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집 막내 구단주-155화 (155/272)

155화

『전북이 다시 한 번 공격을 주도하는데요. 더글라스가 침투합니다!』

단조로운 공격 패턴만 전개하던 전북이 찰나의 순간 날카로운 침투패스를 보여 줬다.

고양의 수비 라인을 절묘하게 뚫은 침투패스를 아크 정면에서 더글라스가 받고 박스 안쪽으로 뛰어들었다.

순간 다급해진 라시모프가 태클을 시도했다. 하지만 더글라스는 그런 플레이를 예측하고 미리 공을 살짝 건드린 다음,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털썩.

더글라스가 넘어진 순간, 전북의 모든 선수들과 서포터스들이 난리가 났다.

우우우우우-

“이거 반칙 아닙니까!”

고양도 가만히 있지 않고 적극적으로 항의했다.

“이거 헐리우드 액션이에요! 일부러 넘어진 거라니까요!”

“맞아요! 분명 일부러 넘어진 거예요!”

주심도 이 광경을 보았지만, 중요한 사항이다 보니 VAR과 다시 한번 교신했다.

VAR과 교신은 생각보다 짧았다.

삑.

와아아아!

주심은 굳이 온 필드 리뷰까지 진행하지 않고 전북의 PK를 선언했다.

“아니, 이게 왜 PK입니까?”

“태클에 확실하게 걸려 넘어졌으니까. 규정대로 진행하는 거야.”

“아. 젠장.”

『주심이 PK를 선언합니다! 전북이 다시 한번 기회를 잡습니다!』

『이야, 이거 경기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가나 싶었는데, 역시 전북은 전북이네요. 다시 기회 잡나요!』

더글라스가 PK를 찰 준비를 했다.

두 팀에게 긴장감이 감돌았다.

고양에게는 찬물이 끼얹은 상황이었고, 전북에게는 다시 이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모두가 긴장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주심이 짧게 휘슬을 불며 신호를 주었다.

『자, 이번에도 더글라스와 박지원의 대결인데요. 더글라스가 움직입니다!』

『자, 어떻게 되나요!』

더글라스가 천천히 움직였다가 순간적으로 빠르게 공을 찼다.

팡!

발끝을 벗어난 공이 궤적을 그리며 골문으로 향했다.

박지원이 정확하게 방향을 읽고 몸을 날렸다. 하지만 더글라스의 공이 좀 더 빨랐다.

출렁-

우와아아아!

지켜보던 전북은 환호했고, 고양은 탄식했다.

『승부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옵니다!』

『이거, 오늘 경기 어떻게 되나요! 진짜 경기 결과가 알 수가 없네요!』

2차전 스코어 2:1

종합스코어 3:3

원점으로 돌아온 스코어는 예측할 수 없는 경기로 흘러가게 만들었다.

“포기하지 마!”

“괜찮아! 아직 시간 있어!”

“집중하자!”

고양은 포기하지 않았다.

자칫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이지만, 고양도 여기까지 오면서 산전수전 겪었다.

그들은 오히려 더 이를 악물고 뛰었다.

“석원아. 들어갈 준비하자!”

“네!”

『고양에서 선수 교체가 진행되는데요. 한석원 선수가 출전을 준비합니다.』

『한석원 선수가 침투와 크로스 능력이 좋거든요? 좀 더 공격적인 카드로 한석원을 투입하는 것 같습니다.』

한석원은 박요한을 대신해서 들어왔다.

오늘 두 번째 골을 기록한 박요한이지만, 교체아웃할 때 표정은 좋지 못했다.

“죄송해요. 제가 좀 더 잘했어야 했는데.”

“아니다. 넌 충분히 제몫 해줬다. 가서 쉬어라.”

“네.”

곽찬구 감독이 박요한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석원아!”

교체 투입된 한석원을 중심으로 고양은 좀 더 전북의 측면을 노렸다.

‘산드루와 황진용이 없는 전북의 측면 공격 패턴은 단조롭다. 오히려 이를 이용해서 우리가 기회를 만든다!’

곽찬구 감독의 판단은 예리했다. 그리고 그것은 곧 결과로 증명되었다.

『한석원이 측면에서 길게 전방으로 크로스를 올리는데요! 박스 안에 사무엘 있습니다! 사무엘 슈우웃! 하지만 살짝 빗나갑니다!』

한석원의 크로스에 이은 사무엘의 헤딩 공격 같은 연계 플레이가 지속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실점 이후 분위기가 조금은 어수선했던 고양에게 활력이 솟아올랐다.

“해볼 만한데?”

“가자! 가자!”

오히려 고양이 공격을 주도했다.

그리고 결국 이런 고양에게 또 한 번 기회가 왔다.

『전북의 역습을 끊어내는 스즈키! 스즈키가 한석원에게 패스하는데요! 한석원이 다시 전방으로 빠르게 공을 올려 줍니다! 박형우죠!』

『자, 박형우 달립니다!』

『전북 킬러 박형우가 달립니다!』

역습에서 다시 재역습 상황에서 한석원으로부터 공을 전달받은 박형우가 폭풍 드리블을 선보였다.

“막아!”

“뭐 해!”

박형우는 사방팔방에서 접근하는 전북 선수들의 수비를 기술적인 드리블로 뚫어내 버렸다.

『수비 3명을 뚫어내는 박형우인데요! 박형우 앞에는 골키퍼만 있습니다!』

『자~~ 기회죠~~!』

관중들이 모두 기립했다.

벤치에서도 감독과 선수 모두 일어났다.

전북 골키퍼가 빠르게 거리를 좁히며 뛰어왔다. 박형우는 그런 골키퍼를 보고 슈팅을 하는 척하다가 공을 옆으로 흘렸다.

그렇게 흘린 공을 어느샌가 빠르게 다가온 나탈이 잡고, 비어 있는 골문을 향해 가볍게 슈팅을 때렸다.

출렁-

골망이 시원하게 흔들렸다.

그 순간, 고양의 홈팬들과 선수들이 환호했다.

우와아아아아!

『득점합니다! 나탈이 3번째 골을 만듭니다!』

『이럴 수 있나요! 이게 가능한가요! 세상에! 이게 바로 고양입니다!』

『K리그의 절대 강자로 평가받던 전북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드러누워서 탄식하는 전북 골키퍼.

고개 숙이며 절망하는 전북 선수들.

한편, 득점한 나탈과 함께 있던 고양 선수들이 벤치로 뛰어갔다.

곽찬구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벤치에 있던 모든 선수들이 나탈에게 뛰어가 끌어안았다.

“으아아아아!”

“XX! 해낼 줄 알았다고!”

“아 XX! XX! XXXX!”

얼마나 기쁜지 욕설이 마구 섞여 나왔다.

그 모습을 중계 카메라가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전북의 박정혁 감독은 양손으로 마른 세수를 하며 괴로운 표정을 드러냈다.

기뻐하는 고양 팬들과 울음을 터트리는 전북 팬들의 모습도 대조적이었다.

『환호와 절망이 교차하고 있는데요. 고양이 전북에게 3:1로 앞서나갑니다. 종합스코어는 이제 4:3이 됩니다!』

『1, 2차전 통틀어서 엄청나게 많은 득점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렇게 득점이 많이 나온 경우는, 자료를 좀 찾아봐야 되는데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2021년 대회에서 전남과 대구의 FA컵 결승전에서 통합스코어를 합쳐서 8골이 나왔거든요?』

『그렇습니다. 그때 제가 중계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오늘 경기도 그때와 못지않게 다득점 경기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확실히 골이 많이 나오면 경기가 재미있어요.』

전북도 굉장한 팀이지만, 고양은 그보다 더 대단한 저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켜보던 모두가 놀랄 정도로.

『이번 시즌 고양은 공격력만큼은 정말 대단했거든요. 팀 득점으로만 따진다면 고양이 평균 2골 이상은 넣었단 말이죠?』

『그래서 위원님께서도 오늘 고양이 언제든지 다득점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렇죠. 전북이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었는데, 결국 이 부분을 막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 전북이 흔들립니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데요. 여전히 전북에게는 기회가 있습니다.』

정규시간은 약 10분 정도 남아 있었다.

전북은 남은 교체카드를 모두 공격적인 선수들을 투입했다.

전북이 자랑하는 ‘닥공’으로, 막판까지 경기를 뒤집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고양은 그런 전북에 맞서 무리하게 플레이하지 않고 최대한 수비적으로 나섰다.

이제 남은 시간도 얼마 없었기 때문에, 고양은 조금만 버텨 내면 우승트로피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모두가 간절함과 초조함으로 남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팡!

『더글라스 슛! 하지만 박지원이 막아냅니다!』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베테랑 골키퍼 박지원의 노련한 선방이 돋보였다.

『자, 정규시간도 끝나고 추가시간이 주어지는데요. 추가시간은 무려 7분이 주어집니다!』

『7분! 이러면 경기 아직 모릅니다!』

앞선 상황들 때문에 추가시간이 평소보다 길게 부여됐다.

“제발! 제발!”

“버텨! 버텨 내!”

고양 서포터스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선수들을 향해 외쳤다.

선수들도 팬들의 외침을 듣고 이 악물고 남은 시간을 버텨내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다.

막판 전북의 파상공세 속에서 고양은 육탄 수비로 방어했다.

고양의 벤치에서는 선수들과 코치들이 어깨동무하며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곽찬구 감독만이 홀로 벤치 앞 터치라인 앞에 서서 초조한 마음으로 손목시계를 보며 경기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추가시간도 이제 1분 남았는데요! 이번에는 고양이 전북 진영으로 향합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차라리 공격으로 시간을 버는 것도 방법입니다!』

하지만 고양의 공격은 바로  끊겼다.

악착 같은 전북의 반격이 이어졌다.

『자~ 전북이 다시 공격하죠~』

『빠르게 들어갑니다! 마지막 기회를 살려야 하는 전북!』

순식간에 고양 진영으로 침투하는 전북.

지금 시간은 선수들이 가장 체력이 떨어질 때였다.

그 순간 고양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짧고 빠른 패스플레이에 고양의 수비가 뚫려 버린 것이다.

분명 막을 수 있었지만, 체력부족과 순간적인 집중력 저하로 뒷공간을 내주고 말았다.

그렇게 내준 틈으로 더글라스가 침투했다.

박지원과 일대일 상황에서 더글라스가 슈팅을 때렸다.

『더글라스 슈우웃!』

놀란 박지원이 이를 악물고 몸을 날렸다. 하지만 더글라스의 슈팅이 박지원의 옆구리를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아, 안 돼!”

놀란 박지원이 고개를 뒤로 돌렸다.

지켜보던 고양 팬들도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데, 이 모든 순간에 단 한 사람만큼은 달랐다.

팡!

『라시모프! 라시모프가 막아냅니다!』

라시모프가 거의 슬라이딩하듯 밀고 들어와서 얼굴로 공을 막아낸 것이다.

날아간 공은 골라인 바깥으로 벗어났지만 라시모프는 무리한 플레이를 대가로 쓰러지고 말았다.

“아아아악!”

다리에 쥐가 나고 코에서는 코피가 났다.

몸을 사리지 않은 라시모프의 막판 헌신으로 고양은 위기에서 탈출했지만, 라시모프는 들것에 실려 나갔다.

교체카드도 모두 사용한 상태에서 1명 부족한 상태에서 고양은 최후의 방어전에 돌입했다.

『전북에게 마지막으로 주어지는 기회인데요. 전북의 코너킥입니다!』

팡!

전북의 골키퍼마저 올라간 상태에서 진행하는 막판 코너킥 상황.

그런데 여기서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출렁-

우와아아아아!

고양의 골망이 흔들린 것이다.

“아, 안 돼!”

절망하는 고양 선수들과 환호하는 전북 선수들.

골을 기록한 이는 구본철이었다.

환호하는 구본철.

그런데 갑자기 그의 표정이 굳어졌다.

부심이 깃발을 위로 올렸기 때문이다.

『구본철이 득점합니다! 전북에게 마지막 희망이…… 어어, 부심이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어올립니다!』

『자, 리플레이 한번 보실까요.…… 아, 부심이 제대로 봤네요. 구본철 선수가 고양 수비수들보다 많이 앞섰네요. 이건 오프사이드가 맞습니다.』

결국 오프사이드로 인정받은 전북은 득점이 취소되었다.

득점 취소 결과에 절망하던 고양 선수들과 팬들이 다시 환호했다.

곽찬구 감독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마침내 주심이 경기 종료 휘슬을 불었다.

삑! 삐이익! 삑!

우와아아아아!

『주심이 경기를 끝냅니다! 이렇게 2027 FA컵 우승트로피는 고양 유나이티드가 가져갑니다!』

『고양 유나이티드 정말 대단합니다! 오늘 굉장히 명승부였고요. 창단 첫 FA컵 우승도 축하드립니다!』

『곽찬구 감독은 파주FC에 이어 감독으로서 2번째 FA컵 우승트로피를 고양 유나이티드 감독이 되어 들어올립니다!』

“이겼다아아아--!”

“우리가 해냈다고--!”

“XX! 이게 바로 고양이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벤치에 있던 선수들이 모두 뛰어들어왔다.

경기를 끝까지 뛴 선수들도 승리의 포효를 질렀다.

고양 서포터스들은 노란 깃발을 흔들고 환호했다. 어떤 이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경기장 내에 대형 전광판에 문구가 나타났다.

[2027 더블은행 FA컵 우승팀]

[고양 유나이티드]

그렇게 그들은 또 한 번 새역사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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