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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세는 조용히 살고 싶다-167화 (167/1,021)

* * *

최민혁도 이창명 이사를 어떻게 손봐줄까? 고민을 거듭했다.

그냥 단순히 고소해서는 별반 소용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았다.

워낙에 이창명 이사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는 터라 대안을 쉽게 찾지는 못했는데, 인생 1회차에서도 이창명 이사에 대한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권태성 실장이 나설 줄 알았는데, 설마 이창명 이사가 나설 줄은 몰랐어. 이창명 이사는 결국 오성 그룹 내에서 도태된다는 이야기인데, 어떻게 하나?’

그런데 최병연 팀장이 한철수 차장, 조창호 차장을 데리고 실장실을 찾았다. 그는 흥분한 얼굴로 어린아이 손바닥만 한 물건을 내밀었다.

바로 MP3 테스트 플랫폼이었다.

라이터 크기의 PCB 기판 위에는 달랑 칩 세 개만 붙어 있었는데, 그 옆에는 LCD, 배터리, 스피커가 전선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설마 일전에 보여 줬을 때는 이미 칩 제작도 병행했던 겁니까?”

“네, 몇 가지 걱정되는 게 있어서 말씀 못 드렸는데, 성공했습니다!”

놀랍게도 벌써 MP3 기능을 구현한 테스트 플랫폼이 나온 것이었다.

“……!!”

최민혁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호탕하게 웃고 있는 최병연 팀장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이미 콜린스 개발 베이스를 만든 사람이라서 보통 연구원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았다.

따라서 MP3 플레이어 개발도 잘 풀어갈 것으로 추측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결과를 이끌어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내 인생 1회차가 망가졌다면, 최병연 팀장의 인생은 성공 스토리로 가득하다는 소리일까?’

떨리는 손으로 전원 버튼을 눌렀다. 다음에 플레이 버튼을 누르자 ‘Let It Be!’ 노래가 흘러나왔다.

어른 손톱만 한 스피커를 통해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오디오 사업부 쪽에서 저희가 원하는 스피커 작업에 성공해서 음질도 최상입니다.”

“…….”

최민혁은 최병연의 말을 들을 수가 없었다. 비록 제대로 된 형상은 아니지만, 최초 MP3보다 더 발전된 모습에 한동안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시기적으로 봤을 때 이 정도 퀄리티라면 거의 6년을 앞서간 셈이었다.

아니,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고려하면 비교조차 하기 힘들었다.

“…정말 놀랐군요.”

“뭐, 다 실장님 덕분입니다. 돈에 구애받지 말고 밀어붙이라고 해서 칩 개발하는 데 2억 3천 가까운 돈을 갈아 넣었습니다.”

칩 개발 시행착오 때문에 무려 2억이 넘는 돈이 들어갔다.

거기에 다른 연구 팀에서 깨 먹은 돈까지 합치면 5억을 가볍게 넘어간다.

개발과 관련된 비용 전체만 놓고 보면 10억 이상이 추가로 소요되었다.

돈(?) 이야기가 나오자 조창호 차장은 무안해서인지 자기 자랑을 하려다가 슬쩍 시선을 피하고 말았다.

이상적인 제품 스펙, 거기에 이미 어느 정도 구현된 기술, 정해진 칩에 따라서 최고의 전문가가 돈을 아끼지 않고 밀어붙였다.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하지만 최민혁은 낸드 플래시를 확인하면서 고개를 갸웃했다.

“이거 용량이 얼마죠?”

“64MB입니다. 용량이 워낙에 커서 펌웨어 작업도 순조로웠습니다.”

시중에 돌고 있는 낸드 플래시 기준이 8MB보다 무려 8배가 큰 용량이니, 펌웨어 작업도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오상현 과장은 너른 공간을 마음대로 활용해서 삽질했으니, 프로젝트 일정이 늘어질 리가 없었다.

“벌써 64MB 낸드 플래시가 나왔습니까?”

“아, 오성 반도체 대리점에서 샘플로 받은 것입니다. 오성 전자도 아직 64MB 낸드 플래시 양산에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오성 전자도 현재 32MB까지 양산에 성공했는데, 64MB 개발은 도시바와 같이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었다.

결과는 어느 정도 나온 상황이고, 실제로 샘플도 생산이 되었다.

오상현 과장이 오성 반도체 쪽에 아는 지인이 있어서 일단 샘플을 구한 것이었다.

최민혁은 혹시나 정보가 흘러가지 않았을까 염려했다.

“혹시 권태성 실장 귀에도 들어갔습니까?”

“하하하, 그럴 리가 없습니다. 샘플 요구는 저희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거기에 아는 지인 통해서 얻은 것이라 알 리가 없습니다. 안다고 해서 이걸로 추론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도 혀를 내둘렀다.

“…진짜 대단하십니다.”

그제야 세 사람은 칭찬을 들은 아이처럼 싱글벙글 웃었다. KM 전자로 이직한 후에 제대로 적응도 못 했다.

게다가 인기를 더해가는 콜린스 때문에 기가 푹 죽었는데, 이제는 어깨에 힘을 좀 줘도 될 것 같았다.

악동 같은 세 사람의 모습에 최민혁은 혀를 내두른 채 테스트 MP3를 만지면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171]‘이 정도 수준이라면 올해 안에 32MB MP3 플레이어 개발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냐. 아니, 잘만 하면 64MB 낸드 플래시도 공급받을 수도 있겠어. 정말 믿을 수가 없구나. 도대체 최 팀장은 어떻게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일까? 조 팀장 통해서 한번 확인은 해봐야겠어.’

* * *

원래 KM 전자의 브레인 역할을 하는 중앙 연구소는 안산에 있었다. 곳곳에 흩어진 다른 연구소도 있지만, 지엽적인 것에 불과했다.

STB 사업부 매각과 새로운 인력 스카우트가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KM 전자 연구소는 급속히 바뀌기 시작했다.

결국 KM 전자 본사에 새로운 중앙 연구소가 만들어진 것이었다.

이 연구소는 오성 전자의 이직 인원과 기존에 남은 연구원이 다 합쳐지면서 구조도 많이 바뀌었다.

사람 수가 늘어나고, 새로운 연구가 늘어나면서 규모 자체가 커져 9층, 10층을 동시에 사용하는 형태가 되었다.

최병연 팀장은 이 새로운 연구소 입구에 카드키를 사용해서 안으로 들어갔다. 그 다음은 검지손가락 지문을 이용했고, 마지막으로 입을 열었다.

[최병연 부장!]

삑!

[목소리가 일치하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인증해 주십시오.]

또다시 말해도 음성 인식 기능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뒤를 따른 조창호 차장이 나서자 제대로 인식되면서 문이 열렸다.

철컹!

[조창호 차장님,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젠장!”

최병연 팀장은 목소리 차별에 툴툴거리면서 화장실에 갔다가 막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오상현 과장을 질책했다.

“이거 아직도 왜 이러는 거야?”

오상현 과장은 조금 전에 문 앞을 지나가다가 음성 인식 오류가 난 것을 봤기에 어깨를 으쓱했다.

“최 팀장님만 안 막히고, 다른 사람은 전부 다 잘됩니다.”

“아니, 내 목소리만 이상하다는 소리야?”

“네.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최병연 팀장님 목소리만 음성 인식 알고리즘에서 벗어난 것 같습니다.”

“아니, 그러면 예외 처리해서 DB에 등록해야 할 것 아냐?”

“등록했는데, 계속 오류가 납니다. MP3 펌웨어 작업 때문에 시간이 부족합니다.”

“젠장. 아니, 도대체 이런 보안 시스템을 왜 우리가 관리하는 거야?”

“최 실장님이 지시한 것 중의 하나입니다!”

음성 인식과 관련된 보안 시스템 연구는 소프트웨어 팀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일 중에 하나다.

최민혁도 이 연구가 장기 과제라는 것을 알기에 회사 내부 시스템에 직접 적용하라고 지시했다.

지금 연구실에 적용된 음성 인식 기술은 다른 회사에서 사들인 것을 수정해서 개선했다.

객체형 OS 개발과 동시에 진행하는 프로젝트 중의 하나였던 것이었다.

최병연 팀장은 마침 심통 난 애처럼 중얼거리면서 걸어갔다.

뒤따른 한철수 차장이나 조창호 차장은 가까스로 웃음을 참았다.

“웃지 마라!”

“넵!”

이 상황은 실험실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 * *

연구실 안에 독립된 실험실 역시 카드 키를 사용해야 열리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대략 40평 가까운 공간에는 수십 개의 전자 장비가 가득했다.

그 사이사이에는 MP3 플랫폼 테스트가 동시에 진행 중이었다.

세 사람씩 붙어서 작업 중이었는데, 최병연 팀장이 들어와도 쳐다보지도 않았다.

즉 최민혁이 일전에 본 테스트는 여러 개의 프로젝트 중의 하나에 불과했다. 그중에 하나만 골라서 최민혁에게 보여준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최구만 과장이 이번에 새로 들어온 전원 칩 전문가인 이주옥 과장과 같이 달라붙어서 오실로스코프를 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MP3 테스트 플랫폼에 지난주에 받은 칩을 탑재한 보드를 테스트 중이었다.

“최 과장, 할 만해?”

뒤늦게 최병연 팀장을 알아본 최구만 과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봐, 하면 되잖아.”

하면 된다는 단순한 말에 최구만 과장은 양손으로 얼굴을 쓰다듬었다. 도대체 TV 설계와 반도체 설계가 어떻게 하면 된다는 말로 직종 전환을 할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전 TV 전원 설계 쪽만 하다가 전원 칩 설계를 하려니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비슷하잖아?”

“…TV 전원이랑 칩 전원이랑 도대체 어떻게 유사하다고 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푸념을 늘어놓은 최구만 과장을 힐끗 쳐다본 이주옥 과장이 어깨를 으쓱했다.

“최 과장님도 처음에는 아날로그 칩 설계에 대해서 잘 몰라서 헤매기는 했지만, 이제는 어지간한 애들보다 훨씬 낫습니다. 특히 전원 안정화 부분만큼은 저보다 더 훌륭합니다.”

간단한 전원 설계지만 TV 전원 설계를 통해서 얻은 경험은 비슷하게 적용되었다. 최구만 과장은 전원 칩 일부를 설계하면서 자신이 배운 것을 그대로 접목한 것이었다.

만류귀종처럼 근본적인 원리는 다르지 않으니까.

전원 칩 설계 관리 감독을 이주옥 과장이 하면서 문제가 없도록 했다.

결국 두 사람이 시너지를 내면서 결과는 생각보다 더 좋았다.

돈은 좀 많이 까먹었지만.

말이 좀 많은 이주옥 과장은 최구만 과장의 이런 장점을 주절주절 늘어놓았다.

“저도 최 팀장님이 지시할 때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막상 지나고 나니 다 맞는 말씀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최민혁 실장의 황당한 지시 때문에 당황했던 최구만 과장도 이제는 그 말에 수긍했다. 이 일을 지시받을 때만 해도 불안했다. 혹시 최민혁 실장이 자신을 토사구팽한 것이 아닌가도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최구만 과장도 간단한 아날로그 설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자신조차 이런 상황으로 풀려갈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 자리에 없는 김갑래 과장과 윤선기 대리는 지금도 반도체 회사에 가서 수정 작업 중이었다.

최병연 팀장은 피식 웃었다.

“최 실장님이 지시할 때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야.”

불만이 많은 최구만 과장은 오히려 반박했다.

“최 팀장님도 회사에 딱히 적응을 잘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난 즐거워.”

“디지털 칩, 아날로그 칩, 거기에 펌웨어 설계가 다 포함된 이 복잡한 프로젝트가 할 만하다는 말입니까?”

“응. 최 과장이 아직도 이해를 못 하는구나. 정말 어려운 것은 이 MP3 원천기술이야. 이게 다 정해져 있는데, 뭐가 어렵겠어. 설계상의 오류는 삽질해서 잡아내면 되지만 이 기술만은 그렇게 할 수가 없어.”

조창호 차장도 순순히 수긍했다.

“저도 공감입니다. 삽질을 약간 했지만 정말 어려운 것이 이 원천기술이니까. 솔직히 이게 없었다면 내년 하반기, 아니, 어쩌면 내후년 초순이 되어야 결과가 나왔을 겁니다.”

최병연 팀장도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콜린스 초대박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비록 콜린스 베이스를 그 자신이 주도했다고 해도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콜린스 양산화를 주도한 것은 결국 최구만 과장이었다.

그러니 콜린스가 유리한 조건으로 프랑스뿐만 아니라 독일, 영국, 이탈리아 물량이 늘어나는 것이 마냥 편치만은 않았다.

특히 KM 전자 주가가 단기 조정을 거쳐서 결국 8만 원에 안착하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는 결국 회사 내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서라도 MP3 플레이어 개발을 무리하게 밀어붙였다.

최구만 과장은 장밋빛 환상을 늘어놓는 최병연 팀장이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제가 깨 먹은 돈만 해도 1억이 넘습니다.”

조창호 차장 역시 다섯 가지 플랫폼을 살피면서 계속 툴툴거렸다.

“전 분명히 칩 제작에 실패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개발비를 깨 먹은 것은 최 팀장님이 일방적으로 막 밀어붙였기 때문입니다!”

최병연 팀장은 심통이 난 조창호 차장의 목을 감쌌다.

“조 차장, 내가 다 책임진다고 했지?”

“지난주에 1억 가까이 깨 먹은 것은 최 실장님에게 제대로 언급도 안 했습니다!”

무리하게 막 밀어붙이면서 시제품 칩을 꽤 날려 먹었다.

이와 관련해서 켕기는 것이 많은 연구원 몇 사람은 노트북 화면만 죽어라고 쳐다보았다. 오성 전자에 있을 때 이런 문제가 터지면 인사고과가 박살이 나기 때문이었다.

최병연 팀장은 혀를 찼다.

“최 실장님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도 안 했잖아. 그분이 원하는 것은 개발비가 아니야. 결과지. 그게 있어야 경영 전략을 정할 수 있으니까.”

실험을 진행하는 한 팀이 버벅거리는 것을 손봐준 조창호 차장도 비아냥거렸다.

“아마 실장님이 진실을 안다면 분명히 뭐라고 할 겁니다!”

“아니라니까. 조금 전에 이야기를 듣고도 그런 소리가 나와?”

확실히 과다한 개발비 손실을 우려한 한철수 차장이 불쑥 끼어들었다.

“확실히 개발비 까먹은 것은 쳐다도 안 보던데, 무슨 다른 일이 있는 겁니까?”

빈 의자를 가져와서 앉은 최병연 팀장은 주변을 둘러싼 한철수 차장, 조창호 차장, 최구만 과장을 힐끗 쳐다보았다.

“요즘 기획실이 어수선한 것을 보면서도 눈치를 못 채는 거야? 위성사업에 갑자기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그 시작이잖아.”

곰같이 큰 덩치에도 눈동자를 도르르 굴리던 한철수 차장이 입을 열었다.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말들이 많던데, 정말 이일태 이사와 갈등 때문에 최 실장님이 그러는 겁니까?”

“방송 위성 사업이 꾸준한 수익이 나오기는 하지만 큰돈이 안 되잖아. 워낙에 관련된 이들이 많으니까. 콜린스 관리만 해도 최 실장님은 걱정 없어. 그럼에도 굳이 일을 만드는 것은 바로 이 MP3 때문일 거야. 덕분에 오성 전자의 시선은 위성 방송 사업에 가 있어, 우리를 신경 쓰지 않잖아?”

“…설마 시선 돌리기란 말이에요?”

“오성 전자 쪽에서 연락받은 사람? 없잖아. 이상하다고 생각 안 해? 지금 우리를 관리할 마음의 여유조차 없는 거야. 이게 말이 돼?”

“하긴.”

오성 전자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한철수 차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보여준 행동을 감안하면 확실히 이상했다.

최소한 꾸준하게 다시 연락을 취해야 정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할 일은 딱 정해져 있어. 가능한 빨리 결과를 내놓아야지. 그래야 경영 전략을 짜기가 좋아져. 뭐 이 MP3 플레이어가 제대로 대박 친다고 생각해 봐. 2~3억 정도의 개발비 따위는 푼돈에 불과해!”

“와.”

세 사람도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귀를 쫑긋한 채 듣고 있는 다른 연구원 역시 가자미눈을 한 채 최병연 팀장을 쳐다보았다.

최민혁 실장의 지시에 따라서 최병연 팀장은 무리한 강행군을 시켰다. 결과는 나왔지만, 사고를 너무 많이 친 것 때문에 불안했다.

다행히 최민혁 실장이 이 문제에 대해서 딴죽을 걸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했다.

최병연 팀장은 연구실 분위기가 의도한 대로 바뀐 것에 만족해서 손뼉을 쳤다.

“자, 이제 걱정하지 마. 최 실장님이 이미 인정을 한 사실이야. 연구비는 몇 억은 날려도 좋으니, 최대한 빨리 마무리를 하자. 제품 디자인부터 시작해서 이제 진짜 할 일이 많아!”

“네!”

다들 자리에서 우르르 일어났다. 최병연 팀장이 무리하게 진행했다는 것은 알지만, 지금부터 그들이 해야 할 일은 정말 많았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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