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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가상방 개망나니-145화 (161/313)

적가상방 개망나니 145화

고우길을 보는 두 사내는 가소롭다는 듯이 조소를 지었다.

‘이류무인 주제에 서문세가주에게 별호를 받았다고 기가 살았군.’

‘이 녀석은 팔을 자르라는 의뢰였지?’

그들 역시 이류무인이었으나 고우길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에는 약간의 긴장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같은 이류무인이니 합공을 한다면 쉽게 해치울 수 있으리라 믿는 것이었다.

이들의 생각과 정반대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바로 풍백이었다. 그는 애초에 고우길이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비록 고우길이 저들과 같은 이류무인이지만, 초식 운용만 보면 일류고수라 해도 부족함이 없었으니까.

고우길은 상체를 숙이며 자신의 용천보검을 왼손으로 쥐고, 오른손은 검파를 잡았다.

누가 보더라도 당장 발검(拔劍)을 할 모양새였다.

그러나 아직 하오문의 무사들과 거리는 일 장이 넘었다. 검을 뽑아서 휘두른다고 닿을 거리가 아니라는 말이다.

‘병신 같은 놈이네.’

‘간극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놈이 우리에게도 없는 별호를 가지고 있다고?’

두 무사는 그를 가볍게 밟아 주고 팔을 잘라 주리라 생각했다.

그 순간, 고우길이 난화보를 펼치며 그들 사이에 있던 일 장의 거리를 순식간에 없애 버렸다.

쉬칵!

섬뜩한 소리와 함께 용천보검이 검집에서 벼락같이 뽑히며 무사 중 하나의 목을 향해 휘둘러졌다.

“으헉!”

생각지도 못한 보법과 발검술(拔劍術)은 무사가 기겁하게 만들었다.

너무 놀라 제대로 대응도 하지 못한 무사가 목이 잘리는 걸 막을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옆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던 다른 무사 덕분이었다.

카각!

동료가 자신의 검으로 고우길의 발검술을 막아 내는 것을 보고 황급히 뒤로 물러서며 검을 뽑았다.

고우길은 어차피 막힐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기에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검이 막혔다는 걸 느끼자마자 고우길은 곧바로 검을 물렸다. 그리고 준비하고 있던 난파칠식으로 부드럽게 연결시켜 펼쳤다.

고우길이 만들어 낸 두 개의 검영이 자신들을 노리는 것을 보고 두 사람이 검을 움직여 막아 갔다.

“이놈이!”

“어림없다!”

그러나 그들의 검이 고우길의 검을 막아서려고 할 때, 고우길의 검이 다시 변화를 일으키더니 새로운 궤적을 그리며 그들의 복부와 허벅지를 노려 갔다.

예상치 못한 검의 움직임에 두 무사는 받아치기보다는 보법을 펼쳐 다시 한번 뒤로 물러서는 것을 선택했다.

두 무사의 얼굴은 싸우기 전과 달리 잔뜩 일그러졌다.

아무리 선공을 빼앗겼다고는 하나, 우습게 보던 고우길의 공세에 뒤로 물러서고만 있으니 자존심이 상한 것이다.

그러나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고우길의 검은 천변만화(千變萬化)의 기세로 두 무사를 폭풍처럼 몰아붙였다.

이전의 고우길은 난파칠식을 제대로 사용한 것이 아니었다. 난파칠식의 빠름에 취해 검이 움직이는 대로 끌려갔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었다.

검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자신의 의지대로 제어하고, 빠름을 담은 검식에 변화의 묘를 담아 두 무사가 감히 제대로 대응조차 못하도록 만들었다.

심지어 현란하게 변하는 변초를 시전하면서도 고우길의 얼굴은 평온하기만 했다. 모든 것이 그의 예상 범위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였다.

두 무사는 정신없이 뒤로 밀리기만 하면서 속으로 욕을 내뱉었다.

‘이, 이런 놈이 이류무인이라고?’

‘이건 그냥 이류무인이 아니잖아!’

당연히 쉽게 농락하듯 가지고 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두 무사는 고우길에 대해 조사해 온 이름 모를 하오문도를 향해 악에 받친 욕을 쏟아 냈다.

“하! 이 새끼 봐라?”

“형님, 저 새끼 목을 꺾는 거 보셨죠?”

“그러게 말이다. 한번 해보자는 것 같은데?”

풍백이 목을 좌우로 꺾어서 소리를 내는 것을 보고 하오문도들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

무려 열두 명이었다.

무공을 익힌 것도 아니고 상방의 개망나니였다는 풍백이 무려 열두 명이나 되는 자신들을 두고 해보겠다는 듯이 행동하는 걸 보니 웃음도 나오지 않는 것이다.

뒷골목에서 아무리 싸움을 잘한다고 소문이 난 놈도 감히 열두 명과 싸움을 벌일 생각을 하지는 못한다.

심지어 이들은 하오문도였다. 어느 정도 싸움에는 이골이 난 사람들이라는 말이다.

“이거 힘 조절 잘못해서 죽이면 안 되는데…….”

“살려서 데리고 오라고 했어. 죽이면 안 돼.”

“그래도 너무 팔팔한 것 같으니 가볍게 다리 하나를 부러뜨리고 데려갑시다.”

풍백은 어깨를 가볍게 돌리고는 두 주먹을 턱 아래에 가져다가 붙이며 어깨를 좁혔다. 다리는 진퇴가 편하게 왼쪽 다리를 한 족장 정도 앞으로 내민 상태로 두었다.

박투술의 기본자세였다.

누가 보더라도 무공의 기수식과는 거리가 너무 먼 자세였다.

“웃기네.”

하오문도 중 하나가 다가와 한 손으로 풍백의 멱살을 잡으려고 했다. 아마도 멱살을 잡고 따귀를 몇 번 때린 후 눕혀 놓고 밟을 생각이었을 것이다.

풍백은 그 손을 피해 오히려 한 걸음 더 나아가 하오문도의 품 안으로 들어가며, 상체를 우측 하단으로 숙이고 자연스럽게 주먹을 휘둘렀다.

쩍!

풍백의 팔과 하오문도의 팔이 교차되는가 싶더니, 주먹이 턱에 정확하게 꽂히며 하오문도의 눈이 돌아갔다.

털썩!

단 한 방.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잘린 짚단처럼 쓰러지는 하오문도의 모습은 죽은 것이 아닌가 의심이 될 정도였다.

“헉! 조, 종수야!”

“이 새끼가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

“죽여! 밟아 죽여!”

한 사람이 쓰러졌는데도 하오문도는 겁을 먹지 않았다. 오히려 눈이 돌아간 것처럼 일제히 달려들었다.

그들은 풍백이 뜻하지 않은 운 좋은 주먹질로 동료를 쓰러뜨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풍백은 발뒤꿈치를 들고 가볍게 뛰면서 하오문도들이 달려오는 것을 기다렸다.

지금 풍백에게 열한 명의 사내들이 일제히 달려들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풍백을 포위하고 전후좌우에서 달려든 건 아니었다. 모두 풍백의 정면에서 달려드는 중이었다.

이렇게 달려들게 되면 딱히 대형을 갖추고 달려드는 것이 아닌 이상, 최초에 목표와 조우하는 사람은 한 명에서 많아야 세 명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지금 풍백에게 달려드는 사람도 가장 앞에서 달려오는 한 사람뿐이었고 말이다.

그의 뒤에서 무려 열 명이 달려드는 모습은 꽤나 위압적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제일 앞에 있는 사람이 풍백과 조우했을 때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뒈져!”

가장 먼저 도착한 하오문도가 풍백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풍백은 빠르게 우측으로 한 발짝 움직이는 걸로 하오문도의 주먹을 피하는 동시에 간결한 움직임으로 상대의 턱을 올려쳤다.

퍽!

먼저 쓰러졌던 하오문도에 비하면 가벼운 소리였다.

“이 새끼가!”

실제로 크게 다치지 않은 하오문도가 먼저 맞았다는 사실에 분노하며 다시 풍백을 공격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의도와 달리 다리가 움직여 주지 않았다.

털썩!

움직이지 않는 다리에 무릎을 꿇은 하오문도는 그제야 머리가 핑 돌며 지면에 머리를 박았다.

‘쯧쯧…… 턱을 맞으면서 뇌가 흔들렸는데 당연히 움직일 수 없지.’

쓰러지는 하오문도를 보고 조소를 지은 풍백을 향해 열 명의 하오문도가 몰려왔다.

풍백의 움직임은 기민했다.

물론 내공을 사용하지 않고 있기에 일반인 이상으로 빠르게 움직이진 않았다.

그러나 절제되고 직선과 곡선을 오가는 그의 움직임은 하오문도가 쉽게 따라가기는 어려웠다.

“이 미꾸라지 같은 새끼!”

“이거나 처먹어라!”

유연하게 움직이는 풍백의 모습에 하오문도 하나가 후다닥 달려와 땅을 박차고 붕 날아오르더니 공중에서 발차기를 선보였다.

옆에서 보면 대단히 역동적이고 멋있을지 모르지만, 실제로 급작스러운 상황이 아닌 이상 이런 맞고 죽어라 느낌의 발차기를 맞아 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말은 풍백에게는 훌륭한 먹잇감이라는 것이다.

한 걸음 옆으로 움직이는 걸로 발차기를 피한 풍백이 지면에 내려서려는 하오문도의 콧잔등에 주먹을 꽂았다.

빠각!

공중에서 주먹을 맞은 하오문도가 한 바퀴를 빙글 돌며 얼굴부터 땅에 처박혔다.

맞는 소리가 예사롭지 않았던 것을 보면 아마도 코뼈가 제대로 박살이 났을 것 같았다.

그래도 몸을 날려 공격했던 하오문도 때문에 다른 동료들이 풍백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잡았다!”

“다리를 부러뜨려 버려!”

따라잡았다 생각한 하오문도가 빠르게 다가와 풍백의 허리를 향해 몸을 날렸다.

일단 풍백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면, 나머지는 다른 동료들이 둘러싸고 자근자근 밟아 줄 수 있을 거라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가 몸을 날리는 동시에 그의 시야에는 풍백의 허리가 아니라 무릎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었다.

쩍!

단지 몸을 날리는 하오문도의 얼굴을 향해 무릎만 들어 올렸을 뿐이었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하오문도는 풍백의 무릎에 얼굴을 찍혀 피를 뿜어내며 다른 하오문도처럼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두 번째로 달려들던 하오문도가 그것을 보고 황급히 멈췄다.

그러자 이번에는 풍백이 달려들더니 하오문도의 다리 안쪽에 있는 오금 부분을 강하게 걷어찼다.

뻑!

“억!”

하오문도는 엄청난 통증을 느낌과 동시에 균형을 잃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자 시야에 무쇠 같은 풍백의 주먹이 가득 차고 있었다.

쩍!

“제기랄! 포위를 해! 이 병신들아!”

“혼자 달려들지 마! 이 새끼 싸우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무려 다섯 명이 쓰러지고 나서야 남은 일곱 명의 하오문도가 막무가내로 달려드는 대신 포위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넓게 퍼져서 풍백을 포위한 하오문도가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제 풍백이 얼마나 위협적인지 알아챘기에 그들의 움직임에는 긴장감이 짙게 배어 있었다.

그러나 하오문도는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포위를 하려면 적어도 그들 하나하나가 풍백의 움직임을 멈출 정도의 능력은 있어야 했으니까.

피식 웃은 풍백이 정면에 있는 하오문도를 향해 달려들었다.

“어엇!”

뒤로 피하며 싸우던 풍백이 달려들자 하오문도가 당황하며 발을 들어 밀어내듯이 차려고 했다.

엉겁결에 나온 이런 방만한 움직임에 당해 줄 풍백이 아니었다.

풍백은 몸을 빙글 도는 것으로 발차기를 피하더니 그대로 회전력을 담아 팔꿈치로 하오문도의 얼굴을 찍었다.

콰직!

끈이 끊어진 인형처럼 하오문도가 풀썩 쓰러졌다.

풍백이 당황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하오문도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이제 딱 절반 남았네.”

평범한 말이었으나 하오문도는 뭔가 섬뜩함을 느꼈다. 이대로 가다가는 먼저 기절한 것처럼 쓰러져 있는 다른 동료들처럼 자신들도 쓰러질 것 같다는 예감이었다.

“제, 제기랄! 모두 연장 들어!”

“엉? 야! 살려서 데려오라고 했잖아!”

“사지에 구멍 좀 났다고 안 뒈진다고!”

“씨발…… 나도 모르겠다!”

하오문도가 품에서 단도와 단검을 꺼내 들었다. 날붙이를 손에 들었기 때문인지 다시 자신감이 차올랐다.

여섯 명의 하오문도가 단도검을 위협적으로 흔들며 천천히 다가왔다.

원래라면 이렇게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미친 듯이 달려들어 어디 한 구석을 베어 내든지, 아니면 어딘가에 단도검을 박아 넣어야 했다.

그러나 방금 전 너무나 손쉽게 여섯 명이나 되는 동료를 쓰러뜨리던 풍백의 모습이 머릿속에 남아서 쉽게 달려들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뭘 기다리고 있어! 비켜! 씨벌! 내가 먼저 간다!”

연장을 들라고 소리쳤던 하오문도가 성질 급하게 달려들었다. 앞으로 내민 단검을 흔들며 다가오는 모습이 손을 내밀면 베어 버리겠다고 소리치는 것 같았다.

만약 풍백이 내공도 없는 일반인이고 단지 박투술만 배운 상태였다면 뒤로 물러서며 대응하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풍백은 단지 내공과 무공을 사용하지 않을 뿐이지, 실제로는 절정고수였다.

그의 눈에는 하오문도가 흔드는 단검이 거북이가 기어 다니는 것처럼 느리게 느껴졌다.

하오문도가 다가오자 풍백이 불쑥 손을 내밀어 단검을 들고 있는 그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헉!”

“뭘 놀라고 그러시는지…….”

우득!

“끄아악!”

단검을 쥐고 있던 팔꿈치의 관절이 꺾여서는 안 될 방향으로 꺾여 덜렁거렸다. 그 탓에 손에 힘이 빠져 쥐고 있던 단검을 놓치고 말았다.

풍백은 단검을 가볍게 받고는 검파로 하오문도의 관자놀이를 찍었다. 그러자 하오문도는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단검을 역수로 쥔 풍백이 가슴 앞으로 팔을 들어 올리며 다른 손으로 까딱였다.

얼른 들어오라는 도발이었다.

다섯 하오문도는 풍백의 도발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래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 방금 전 혼자 튀어나갔다가 팔이 아작 난 동료의 모습이 눈앞에서 어른거리고 있었으니까.

풍백은 그런 그들에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안 오면 제가 가겠습니다?”

무려 일곱 명이나 쓰러뜨린 사람답지 않게 풍백은 숨도 고르게 쉬고 있었고, 숙련된 싸움꾼인 것처럼 얼굴색 하나 바뀌지 않고 있었다.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이게 상방의 후계자라고?’

‘아니, 상방 후계 수업을 받은 것이 아니라 쌈박질 수업을 받은 것 아냐?’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 하오문도의 모습에 풍백이 잰걸음으로 다가갔다.

풍백이 자신에게 다가오자 하오문도가 화들짝 놀라며 단도를 두서없이 휘둘렀다.

풍백은 그런 사내의 팔을 쳐내고, 단검으로 하오문도의 단도를 든 손을 그어 버렸다. 그리곤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연이어 팔뚝, 겨드랑이, 어깨를 연이어 베거나 찔렀다.

“아아악!”

하오문도가 비명을 지르자 나머지 네 명의 하오문도가 일제히 달려들었다. 하나씩 달려들어 봤자 답이 없을 것 같으니, 한꺼번에 달려들어 몸 어딘가에 단도검을 찔러 넣으려는 것이었다.

그 모습에 풍백은 오히려 네 명의 하오문도 사이로 파고 들더니 간결하고 신속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왼손으로는 정면에서 다가오는 하오문도의 단검 쥔 손을 밀어내고, 그렇게 확보된 빈틈으로는 어김없이 풍백의 단검이 벌처럼 찌르고 지나갔다.

간결하지만 빠른 풍백의 공격에 하오문도가 무력화되는 것은 단지 눈 몇 번 깜빡이는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했다.

“아으윽…….”

“아, 아파…….”

“의원을 불러 줘…….”

하오문도들은 바닥을 굴러다니며 신음과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풍백은 쓰러진 하오문도에게 관심이 없다는 듯이 들고 있던 단검을 휙 던져 버렸다.

‘오랜만에 피를 봐서 그런가? 생각보다 기분이 나쁘지 않네.’

자신의 힘을 숨기고 다니는 일은 대단히 피곤한 짓이다. 그렇기에 배를 타고 오며 무혈채를 만났을 때부터 은근히 짜증이 쌓이고 있기는 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발산을 하고 나니 아무래도 시원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풍백은 고우길이 싸우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고우길의 싸움도 슬슬 마무리되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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