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화
북방으로
블랙 스컬의 홍일점은 달리 ‘레드 스컬’이라고도 불렸다.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놈이 지나가는 자리에는 항상 피바다가 생겼으니까.’
그래서 용병 업계 쪽에서도 악명이 자자했다.
‘커다란 해머로 머리통만 골라서 부순다고 했었나? 가녀린 체구에 어울리지 않게 잔인한 손속을 지녔다고 해서 감찰국 내에서도 말이 많았었는데… 메르빙거 쪽 사람이었을 줄이야.’
물론, 그동안 감찰국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레드 스컬이 메르빙거와 모종의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보고가 종종 올라오긴 했었다.
메르빙거는 이제 거죽만 남은 빛바랜 가문에 불과하다는 것이 감찰국이 그동안 내리고 있던 판단이었고.
용병이 아무리 잘나봤자 황실에 위해를 끼치기는 어렵다는 판단하에 그리 깊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강했다.
‘그래도 일단 상부에다 보고는 올려야겠지. 하아!’
거기다 수장은 언제부턴가 주변을 대놓고 어슬렁대는 호랑이와 치타 따위의 맹수를 보면서 마른 침을 삼켜야 했다.
‘야수왕 길리티 텐즈까지…! 대체 이 일행들은 뭘 하는 작자들인 거야! 어디 반란이라도 저지르려는 건가?’
수장은 한동안 메르빙거의 일로 시끄럽겠다는 생각에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면서 목례를 취했다.
그냥 빨리 용무만 끝내고 자리를 떠야 속이 편할 듯싶었다.
“다시 인사드리겠소. 감찰국 제4국 소속의 파트란이라 하오.”
순간, 엘릭의 눈이 살짝 빛났다.
‘4국? 제법 끗발 있다, 이거네?’
감찰국은 그 크기만큼이나 다양한 부서로 나눠질 수밖에 없었고, 그중에서도 ‘한가락’ 한다는 부서도 따로 있었다.
최정예들만 모여있다는 1국.
음지에서만 활동해 본 사람들도 극히 드물다는 4국.
그리고 가장 뛰어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13국.
이 외에 황제만이 부릴 수 있다는 0국도 있었지만, 그들은 소문만 무성할 뿐 실존 여부는 불투명하니 예외.
즉, 눈앞에 있는 파트란이라는 작자는-물론, 그 이름도 가명일 가능성이 컸지만- 감찰국 내에서도 제법 뛰어난 입지를 지닌 실력자란 뜻이었다.
‘사사롭게는 한창 후계 다툼이 치열한 황궁 내에서 황태자 쪽에 섰다고 했었지, 아마? 이번 일, 황태자 쪽에서 냄새를 맡은 거로군.’
마족 잔당을 퇴치한다는 건 상당한 공적이 될 테니까. 그만큼 황태자도 입지를 단단히 다질 수 있겠지.
엘릭은 이번 사건이 가진 가치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많이 바쁜 와중일 텐데, 괜히 시간을 빼앗은 것 같으니 용무만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소.”
한결 공손해진 태도.
그래도 끝까지 존대는 하지 않겠다는 듯한 자존심이 보였다.
엘릭은 마음대로 하라는 듯 턱짓을 했지만.
꼭 아랫사람을 부리는 윗사람, 아니, 꼰대가 보이는 듯한 모습이었다.
파트란은 거기서 다시 울컥 울화가 다시 치밀어 올랐지만, 속으로 꾹 눌러 담아야만 했다.
‘두고 보자! 머지않아 그 잘난 콧대를 뭉개버려 잘못했다며 질질 짜게 해줄 테니!’
감찰국 요원으로 살면서 이런 치욕을 겪어본 적이나 있을까.
“신고한 토템을 발견했을 당시의 구체적인 정황을 말씀해주실…!”
“협조 요청하기 전에 우선 이번 사안에 대한 간략하게라도 설명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오?”
“…죄송하오. 정신이 없었구려.”
“미안한 줄 알면 되었소.”
‘이 새끼가!’
파트란은 엘릭과 연루된 사람들이라면 백이면 백 똑같이 내뱉는 말을 속으로 되뇌면서 울분을 다시 삭여야 했다.
물론, 감찰국이 활동하는 데 있어서 원래 사전 설명이나 협조 요청 따윈 거의 없었다.
그냥 윽박질러서 원하는 대답만 갈취했을 뿐이지.
“이… 번 사안은 본 국에서도 아주 오래전부터 비밀리에 뒤쫓고 있던 일이었소.”
“이와 비슷한 일이 여러 번 있었다는 거로군?”
이제는 은근슬쩍 말을 놓기까지 한다.
“그… 렇습니다.”
짜증 때문인지, 파트란은 말을 하는 내내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요원으로 활동하기 위해 감정을 죽이는 전문 훈련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어째서인지 엘릭과 대화를 몇 마디 나눠보니 그게 잘 안 되었다.
“3년 전. 서남부의 목초 지대에서 유목민들이 대규모로 아사한 사건이 있었소. 비록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각 시체에는 골수까지 마기가 침범한 흔적이 있었소.”
“마기가 흐른 흔적이 있다면, 아직 완성되지 않은 토템이로군. 프로토 타입인가?”
“…그렇소. 처음에는 흑마술 연구라도 벌어졌나 싶었지만, 그래도 뭔가 이상하다는 정황이 계속 발각되어 ‘신교 동맹’과 함께 뒤를 조사하기 시작했소.”
신교 동맹은 역시나 감찰국과 함께 제국을 지탱하는 4대 세력 중 하나였다.
“그리고 정체불명의 집단을 하나 찾을 수 있었소. 그들은….”
“‘그리고리’겠지.”
“맞소. 그리고… 그, 그걸 어떻게?”
파트란은 순간 저도 모르게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았다.
엘릭이 피식 웃었다.
“감찰국은 본 가가 어디인지 그새 잊었나 보오?”
“…메르빙거. 인외의 천적.”
“빙고.”
“흐음!”
파트란은 자신들이 3년 동안 쫓으며 겨우겨우 알아낸 조직의 이름을 엘릭이 너무 잘 알고 있자 허탈함에 빠진 얼굴이었다.
“여하튼… 본 국에서는 아주 비밀리에 놈들을 쫓았소. 본체를 찾지 않고 섣불리 건드려서는 뱀이 풀숲에 숨어버릴 수 있으니까.”
“그런 와중에 우리가 갑자기 사건을 이슈화시켜버리니 발등에 불똥 떨어진 거고?”
“…표현이 좀 그렇소만, 그렇게 보면 되오.”
파트란은 다시 울컥 치미는 화를 삼키면서 물었다.
두 눈이 냉랭하게 가라앉았다.
“그러니 조사 협조 부탁드리오.”
“직접 소환에 응하기라도 해야 하나?”
“번거롭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으시오. 몇 가지만 묻겠소.”
“얼마든지.”
“토템을 발견했을 당시의 정황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해주시겠소?”
파트란은 ‘간략하게’라고 말했지만, 던지는 질문들은 하나같이 세세하고 집요했다.
조금이라도 숨긴 게 있다면 밑천까지 전부 털어버리겠다는 듯이.
“발견한 토템은 총 10개라고 들었는데, 행정국에 제출된 것은 3개밖에 안 되오. 남은 7개는 전부 어디로 갔소?”
“우리가 갖고 있는데?”
“형법 11조 2항에 의거, 마족과 관련된 물품은 증거 자료로 황실에서 보관…!”
“소유권 관련 8조 1항에는 탕마(蕩魔, 마를 쓸어낸다는 뜻)를 위한 연구 목적의 마족 물품 습득은 행정 기관 허락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허가는 이미 떨어졌고.”
“….”
토템에 대한 소유권은 이미 오거스틴을 통해 획득해둔 상태였다.
물론, 그것들은 전부 흉포의 인장이 먹어치운 상태였지만.
‘덕분에 6성까지 올랐지? 뭐, 아무것도 안 했는데도 쭉쭉 성장하니 정말 이래도 되는지 몰라.’
그럴수록 메피스토의 얼굴도 분노로 일그러졌지만… 뭐, 어쩌겠나. 엘릭이 어떻게 손을 쓰기도 전에 흉포의 인장이 갈취하는 것을.
사실 엘릭으로서는 이러나저러나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이었지만.
그렇게.
그 뒤에 이어지는 인터뷰도 이렇다 할 것이 없었다.
엘릭으로서는 숨긴 게 없으니 그다지 거리낄 것이 없었고.
워낙에 달변가였기 때문에 결국 인터뷰는 수월하게 진행되어 30분도 채 되지 않아 끝나고 말았다.
“…그럼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묻겠소.”
“뭐지?”
“토템이 숨겨진 위치를 어찌 그리 정확하게 아셨소?”
파트란의 눈빛은 아주 날카로웠다.
앞선 인터뷰들이 족족 막힌 터라, 이것만큼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태세였다.
하지만.
“말하지 않았나. 본 가는 메르빙거라고.”
“…그런 두루뭉술한 답변으로는 대답이 되질 않…!”
“그럼 감찰국에다 본 가의 비전이라도 내놓으라는 거야, 뭐야?”
“…!”
파트란은 입을 꾹 다물고 말았다.
이대로 더 조사를 진행했다간 큰일이 나게 생겼으니까.
가뜩이나 ‘공작을 핍박하고 무시했다’는 이상한 꼬투리가 잡힌 마당에, 자칫 ‘감찰국이 공작가를 핍박하였다’는 말도 안 되는 사례를 만들 수 있었다.
‘이 능구렁이 같은 놈!’
파트란은 싱글벙글 웃고 있는 엘릭의 낯짝을 보고 있노라니 겨우 가라앉았던 속이 다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이놈도 참 불쌍하군. 쯧쯧! 그러게 첫 단추부터 잘 끼웠어야지.』
메피스토만이 동병상련의 입장이 되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만 할 뿐.
“…협조, 감사하오.”
결국 파트란은 별다른 소득 없이 수첩을 접고 뒤로 물러서야만 했다.
이빨 빠진 마도명문이 가진 이름값이야 무시하려면 얼마든지 무시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하얀 밤과 야수왕이 이 자리에 있고 엘릭에게 호의적인 이상, 충돌은 좋지 않았다.
‘고작 이깟 일로 마탑과 충돌할 수는 없으니.’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아직은.
결국 파트란과 수하들이 그렇게 사라지고.
“푸하하! 항상 뻣뻣하기 그지없던 감찰국 놈들이 저러니 이 늙은이가 속이 다 시원하구나!”
오거스틴이 잘했다며 낄낄대면서 엘릭의 어깨를 크게 두들겼다.
귀족을 대표하는 마탑과 황실을 위하는 감찰국은 애당초 사이가 안 좋은 정쟁 관계였다.
“나도 보고 있는 내내 속이 뻥 뚫립디다!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역시 우리 제자야.”
자유혁명군에 있으면서 평생 감찰국에 쫓기던 신세였던 길리티도 기분 좋기는 마찬가지.
하지만.
“아직 안 끝났습니다.”
“엥?”
엘릭은 담담하게 고개를 가로저었고, 오거스틴과 길리티는 그게 무슨 소리냐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씨익!
엘릭은 그런 스승들을 보면서 아주 사악하게 웃어 보였다.
“저는 저한테 날 세운 사람들, 그냥 못 보내거든요. 저런 것들은 나중에 어떻게든 이빨을 들이대니까요.”
“그럼?”
“최소한 이빨 뽑아내고, 등골은 쪽쪽 뽑아 먹어야 두 발 쭉 뻗고 잘수 있죠. 안 그래요?”
“….”
“….”
오거스틴과 길리티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입을 쩍 벌리고 말았고.
『그럼 그렇지.』
메피스토는 이럴 줄 알았다는 듯 팔짱을 낀 채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 * *
파트란을 비롯한 감찰국 요원들은 산등성이를 완전히 벗어난 뒤에야 걸음을 멈췄다.
지니고 있던 마도구를 사용해 혹시 있을지 모를 감청까지 확인한 뒤.
처척!
파트란은 요원 중 유독 뻣뻣한 태도를 유지하는 요원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주종 관계에서나 보일 법한 모습.
다른 요원들에 비해 훤칠한 신장과 옷맵시를 지니고 있던 그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뒷짐을 졌다.
파트란을 내려다보는 그의 시선은 싸늘하기 짝이 없었다.
“…면목이 없습니다, 전하.”
“고개를 들라.”
“죄송합니다.”
“괜찮으니까, 고개 들라고.”
사내의 목소리에 짜증이 섞인 뒤에야, 파트란은 겨우 고개를 들 수 있었다.
그러다 사내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괜히 감정 섞어서 미안할 뿐이다. 그리고 면목이 없는 건, 아니, 없어야 하는 건 신하인 그대가 아니라 군주인 나이니라.”
사내의 말투와 품행에서는 만인을 다스린 이들만이 풍길 수 있는 위엄이 가득 담겨 있었다.
“한낱 질투심에 눈이 먼 나머지 상대를 제대로 파악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그냥 경시하기만 했을 뿐이니. 흐! 그러니 이런 못난 꼴이나 당한 것이겠지.”
“전하, 어찌 그런 말씀을…!”
사내의 자책이 이어질수록, 파트란을 비롯한 요원들은 모두 안절부절못했다.
그만큼 ‘전하’라 불린 사내의 신분은 단지 마음만 먹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목숨 따윈 쉽게 날릴 수 있을 만큼 지고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황태자 제라이츠.
그는 수많은 황자와 황녀, 그리고 황족들로 넘쳐나는 황실 내에서도 차기 황제 위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자였으니.
특히 그가 감찰4국의 지지와 충성을 받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파트란 등에게는 최고 상관이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그런 이를 호종하고 있는 만큼 그들의 실력이나 입지가 아주 뛰어나다는 증거이기도 했지만.
‘한평생 만인지상으로만 지내셨던 분께 굴욕을 안겨드렸으니…! 당장 칼을 물고 자결해도 이상하지 않을 중죄다.’
처음 황태자가 엘릭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을 때, 파트란 등은 어떻게든 그의 결심을 바꾸고자 노력했다.
엘릭이 오랫동안 제국에 충성을 바친 메르빙거의 당대 가주이긴 하다지만.
평상시 감찰국에서 파악한 그의 성격으로 봐서는 그리 충성스러운 인사라고 판단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불치병인 절맥증을 갑자기 완치하고, 뛰어난 마법을 사용하며 라센트의 영웅이니 뭐니 하면서 칭송을 받는 것부터가 의심스러운 면이 가득했다.
그러니 되도록 제국에 대한 그의 충성심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황태자를 가까이 데려가지 않으려 했던 것인데….
‘…거기서 이사벨 영애가 연루될 걸 누가 짐작이나 했을까?’
문제는 황태자가 옛 정혼자였던 이사벨 바일에게 아직도 미련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청사자의 외동딸, 이사벨 바일.
그녀는 아름답다.
하지만 그보다 더 따스한 성품과 뛰어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모든 남자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런 여인인 것이다.
그러나 황위를 둘러싼 정쟁(政爭)은 순애보를 유지하기 힘들 만큼 치열한 것이었고, 황태자는 결국 순애를 포기하고 정치를 선택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마음까지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었으니.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의 가슴 한편에는 미련이 남아있었다.
무리를 해서라도 엘릭을 보려 했던 것도 전부 그 때문이었다.
황태자는 몇 달 전 이사벨이 라센트 시에서 겪어야만 했던 사건을 뒤늦게 접할 수 있었다.
그때는 그녀를 잃을 뻔했다는 사실에 얼마나 가슴이 덜컹했던지.
그러면서도 엘릭이 그녀를 구했다는 사실이 질투심을 유발했다.
그 자리에 내가 있어야 했는데.
내가 위험에 처한 그녀를 구하고, 옆자리에 앉혔어야만 했는데…!
마음 같아서는 당장 이사벨을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황태자쯤 되는 신분으로서 함부로 움직였다간 커다란 반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그러다 외유를 나온 상황에서 엘릭이 다시 엮이게 된 것이다.
‘악연이란 게 실제로 있는 건가?’
파트란은 항상 황태자의 옆을 호종하고 있었기에 그의 그런 심리 변화를 전부 지켜볼 수 있었던바.
‘이번 임무는 어디까지나 마족 잔당을 토벌하고, 그 공을 전부 황태자 전하께 돌려 전하 정치적 위상을 다지는 데 있다…!’
파트란은 이를 악물었다.
이번 일은 자신에게도 큰 잘못이 있었다.
황태자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엘릭을 깔아뭉개려다가, 오히려 창피를 당할 빌미만 제공한 꼴이니.
‘하지만 이제는 안 된다. 아무리 연적에 대한 화가 크시다고 해도, 이 이상 그와 엮이시게 하는 건 절대 피해야만 해!’
사실 황태자가 여기에 온 것만 해도, 상부에 보고가 들어간다면 그는 당장 징계감이었다.
‘그러니 이참에 어떻게든 메르빙거 가주를 쳐내야 한다!’
재능 삼킨 마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