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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가상방 개망나니-134화 (139/313)

적가상방 개망나니 134화

풍백의 이름이 튀어나오자 풍진개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시선을 돌렸다. 그의 눈에 잔뜩 찡그린 얼굴로 무혈채를 바라보는 풍백이 들어왔다.

‘이 녀석을 원한다고?’

처음에는 이유가 무엇일까 떠올렸던 풍진개지만, 이내 풍백이 상방 사람이라는 걸 떠올렸다.

수적이든 산적이든, 그들이 주로 먹잇감으로 삼는 건 당연히 상방이었다. 그 외에는 간혹 지나다니는 부유해 보이는 행인과 만만하게 보이는 작은 문파 정도였다.

적가상방이 얼마나 대단한 상방인지 풍진개는 알지 못했다.

아무래도 적가상방은 이제 절강성 상산현을 벗어나 슬금슬금 규모를 늘리고 있을 때이니, 풍진개가 중원에 있는 모든 상방을 다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알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저 비싼 모태주를 매일 가져다주는 것만 보더라도 재력이 보통은 아닐 것이라 생각했을 뿐이다.

수적이나 산적에게 뭐가 중요하겠나?

그들에게는 돈이 많은 먹잇감이 가장 중요하고, 풍백은 돈이 많아 보이니 노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무혈채의 말에 배를 지키는 무사들이 당황하여 웅성거리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기는 한데…… 그래도 우리가 살려면…….”

“승객을 우리 손으로 건네자고?”

“그랬다가는 더 이상 우리가 무사로 일할 수 있는 곳이 없을 텐데…….”

“그러면? 네가 대신 죽어 줄래?”

“대신 죽어 주는 것도 아니지. 어차피 우리를 다 죽이고 데리고 갈 수 있는 거니까.”

의견이 분분하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풍백을 넘겨주자는 의견이 더 많았다.

선실 안에 있는 승객들은 거리가 멀어 저들의 얘기를 듣지 못하겠지만, 적어도 내공을 가지고 있는 풍백과 고우길, 그리고 풍진개는 그들의 얘기를 모두 듣고 있었다.

그러나 풍백은 무사들의 이야기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무혈채에서 나를 원한다? 왜?’

단순히 돈이 많기 때문은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지금 풍백이 타고 있는 배는 풍진개와 같이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대부분이 돈으로는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이런 사람들 중에서 굳이 콕 집어서 자신만을 원한다?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그렇기에 돈은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되었다.

‘그렇다면 적가상방을 노리는 건가?’

그나마 이유라고 한다면 이것이었다.

적가상방은 아직 그리 유명하지 않았다. 기껏해야 자금은 풍족하나 이제 군소 상방을 벗어나 중견 상방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대신 누구나 탐내는 화오염장의 소금 전매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 소금을 탐내는 누군가가 적가상방을 노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이것도 애매했다.

소금 전매권을 원한다고 풍백은 납치하거나 죽인다?

효율이 너무 나빴다. 애초에 소금 전매권은 포정사와 직접 계약한 것이다. 이런 소금 전매권을 적가상방이 임의로 다른 사람에게 넘길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그렇다고 마겁이 나를 쫓아온 것도 절대 아니지.’

풍백이 자신들을 쫓아왔고, 무사들을 죽이기까지 했다는 걸 알아챘다면 굳이 무혈채를 이용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직접 찾아와서 풍백의 목을 자르려고 했을 테니까.

‘애매하군.’

풍백이 이런 고민을 하는 사이, 무사들의 웅성거림을 듣고 있던 중년 사내가 굳은 얼굴로 무혈채를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승객을 우리 손으로 넘겨 달라는 것을 우리가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중년 사내의 외침에 무사들이 웅성거리던 것을 멈추고 경악한 얼굴로 중년 사내를 바라봤다. 설마 목숨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풍백을 건네주는 걸 거절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무혈채에서 뭐라 말을 하기 전에 무사들이 먼저 나서서 중년 사내에게 말했다.

“대, 대주(隊主)! 지, 진심이십니까?”

“저희만으로 무혈채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개죽음만 당할 뿐이라고요!”

“그냥 눈 딱 감고 한 사람만 넘겨주면…….”

처음부터 무혈채의 제안에 찬성했던 사람부터, 풍백을 무혈채에 넘겨주는 것에 부정적인 얘기를 하고 있던 사람까지 모두 불만을 토해 냈다.

그러나 중년 사내, 최 대주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내가 비록 상운에서 호위무사를 하고 있지만, 나는 뼛속까지 내가 정파라고 믿고 있다. 그리고 우리 임무는 승객을 무사히 목적지까지 모시고 가는 것이야.”

“그, 그렇지만…….”

“나처럼 정파니 뭐니 하는 얘기까지는 필요 없어. 우리 상운에서 너희에게 다른 곳에서 일하는 호위무사와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월봉을 지급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 괜히 그런 돈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다. 그 돈에는 너희들 목숨값까지 모두 들어 있는 거야.”

“아…….”

“그러니 돈을 받았으면 일을 해라.”

처음 최 대주가 정파를 운운할 때는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단지 최 대주의 같잖은 정파 놀음에 죽어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목숨값을 받았으면 일을 하라는 말에는 반박을 할 수 없었다.

몇몇 무사들은 반항적인 눈빛으로 최 무사를 노려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대부분 최 대주와 일한 지 오래되지 않은 무사들이었다.

대부분의 무사는 최 대주의 말에 복잡한 감정이 담긴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전의가 담긴 눈으로 무혈채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니 불만이 있는 무사들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혼자 수적에게 투항한다고 하더라도 수적들이 그를 살려 줄 리는 없으니까.

이것이 바로 호위무사를 고용하면서 과거 행적을 알아보는 이유다.

만약 배를 호위하고 있는 무사들이 이전 풍백과 싸웠던 동해상방의 무사들이었다면?

아마도 서로 먼저 풍백을 넘기겠다고 득달같이 달려들었을 것이다. 그것이 사파의 방식이고, 한계다.

그러나 정파 출신이나 이전 행적에 문제가 없는 이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맡은 바 소임을 다하기 위해 목숨을 내놓기도 한다.

마침 무혈채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쯧쯧…… 굳이 벌주를 마시겠다니. 나중에 지옥에 가서 억울하다고 염왕(閻王)에게 하소연이나 하지 말거라. 모두 죽…….”

“잠깐 기다리시오!”

풍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내공은 담겨 있지 않았다. 그러나 크게 소리친 풍백의 목소리가 전해지지 않기에는 십 장이라는 거리는 너무 가까웠다.

풍백이 선두로 걸어가며 다시 외쳤다.

“내가 적가상방의 적풍백이오! 내가 그쪽으로 가겠소! 그러니 굳이 싸울 필요는 없소!”

“이런 멍청한…… 대체 무슨 소리요!”

최 대주가 성큼성큼 걸어와 풍백의 한쪽 어깨를 강하게 붙잡았다.

“당신은 승객이오! 그러니 그냥 선실에 들어가 있으시오! 우리가 당신을 보호할 것이오!”

“얘기하던 것을 대부분 다 들었습니다. 저들과 싸우게 된다면 이길 수 없다면서요.”

“……그건 싸우기 전에는 모르는 일이오. 최대한 다가오지 못하게 도망치면서 가까운 현으로 도망치면…….”

“인근에 현이 없다는 건 지나오면서 충분히 봤었습니다. 저도 배를 타고 있으니까요.”

“그건…….”

“그리고 저들을 뚫고 지나갈 수도 없지 않습니까. 애초에 운송을 위해 만들어진 배가 노략을 위해 만들어진 배를 뿌리칠 정도로 빠를 리도 없고요.”

이건 사실이었다.

만약 일반 배가 수적들의 배보다 빨랐다면 노략질은 몇 배나 더 어려워졌을 것이다. 그러나 수적들의 배는 좌우의 폭이 좁게 만들어 속도가 무척 빨랐다.

결국 도망을 친다면 시간을 끌 수는 있겠지만, 추격을 뿌리친다는 건 불가능했다.

“이대로 싸움이 일어나면 무사님들도 다치겠지만, 아무 상관도 없는 승객들도 다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제가 넘어가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그렇다고 저들에게 넘어간다는 말이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당장 죽이겠다고 하지 않은 것을 보면 목적이 있지 않겠습니까.”

“저들은 수적이오! 당장은 아무 짓도 하지 않을지 몰라도, 언제 무슨 짓을 당할지 알 수 없단 말이오!”

“이후의 일은 이후에 생각해 볼 일이지요. 저는 아버지에게 그렇게 배웠습니다.”

새빨간 거짓말이다.

애초에 개망나니였던 풍백이 적호경에게 무엇을 배웠을 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이런 얘기를 꺼내는 건 당연하게도 적가상방의 평판 때문이었다. 이런 사소한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여서 누군가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수적에게 무사와 승객이 다치거나 죽지 않게 스스로 목숨을 내놓고 포로로 잡혀간다?

세상에 이렇게 평판을 올리기 좋은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

거기다가 풍백이 순순히 잡혀가려는 이유는 간단했다.

‘저쪽에 가서 누가 이런 재밌는 계획을 만들었는지 확인해야지. 나중에 보답을 해 주려면 말이야.’

개방의 풍진개와 안면을 트는 계획이 제대로 굴러가는 중이었다.

이렇게 계속 모태주를 대접하다가 마지막에 무한에 도착해 배에서 내릴 때는 다시 만날 약속이라도 정할 생각이었다.

그러면 차후에 풍백에 대해 조사를 해 볼 것이고, 풍백과 적가상방이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 약속을 성공해서 만나거나,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것이 바로 인연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무혈채를 보낸 어떤 놈 덕분에 이렇게 제대로 대화도 하지 못하고 애매하게 떠나게 되었다.

어차피 풍진개와 인연을 만드는 걸 미리 계획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일을 망쳐 준 사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은가.

최 대주에게 정중히 포권을 한 풍백이 크게 소리쳤다.

“저를 태울 배를 보내 주십시오!”

그러자 무혈채의 배 세 척 중에서 두 척이 조심스럽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한 척은 중간에 멈춰서 만약의 사태가 대비하고 있었고, 다른 한 척은 계속해서 다가왔다.

풍백은 고우길에게 전음을 보냈다.

[먼저 무한에 가서 기다리고 있으세요. 약속 장소는 황학루(黃鶴樓)가 좋겠군요.]

아직 이류무인인 고우길은 전음을 보내지 못하기에 알겠다는 듯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풍백이 얼마나 강한지 모르지만, 적어도 자신은 감히 비교도 할 수 없이 강한 무공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고우길이다.

이런 풍백이 무혈채에게 죽임을 당한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잘하면 무혈채에 피바람이 불었다는 소문이 강호에 돌겠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무혈채의 배가 지척에 도달했을 때, 풍진개의 전음이 들려왔다.

[혹시라도 내가 나설 것을 기대하고 스스로 잡혀가려는 것이라면 큰 오산이야. 나는 네 목숨보다 지금 임무가 더 중요하다.]

냉정한 목소리였다.

당연히 풍백은 그런 계산을 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풍백 역시 온갖 작전과 공작을 해 봤던 몸이다. 그렇기에 작전 중에는 돌발 변수가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절대 끼어들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풍백 역시 그랬었다.

심지어 눈앞에서 사람이 죽어 가는 와중에도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를 하며 계속해서 작전을 이어 갔던 풍백이다.

그런데 풍진개가 자신의 임무를 포기하고 풍백을 도와준다?

이런 생각은 풍진개가 전음을 보내지 않았으면 아예 떠올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풍백은 미간을 찌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풍진개에게 슬쩍 미소를 보였다. 자신에게도 생각이 있으니 굳이 끼어들 필요는 없다 정도의 마음을 담은 미소였다.

그런데…… 의미가 잘못 전해진 모양이다. 오히려 미소를 보고 풍진개의 얼굴이 더욱 일그러진 것을 보면.

‘쩝…… 가만히 있을 걸, 내가 괜한 사람을 들쑤셨나 보네.’

그래도 걱정은 하지 않았다. 이쪽 사람들은 항상 그랬다.

목숨보다 작전이다.

눈앞에 있는 사람이 죽는 것보다 지금 벌이는 작전으로 더 많은 사람이 살아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렇기에 눈앞에 있는 사람이 죽는 걸 넘어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풍백은 그런 부류는 아니었다.

‘나는 내 목적을 위해서였지. 약속했던 기간을 채우거나 목적을 달성하면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준다고 했으니까.’

당시 풍백이 원하는 것은 하나였다.

적가상방의 재건.

아버지인 적호경도 숙부인 진덕양도 없지만, 적어도 두 사람이 피와 눈물로 세웠던 적가상방은 다시 만들고 싶었다.

‘어차피 다 지나간 일이지.’

이제 남은 건 간단했다.

첫째, 무혈채로 넘어가 조용한 곳까지 따라간다.

둘째, 몽땅 때려잡든지 아니면 수장으로 보이는 놈을 잡아서 끌고 간다.

셋째, 즐거운 고문 시간. 아마 수적이라 쉽게 입을 열 것 같았다.

넷째, 무혈채라는 선물을 준 놈은 나중을 기약하고, 일단 무한으로 가서 창룡봉무지회에 참가한다.

무혈채의 배가 옆에 멈추며 널빤지가 두 배 사이에 놓였다. 그리고 무혈채의 수적들이 혹시 벌어질 돌발사태에 대비하며 병장기를 앞세우고 넘어왔다.

풍백이 두 손을 들고 그들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내가 적풍백이오.”

그러자 수적 중 하나가 풍백이 대략적으로 그려진 초상화를 펼쳐 확인했다.

“맞는 것 같군.”

“당연히 맞습니다. 그러니 어서 가지요.”

풍백이 환하게 웃으며 알아서 먼저 널빤지를 건너가려고 했다.

뭔가 즐겁다는 듯이 넘어가려는 풍백을 수적들이 묘한 눈으로 바라봤다.

‘이 새끼는 뭔데 이렇게 태평해?’

‘즐기는 것 같은데?’

‘자기가 죽으러 가는 줄도 모르고…….’

그러나 풍백이 널빤지에 발을 올리기도 전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젠장! 이러면 안 되는데…… 아무래도 며칠 동안 얻어 마신 모태주가 눈에 밟혀 가만히 있을 수가 없네.”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풍진개였다.

풍백은 진심으로 놀라 풍진개를 바라봤다.

‘자, 잠깐! 여기서 당신이 끼어든다고? 아니, 왜? 우리는 이런 작전을 하면서 절대로 정체가 드러나는 짓을 하지는…….’

이것은 풍백의 실수였다.

풍진개가 작전을 하고 있던 것은 맞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풍진개는 정파였다. 그것도 무려 정의를 위해 높은 무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거지의 꼴로 살아가는 것을 감수하는 개방이다.

이런 풍진개의 눈에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풍백이 들어왔다.

‘망할…… 구하지 않을 수 없잖아. 이렇게 멋진 놈을…….’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제대로 된 정파였다.

“감히 수적 새끼들이 일반인을 잡아가? 어디 나도 잡아가 봐라!”

말을 마친 풍진개가 비호처럼 날아오더니, 풍백 좌우에 있던 수적 두 명의 뒷덜미를 잡아 크게 원을 그리며 갑판에 머리를 내리꽂았다.

콰직!

갑판을 뚫고 머리가 박힌 두 수적이 바들바들 떨기만 할 뿐 움직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머리통이 터져서 기절한 것 같았다.

어이가 없어서 입을 쩍 벌리고 있는 풍백에게 풍진개가 거칠게 콧바람 소리를 내며 말했다.

“고마워할 필요는 없고, 나중에 모태주나 더 사 줘.”

풍백은 대답도 못하고 멍하니 그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니까 여기서 네가 왜 나서냐고!’

이런 풍백의 마음도 모르고 풍진개가 기수식을 취하며 외쳤다.

“개방의 풍진개다! 당장 꺼지지 않으면 그리 즐겁지 못한 경험을 하게 될 거라고 내가 장담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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