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 3세는 조용히 살고 싶다-155화 (155/1,021)

* * *

실장실에 도착한 최민혁은 민성일 과장의 프로필을 다시 확인하고는 혀를 내둘렀다. 인생 2회차 경험 때문에 임직원에게도 가능하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도록 지시를 내렸다.

보직을 바꾸는 것이 그중 하나다.

팀장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지만 필요하다면 못 할 이유는 없었다.

‘내가 성공했는데, 다른 사람이 못 할 이유는 없으니까.’

하지만 민성일 과장의 경우는 실로 예외적인 경우다.

보직 이동을 한 후에 이렇게까지 큰 성과를 낸 이는 없었기 때문이다.

조성돈 팀장조차 혹시나 하는 마음에 민성일 과장을 유심히 봐두었다가 자신이 가져온 자료를 보면서 혀를 내둘렀다.

“실장님, 진짜 놀랍습니다.”

이미 유럽 행보나 이번 김기범 마약 사건을 통해서 최민혁의 혜안을 새삼 경험한 조성돈 팀장도 연신 탄식만 했다.

다른 경우와 달리 민성일 과장의 경우는 그도 처음 봤기 때문이다.

최민혁이라고 해서 잘 아는 것은 아니었다.

“뭐, 조 팀장님이 사전에 잘 처리한 것 때문입니다.”

“아닙니다. 저야 실장님에게 보고만 했고, 결정을 내린 분은 실장님 아닙니까. 이번 일은 다른 일과는 달리 인사 결정이라서 더 의미가 깊습니다.”

따스한 조성돈 팀장의 눈길은 유럽에서도 보여주지 않던 것이다.

사람 냄새가 가득한 시선에 최민혁도 입맛을 다셨다.

“공치사는 그 정도로 합시다. 다만 민성일 과장의 경우도 있으니, 자기 직무에 만족하지 못한 이들을 위한 공식적인 과정도 만드세요.”

“아마 직원들이 정말 좋아할 겁니다.”

“그렇습니까?”

“기업 생리가 임직원을 부품처럼 여겨서 필요 없으면 잘라 버립니다. 그런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행보입니다. 아마 임직원의 충성도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질 겁니다.”

“그러면 더 좋죠.”

얼굴에 계속 금칠을 당하고 있던 최민혁은 막 실장실로 들어온 오혜정 비서에게 시선을 돌렸다. 콜린스 광고 반응에 대한 것은 이미 보고를 받았지만 당사자를 이렇게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인생 1회차에서 비참했던 오혜정 비서의 미래를 잠시간 떠올렸던 최민혁은 문득 처음 접하는 차 맛에 고개를 갸웃했다.

오혜정 비서도 벌써 1층의 환영식을 들어서인지 아침부터 달달한 산삼차를 내왔다.

“외갓집에서 얻은 산삼을 달인 차입니다.”

“진짜 산삼입니까?”

“네. 이번 TV 광고 때문에 외할아버지가 선물로 내놓았습니다.”

상기된 오혜정 비서의 눈빛은 이전과는 사뭇 달라져 있었다.

오혜정 비서가 모델로 출현한 콜린스 TV 광고도 얼마 전부터 나왔다. 콜린스 인기 때문에 덩달아서 오혜정도 이 광고로 떴다.

이미 몇 곳의 기획사에서 오혜정 비서에게 연락을 해왔다.

아니, 지난주부터는 지긋지긋할 정도로 연락을 해왔다. 심지어 집을 방문해서 부모님을 상대로 설득까지 했다.

모델을 시작으로 영화에 출연해도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어렵게 살아온 오혜정 부모는 기획사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들은 오혜정이 지금 만족하는 일에 충실하기를 원했다.

기획사 입장에서는 실로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안 좋은 일도 있었다.

기획사 중에는 꼭 말로만이 아니라 은근한 압박을 하는 이도 있었다.

그녀는 참다못해서 조정욱 인사 팀장에게 말했는데, 그 이후로는 그 기획사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굳이 그런 일까지 최민혁에게 말하지 않았다.

최민혁은 차 맛을 음미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솔직히 산삼 차가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상대 정성을 생각했다.

“좋네요.”

“네.”

최민혁은 밀린 업무 중에 오혜정 비서에 관한 것을 떠올리면서 은근히 그녀 표정을 살폈다. 이미 광고 덕분에 오혜정 비서에 대한 인기가 가볍지 않다는 것을 들었다.

일반 모델과는 달리 비서라는 일을 하면서 쌓인 아우라 덕분에 그녀의 유명세는 가볍게 볼 일이 아니었다.

특히 혁신적인 콜린스의 모델이라는 이미지도 나쁘지 않았다.

“TV 출현해 보니 어때요?”

“다음에는 절대로 안 나갈 겁니다.”

“이상하군요. TV 모델 출연은 여자의 로망으로 아는데…….”

“전 지금 일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뚝 부러진 대답에 최민혁은 의아한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내가 알기로 모델료도 신인급보다는 많이 준 것으로 아는데, 그 돈이면 직장 월급에 만족하기 쉽지 않을 거야. 그런데 왜 저런 반응일까?’

모델료를 많이 줬다고 해서 딱히 오혜정 비서에게 특혜를 준 것은 아니었다. 최근 광고업계는 계속해서 치솟는 광고 모델료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맥주 광고에 출연한 한 톱 탤런트 모델료가 무려 4억이라는 것이 알려진 것이다.

특급 모델료는 작년과 비교해서 20% 가까이 치솟았는데, 개인에 따라서 그 인상폭도 달랐다.

모델료 상승 자체는 자본주의 시장 논리에 따라서 딱히 비난할 수는 없었다. 다만 일반 근로자와 비교하면 이게 합당한지는 다른 문제다.

오히려 과다한 모델료가 오히려 기업에 부담을 주는 효과가 있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오혜정 경우는 KM 전자 입장에서는 초대박이었다.

굳이 3~4억을 주지 않고도 그와 유사한 효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오혜정이 받은 모델료는 인센티브를 포함해서 무려 1억 2천이었다.

최민혁은 혹시나 다른 일이 있나 싶어서 홍보 팀장 이용식 부장을 불렀다.

갑자기 최민혁 호출을 받고 나타난 홍보 팀장 이용식은 모델료 때문인가 싶어서 고개를 갸웃하다가 오혜정 비서를 보자 바로 입을 열었다.

“오혜정 비서에게 딱히 특혜나 그 어떤 압력을 준 적은 없습니다. 인센티브를 포함한 1억 2천이면 결코 적은 모델료가 아닙니다.”

최근 모델료가 폭등한 점을 감안해서 책정한 것이었다.

최민혁도 구체적인 모델료와 인센티브를 보고서야 힐끗 오혜정 비서를 다시 쳐다보았다.

오혜정 비서도 최민혁의 시선이 뭘 의미하는지 모를 수가 없었다.

그녀도 광고 한 번 나가면 자신이 10년 동안 벌어야 하는 돈을 벌 수 있는데, 나름 갈등하지 않았다면 그건 더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실장님 지시라서 이번 TV 모델에 나갔습니다. 이번 일에 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큰 의미를 두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제 일에 만족합니다.”

“흠.”

예상과는 전혀 다른 단호한 오혜정 비서의 모습에서 최민혁은 그녀의 인생 1회차를 또다시 떠올렸다. 이제야 최훈열 전무와 어떤 식으로 싸웠는지 대충 그림을 그릴 수가 있었다.

그래서 더 고민이었다.

비서로 있기에는 너무 과했다.

길거리를 걸어가면 남자들 시선을 우르르 모으는 오혜정 비서였으니까.

자신이 뭘 잘못했나 싶어서 긴장한 이용식 홍보팀 부장은 눈동자를 도르르 굴리면서 이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았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설마 김민석 과장 그 새끼가 사고라도 친 건가?’

오혜정 비서에게 유독 질척거리는 김민석 과장.

광고를 찍는 내내 오혜정 비서 옆에서 떨어지지 않았는데, 회식 자리에서 그만 사고를 쳤다. 물론 심각한 성추행은 아니었지만 주변 사람들마저 찌푸리게 할 정도였다.

가벼운 스킨십이 그 대표적이다. 비록 포옹과 같은 간단한 동작이지만 상대가 질색하는데도 계속 들러붙은 것이었다.

오혜정 비서가 단호하게 처신한 후에도 김민석 과장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김민석 과장은 남자라면 모름지기 여자에게 당당해야 한다는 주장만 할 뿐이었다.

이용식 홍보부장도 도저히 그냥 둘 수가 없어서 단단히 혼을 냈다.

김민식 과장도 그제야 좀 잠잠해졌다. 다행히 TV 광고 작업이 끝난 후에 아예 최 대리에게 오혜정 비서를 넘긴 후에 더 시끄러운 일은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었다.

오혜정 비서를 이번 TV 광고 모델로 채택하면서 나름 고민을 많이 했다. 그 역시 눈치가 있어서 회사 오너인 최민혁 실장의 비서라는 것을 알아서 오혜정 비서를 특급으로 대우했다.

심지어 날파리처럼 얼쩡거리는 기획사는 단호하게 고소까지 해가면서 손을 썼다.

솔직히 이번 광고를 통해서 오혜정 비서의 눈부신 미모를 새삼 확인한 그 역시 오혜정 비서에 눈이 안 가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홍보 팀 중에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최민혁 실장의 암묵적인 애첩(?)으로 소문난 오혜정 비서를 감히 건드릴 수가 없었다.

웃기는 사실은 오혜정 비서가 그런 소문을 부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팀 내의 문제까지 들여다보지 않은 최민혁은 너무 긴장해서 식은땀을 흘리는 이용식 부장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아, 아닙니다.”

여전히 당황한 이용식 부장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혹시라도 김민석 과장 일이 최민혁 귀에 들어갈까 염려한 것이었다.

지금 최민혁의 사내 영향력은 직원을 그 자리에서 잘라도 오히려 박수를 칠 정도였으니.

최민혁 역시 직원들의 환대에 더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혹시라도 문제가 있으면 사전에 말해 주세요. 필요하다면 인력을 더 충원해도 좋으니까.”

“절대로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만 가보세요.”

“혹시 제가…….”

“아뇨. 이 자료면 됩니다.”

최민혁은 이용식 부장이 근심 어린 표정으로 나가는 것을 보면서 이번 TV 광고 기획안을 힐끗 살폈다.

‘이 정도면 충분히 보상은 한 것 같고.’

긴장한 오혜정 비서를 다시 쳐다보았다.

TV 광고에 한 번 출연하고 난 후라서 그런지 그녀의 모습은 꽤 바뀌었다. 성형했다는 것이 아니라 입고 있는 옷이나 화장이 좀 바뀐 것이었다.

TV 모델을 경험한 덕분에 자기 관리에 살짝 눈을 뜬 것이었다.

그 때문인지 최민혁조차 매력적인 그녀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아마 이지수에 대한 경험이 없었다면 솔직히 유혹을 쉽게 떨칠 수 없었을 것이다.

‘뭐, 어차피 감정이 안 생기니까. 그리고 지수가 미모 면에서 한 수 위이니까.’

옛 연인에 대한 자기만족도 잠깐.

최민혁은 한층 밝아진 오혜정 비서에게 말했다.

“으음, 오 비서 생각이 그렇다면 그렇게 하기 바랍니다.”

“그럼 전 이만.”

* * *

고개를 꾸벅 숙인 오혜정 비서는 워킹이 참 유혹적이었다.

TV 광고를 찍으면서 워킹도 교육을 받은 티가 팍팍 났다.

고혹적인 오혜정 모습에 김명준 과장은 힐끗 최민혁을 쳐다보았다.

“이제 실장님도 진짜로 여자를 사귀셔야죠.”

“괜찮습니다.”

“옆에서 보기 딱해 그렇습니다. 업무, 운동만 계속 반복하면서 취미 활동 한번 안 하지 않습니까. 과거에는 최훈열 전무 때문에 여유가 없다고 해도 지금은 다르지 않습니까?”

확실히 마음의 여유를 얻은 최민혁은 굳이 그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아니, 요즘 페이즈2로 복수 무정의 길을 걸었다. 이번 공항 마약 밀수 폭로는 그 시작에 불과했다.

다만 굳이 그런 말까지는 할 수가 없었다.

“전 여자 친구가 있습니다.”

“무슨 의도인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은 다르게 생각할 겁니다. 특히 최용욱 회장님은 이제 조용히 있지 않을 겁니다.”

“중매 말인가요? 설마 제가 정략결혼할 거라 생각하십니까?”

그도 이번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재벌가 오너 일가의 생존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지독한지 잘 알기 때문이다.

“압니다. 이미 실장님이 KM 전자 오너이니까. 하지만 최용욱 회장님은 손자 혼사 문제는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겁니다.”

“제 나이가 이제 20살인데, 벌써 결혼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까?”

“약혼도 있으니까요. 제가 듣기로 벌써 몇몇 그룹 쪽에서 연락이 온 것으로 압니다. 다들 쟁쟁한 집안이라서 최 회장님도 크게 고민하는 눈치였습니다.”

정확히는 채윤집 집사가 김명준 과장에게 개인적으로 이 문제를 넌지시 알렸다. 일단 분위기도 만들고, 최민혁의 까탈스러운 이상형에 관한 조사도 병행했다.

이미 최민혁의 행보를 잘 아는 채윤집 집사도 어느 정도 들이댈 만한 여자를 골랐다. 외모와 성격을 우선으로 한 것이다.

그런데도 최민혁에게 관심을 보인 그룹은 차고도 넘쳤다.

오성 그룹 역시 예외는 아니었으니까.

그러니 최용욱 회장의 기분이 어떨지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굳이 최용욱 회장이 최민혁 눈치를 보는 것도 다 이런 이유다.

결국 그 과정에서 중매쟁이로 전락한 김명준 과장은 심심하면 연락하는 채윤집 집사에게 크게 질려 버렸다.

“KM 그룹의 미래를 생각하면 회장님도 어쩔 수가 없을 겁니다.”

최민혁 눈빛이 차갑게 번쩍였다.

“정말 제가 할아버지 강압에 정략결혼을 할 거라 생각하시는 겁니까?”

여자 문제에 한해서는 이상하게 보수적인 최민혁의 모습에 움찔 놀란 김명준 과장도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실장님이 완강하게 나가면 어쩔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최 회장님도 만만한 분이 아닙니다. 필요하다면 사모님 도움을 얻을 테니까요.”

“흠.”

최민혁은 그제야 어머니 정미선을 떠올렸다. 결혼 전에 할아버지와의 불화 때문에 우울증까지 걸렸다. 아버지가 사망한 이후에 병이 더 심화하면서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받았다.

그의 존재조차 정미선의 우울증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는 결국 주치의 제안을 받아서 치료를 위해서라도 정미선과 일정한 거리를 뒀다.

다행히 지금은 정미선도 우울증을 어느 정도 치료한 후에 다시 연예계로 복귀해서 그럭저럭 잘 살아가고 있었다. 바쁜 일상을 접하면서 지난 아픔을 어느 정도 극복한 것이었다.

‘이번 영화도 망했던데, 도와줄 걸 그랬나?’

최민혁은 최근 정미선이 조연으로 출연한 영화가 망한 것을 보면서 혀를 찼다. 도와주고는 싶었지만, 이전에는 생존 문제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하긴 엄마 건강이 극도로 나빠진 것은 내가 감옥에 간 이후니까.’

지금은 굳이 정미선에게 별문제가 없는데 나설 이유는 없었다.

그런데 결혼 문제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설마 할아버지가 엄마 상태를 잘 아는데, 사고를 치지는 않겠지. 아, 별 쓸데없는 일로 사람을 고민하게 하네.’

얼핏 생각하면 최민혁이 이상하게 여자와 거리를 두는데, 당연히 이유가 있었다. 이지수와 어렵게 사귀게 된 후에 그만 이지수 절친 헬렌과 바람을 피운 장면을 들켰기 때문이다.

그것도 헬렌 친구까지 포함한 2 : 1의 쓰리썸 장면을 말이다.

‘으음.’

최민혁은 새삼 1회차 삶을 떠올리면서 혀를 찼다. 솔직히 나쁘지 않았으니까. 다만 그 끝이 참 비참했던 것이 문제일 뿐이다.

MP3 특허를 포함한 미래 기술에 대해 스승이나 마찬가지인 이지수와의 관계가 꼬이면서 그 대립 관계는 최민혁의 삶에 큰 영향을 주었다.

사실 그게 최민혁 몰락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최민혁은 그때 이후로 모진 정신적인 고통을 무려 십 년 넘게 경험했다. 여자라면 그때 이후부터는 지긋지긋했다.

‘됐다. 인생 1회차는 없는 거야. 앞으로 조심하면 되잖아? 헬렌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잖아. 오혜정 비서 일은 그냥 내버려두자. 뭐, 본인 일은 알아서 잘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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