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끝>
후기.
후기를 쓸지 말지 고민을 한참 했습니다.
매화 작가의 말마다 신나게 떠들고 그것도 모자라서 25화마다 권말 후기라는 이름으로 더 신나게 떠들었으니 마지막은 묵묵히 끝내도 괜찮지 않을까 해서요.
후기를 남기지 않는 작가님들도 계신데 제가 뭐나 된다고 후기까지 남기나 하는 생각도 좀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적기로 했습니다.
다른 작가님들 글 볼 때도 마지막에 후기 찾아보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참고로 여기 아래로 적히는 글은 의식의 흐름대로 쭉쭉 적을 예정이라 매우 부산스럽고 정돈되지 않을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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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났습니다.
감개무량하다..라고 하면 조금 과장하는 것 같네요.
시원섭섭한 기분입니다.
완결 이후 단행본 작업 전에 수정하고 싶은 부분이 있냐는 PD님의 말씀에 글을 전체적으로 훑어봤습니다.
지금봐도 재밌게 읽히는 부분이 있고 다시보니 아쉬운 부분도 있더군요.
모든 부분이 다 만족스러웠으면 좋았겠지만 그렇지는 못했네요.
하지만 후회는 없었습니다.
저와 독자님들의 시간과 노력이 녹아있었으니까요 .
여기까지 함께해주신 독자님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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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편 마지막의 댓글, 그리고 후기를 적고 있는 22/10/20 21:16 기준 외전 마지막편의 댓글에 많은 분들이 재밌었다, 즐거웠다라고 적어주셨습니다.
그 짧은 댓글이 뭐라고 눈물이 날 뻔 했습니다.
제가 눈물이 정말 없는 사람인데도요.(일병 휴가 복귀 날 사귀던 여자친구한테 차이고 복귀하는 버스에서 펑펑 운 적 있음.)
저도 <잡캐여도 너보단 강함>을 쓰면서 재밌고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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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은 10월 초 정도에 완결을 내고 3주 정도 휴식기와 준비기를 가진 뒤 11월에 있는 문피아 아레나로 차기작을 내놓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외전까지 쓰다보니 어느새 10월도 2/3를 넘겨 버려서 아레나 참여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아레나 기간에 아레나 딱지를 안 붙이고 글을 올리는 건 노출에서 너무 큰 핸디캡을 가지고 가는 것이라 아레나 열풍이 살짝 정리가 되면 새로운 글로 찾아오려고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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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 것보다는 조금 길게 쉬는 것 같긴 하지만 오히려 다행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잡캐여도 너보다 강함>이 100화를 넘긴 시점부터 다른 웹소설을 아예 안 봤거든요.
혹시라도 글이 나오지 않을 때 무의식적으로라도 다른 글의 얼개를 가져오는 일을 막기 위해서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저 혼자 호들갑 떤게 아닌가도 싶네요 ㅎㅎ
본편 완결 이후에는 선호작만 찍어두고 군침 흘리던 작품들 열심히 따라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더 생겼으니 더 열심히 봐야겠습니다.
웹소설 보는 게 제 몇 안되는 취미 중 하나였는데 강제 봉인 해버려서 여간 힘든 게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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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보는 거 말고도 할 게 좀 있긴 합니다.
버그집합체에서 게임 비스무리한 걸로 환골탈태했다는 소문이 들리는 사이버펑크 2077을 다시 켜볼까도 생각 중이고, 세일 할 때 샀다가 오니교부까지 잡고 '이거 계속 하고 있으면 연재 조진다'는 생각에 삭제해버린 세키로도 다시 설치해야겠네요.
차기작 준비한다고 자료조사 겸 사놨던 책들도 읽어야겠고요.(요새 책 값 왜 이렇게 비쌉니까.)
더 추워지기 전에 짧게 여행을 갔다올까도 생각 중입니다.
11월에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새 확장팩이 나온다는데 와우에 인생 좀 갈아 바쳤던 과거를 거울 삼아 손대지 않으려고 무던 노력중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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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작 얘기를 잠깐 해볼까요.
<잡캐여도 너보단 강함>을 쓰면서 수시로 차기작 소재로 괜찮을만한 것들을 메모해뒀습니다.
열 개는 넘고, 스무 개는 안 되는 것 같은데 그 중에서 '제가 재밌게 쓸 수 있으면서 독자님들도 재밌게 읽어주실 만한' 걸 고르니 대략 몇가지로 추려졌습니다.
초반 구상 정도만 해놓은 상태라 딱 잘라서 '이러이러한 글이 나온다.' 라고는 얘기드리기 힘들지만 일단 어느정도 정리한 건 이렇습니다.
<꿈도 희망도 없는 암울한 이야기>, <1화부터 욕 댓글이 달릴 것 같은 이야기>, <쓰면 재밌을 것 같지만 '작가가 드디어 미친건가.'라는 소리를 들을 것 같은 이야기> 등등입니다.
적어놓고 보니 그동안 제가 뭘 정리한 건가 싶네요.
다시 준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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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올해가 가기 전에는 차기작 연재를 시작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그때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여전히 글에 대해 잘 모르는 한기언 올림.
P.S.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계신 문피아 이정협 (전)PD님, 중간에 담당을 맡게 되셨는데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문피아 최태양 PD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