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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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타천의 영력이 닿은 펠루다의 쉴드 바깥쪽에 기이한 모형의 파형이 생겼다 사라졌다를 반복했다.
물 위에 뜬 기름의 테두리처럼 여러 색을 내며 제법 예뻐 보였지만, 그 파형이 쉴드를 한번 긁고 지나갈 때마다 열려있는 펠루다의 등껍질 안에 있는 쉴드 조절 장치의 계기판이 시뻘겋게 변했다가 간신히 안정을 찾는 것을 반복했다.
펠루다의 꽉 다문 잇새에서 간신히 한마디가 새어 나왔다.
“이게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영력이라니······.”
이 녀석, 영력을 감지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던가?
만약 없다면, 그게 더 나을 수도 있다.
그냥 아지랑이가 쉴드를 훑고 지나가는 정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을 테니까.
[영력 감지]를 사용해 내가 바라보고 있는 위타천의 모습은 마치······화산을 찢고 용암에서 기어 나온 대악마가 유황 연기를 풀풀 피워내는 모습 같았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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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신시아가 자신과 위타천의 차이를 간단히 설명해준 적 있었다.
신시아는 죽은 것들을 일으켜 세운다면, 위타천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믿어 섬겨 그 자체로 거대한 신념과 신앙의 표상이 된 고대의 신격을 현세로 불러온다고 했던가.
닿으려는 신격이 거대할수록 그것은 개인이 감내하기에 매우 착잡하고 고통스러운 일이라 이름난 샤먼이나 주술사, 사제들도 신과 닿으려다 한순간에 미쳐버리거나 신의 탈을 쓴 악한 것들에게 홀리게 되는 경우도 많다는데, 위타천은 그것을 자유자재로 해냈다.
심지어 여러 신격을 차례로, 혹은 동시에 강신할 수도 있다 알려져 있으니 위타천은 고대의 신들에게 사랑받는 인간이라 할 수 있었다.
또한 위타천은 어느 군신軍神의 이름에서 유래한 이명이다.
군은 한 가지 병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많은 병과가 존재했고, 사라졌다.
그 많은 병과에 통달해야 진정한 군신이고, 위타천이란 이명에는 필요에 따라 신격을 불러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그의 캐릭터가 잘 드러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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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타천이 어떨 때는 어깨에서 날개를 뽑아내고, 또 어떨 때는 맨주먹에서 영력의 파동을 날리고, 또 어떨 때는 채찍이나 창을 만들어내는 걸 보고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내 눈앞에 영력이 뭉쳐 실체화한 투구를 쓰고 한 손에는 역시나 영력으로 만들어낸 삼지창, 다른 손에는 철퇴를 들고 있는 위타천을 보니 해도 해도 너무한 정도가 아니라 심각한 밸런스 붕괴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보기에는 어설픈 코스튬플레이어가 이거저거 주워 입고 왔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위타천을 몇 번 겪어본 나의 뇌내 위기 감지 센서가 쉬지 않고 빨간 불을 울려대고 있었다.
네오-서울의 범법자들 사이에서 자기들 무용담을 나타내는 수치로 ‘위타천의 무장을 몇 개까지 목격했는가’라는 정신 나간 단위를 제시하기도 한다던데 이런 상황이 되고 보니 충분히 신빙성 있는 단위라는 것에 지극히 동의한다.
펠루다의 다급한 목소리가 내 정신을 일깨웠다.
“진짜로 쉴드 내립니까?”
“좀 컸다고 반문하는 거냐?”
펠루다의 쉴드가 줄어들더니 곧 자기 몸 하나만큼 가릴 정도로 줄어들었다.
내가 쏘아보자 펠루다가 변명했다.
“비상시를 대비해서 저도 자구책 정도는 마련해야죠······.”
“됐다.”
펠루다를 뒤로 하고 몇 걸음 앞으로 나서자, 위타천이 뿜어내는 영력의 농도가 더욱 짙어졌다.
조금 더 나아가면 현세가 아닌 신들의 영역으로 빨려가지 않을까 하는 착각이 저절로 일어날 정도였다.
위타천이 가볍게 뱉는 음성이 주변 공간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후배니까 많이 참고 있다는 걸 알아뒀으면 하네.”
“그래 보입니다.”
“말하게. 무슨 의도였는지.”
“좋습니다. 일단 제게 보이는 호의는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그리 깨끗한 사람은 못 됩니다. 오히려 털면 먼지가 한가득할 겁니다. 해결사란 직업이 그렇기도 하고, 어쩌면 저 스스로가 청렴결백한 성품은 못될지도 모르죠.”
내 말을 들은 위타천이 인상을 구기자 영력의 삼지창 끝이 서늘하게 빛났다.
“말 돌릴 생각 말고!”
그의 노호성과 함께 영력이 밀려들었다.
위타천을 처음 만난 대림 에어리어의 뒷골목에서 얻어맞고 실신한 그 영력 파동을 다시 마주한 것 같았다.
하지만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다.
호흡을 참은 채로 주먹을 내질렀다.
[파신권 - 이화접목]
상대의 힘을 이용해 반격하는 스킬.
영력의 파동이 내 주먹과 팔뚝을 타고 올랐다.
억센 나무줄기가 팔을 뒤트는 것 같은 느낌이 전해져왔다.
지금 사용한 스킬은 단발성이지만 위타천이 내뿜는 영력은 계속되고 있었다.
조금만 더 상태를 유지했다간 팔 한쪽이 완전히 뒤틀릴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다.
이제 내보내야 한다.
‘하지만 어디에?’
위타천에게 직격으로 쏘는 건 물론이고, 응접실에 있는 가구 하나라도 흠집을 냈다가는 이 자리가 끝을 알기 힘든 심연으로 치달을 것 같았다.
찰나의 찰나, 두뇌를 풀가동했다.
‘있다!’
내보낼 곳이 떠올랐다.
바닥에 굳게 딛은 발을 중심축 삼아 상체를 회전시켰다.
이제 내 주먹에서는 영력과 기공이 뒤섞이고 충돌하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빅뱅도 처음에는 이런 것에서 시작하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기묘한 흐름이 맺힌 손을 뻗기 전, 외쳤다.
“펠루다!”
내 뒤쪽에 있을 펠루다가 멍청이처럼 대답했다.
“에?”
중심축 역할을 하던 두 다리 중 하나가 떨어지자 몸의 방향과 시선이 급격히 뒤로 돌아갔다.
쉴드장 너머 어른거리는 펠루다가 보였다.
“최대 출력! 이 악물고 받아내라!”
더 붙잡고 있기는 힘들었다.
펠루다의 쉴드가 짙어지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주먹을 꽂았다.
내 팔뚝을 휘감던 것들이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야생동물처럼 쏟아져 뿜어졌다.
“으아아아아!”
압력을 이기지 못한 펠루다가 소리를 지르며 응접실의 벽으로 하염없이 밀려났다.
그리고 대충 봐도 비싼 술이 가득 담긴 장식장 앞에서 간신히 멈춰선 펠루다의 쉴드장은 걸레짝이 되어 있었다.
“이건 그냥······대장이 날 패는 거잖아요······.”
그 말만을 남긴 펠루다가 앞으로 고꾸라졌다.
움찔움찔하는 것을 보니 숨은 붙어 있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작전이 어떻게 늘 계획한 대로만 흘러가냐.
플랜 B였다고 생각해라.
고개를 돌릴 때, 위타천의 황망한 목소리가 들렸다.
“남의 신혼집에서 아주······.”
그대로 뒀다간 저 양반 성질에 또 날뛸 것 같아서 얼른 덧붙였다.
“성질은 한 번 터트린 것 같으니까, 이제 얘기 좀 들어보시죠?”
위타천의 뒤에 있는 가연에게 도와달라는 눈빛을 열렬하게 보내자 가연도 위타천에게 다가가 무언가를 속삭였다.
그러자 위타천이 투구를 넘어 몸을 뒤덮어가던 갑주를 없앴다.
여전히 양손에 든 삼지창과 철퇴는 없애지 않은 채로 위타천이 나를 쏘아봤다.
“가연이 부탁하니 들어보기는 하겠지만, 조심하게.”
가연이 당장 배 까뒤집고 개처럼 짖으라고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고마웠다.
위타천의 손에 들린 무기들을 슬쩍 살핀 뒤 입을 뗐다.
“저와 다르게 아주 깨끗하고 바르게 공공 집행자 생활을 해오셨을지도 모르지만, 혹 그렇지 않다고 해도 저는 이해 합니다. 세상을 어떻게 곧이곧대로만 삽니까. 조금 둘러 갈 때도 있고, 그러면 의도치 않게 진창에 발을 담글 때도 있고 그런 거죠.”
“똑바로 말하라고 했을 텐데.”
“그래도 최저의 선이라는 게 있을 거 아닙니까. 그게 직업적이든 윤리적이든 개인적이든 뭐가 됐던 간에요. 그래서 물어보는 겁니다. 정말로 수연이나 스펙터, 색승이 있던 비밀 집단과 선이 이어지지 않았습니까?”
“없네. 대체 자네가 그걸 왜 궁금해하는지 알 수가 없군.”
“저번에 말씀하셨죠. 가연 씨도 못 지키면 공공 집행자를 왜 하냐고. 그럼 가연 씨 앞에서 당당하게 말씀해주시죠. 그쪽이랑 관련 없다고.”
“그게 왜 그렇게 되는······.”
위타천이 다시 분노를 터트리려 할 즈음, 가연이 위타천의 앞으로 나서더니 양손으로 위타천의 뺨을 잡았다.
뒤에서 보기에 시선을 맞추는 것 같았다.
“말해줘요. 자기 일의 특성상 항상 좋은 일만 할 수 없다는 건 나도 알아요. 하지만 지금 오메가 씨가 물어보고 있는 건 그거랑은 다른 거잖아요. 나는 자기가 공공 집행자를 그만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불명예스러운 일로 그만두는 건 바라지 않아요. 정말 선을 넘은 건 아니죠?”
손에서 무기를 없앤 위타천이 말했다.
“아니야. 그런 일 없어.”
곧 펜트하우스 곳곳에 뻗어 있던 영력도 위타천의 몸 안으로 빨려 들어가 사라졌다.
가연의 목소리가 들렸다.
“솔직히 말해줘서 고마워요.”
오오 가연느님.
가연이 당장 배 까뒤집고 개처럼 짖으라고 하면 그렇게 하는 건 물론이거니와 공중제비 돌면서 프리스비도 입으로 물고 올 수 있을 만큼 고마웠다.
간신히 진정된 모습의 위타천이 내가 입 대지 않고 남겨뒀던 물을 단숨에 다 들이켜고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나를 보고 말했다.
“모든 걸 상세하게 말하게. 내가 납득이 될 때까지.”
슬금슬금 다가가서 의자에 앉은 뒤 떠듬떠듬 설명했다.
트라이포드부터, 그들의 영향력이 아시아 곳곳의 권역에 퍼져 있는 것,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트라이포드는 네오-서울에 뭔가를 하려 한다, 가연의 암살 시도나 브리가드가 나타난 것도 그들의 활동 일환 같다, 그리고 그들의 수뇌가 공공 집행본부에 있는 것 같다는 것까지.
제법 긴 이야기였고, 위타천은 대부분 침묵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거나 인상을 찌푸린 채 얘기를 들었다.
간간히 혼잣말로 그럴 리가 없다거나 믿기 힘들다는 신음을 낼 뿐이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가연은 그동안 응접실에서 나가지 않았다.
그녀가 없었다면 위타천이 어떤 돌발행동으로 내 사지를 뽑아낼지 알 수 없었기에 크나큰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정말 불행하게도 저쪽 장식장 아래 엎어져 있던 펠루다는 얘기가 끝날 때까지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등딱지 안에 뭘 그렇게 덕지덕지 달고 다니는지 더럽게 무거운 펠루다를 부축한 채로 엘리베이터를 타며, 내가 한 말을 들은 위타천이 했던 말을 다시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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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쪽은 쳐다도 안 보던 야스민 공이 근래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는 불평을 듣긴 했는데 이런 사정이 있었군.”
“제가 많이 도움받고 있습니다.”
나를 못마땅한 얼굴로 바라보는 위타천.
“나한테는 말 한마디 없더니 이렇게 속을 뒤집어 놓나?”
“아무래도 이해당사자시니······.”
“큼······일단 이 내용을 마고도 알고 있다는 걸로 알고 있으면 되나?”
“네. 솔직히 아직 완전히 신용하기는 그렇지만요. 그래도 일단 야타가라스에 대해 알아봐 준다고 해서 그러라고는 했습니다.”
“쭉 듣고 보니 후배가 나를 의심했던 것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네. 하지만 같은 이유라면 야타가라스도 뒤지지는 않지, 싶어. 나는 그나마 대외적으로 얼굴을 많이 비추지만 야타가라스는 같은 공공 집행자인 우리들도 얼굴 보기가 힘들 정도로 은밀하고 정체가 불분명하니 말이야.”
“나다는 몇 번 봤다고 하던데요.”
“나도 보긴 봤지. 그런데 어떤 능력이 있는지, 종족이 뭔지, 기타 등등 아무것도 몰라. 완전히 꽁꽁 감싸고 다니니까 말일세. 그나마 다른 이들과는 말도 안 섞는데 나랑은 보게 되면 말 몇 마디를 하는데도 이 지경이니······.”
“다른 사람들이랑은 말도 안 하면서 왜······?”
“글쎄. 야타가라스가 군부 출신이라서가 아닐까. 나도 용병이었을 때 전장에 있어 봤으니······그 미묘한 동질감이라는 게 있거든.”
다시 위타천이 라떼 얘기에 시동을 걸기 전, 재빠르게 물었다.
“그래도 야타가라스에 대해 뭐라도 정보가 없을까요.”
“야타가라스······아! 확실하지는 않지만―.”
나도 모르게 집중하고 있었다.
위타천의 입이 열렸다.
“검술의 달인이라 들었네. 웃기는 얘기지만 WSS와의 전쟁 때 발도술로 항공모함을 베었다는 말도 있으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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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에어리어 26구역.
페룬 마탑의 지원으로 새롭게 지어진 학교의 담벼락 너머로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가 들렸다.
한쪽 다리 아래 조악한 의족을 달고 있는 엘프가 담벼락에 기대어 아이들이 조잘대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엘프의 이름은 샴록.
암흑가의 여왕이자 리벨리온의 2인자였으나 마데르노에게 한쪽 발목과 애지중지하던 소환수들도 대부분 잃어버린 처지였다.
이래저래 흘러들어 샴록은 다시 네오-서울로 왔지만 오메가에게 또다시 도움을 요청하기에는 너무 염치가 없었고, 신분을 드러내기에는 자신이 너무나 초라했다.
게다가 동지인 진오는 수연과 함께 온 잠수함의 폭격으로 인해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황.
아무렇지 않게 털고 일어나 일의 원흉인 수연을 찢어 죽이고 싶었으나 샴록은 너무나 지쳐 있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과거를 배회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때, 누군가가 마구 떨리는 목소리로 샴록을 불렀다.
“샴록 선생님?”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가브리엘라였다.
샴록은 일그러진 얼굴로 도망쳤다.
과거의 제자에게 처참하게 몰락한 스승을 보여줄 수 없었다.
가브리엘라가 샴록의 뒤를 쫓았다.
샴록은 맞지 않는 의족 때문에 짓무른 살에서 피가 줄줄 흐르는 것도 모른 채로 복잡한 골목 여기저기를 타 넘어야 했다.
대체 왜 흐르는지 모르는 눈물과 함께였다.
간신히 돌고 돌아 가브리엘라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었을 즈음, 샴록이 서 있는 곳은 대림 에어리어에만 해도 몇백몇천 개는 될 정도로 흔한 더러운 뒷골목이었다.
그녀가 간신히 숨을 고를 때, 또다시 그녀를 부르는 목소리가 있었다.
“샴록. 리벨리온의 두 수뇌이자 WSS 암흑가의 여왕.”
그녀가 뒤를 돌아보았다.
온통 새카만 사람, 아니 새카만 무언가가 있었다.
“같이 가줘야겠다.”
그 목소리마저 검다고 생각한 샴록이 뒷걸음질 쳤다.
검은 형체에서 팔이 뻗어 나왔다.
앙상한 손에 샴록이 몇 번 봤던 무기가 들려 있었다.
아주 독특해서 사용하는 사람이라고는 단 한 명밖에 보지 못한 무기였다.
“오메가?”
오메가가 거의 항상 허리에 꽂아두고 다니는 칼자루였다.
또다시 검은 목소리가 들렸다.
“부쩍 그 이름을 찾는 사람이 많군.”
비쩍 마른 손이 칼자루를 두 번 뒤틀었다.
밀려 올라오는 칼등과 뒤따르는 광자 검날.
샴록은 앞에 있는 사람이 오메가가 아님을 알았다.
새파랗다 못해 어느 각도에서 보면 하얗기까지 한 오메가의 광자 검날과 달리, 눈앞의 광자 검날은 들고 있는 사람처럼 빈틈 하나 없는 검은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