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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은 MP3 플레이어 개발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자 MP3 플레이어 관련 자료를 전부 MP3 개발 팀에 넘겼다.
이미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온 덕분에 개발 팀은 최민혁이 넘겨준 자료를 금방 이해했다. 다만 그들도 아예 작정한 최민혁의 행보에 혀를 내둘렀다.
MP3 관련해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KM 전자가 원천기술을 보유한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었다.
막상 이 기술을 얻는다는 소리를 들을 때만 해도 그게 뭐 대단한가 싶었다.
그런데 실제로 테스트 플랫폼으로 만들어 놓고서야 그 차이를 깨달았다.
바로 카세트 플레이어의 대체.
자칫하면 카세트 플레이어 산업의 종말을 만들 수도 있었던 것이다.
최병연 팀장조차 최민혁이 지시한 프로젝트의 의미를 뒤늦게야 깨달았다. 그는 이제 콜린스에 대한 지난 감정의 응어리조차 다 털어버리고, 오직 MP3 프로젝트에 집중했다.
‘이거 진짜 보통 프로젝트가 아니구나.’
자신의 인생을 걸 만한 프로젝트가 바로 MP3 프로젝트였다.
덕분에 MP3 프로젝트 팀은 그 어느 때보다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
최민혁은 자신이 굳이 MP3 프로젝트에 더 손을 댈 것이 없다고 생각하자 다른 일에 좀 더 착수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런 최민혁의 모습은 제삼자가 보기에는 의아한 부분이 많았다.
특히 이일태 이사는 국내에 복귀한 후에도 정식으로 이사회를 열지 않은 최민혁 행동에 불만이 많았고, 마침 최민수 사건 때문에 연락을 해온 그룹 비서실장 권재홍을 서울의 한정식집에서 만났다.
우선 자기 일에 대한 푸념부터 털어놓았다.
“아주 미치겠습니다. 제가 지금 진행하는 일은 무궁화 발사를 계기로 열리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선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사회에서 관심을 두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게 말이나 됩니까?”
실제로 무궁화 발사 이후에 위성 사업 분야는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이 개발 자체가 기술 국산화를 근간으로 시작된 것도 한 원인이고, 내년에 새로운 위성 사업을 만들겠다는 정부 의지가 담겨 있다.
위성방송 시대가 열리면, 당연히 통신 시대에도 큰 영향을 준다.
새로운 방송 수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권재홍 그룹 비서실장도 이일태 이사의 말에 넌지시 힘을 실어주었다.
“지금까지 소요된 예산이 4,000억이 넘는다고 하셨죠?”
“네. 록히드 마틴, 맥도널 더글러스와 같이 알 만한 미국 기업은 다 참여했습니다.”
이제까지 쌓인 것이 많은 이일태 이사는 술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권재홍 비서실장은 냉정하게 이일태 이사의 말을 듣기만 했다.
‘결국 국내업체는 위성 관련 장비 개발에 집중했다는 이야기인데, 그것도 시행착오가 많았나 보구나. 나쁘지는 않네.’
“하면 최민혁 실장은 아예 위성 사업에는 여전히 관심이 없다는 말입니까?”
“아, 그러니까 사람 환장하죠. 도대체 유럽에서 온 이후에는 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제야 권재홍 비서실장도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러면 최민수 도련님이 들어가지 못한 그 층에서는 뭘 하고 있는 겁니까?”
“모릅니다. 아예 말을 안 합니다. 아니, 저도 그 안에 들어갈 수가 없다니까요.”
권재홍 비서실장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는 드디어 최민혁 실장의 틈을 발견했다고 확신했다.
이번에 김기범이 구속되면서 최민수 역시 지난 마약 클럽 사건 때문에 참조인 조사를 받았다. 그 와중에 최민수는 보안 구역에 침입하려다가 걸린 사건까지 엮일까 봐 최문경 부회장에게 도움을 청했다.
내막을 잘 모르는 최문경 부회장은 이번 일에 흥미를 느꼈다.
지금까지는 최민혁은 흔들 방법을 찾지 못했는데, 드디어 KM 전자 내부에서 최민혁을 요격할 대안을 찾은 것이다.
결국 권재홍 비서실장에게 이 일을 내사하라고 지시했다.
이제까지 사건 조사를 마친 권재홍 비서실장은 조심스럽게 이 일을 살피면서 최민수와 관련이 있는 이일태 이사를 만난 것이었다.
‘김기범 마약 사건은 최 실장이 꾸민 것이 확실해. 혹시 최민수 도련님까지 같이 엮어서 내칠 목적인 것 같았으니까. 그래서 이일태 이사 이자를 지켜봤는데…….’
이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그런데 최민수에 대한 최민혁의 행보는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별다른 행동 변화를 보이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막상 이일태 이사 이야기를 들어보면 최민혁이 또 뭔가 수작을 부리는 것 같았다.
“잘 이해가 안 됩니다. 설사 보안 연구소가 있다고 해도 최소한 이사진은 알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 경우가 성립된다면 이일태 이사님이 지금 진행하는 위성 사업부 일을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가 되는데, 그게 말이나 됩니까?”
“제 말이 바로 그겁니다!”
이일태 이사도 최민혁 앞에서는 단 한마디 말도 못하다가 권재홍 비서실장이 띄워 주자 물 만난 고기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권재홍 비서실장이 그제야 만족했다.
“차라리 이번 이사회에서 한번 최 실장을 직접 공격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네? 최 실장을 상대로 제가요?”
깜짝 놀란 이일태 이사는 마치 공포 영화의 주인공처럼 몸을 움찔 떨었다.
파랗게 질린 이일태 이사를 보자 권재홍 비서실장은 혀를 찼다.
“아, 물론 최 실장이 KM 전자 오너라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KM 그룹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것은 아닙니다.”
이미 최문경 부회장조차 KM 전자에 힘을 쓰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이일태 이사는 망설였다.
“하지만…….”
“제가 부회장님 통해서 최 실장의 독재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겠습니다. 아마 오영근 사장도 마냥 무시하지는 못할 겁니다. 최용욱 회장님조차 이 일을 좌시하지 않을 겁니다. 잘나가는 회사가 망하는 것도 자만심에 빠져서 잘못된 경영 판단을 내리기 때문이니까. 그러니 이번 기회를 이용해서 최 실장을 압박해 보세요.”
최용욱 회장 이야기에 이일태 이사도 태도를 슬쩍 바꾸었다.
“…뭐, 그렇게만 된다면 제가 못할 것도 없습니다. 최 실장의 독단은 문제니까요. 하지만 회장님이 굳이 그렇게까지 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룹 차원에서 걱정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최 실장의 실적은 인정해도, 앞으로도 잘한다고 누가 장담하겠습니까?”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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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홍 그룹 비서실장은 곧바로 최문경 부회장을 만나서 김기범, 최민수, 이일태 이사에 대한 것을 말해주었다.
최문경 부회장은 이미 김기범 구속 사태 배후에 최민혁이 있다고 확신했다. 그런데 회사 내에서도 이미 따로 뭔가 수작을 부린다는 것을 알자 이일태 이사에 대해서 고민했다.
“민혁이 그놈이 회사를 자기 입맛대로 막 굴린다는 말인가?”
“네. 장난 아닙니다. 자기 눈밖에 벗어난 사람을 다 쳐내 버립니다. 오죽하면 최민수 도련님이 벌벌 떨면서 부회장님에게 전화했겠습니까?”
하지만 이미 최민혁이 자기 전화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았다.
“그렇다고 내 말을 민혁이 그놈이 들을 것 같지는 않아.”
“정 안 되면 회장님에게 항의하는 것은 어떨까요? KM 전자가 최민혁 실장의 개인 사유물이 아니지 않습니까. 아무리 회장님이 최 실장을 인정한다고 해도 나이가 있으니, 걱정하실 겁니다.”
물론 KM 전자 오너는 최민혁이 맞다. 다만 최용욱 회장이 증여한 마지막 지분이 문제였고, 심지어 가장 처음에 넘긴 지분도 최용욱 회장 소유였다.
도의적으로 따지면 그 영향력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최문경 부회장도 차라리 아버지를 이용해서 최민혁을 압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비록 KM 전자 지분은 돌려받지 못한다고 해도 KM 산업 지분은 확보할 수 있을 테니까.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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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경 부회장은 결국 아버지 최용욱 회장의 저택을 다시 찾아갔다.
그런데 최용욱 회장은 평소와는 달리 가볍게 조깅을 하고 있었다.
다 죽어가던 최용욱 회장이 서서히 부활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젠장. 되는 일이 없네.’
최용욱 회장이 죽기를 원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몸이 아파서 현업에 끼어들지 못할 정도로 나빠지기를 은근히 기대했다.
그런데 최용욱 회장은 안색은 중년 못지않을 정도로 건강했다.
이제 다시 경영에 나서도 문제가 될 것 같지가 않았다.
그렇게 되면 지분을 다 가진 최민혁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과녁이 될 확률이 높았다.
심란한 최문경 부회장 눈빛을 본 최용욱 회장은 채윤집 집사가 건넨 수건으로 얼굴에 흐른 땀을 닦았다.
“표정이 왜 그 모양이냐?”
“아, 아버지 건강이 매우 좋아 보여서 그랬습니다.”
실상 최용욱 회장은 얼마 전에 전경련 모임에 가서도 주목을 받았다. 그 모임에서도 손자 최민혁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자신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이들에게서 손자 혼사 문제 제안도 받았다.
그 자리에서 둘러대기는 했지만, 자신을 원하는 사람은 끝도 없었다.
손자 때문에 최용욱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의 시선을 받았다.
꾸준한 운동을 한 상황에서 정신적인 안정을 찾았으니 그의 건강이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최용욱 회장은 그래서 꿍꿍이가 가득한 장남의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 마.”
내심을 숨기기 위해서 최문경 부회장은 푸념을 털어놓았다.
“아버지도 참. 제가 뭘 어쨌다고 그러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전에는 그래도 최문경이 장남이라는 점을 인정했던 최용욱 회장은 평소와는 달리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질책했다.
“네놈의 얼굴을 보면 다 드러나는데, 거짓말하지 마라. 오히려 화가 나려고 하니까.”
최문경 부회장은 차가운 최용욱 회장의 시선에 주먹을 콱 움켜쥐었다. 최민혁 그놈 때문에 설마설마했던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미치겠네.’
“진짜 억울합니다. KM 산업도 이제 탄탄한 성장을 거듭하는 시기인데, 왜 자꾸 저를 구박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냉수를 젊은이처럼 벌컥벌컥 들이켠 최용욱 회장은 가볍게 몸을 풀었다. 헬스까지 병행해서인지 근육이 젊은이 못지않았다.
“민혁이 하는 것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와?”
“도대체 민혁이가 뭘 했다고 그럽니까?”
“한심한 놈!”
화가 난 최문경 부회장은 목소리를 올렸다.
“KM 산업이랑 KM 전자가 같습니까. 분야가 전혀 틀리지 않습니까.”
“개소리 마. 네놈이 헛짓하는 바람에 내가 얼마나 마음고생했는지 아냐?”
최문경 부회장도 짜증이 났다.
“그거야 훈열이가 사고 친 것 아닙니까.”
“네놈이 훈열이를 부추긴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야!”
“아니, 제가 언제 훈열이를 부추겼다고 그러십니까?”
“진짜 내가 증거를 보여줄까?”
“무, 무슨 말씀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당황한 장남을 보자 한숨을 내쉬었다.
“민혁이 일만 해도 그렇다. 네놈의 경영 실책을 덮으려고 한 것도 다 안다. 차라리 집안으로 끌어들여서 감시하려고 한 것도 모를 것 같으냐. 앞으로 잘 생각하는 것이 좋을 거다. 네놈이 KM 그룹을 승계한 것은 아니니까.”
“…….”
최문경 부회장은 창백한 굳은 얼굴을 한 채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걱정했던 일이 정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네놈이 꿍꿍이가 있다는 것도 내가 모를 것 같냐. 제발 정신 좀 차려!!”
“후유, 아무래도 KM 산업의 경영 결과가 마음에 안 든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은 제가 인정하고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일단 고개를 숙였다.
버럭 화를 내는 최용욱 회장의 모습은 확실히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이질적인 아버지 모습에 최문경 부회장은 이를 악물었다.
그래 자신이 최민혁을 흔들 목적으로 최훈열 전무를 부추긴 것은 맞다.
그런데 이미 다 지난 일이 아닌가.
최민혁 이야기가 거론되자 자연스럽게 KM 전자 주가를 떠올렸다. 이제 겨우 잊었다고 생각한 KM 전자가 새삼 아까웠다.
‘내 건데!’
자기 자산을 민혁에게 강탈당했다고 생각하자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욕망을 쉽게 감출 수가 없었다.
‘민혁이 이 새끼 때문에 아주 돌겠네.’
최문경 부회장은 가까스로 안정을 찾은 후에 최민혁의 경영 독재에 관한 이야기를 넌지시 꺼냈다.
“제가 알아보니, KM 전자 이사회 내에서도 불만이 많습니다. 실적이 없는 이사를 자른 것은 그렇다고 쳐도 아직 그 자리를 다 공석으로 내버려 둔 것은 민혁이 그놈이 이사회를 자기 입맛대로 할 목적이 아니냐는 소리가 나옵니다.”
변화무쌍해 가는 장남의 얼굴에 크게 실망한 최용욱 회장은 최민혁의 이야기가 나오자 혀를 찼다.
“산적한 일이 많으니 그럴 수도 있지.”
“그래도 그건 아니지 않습니까. 제가 회사 경영을 독단적으로 결정하면 아버지가 난리를 쳤지 않습니까. 장승일 실장을 통해서 견제한 것도 그런 이유고, 저도 그 부분을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민혁이만 왜 특별 대우를 하는 겁니까?”
“KM 전자의 경우는 달라. 훈열이나 현우 같이 어설픈 놈이 그 자리에 앉아서 분탕질로 회사를 개판으로 만드는 것보다는 차라리 없는 게 나을 수도 있어.”
“KM 산업도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국내에 경쟁 상대가 없는 KM 산업과는 달리 KM 전자는 오성 전자를 비롯한 가전 대기업과도 싸우는 중이었다. 벼랑 끝에 놓인 KM 전자는 극약처방도 필요한 법이다!”
아니, 이 무슨 내로남불이란 말인가.
“아버지!”
최용욱 회장은 두 눈을 부릅뜬 채 최문경 부회장을 질책했다.
“개소리 마. 이미 KM 전자는 민혁이 그놈에게 다 넘겼으니, 왈가왈부할 일은 아냐.”
“그래도 아버지가 증여한 지분은 원래 아버지 소유 아닙니까. 아무리 손자가 실적이 좋다고 해도 경영의 기본은 지켜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 정도면 꼬리를 내릴 최문경 부회장의 행동은 이전과는 달라서 최용욱 회장도 눈살을 찌푸렸다. 그 역시 최민혁의 나이를 떠올렸다.
‘확실히 한창 피가 끓어오를 때지. 콜린스 덕분에 무서울 것이 없을 거고, 그렇다고 이사회를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할 수도 있어.’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재계에서 이것저것 많은 것을 경험한 최용욱 회장도 자칫하면 큰 사고를 칠 수 있는 상태라는 것을 잘 알았다.
대박을 한 번 칠 수는 있어도 다시 대박을 친다는 것은 경영 경험이 많은 최용욱 회장조차 본 적이 없는 일이다.
“진심이냐?”
“네. 아니, 제가 뭐가 아쉬워서 아버지에게 푸념을 늘어놓겠습니까. 저도 민혁이 그 녀석 성과,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걱정입니다. 콜린스 매출이 벌써 3,000억이 넘을 거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자칫 그 상황에서 실수 한 번 했다가는 막대한 손실을 볼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이사회의 이야기도 들어야 할 때입니다. 그런데 KM 전자 내부에서도 최민혁 그놈의 독재에 말들이 많습니다!”
그럴듯했다. 게다가 실제로 마냥 무시할 말은 아니었다.
최문경 부회장조차 KM 산업을 경영하면서 큰 손실을 냈는데, 그중에 하나가 수급 조절을 제대로 잘못해서 적자로 쌓인 물량 때문이었다.
최용욱 회장도 최문경 부회장의 꿍꿍이를 알았지만, 그의 말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오영근 사장도 민혁이 그놈에게 밀려서 찍소리 못한다고 하던데, 한 번쯤은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