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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가상방 개망나니-187화 (236/313)

적가상방 개망나니 187화

‘아무래도 안 되겠다.’

오늘따라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아무래도 산으로 들어가기 전에 마을에 들렀다가 들었던 말들이 가슴에 박힌 것 같았다. 이런 날에는 차라리 하루 쉬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도끼를 챙기고 산을 내려간 유금성은 멀리 초가집을 바라봤다가 예상치 못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군산삼웅이 궁사담을 포위하고 있었고, 궁사담이 자신의 동생인 유설화의 목에 검을 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눈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무공을 익히고 강호에 나온 이후로 이렇게 분노한 적은 처음이었다.

저도 모르게 박차고 달려들 뻔했던 유금성은 간신히 참았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궁사담을 죽여 버리고 싶었지만, 그러다가 행여나 유설화에게 생채기라도 생길까 봐 감히 그럴 수 없었다.

‘너는 반드시 죽여 버리겠다…….’

살기를 줄기줄기 뿜어내며 유금성이 은밀히 움직였다. 그가 향한 곳은 초가집에 있는 자신의 방이었다.

궁사담을 한순간에 죽이려면 방에 숨겨 놓은 자신의 도가 필요했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도를 챙기는 동안, 마당에서 군산삼웅이 말하는 소리도 계속해서 들려왔다.

정파라는 놈들이 유설화를 죽이겠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었다.

으드득!

‘찢어 죽일 놈들…….’

이중적인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 주는 군산삼웅의 모습에 유금성은 처음으로 고향에 돌아오기로 결정한 자신의 판단을 후회했다.

그러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풍백과 적가상방이었다.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유설화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풍백이었다. 그리고 적가상방에서도 그를 지극히 대접해 줬었고 말이다.

심지어 풍백은 그에게 적가상방에 자리를 잡는 건 어떠냐는 제안도 했었다.

하지만 이 모든 제안을 거절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강호를 오랫동안 돌아다닌 것은 아니지만, 그 짧은 시간만으로도 강호가 얼마나 무정한지 알 수 있었기에 차라리 고향에서 평범하게 사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삶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안전할 거라 생각했던 고향에서 이런 경우가 생기자, 차라리 적가상방에 남아 있었으면 유설화가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지는 않았을 거라는 자책이 생긴 것이다.

도를 챙긴 유금성이 다시 방에서 나와 지붕으로 올라 몸을 숨기고 기회를 엿보았다.

다행히 궁사담은 군산삼웅이 다가오는 모습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지금이다!’

유금성이 지붕에서 먹이를 낚아채기 위해 지면으로 내리꽂히는 매처럼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려들었다.

“어, 어?”

군산삼웅 중 하나가 유금성이 달려드는 것을 보고 놀라며 소리를 냈다.

궁사담도 그것을 봤지만, 자신의 주위를 돌리려는 생각이라 믿으며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죽음으로 돌려받을 수 있었다.

서걱!

유금성은 행여나 궁사담이 놓친 검이 유설화를 다치게 만들까 싶어 재빨리 그것을 낚아챘다.

그 순간 군산삼웅이 고함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유금성이 궁사담을 암습하고 화홍을 훔치려는 것으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화홍을 내놔라!”

“이 도둑놈 같으니! 감히 우리 눈앞에서 선수를 쳐?”

“죽여 버리겠다!”

유금성은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군산삼웅의 공세에 순간적으로 유설화를 힐끔 바라봤다. 유설화는 갑자기 나타난 유금성에게 놀랐는지 그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군산삼웅의 공세에 유설화가 휘말리는 것은 절대로 있어선 안 될 일이었다.

유금성이 우연인 것처럼 유설화의 복부를 발로 슬쩍 밀었다. 그러자 유설화가 달려드는 군산삼웅 두 명의 사이로 주욱 밀려났다. 단순히 밀어낸 것이기에 통증은 없었다.

군산삼웅도 유설화가 자신들 사이로 빠져나가는 걸 봤지만, 그들의 목표는 유금성이 들고 있는 화홍이었다.

어차피 유설화는 무공도 모르는 어린 여자아이일 뿐이다.

화홍을 손에 넣은 다음에 쫓아가더라도 전혀 늦지 않을 자신이 있었기에 유설화가 빠져나가는 건 무시했다.

고수들의 싸움에서 한순간 빈틈을 보이는 것은 치명적인 상처로 귀결되게 된다.

유금성 역시 유설화를 안전하게 밀어내기 위해 한눈을 팔았기에 군산삼웅의 공세를 온몸을 받아 내야 할 것처럼 보였다.

군산삼웅은 오랫동안 함께 활동을 했던 사이였다. 그러니 이들이 합공을 하는 것은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너무 자연스러웠고 편했다.

완벽하게 합공을 펼치는 군산삼웅의 공세에 유금성은 그대로 죽음을 맞이할 것 같았다.

그런데 자신에게 펼쳐지는 합공을 바라보던 유금성이 손에 들고 있던 화홍을 하늘로 높이 던져 버렸다.

거의 본능이었다.

노리고 있던 화홍이 하늘로 치솟자 군산삼웅의 시선이 찰나의 순간이나마 화홍을 향한 것은.

고수의 싸움에서 아주 찰나의 틈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말했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들이 보인 찰나의 틈만으로도 유금성에게는 충분했다.

카카카캉!

서거걱!

강렬한 쇳소리와 함께 군산삼웅의 검이 교묘한 초식에 튕겨지고, 그 여파로 고스란히 드러난 군산삼웅의 급소를 유금성의 도가 베고 지나갔다.

찢어질 것처럼 커다랗게 변한 군산삼웅의 경악한 눈이 유금성을 향했다. 그러나 유금성은 그들의 시선에 신경도 쓰지 않고, 떨어져 내리는 화홍을 가볍게 받아 냈다.

그렇게 군산삼웅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쓰러졌다. 아직 숨이 끊어진 것은 아니지만, 도에 베어진 상처에서 울컥울컥 쏟아져 나오는 뜨거운 피를 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을 거둘 것 같았다.

유금성은 자신의 손에 잡힌 화홍을 바라봤다.

검배에 붉게 파여 있는 혈조만 보더라도 이것이 소문으로만 듣던 화홍이라는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하필이면…….’

이를 악문 유금성이 자신을 향해 달려오려는 유설화에게 향했다.

“오라…….”

[조용히 하고 다가오지 말아라!]

전음으로 들려오는 유금성의 단호한 말에 유설화가 우뚝 걸음을 멈췄다. 유금성의 목소리만 들어도 무언가 심상치 않은 사건이 발생했다고 느낀 것이다.

유금성은 화홍을 바라보는 시선을 들어 주변을 둘러봤다.

아마도 군산삼웅은 주변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았다. 그러나 유금성은 적어도 다수의 기척을 느끼고 있었다. 어딘가에 몸을 숨기고 이곳을 바라보는 중이라 장담할 수 있었다.

‘아마도 화홍을 노리는 놈들이겠지…….’

이런 상황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들은 어쩌면 군산삼웅이 화홍을 손에 넣으면 적당한 위치에서 습격할 생각이었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갑자기 자신이 뛰어들어 순식간에 상황을 정리해 버리자 당황하고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지금 손에 들고 있던 화홍을 이들에게 건네준다고 상황이 끝날까?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목격자를 남겨 놓지 않겠다는 이유로 유금성과 유설화의 목숨을 노리든지, 아니면 순순히 화홍이라는 보물을 건네준다는 것에 의문을 가지고 사로잡으려 할지도 몰랐다.

행여나 짧은 순간에 숨겨져 있다는 천하제일고수의 유산을 얻었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이것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는 전혀 중요한 사실이 아니었다.

자신이 강호를 돌아다녀 본 결과, 무언가에 눈이 먼 강호의 무인이라면 단지 그럴 수도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충분히 그런 짓을 벌이고도 남았다.

그렇다면 유금성이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유설화가 가족이라는 사실을 최대한 숨기고, 화홍을 노리고 온 것처럼 이대로 자리를 피하는 것이다.

아마도 저들은 자신을 쫓아올 것이고, 유설화에게는 관심을 주지 않을 것이다. 유금성은 모습을 숨길 생각도 없이 당당하게 움직일 테니, 굳이 목격자를 해치울 이유도 없었고 말이다.

[내 말을 잘 듣도록 해라. 나는 당분간 떠나 있어야 할 것 같다.]

유금성의 전음에 유설화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러나 그녀의 모습은 마치 집에서 벌어진 끔찍한 일들에 놀란 것처럼 보일 뿐이었다.

[내 방에 가면 이전에 적가상방 소상방주에게 받아 온 돈이 숨겨져 있다. 그것을 가지고 당분간 생활하고 있으면 된다.]

혹시나 있을지 모를 비상 상황을 대비하여 숨겨 놨던 돈이었다.

유설화는 눈물이 그렁그렁 차올랐다. 하나 상황이 심각함을 알기에 입술을 깨물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상황이 정리가 되면 돌아올 테니,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잘 지내고 있거라.]

전음을 마친 유금성은 궁사담의 허리춤에 매달려 있는 검집에 화홍을 납검하고 경공을 펼쳐 빠르게 사라져 갔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주변에 있는 나무, 지면, 바위 등에서 사람의 그림자가 튀어나오더니 유금성을 쫓아가기 시작했다.

유설화는 덜덜 떠는 몸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이내 털썩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유설화는 이대로 있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오, 오라버니가 위험해!’

유설화는 유금성이 대단한 고수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고수인 유금성이 자신마저 놔두고 추적자들을 매단 채 사라졌다는 것이 어떤 의미겠는가?

그녀는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영특했다. 그래서 유금성이 왜 이렇게 떠난 것인지도 가늠할 수 있었다.

‘누구한테…… 도움을 청하지?’

지금까지 유금성과 만난 이후로 그가 누군가와 친밀하게 지내는 것을 보지 못했던 유설화였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사람도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곧 자신의 손가락에 끼워진 옥반지를 보고 한 사람의 이름을 떠올릴 수 있었다.

‘적가상방으로 가야 해!’

자리에서 일어난 유설화가 유금성의 말대로 돈을 찾아서 나왔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유설화는 빠르게 초가집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달려가기 시작했다.

* * *

“그래서 표국에서 유 소저를 표행으로 삼아 강서성으로 왔고, 가까운 적가상방에 옥반지를 보여 주고 최대한 빨리 저를 만나게 해 달라고 했다는 말이군요.”

“네…….”

유설화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어요. 오라버니가 아직 무사하실지 몰라서…… 지금도 너무 걱정돼서…….”

말을 제대로 이어 가지 못하고 유설화가 다시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저 작은 몸으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는지 놀라울 정도였다.

풍백은 유설화를 보며 가볍게 혀를 찼다.

딱히 유설화가 우는 모습이 안타깝기 때문은 아니었다.

‘굳이 그렇게 혼자 감당하겠다고 화홍을 들고 사라질 필요가 있었을까? 더 좋은 방법도 많을 텐데…….’

대충 이해는 할 수 있었다.

워낙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갔고, 그 자리에서 오래 생각을 정리할 시간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당장 생각을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을 기준으로 그런 행동을 했을 것이고.

유설화는 심각한 얼굴로 무언가 생각하고 있는 풍백을 초조한 얼굴로 바라봤다. 그녀의 눈에는 상황이 심각해서 풍백이 쉽게 도와주겠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지금 오라버니가 어떤 상황인지 저도 잘 몰라요. 하지만 꼭 구해 주세요.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제가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적 공자님과 적가상방을 위해 살겠어요. 제발…….”

간절하게 말하는 유설화를 보며 풍백이 입을 열었다.

“다행스럽게도 유금성 대협은 아직 무사하십니다. 아무래도 고초를 겪고 있으시겠지만, 오늘까지만 하더라도 무사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 정말요?”

“솔직히 저도 놀랐습니다. 지금 화홍을 들고 있는 사람이 적발마도라 불린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설마 그것이 유금성 대협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아아…… 다행이다…….”

당장 살아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유설화의 얼굴이 한결 나아졌다. 하지만 결국 유금성이 현재 위험한 상황이라는 걸 깨달은 유설화는 다시 얼굴이 심각하게 어두워졌다.

풍백은 그런 유설화를 보며 다시 생각했다.

‘이걸 어쩐다……. 유금성을 구하기 위해서 마검쟁탈에 뛰어든다라…….’

유금성은 매우 탐나는 인재였다.

‘이전에 그렇게 사방 천지에 있는 문파들과 싸우고 다니면서도 거의 초절정고수를 바라보던 유금성이었지. 그런데 그런 유금성을 적가상방으로 끌어들여 무공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무공이라는 것이 지원을 해 준다고 무조건 높은 경지를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아마도 대문파에서는 절정고수가 수두룩했을 것이다.

하지만 유금성이 초절정고수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유금성이 적가상방에서 일을 한다면?

‘초절정고수이면서도 상방에서 일하는 최초의 사람이 될지도 모르지.’

초절정고수가 어떤 존재인가?

구파일방과 같은 명문정파나 대문파의 장문인과 같은 대접을 받는 것이 초절정고수였다.

그런 초절정고수가 호위대장으로 있는 상방이라니…… 적어도 상방 중에서는 감히 적가상방에게 무력으로 비벼 볼 생각을 하는 놈들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또한 초절정고수가 호위대장으로 있으면 인재들이 자기 발로 알아서 걸어 들어오기도 할 것이다. 초절정고수의 일초반식이라도 얻어 배우고 싶어서 발버둥 치는 것이 강호의 무인이지 않던가.

풍백이 위기에 빠진 유금성을 도와준다면, 그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적가상방에서 일하는 것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유금성은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이런 생각을 하자 점점 욕심이 커져만 갔다.

그러나 명백한 문제가 하나 있었다.

유금성을 구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끼어들지 않기로 결정했던 마검쟁탈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건 아주 큰 문제였다.

마검쟁탈에 많은 절정고수가 뛰어들어 서로 목숨을 빼앗은 이야기는 제법 유명했다. 어쩌면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초절정고수도 참여했을지 몰랐다.

이런 곳에 뛰어든다는 말은 거의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말과 같았다.

‘하지만…… 계획을 잘 짜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

확실히 마검쟁탈에 뛰어드는 일은 매우 위험했다. 그러나 풍백이 새외에서 행했던 작전들이 그보다 덜 위험했을까?

비교할 문제는 아니지만, 아마도 새외에서 벌였던 작전이 더 위험했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일류고수 수준의 무공만 가지고 있었고, 일류고수에 오르기 전에도 불가능에 가까운 임무를 수행하고 다녔으니까.

‘일단 계획을 한번 세워 볼까?’

“……적 공자님?”

바쁘게 머리를 굴리고 있던 풍백은 유설화의 부름에 정신을 차렸다.

“죄송합니다. 생각 좀 하느라 정신이 없었네요. 일단 사람을 불러 줄 테니 푹 쉬도록 하시지요.”

“그, 그보다 오라버니는…….”

풍백은 간절한 유설화의 얼굴을 보며 빙긋 웃었다.

“약속은 지켜야 하는 겁니다. 제가 준 옥반지를 가지고 오셨으니, 저는 그걸 꼭 들어줘야 하고 말입니다.”

“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최선을 다해서 유금성 대협을 데려올 수 있도록 해 볼 테니까요.”

풍백의 대답을 듣고서야 유설화는 긴장이 풀린 것처럼 의자에 늘어졌다.

아직 어린 소녀였다.

이렇게 여린 몸으로 적가상방까지 오느라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을 것이고, 무엇보다 유금성을 걱정하는 마음에 제대로 쉬지도 못했을 것이다.

풍백은 시비를 불러 유설화를 맡겼다. 귀한 손님으로 대접을 해 주라는 말도 덧붙였고 말이다.

그렇게 유설화가 떠나고 나서야 풍백은 바삐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목적은 온갖 강호의 무인들 사이에서 유금성을 구해 오는 것이었다.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쩌면 풍백도 마검쟁탈에 휘말려 어떤 꼴이 될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니 최대한 계획을 세밀하게 짜야 할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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