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가상방 개망나니 21화
한 식경(食頃, 약 30분) 정도 기다리고 있으니 호위무사가 도박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확인했소?”
“네, 확인했습니다. 누가 쫓아오는 걸 걱정했는지 한참을 헤매고 다니는 통에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어디에 있소?”
“그리 멀지 않습니다. 걸어가면 일각도 채 걸리지 않을 위치였습니다.”
그럴 거라고 생각은 했었다. 거래 대상으로 적웅을 택했으니 굳이 멀리 거처를 잡을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
“거기에 쫓아갔던 놈을 제외하고 몇 명이나 있는지는 확인할 수 있었소?”
“대충 기척으로 대여섯 명은 있던 것 같던데…… 무리하지 말라고 하셔서 자세히 알아보지는 않았습니다.”
그 정도면 충분했다. 그저 예상대로 일행이 있는지만 확인하면 되는 일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무슨 일로 그 사람을 쫓아야 했는지 알려 주실 수 있습니까?”
“설명하자면 말이 길어지고, 그냥 인신매매범이라고 알고 있으면 됩니다.”
“인신매매범이요? 아니, 도련님이 그걸 어떻게 알게 되신 겁니까?”
대답할 생각도 없지만, 만약 대답을 하려고 하더라도 마땅히 설명할 길이 없었다.
아마 시기상으로 보자면 청해상방에서 문약란의 납치를 공론화한 것도 바로 얼마 전일 것이다. 거기다가 청해상방이 있는 곳이 광동성이라는 걸 감안하면 아직 절강성에서는 소식이 빠른 몇몇 군데를 제외하고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상황일 것이고 말이다.
“그냥 구주현에서 천화루에 갔을 때 얘기를 들었소.”
“거기서 그런 얘기를 들어요? 아무 무슨 기루에서 그런 얘기가…….”
“중요한 건 상대는 인신매매범이고, 우리는 그들에게 잡힌 사람을 구할 예정이라는 것만 기억하면 될 것이오.”
“저희가요? 아니, 왜 저희가……. 그냥 관부에 신고를 하시는 편이…….”
“사정이 있으니 굳이 자세히 알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면서 풍백의 눈이 이제는 호위무사의 허리춤에 있는 용천보검을 향했다. 좋은 물건을 받았으니 그냥 따라오라는 의미였다.
호위무사는 그 시선의 의미를 깨달고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도박장을 나온 풍백과 호위무사는 뒷골목 안쪽으로 더욱 들어갔다. 그리 오래 걸어가지 않았으나 곧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현판도 없는 허름한 주점.
하지만 보는 눈이 있는 사람이 저곳이 평범한 주점이 아니라는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저곳이 하오문(下午門)이군.”
뒷골목 배수(掱手, 소매치기), 도둑인 양상군자(梁上君子), 기녀 및 온갖 하류 인생으로 구성된 문파인 하오문.
강호의 거의 모든 문파에게 배척을 받는 문파지만, 개방에 비견된 정도로 많은 문도를 이용하여 뒷골목의 황제이자 정교한 정보망을 가진 곳이 바로 하오문이다.
뒷골목에 개방의 거지가 없을 수는 있어도, 하오문이 없는 경우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었다.
풍백은 주점을 보며 흥미롭다는 듯이 손가락으로 턱을 문질렀다.
사실 풍백 역시 하오문을 직접 이용했던 적은 없었다. 아무래도 신분이 드러나면 안 되는 특성상, 정보 단체는 무조건 암향거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오문에 대해 완전히 무지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대략적으로 알고 있는 다른 사람들보다는 훨씬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었다.
“들어갑시다.”
“제가 먼저 앞장서도록 하겠습니다.”
“괜찮소. 의뢰인을 받는 하오문에서 무슨 문제가 벌어질 일은 없을 테니까.”
맞는 말이었다. 오히려 뒷골목에서 하오문만큼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곳이 없었다. 어지간히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은 욕구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하오문 지부에서 난동을 피울 리는 없을 테니까 말이다.
풍백은 허름한 외관을 가진 하오문 용유현 지부에 들어섰다.
겉으로 보이는 외관처럼 내부의 모습은 허름한 주점의 모습 그대로였다. 단지 일반적인 주점과 다른 것이라면 손님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점과 점소이로 보이는 청년이 귀찮아 죽겠다는 얼굴로 뭉그적거리며 걸어오는 모습뿐이었다.
“무슨 일이슈?”
“셋째 주인 좀 보려고 왔다.”
풍백의 말에 뒤에 서 있던 호위무사는 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거냐는 표정을 지었지만, 정작 그 얘기를 들은 점소이는 눈에서 이채를 발했다.
보통 사람들은 하오문에 찾아와서 의뢰를 하러 왔다거나, 아니면 지부장을 보자는 식으로 얘기하는 게 일반적이다.
지금 풍백이 말한 셋째 주인은 지부장을 말하는 은어다. 둘째 주인은 지부를 감찰하고 다니는 총순찰(總巡察)을 의미하고, 첫째 주인은 당연히 하오문주다.
이건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하오문의 은어(隱語)였다. 그리고 이 은어를 알고 있다는 말은 하오문의 체계 및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제법 대형 계약을 체결했던 적이 있던 사람일 경우가 많았다.
물론 그저 어깨너머로 듣고 따라하는 뜨내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무슨 일로 주인 어르신을 찾는 거요?”
“잘 드는 칼 좀 사려고.”
“칼을 왜 여기서 사는 거요? 어디다가 쓰려고.”
“궁기(窮奇)를 잡으려면 제법 좋은 칼이 필요하거든.”
궁기란 고대 신화에 나오는 짐승으로 서방상제(西方上帝)인 소호(少昊)의 자손이다. 호랑이처럼 생기고 날개가 달린 짐승이라 묘사가 되는데, 이 궁기는 착한 사람을 잡아먹고 나쁜 사람에게 동물들을 잡아다 주었다고 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궁기란 사파 또는 뒷골목 사람들을 의미하는 말이기도 하다.
묘한 눈으로 풍백을 바라보던 점소이가 퉁명스럽게 말하며 한쪽에 있는 식탁을 턱으로 가리켰다.
“저쪽에 기다리고 있어 보슈.”
점소이가 주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본 풍백이 점소이가 가리킨 자리에 앉았다. 호위무사는 그런 풍백과 함께 앉지 않고, 그의 뒤에 서서 주변을 부리부리한 눈으로 둘러보는 중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방에서 왜소한 노인 하나가 걸어 나왔다. 주방에서 나왔지만 숙수(熟手)의 복장은 아니었고, 마치 시골 촌부처럼 입고 있었다.
풍백의 맞은편에 앉은 노인은 정말 시골 노인처럼 푸근하게 웃으며 포권을 했다.
“적가상방 자제를 뵙게 돼서 무척 반갑소.”
그 말에 풍백이 슬쩍 한쪽 눈썹을 올렸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어차피 뒷골목을 들어오면서 하오문이 알아챌지 모른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이건 너무 빠른데?’
뒷골목은 하오문의 영역이다. 이런 곳에 변장도 하지 않고 비단옷을 입고서 활보를 했으니 당연히 하오문의 이목에 걸려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걸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벌써 자신의 정체를 알아냈다는 건 조금 놀랄 일이었다.
어쩌면 하오문은 이미 구주현 청송무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대략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자신을 알아보는 중이었을지도 몰랐다.
혀를 찬 풍백이 입을 열었다.
“나쁜 취미가 있었군요.”
“흘흘흘! 미안하게 되었소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소.”
“그래도 그다지 기쁠 수 없는 말이니까요.”
“적어도 뒤통수를 때릴 생각은 아니라는 의미로 받아 주시오. 그보다 우리를 찾아올 거라고 생각은 못했는데, 낭인무사를 살 생각이라고 하셨소?”
아까 풍백이 점소이에게 했던 말 중에 칼이 의미하는 것이 낭인무사를 의미한다는 건 쉽게 추론할 수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풍백은 그 말에 고개를 흔들었다.
“낭인무사를 원했다면 하오문이 아니라 낭인 시장으로 갔겠지요.”
“그러면 칼을 원한다는 말이…….”
“낭인무사 말고, 하오문의 무인 좀 빌립시다.”
노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걸 본 풍백이 물었다.
“설마 무인을 빌릴 수 없다는 건 아니겠지요?”
“공식적으로,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무인을 빌려주지 않소.”
“그 말은 비공식적으로, 그리고 비일반적으로는 무인을 빌려준다는 말이니 가능하겠군요.”
“말장난을 하려는 게 아니오. 하오문 규율에 해당하는 사항에는 무인을 빌려주지만…… 과연 당신이 어떤 의도로 무인을 원하는지 모르겠구려.”
“나에게는 다행스럽게도 하오문의 규율에 해당하는 사항입니다.”
“응? 하오문의 규율을 알고 있다는 것이오?”
“하오팔십육계(下午八十六戒)를 말씀하시는 것 아닙니까?”
“……상방의 자제가 아니라 우리 식구셨소?”
모든 문파에 자체 규율이 있듯이 하오문에도 규율이 있다.
하지만 이 하오팔십육계란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은 각 지부에도 핵심에 해당하는 몇몇 사람밖에 없다. 왜냐하면 이제는 하오팔십육계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오문도들은 그저 하오규율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그래서 이제는 하오팔십육계라는 이름은 하오문에서도 노인처럼 나이가 많은 원로만이 기억하는 이름이 되었다.
그런데 하오문도도 아닌 풍백이 하오팔십육계란 말을 알고 있다니, 노인은 두 눈이 커다랗게 변할 수밖에 없었다.
“어디서 그 이름은 들었던 거요?”
“그냥 어깨너머로 들었습니다. 그보다 무인을 요청한 이유는 하오문의 규율 중 하나인 사람을 사고팔지 말라는 규율을 어긴 놈들 때문입니다.”
하오문은 말했듯이 온갖 하류 인생으로 구성된 문파다. 그러다 보니 사람 장사를 하는 놈들에게 팔려 와 시궁창과 같은 이곳에 처박힌 사람들도 많다.
또한 이 시궁창에서도 가장 더러운 곳까지 흘러 들어간 사람은 또다시 사람 장사꾼들에게 팔려 가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하오문에서는 공식적으로 사람 장사를 하지 말라는 규율이 있다.
물론 밑바닥 인생만 모인 하오문이니만큼 강제성은 없었다. 그저 지부와 같은 곳에서 규율을 어기는 일에 도움을 주지 않을 뿐이다.
사실 하오문은 사람 장사를 절대 근절시킬 노력을 하지는 않았다. 어이가 없는 얘기지만, 따지고 보면 사람 장사를 하는 놈들 역시 하오문도였기 때문이다.
“이곳 용유현에 사람 장사를 하는 놈들이 있다는 말이오? 우리가 알기로 얼마 전에 안찰사가…….”
“안찰사가 군대를 동원해서 다 잡아갔다고요?”
“그렇소.”
노인의 대답에 풍백이 의미심장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아직 하오문에서는 파악하지 못했던 거군요. 저에 대해서는 벌써 알아냈으면서 말입니다.”
히죽 웃으며 말하는 풍백의 모습에 노인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노인의 입장에서는 꽤나 자존심이 상할 일이었다. 심지어 뒷골목에서 일어나는 일을 아직 하오문이 파악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분노마저 불러일으켰다.
노인이 시선을 돌려 주방을 슬쩍 노려봤다. 그러자 사람도 없는데 주렴이 잠시 흔들렸다가 멈췄다.
‘아마도 오늘 한바탕 난리가 나겠군.’
자신을 주목하고 있었다는 하오문에 한 방 먹인 풍백은 꽤나 기분이 좋아졌다. 누군가에게 한 방 먹었다면, 그것을 갚아 줄 기회가 생겼을 때 빨리 갚아 주는 것이 옳다.
“하아……. 그래서 인신매매범인지, 노예상인지 몰라도 그들을 상대할 무인이 필요하다는 말이오?”
“정확합니다.”
“알겠소. 상대는 몇 명이나 되는지 알고 있소?”
“확인한 사람만 대여섯 명 정도 됩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수적 우위를 갖기 위해 열 명 정도를 지원해 주면 되겠군.”
“숫자도 숫자지만, 그보다 일류고수가 지원을 해 줬으면 좋겠는데요.”
“일류고수?”
노인은 조금 어이가 없다는 듯한 얼굴로 풍백을 바라봤다.
“아니, 겨우 사람 장사를 하는 놈들을 처치하려고 하면서 무슨 일류고수까지 바란다는 말이오?”
“저는 최대한 안전하게 일을 처리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일류고수가 나서 준다면 일처리를 수월히 끝낼 수 있을 것 같군요.”
“아무리 단기 고용이라고 하지만, 일류고수가 한 번 움직이려면 얼마가 필요한지는 알고 있소?”
“낭인무사의 경우 일류고수는 하루에 은자 일곱 냥 내외로 들어가지요. 하지만 낭인무사가 아닌 하오문 소속의 일류고수라는 점을 우대하여 대략 은자 열 냥 내외 정도 되겠고, 하루 종일 고용하는 형태가 아니라 단기 고용이니 가격은 은자 다섯 냥 내외가 되겠군요. 맞습니까?”
“……맞소.”
노인은 조금 떨떠름한 얼굴로 대답했다. 뭔가 사람이 물으면 모르겠다는 답도 나와야 할 텐데, 입만 열면 거의 정답에 가까운 말을 하고 있으니 이게 뭔가 싶었다.
“그러면 일류고수를 얼마나 지원해 줄 수 있습니까?”
“한 명 정도를 생각했던 것이 아니오?”
“말했듯이 저는 확실한 걸 좋아해서요. 만약 절정고수를 지원해 줄 수 있다면 그것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뭐, 당연히 절정고수는 안 되겠지만요.”
절정고수는 단순히 돈으로 움직일 수 없다. 그러니 풍백 역시 부정적으로 말한 것이다.
예상대로 노인은 고개를 저었다.
“절정고수는 안 되오.”
“그러면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일류고수는 얼마나 지원해 줄 수 있습니까?”
빠르게 포기한 풍백이 물었다.
“돈이 충분하다면 일류고수를 세 명까지 지원해 줄 수 있소.”
“그러면 일류고수 세 명에 이류무인 다섯, 삼류무사 열 명으로 합시다.”
“아니, 어디 전쟁이라도 나가는 거요? 그 정도면 우리 지부에 있는 무력의…….”
노인은 황당한 마음에 저도 모르게 얘기를 하다가 얼른 입을 다물었다. 지부의 무력 수준은 당연히 기밀이다.
“빨리 해치우고 들어가서 자려고요.”
“그 정도면 어지간한 무관이나 문파도 공격할 수 있는 수준이오.”
“상관있습니까? 하오문 입장에서는 돈도 벌고 좋지요.”
틀린 말은 아니다. 이 정도 금액이면 하오문 지부 입장에서도 큰 거래라고 할 수 있었다.
“알겠소. 그러면 그 인원을 고용하는 금액으로…….”
“일류고수 열다섯 냥, 이류무인 열다섯 냥, 삼류무사 열 냥. 에누리로 조금 깎아 줄 생각이 없다면 합쳐서 사십 냥이 되겠군요.”
일반 사람들이 한 달 동안 버는 돈은 평균적으로 은자 열 냥 내외가 된다. 그런데 겨우 한두 시진 동안 사람을 쓰는 비용으로 은자 사십 냥을 쓰면서 풍백은 웃고 있었다.
하지만 풍백의 입장에선 당연한 일이었다.
문약란을 구함으로써 청해상방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적어도 은자 사십 냥의 열 배도 우스운 수준일 테니까.
“사람을 고용할 때 에누리가 어디 있소? 한 푼도 깎을 수 없소.”
“그러면 어쩔 수 없군요. 그런데 혹시…… 현물을 받기도 하십니까?”
“현물? 간혹 받기는 하는데…….”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풍백이 호위무사가 들고 있던 화폭(畫幅)을 빼앗듯이 낚아채서 식탁 위에 펼쳤다.
“이게 바로 송대의 명성이 드높은 화가인 곽희라는 분이 그린 그림입니다. 이 화풍을 보시지요. 삼원의 원칙을 처음으로 적용해서 그린 분의 그림이라는 말입니다. 아! 혹시 삼원의 원칙이 뭔지 아십니까?”
“그게……뭐요?”
“삼원의 원칙이란 고원, 심원, 평원을 뜻하는 것으로 고원부터 설명을 하자면…….”
풍백의 혀가 절정고수의 검처럼 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적웅을 찍소리도 못하게 만들었던 그 혓바닥은 이제 하오문 지부장을 열심히 농락하는 중이었다.
호위무사는 뒤에서 이 모든 것을 보며 풍백이 은자 오십다섯 냥을 불렀을 때는 하마터면 입을 떡 벌릴 뻔했다.
‘이야…… 이빨이 진짜 어마어마하다! 저 그림 포함해서 네 개의 장물을 팔십다섯 냥에 샀는데, 그림만 오십 냥 넘게 후려치려고 하네.’
풍백의 얘기를 들을수록 노인의 눈동자가 흐리멍덩해지는 꼴이 아무래도 풍백이 원하는 대로 거래가 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