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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가상방 개망나니-172화 (206/313)

적가상방 개망나니 172화

‘맹교가 혼자 감당할 상대가 아니군.’

양진은 채설지와 맹교가 싸우는 모습을 보고 판단을 내렸다.

일견 맹교가 채설지를 효과적으로 밀어붙이는 걸로 보이지만, 실상 채설지가 맹교의 공세를 너무나 간단하게 받아치고 있었다.

아무래도 채설지의 무공이 자신에 비하여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 거라 예상했다.

이건 대단한 것이었다.

양진은 사천성에서도 알아주는 문파인 금벽궁의 당주였다. 그리고 그의 나이만 하더라도 사십이 훌쩍 넘었고 말이다.

그런데 이제 겨우 이십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여인이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무공을 가졌다니, 이 사실이 강호에 알려지면 한 바탕 소란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겠지.’

양진은 우부당주인 효수겸(梟首鎌) 소초상에서 미리 얘기를 꺼냈다.

“합공을 펼칠 준비를 해라.”

양진보다 더 나이가 많은 소초상은 기문병기를 사용하는 만큼 잔인한 손속으로 유명했다. 특히나 사람을 죽이면 목을 잘라 효수를 하는 그의 특이한 성격 탓에 별호마저도 효수겸이었다.

살기가 흐르는 미소를 지으며 소초상이 자신의 허리에 매달려 있던 겸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소초상이 참전할 준비를 하자마자 맹교가 팔뚝에 커다란 부상을 입으며 연신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지금 들어가.”

양진의 명령에 소초상은 대답도 없이 비쾌하게 달려가 그대로 채설지의 등짝을 향해 두 자루의 겸을 미친 듯이 휘둘렀다.

하지만 채설지는 소초상의 기척을 느꼈던 것인지 이미 옆으로 피한 뒤였다.

소초상은 그런 채설지를 향해 살기등등한 미소를 보이며 자신의 겸을 혓바닥으로 핥았다.

“망할 년!”

욕설을 내뱉은 맹교가 급히 혈도를 짚어 팔뚝에 난 상처를 지혈하고 소초상의 옆에 섰다. 자신이 상처를 입고 압도적으로 밀렸다는 사실에 굉장히 자존심이 상한 것 같았다.

채설지는 그런 맹교를 싸늘한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으드득!

맹교가 이를 갈며 소초상에게 말했다.

“사지를 모두 자르는 한이 있더라도 죽이지는 마시오! 내가 저년의 아가리에서 제발 죽여 달라는 말을 꼭 듣고 말 테니까.”

“흐흐…… 그건 자신이 없는데. 일단 사지 중 두 개 정도는 잘라 드리리다.”

너무나 잔혹한 얘기를 쉽게 하고 있었다. 이런 자들이 정파로 전향하고 싶다니,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었다.

채설지는 이들의 얘기를 무심한 얼굴로 듣고 있을 뿐이었다. 희롱하는 말을 듣는 것보다 더 반응이 없었다. 이런 쪽 이야기는 제법 내성이 있는 것 같았다.

소초상의 손에 들린 겸에 은은한 빛이 흐르기 시작했다. 절정고수의 상징인 기를 외부로 분출하는 것이었다. 검이라면 검기라 부르겠지만, 소초상은 겸을 쓰기에 겸기라 불러야 할 것이다.

이것은 맹교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제는 전력을 다하겠다는 듯이 그의 주먹에서 빛이 은은하게 발출되었다.

이런 두 사람을 보면서도 채설지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하는 중이었다.

“흥!”

맹교가 거칠게 콧방귀를 뀌더니 그대로 채설지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두 사람 사이에는 거의 삼 장에 달하는 거리가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맹교가 주먹을 내지른 순간, 그의 주먹에서 권기가 발출되며 채설지를 향해 쏘아졌다.

팡!

채설지가 권기를 후려치자 허공으로 튕겨 나갔다.

그사이 소초상이 지면에 붙은 것처럼 달려와 그대로 채설지의 발목을 향해 쌍겸을 휘둘러 갔다.

채설지는 그것을 막아 내기보다는 지면을 박차고 뛰어오르며 피했다.

공중에 뜬 채설지를 향해 맹교가 따라붙더니 엄청난 기세로 주먹을 소나기처럼 뻗어 왔다. 그의 주먹에 서린 기운은 당장이라도 채설지를 박살 낼 것 같았다.

채설지가 쌍수를 내밀어 수장이 맹교의 주먹을 받아쳐 갔다.

파바바바바박!

두 사람이 서로 수장과 권을 나누는 상태로 지면으로 떨어져 내렸다. 소초상은 기다렸다는 듯이 채설지의 후방을 노리며 쌍겸을 잔혹하게 휘둘렀다.

그걸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채설지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소초상은 흉악하게 웃었다. 곧 자신의 겸에 등이 갈라질 채설지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하지만 그의 쌍겸이 채설지의 등을 난자하기 전에 채설지의 수장이 맹교의 주먹을 잡아채더니 자신과 빙글 돌며 자리를 바꿔 버리는 것이 아닌가.

“으헉!”

느닷없이 자신을 향해 흉악하게 휘둘러지는 소초상의 쌍겸을 목격한 맹교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하며 헛바람 들이켜는 소리를 냈다.

“이런 개 같은!”

소초상은 자신의 손으로 동료를 죽일 수 없었기에 다급히 내력을 거두며 쌍겸의 움직이는 경로를 급히 바꾸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절정고수라고 하더라도 막대한 내력을 쏟아 내다가 다시 거둬들이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간신히 궤적을 바꾸기는 했으나 여전히 맹교의 상체를 향해 쌍겸이 베어 가고 있었다. 치명상은 피한다고 하더라도 어디 한 구석에 겸이 박히는 건 피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맹교가 이를 악물며 발을 땅에 붙어 있는 상태로 무릎 위쪽을 뒤로 급격하게 젖혔다.

철판교(鐵板橋)의 수법이었다.

칙! 칙!

간발의 차로 소총상의 쌍겸이 맹교의 옷자락을 스치며 지나갔다.

맹교가 자신의 겸을 피한 것을 알아챈 소초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지체하지 않고 탄력을 받아 곧장 채설지를 향해 달려갔다.

채설지에게 빠르게 접근한 소초상이 자신의 독문무공인 삭월십삼겸법(朔月十三鎌法)을 펼쳤다.

소초상의 쌍겸이 채설지의 목덜미와 하체를 향해 무시무시한 기세로 들이쳤다. 그 살벌한 위세는 지켜보는 사람마저도 질리게 만들 정도였다.

채설지가 차가운 눈을 빛내며 자신을 노려오는 소초상의 쌍겸을 향해 수장을 움직여 받아쳐 갔다.

카가가가강!

금속으로 만들어진 쌍겸과 사람의 육장이 부딪치는 것이지만, 그 소리는 병장기끼리 부딪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채설지의 수장과 자신의 겸이 부딪칠 때마다 소초상의 얼굴이 일그러져 갔다.

‘큭, 젠장! 무슨 내공이…….’

자신도 어디 가서 내공이 부족하다는 말을 거의 듣지 못했었다.

그러나 채설지의 수장과 부딪칠 때마다 손아귀에서 느껴지는 극통은 명백히 채설지의 내공이 자신을 압도한다는 증거와 같았다.

채설지의 내공에 밀려 소초상의 겸이 점차 그 위세를 잃어 갔다.

콰각!

그리고 어느새 한 손으로 소초상의 쌍겸을 붙잡은 채설지가 결정타를 날릴 것처럼 소초상을 향해 남은 수장 하나를 들어 올렸다.

소초상은 찢어질 것처럼 커다랗게 변한 눈으로 채설지를 바라봤다. 그녀의 수장을 몸으로 받아 내면 살아남더라도 엄청난 중상을 입게 될 것이 분명했다.

“이년!”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맹교가 성난 황소처럼 달려와 채설지를 향해 폭풍처럼 주먹을 휘둘러 왔다.

채설지의 눈에 짜증이 배어났다. 다 잡아 놓은 물고기를 제 손으로 놔줘야 할 판국이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발로 소초상의 복부를 차서 밀어 버린 채설지가 등을 돌려 맹교의 주먹을 받아 흘려 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폭풍처럼 쏟아지던 맹교의 주먹은 채설지의 몸에 닿지 못하고 모두 빗나가고 말았다.

맹교는 너무나 쉽게 자신의 붕추권의 절초를 흘려 내는 채설지의 수법에 경악하고 말았다. 같은 절정고수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에 멍하니 넋을 놨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건 채설지와 같은 절정고수에게는 너무나 긴 시간이었다.

맹교의 팔 하나를 붙잡았다.

화들짝 놀란 맹교가 황급히 그녀의 손을 뿌리치기 위해 맹렬히 손을 휘둘렀다. 그러나 그의 움직임에도 마치 아교라도 바른 듯이 채설지의 손은 그의 손목을 붙잡고 있을 뿐이었다.

맹교가 자유로운 팔로 채설지를 후려치려고 했다. 허나 그가 미처 초식을 펼치기도 전에 채설지가 그의 팔을 잡아당기고, 그녀의 다른 손이 맹교의 팔꿈치를 올려 치고 있었다.

우드득!

“끄아아악!”

팔이 꺾이면 안 되는 방향으로 꺾이며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끔찍한 고통이 온통 뇌리를 가득 채웠다.

그제야 팔을 놔준 채설지가 맹교를 끝장내기 위해 쌍수를 휘둘러 갔다.

맹교는 자신의 목숨을 앗아가기 위해 다가오는 채설지의 하얀 손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채설지의 손이 그의 목숨을 빼앗기 직전, 누군가가 엄청난 속도로 달려들며 소리쳤다.

“멈춰라!”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단벽당주 양진이었다.

맹교와 소초상이라면 무난히 채설지를 제압하거나 죽일 수 있을 거라 믿고 지켜보고만 있던 양진이었다.

그러나 그의 예상과 달리 상황이 급변했다.

겨우 몇 초식을 나누기도 전에 맹교의 팔이 부러져 버린 것이다.

맹교의 목숨을 빼앗으려는 채설지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게 된 양진이 곧바로 싸움에 개입하게 되었다.

채설지는 양진의 검이 닿기도 전에 피부가 저릿거리는 느낌을 먼저 받았다. 검에서 느껴지는 기세가 심상치 않다는 걸 깨닫고, 맹교를 노리던 수장을 돌려 양진의 검을 받아쳤다.

콰캉!

드드드득!

양진의 검과 부딪치자, 요란한 소리가 울려 퍼지며 채설지의 신형이 뒤로 주욱 밀려났다. 그녀의 앞으로는 밀려났다는 흔적을 알려 주는 듯 두 줄기의 고랑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양진은 그것을 보고 눈이 더욱 커졌다.

‘이걸 막아?’

전력을 다한 것은 아니지만, 기습을 하듯이 펼친 수법이었다. 그렇기에 당연히 채설지가 막아 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아니, 최소한 어느 정도 피해를 입힐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자신을 서늘하게 바라보는 채설지의 모습에서는 어떠한 피해를 입었다는 징후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런 수준의 무공을 가진 여자가 고작 이십대 초반 정도에 상방의 호위무사를 하고 있다고?’

누가 이런 말을 믿을 수 있겠는가?

아마도 채설지의 무공 수준이 알려진다면, 그녀를 자신의 문파로 영입하기 위해 돈을 싸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이제 이십대 초반에 이런 무공을 가지고 있는 천재였으니, 앞으로 몇 년이 지나면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니까.

양진은 채설지를 반드시 오늘 죽여야 한다고 결정했다. 오히려 도망치면 쫓아가서라도 죽여야 할 사람이었다.

그의 의지가 일어나자 그가 들고 있는 검에서 검기가 주욱 뽑혀 나왔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검기를 뽑아내는 양진의 모습만 보더라도 그의 무위가 대단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가볍게 지면을 박찬 양진의 신형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채설지에게 향했다. 얼핏 보더라도 풍백이 난화보를 펼쳤던 것과 비슷해 보일 정도였다.

채설지 역시 피하지 않고 마주 달려왔다.

“흥!”

그 모습에 양진이 코웃음을 치더니 손에 들린 검을 움직였다. 그의 검이 움직이면서 허공에 점점이 만들어 내는 검영이 채설지의 눈을 현혹했다.

채설지는 예리한 눈으로 양진의 검영을 살폈다. 하지만 양진이 만들어 낸 검영의 실체를 파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상관없어. 다 받아치면 돼.’

그녀의 생각에 따라 수장이 허공에 수를 놓으며 양진의 검영을 모두 받아쳐 갔다.

카가가가강!

소초상을 상대했던 것과 같은 방식의 대처였지만, 결과는 조금 달랐다.

채설지가 밀려난 것이다.

양진은 소초상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소초상처럼 내공으로 압도할 수도 없었다. 오히려 양진의 내공에 채설지가 압도되고 있었다.

까강!

마지막으로 양진의 검과 채설지의 수장이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그와 함께 완전히 힘에서 밀린 채설지가 뒤로 튕겨지듯 밀려났다.

채설지의 미간이 더욱 찌푸려졌다.

하지만 악재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죽어라!”

마침 채설지가 자신에게 밀려오자 소초상이 기회라는 듯이 자신에게 보이는 채설지의 빈틈을 향해 쌍겸을 흉악하게 휘두르는 것이 아닌가.

채설지는 황급히 소초상의 쌍겸을 막아 냈다. 그런 채설지의 귀에 양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에 신경을 쓰는 거냐.”

동시에 양진의 검이 채설지의 팔을 잘라 갔다.

이를 악문 채설지가 황급히 보법을 펼치며 양진의 검을 피해 갔다. 제대로 내공도 끌어올리지 못했기에 함부로 그의 검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잘못하면 그의 검을 받아 내다가 손에 베이거나 정말 잘릴 수도 있었다.

간신히 양진의 검을 피해 내며 참았던 숨을 토해 내려는데, 뒤에서 맹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흐흐! 잘 왔다.”

쾅!

맹교의 붕추권이 채설지의 등판을 가격했다.

채설지가 그 충격에 몇 걸음 앞으로 내딛었다가 급히 땅을 박차고 뛰어올라 옆으로 훌쩍 멀어졌다.

양진과 소초상, 맹교는 굳이 그녀를 쫓아가지 않았다. 세 사람이 함께 손을 쓰기로 한 이상, 채설지는 이제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으니까.

채설지가 손을 들어 자신의 입술을 훔치듯이 만졌다. 그리고 손을 펼쳐 보니 붉은 피가 묻어났다.

맹교의 붕추권을 맞고 내상을 입은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팔이 부러졌기 때문인지 제대로 권력을 담지 못해 내상 정도로 끝났다는 사실이었다.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풍백은 고개를 저었다.

‘역시 혼자 감당할 상대가 아니야.’

풍백이 다시 소매를 걷으며 앞으로 나서려고 했다.

그런데 멀리서 채설지가 자신을 바라보며 인상을 쓰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마도 끼어들지 말라는 의사 표시 같았다.

풍백은 고개를 저었다.

[혼자 상대할 수 없는 자들입니다.]

전음을 들은 채설지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 마치 크게 자존심이 상했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리고는 풍백을 가만히 바라봤다.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채설지의 투기를 보고 풍백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쩔 수 없네. 중간에 위험해 보이면 끼어 들어야겠어.’

과거에는 악명이 자자했던 은발마녀 채설지지만, 지금까지 풍백은 그녀에게 너무 많은 빚을 졌다. 그렇기에 채설지가 죽거나 크게 다치도록 만들 생각은 없었다.

“내상을 입은 것 같은데, 속을 다스리는 중인가? 미안하지만 그걸 지켜볼 수는 없지.”

양진이 유들유들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그런 양진의 좌우를 맹교와 소초상이 따라왔다.

그들의 태도는 여유가 넘쳤다. 이미 채설지는 양진에 비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단편적으로 보여 줬다. 그리고 맹교의 붕추권에 내상까지 입었고 말이다.

승부는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채설지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세 사람을 바라보며 문득 미소를 지었다. 북해의 한파처럼 싸늘하기 그지없는 미소였다.

동시에 이변이 일어났다.

늘어뜨리고 있던 채설지의 손이 점차 붉게 물들어 가기 시작한 것이다.

진짜 단천혈옥수였다.

불길할 정도로 붉게 변해 가는 채설지의 수장을 보며 세 사람이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얼굴이 굳어 갔다.

그런 세 사람을 향해 채설지가 한 걸음 내딛었다.

그 순간, 세 개로 분열한 채설지가 세 사람에게 동시에 달려들기 시작했다.

산화영의 보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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