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 3세는 조용히 살고 싶다-177화 (177/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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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도 ETRI 공작을 진행하는 중에 조성돈 팀장에게서 이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그는 예상한 결과에 만족했다.

‘좋네. 다른 것을 떠나서 오성 전자가 아무런 일을 꾸미지 않았다는 것이 중요해. 이놈들이 대리점 상대로 분탕질하면 그건 그것대로 번거로우니까.’

설사 오성 전자가 방해한다고 해도 워낙에 콜린스 공급 물량이 적어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런저런 잡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했다.

특히 콜린스 영업을 고깝게 보는 대리점이 단합하면 KM 전자에게도 그다지 좋은 일은 아니었다.

실제로 김명준 과장은 몇몇 대리점이 사전에 모임을 했다는 이야기를 보고받았다.

‘서로 이해관계가 안 맞아서 깨졌지만, 오성 전자가 손을 썼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

“굳이 서두를 이유는 없습니다. 지금처럼만 일을 진행해 주세요. 욕심을 내서 콜린스 판매를 늘리지 말고, 계약서 원칙에만 충실해 주세요.”

“놓치는 손실이 적지 않습니다.”

“그것도 장점이 있습니다. 수요가 폭증하는데, 대리점 단합과 같은 조직적인 방해 행위가 일어나지 않는 것도 한 예입니다.”

“네.”

“그리고 손실에 대응할 추가 물량은 공장에서 공급 가능합니까?”

“…그건 안 됩니다.”

어느 정도 재고 물량을 고려해서 생산량을 계속 늘리고는 있지만, 하루아침에 안 되는 부품이 있었다. 브라운관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번 브라운관을 공급하는 업체 역시 다들 갑자기 늘어난 KM 전자 부품을 채운다고 다른 라인을 돌리는 상황이었다.

황당한 것은 그 물량 예측이 쉽지가 않았다.

따라서 지금까지 생산한 물량을 이리저리 쪼개서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곳에 먼저 공급했다. 이 일은 단순히 매출도 있지만, 영업 전략과도 같이 맞물려 돌아갔다.

특히 톰슨 멀티미디어가 프랑스에 콜린스 모델을 적극 공급하면서 입소문이 유럽 전역을 넘어서 중동, 미국으로 알려졌다.

“미국 쪽은 여전하죠?”

조성돈 팀장도 예상치 못한 문제에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우리 KM 전자에 대해서 잘 모르는 눈치라 그것 때문에 망설이는 상황입니다. 톰슨 같은 업체가 하나만 나와 줘도 쉽게 풀려갈 텐데, 그렇지가 못합니다.”

“그것 외에 텃세도 무시하기 힘들 겁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조성돈 팀장도 최민혁의 톰슨 멀티미디어 계약은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했다. 그 계약이 먼저 체결되면서 다른 유럽 국가에도 유리한 계약으로 콜린스를 공급할 수 있었다.

덕분에 계약금만으로도 지금 KM 전자는 현금이 넘쳐 났다.

이 일은 국내 정식 출시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미래 대리점 같은 곳에서도 스스로 나선 것이 대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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