오염장에는 적가상방의 행수가 한 명 나가 있지만, 다행히 그 행수는 풍백과 서로 데면데면한 사이였다. 그러니 이 정도 역용이라고 하더라도 크게 의심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풍백은 어설프게 된 역용을 조금 더 손봐 주고 말했다.

“괜찮네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화오염장에 도착하면 행수와 오랜 시간을 보내지는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오히려 도련님이 걱정될 뿐입니다.”

풍백은 피식 웃었다. 고우길의 말이 진심이라는 걸 알아챘기 때문이다.

처음 만났을 때는 꽤나 못마땅한 모습을 보이던 고우길이 이제는 진심으로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는 걸 보니 재미있기는 했다.

“그러면 나중에 약속했던 장소에서 다시 만나는 걸로 하고, 저는 이만 가 보도록 하지요. 호남성까지 가려면 서둘러야 할 테니까요.”

“꼭 몸조심하셔야 합니다.”

인사를 마친 풍백이 호남성으로 향했다.

풍백이 멀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던 고우길은 이내 마차를 타고 목적지인 화오염장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 * *

거처로 돌아온 상초진은 저녁 식사를 하기 전에 차를 마시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차를 준비하던 상초진의 눈이 날카롭게 변하더니 슬쩍 하늘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비둘기 한 마리가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상초진이 나와서 손을 내밀자 비둘기가 기다렸다는 듯이 내려와 그의 손에 앉았다.

전서구였다.

전통에 돌돌 말려 있는 서신을 꺼내서 읽었다.

- 마검 화홍 회수 요망.

- 입수 후 접선 장소는…….

깨알같이 적혀 있는 글자를 읽은 상초진이 묵묵히 서신을 손바닥 사이에 놓고 비볐다. 그러자 그의 손바닥에 있던 서신은 순식간에 재로 변해서 사라졌다.

전서구를 날려 보낸 상초진이 거처를 나서 금정문주인 유원학의 집무실로 향했다.

유원학은 저녁 식사 시간이 다 되어 나타난 상초진을 보고 반겨 줬다.

“상 당주? 식사 시간이 다 되었는데 무슨 일인가?”

그 말에 상초진이 특유의 어눌해 보이는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조금 궁금한 것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흐음…… 급한 건가? 오늘은 가족과 식사를 하기로 되어 있어서 말이네.”

“시간을 많이 빼앗지는 않을 겁니다. 빨리 여쭤보고 가겠습니다.”

이렇게까지 얘기하니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유원학이 상초진을 집무실로 불러들였다.

“무슨 일이신데 이렇게 급하게 찾아온 건가?”

“요즘 호남성에서 마검 화홍이 시끄러운데, 저희 금정문에서는 회수할 계획이 없는 건가요?”

“아, 마검쟁탈 때문이었군. 혹시…… 상 당주도 화홍에 관심이 있는 건가?”

화홍에 대해서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건 아무래도 검수들이었다. 그들이 평생 익힌 무공이 검법이었으니, 당연히 화홍에 숨겨진 무공도 검법일 거라고 믿었다.

또한 만약 화홍에 전대 천하제일고수의 무공이 없다고 하더라도 화홍 자체가 엄청난 신병이었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검수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수밖에 없었다.

상초진도 검을 쓰는 검수였다. 그러니 상초진도 화홍을 노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상초진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뭐, 관심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요. 하지만 그보다 호남성은 물론이고, 중원 강남에 있는 온갖 무인과 문파들이 모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저희 금정문은 어떤 행동도 취하고 있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금정문도 개입할 준비를 하고 있는 건 사실이네. 하지만…… 아무래도 화홍 때문에 문파에 너무 큰 손실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서 차일피일(此日彼日) 시간만 지나는 중이네.”

금정문이 숭무장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실제로 금정문이 화홍에 숨겨진 무공에 대한 욕심은 그리 높지 않았다. 어차피 가지고 있는 무공도 모두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판국에 굳이 화홍까지 탐낼 필요가 없는 탓이었다.

대부분의 대문파는 이런 이유로 화홍에 대한 욕심을 거의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전대 천하제일고수의 무공이 문파에 있으면 나쁠 것은 없었다. 그 무공을 공부하고 분석하여 자파의 무공을 더욱 향상시키는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확실히 현재 화홍에 대한 무인들의 관심은 도를 지나치고 있었다. 이러다 보니 화홍을 손에 넣었다가는 금정문을 노리는 놈들이 연대해서 달려들 가능성이 있기도 했다.

이러다 보니 화홍은 대문파에게 일종의 계륵이 되어 가고 있었다.

유원학은 깊이 고민했다.

‘적발마도라는 놈이 화홍을 손에 넣고 너무 오랜 시간 지났어. 듣자 하니 이제는 슬슬 지쳐서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을 것 같다던데……. 그러면 상 당주가 화홍을 손에 넣을 기회가 오지 않을까?’

갑자기 나타난 적발마도는 호남성에서 대단한 명성을 단기간에 얻었다. 그가 화홍을 손에 넣은 이후로 그 누구도 그에게서 화홍을 빼앗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그가 보여 주는 가공한 도법에 어지간한 절정고수들마저도 죽거나 치명상을 입혔다.

그 덕분에 적발마도라는 별호를 얻게 되었지만, 혼자서 강호 무인 전부를 상대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렇게 대단한 도법을 보여 줬던 적발마도도 슬슬 지쳐 가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적발마도가 지쳐 가는 모습을 보이자 사람들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굳이 이런 난장판에 상 당주를 보낼 필요가 있을까?’

상초진은 금정문에 몸을 담은 이후로 여러 가지로 큰 도움이 되는 인재였다. 아직 젊은 나이이기에 미래가 촉망되기도 했고, 성격도 유하고 서글서글해서 사람들 사이에 평판도 좋았다.

이런 인재를 위험한 곳으로 보낸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상초진은 짐짓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는 꼭 마검쟁탈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꼭 그럴 필요가 있겠나? 어차피 금정문에도 좋은 무공이 많다네. 자네가 무공 때문이라면…….”

“그게 아닙니다. 사실…… 제가 굳이 마검쟁탈에 끼어들 생각을 하는 것은 어쩌면…… 화홍이라는 검이 저희 고산장의 검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 말에 유원학이 크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게 정말인가?”

“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직접 확인을 하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으음…….”

이렇게까지 얘기를 하니 상초진을 막기도 애매했다.

이미 고산장이 십여 년 전에 의문의 멸문을 당했다는 사실에 대해서 상초진에게 얘기를 들었던 유원학이었다.

그런데 그때 잃어버린 검이 화홍이라면, 상초진에게는 과거 고산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인지 확인할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깊은 한숨을 내쉰 유원학이 말했다.

“그렇다면 허락을 해 줄 수밖에 없겠군.”

“가, 감사합니다!”

“하지만 혼자 가는 건 불안해서 허락할 수 없겠어. 자네와 손발을 맞춰 줄 사람들을 붙여 줄 테니, 부디 무사히 돌아와 주게. 우리 금정문에게는 자네가 필요하니까 말이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에게도 금정문은 이제 집과 같은 곳이니까요.”

상초진의 말에 유원학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상초진과 같은 고수가 문파에 대해 이렇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니, 유원학의 입장에서는 뿌듯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뒤돌아 나가는 상초진의 눈에서 차가운 예기가 번뜩였다가 사라졌다는 걸 몰랐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