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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캐여도 너보단 강함-104화 (105/258)

104.

104.

“이런 세상에······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지.”

로만의 아들 로만손이 길게 자란 송곳니 사이로 탄성을 흘렸다.

물리적인 장벽을 투과해버리는 마데르노의 검은 저주를 막기 위해 애쓴 결과 만신창이가 된 그의 정령도 앞에 펼쳐진 광경에 가느다란 숨만을 들이쉬고 내쉴 뿐이었다.

“미쳤군.”

로만의 아들 로만손 옆, 석굴 입구에 서서 아래쪽을 내려다보고 있던 빈의 말이었다.

전투의 격렬함을 알리듯 빈의 상투에서는 머리칼이 정돈되지 못하고 이리저리 새어 나와 있었지만 그런 것을 정돈할 정신도 없이, 빈의 눈은 저기 아래의 한 인물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사실, 시선을 따라붙기도 아주 힘들었다.

엄청난 수증기가 터져 나오는 곳에서 브리가드 부대원 한 놈의 몸을 불태우나 싶더니 곧바로 얼음길을 타고 미끄러져 호버 보드를 탄 채로 도주하는 다른 놈에게 따라붙는 오메가.

호버 보드가 출력을 높이며 주위 공기가 진동하지만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진행 방향에서 솟는 날카로운 얼음기둥 때문이었다.

오메가가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수증기가 길게 꼬리를 만들었다.

손끝에서 뻗어나간 바람을 따라 주변이 얼어붙나 싶더니 갑자기 화염이 되어 덮치기도 했고, 호버 보드 뒤를 따라가던 불줄기가 높게 치솟더니 얼음기둥이 되어 호버 보드와 그 위에 타고 있던 사람을 꿰뚫어버리기도 했다.

“대체 뭐지?”

아즈만의 오른눈에 박힌 세 개의 눈동자가 쉬지 않고 자리를 바꾸며 오메가를 관측했다.

마데르노의 저주에 먹혀 잘라낸 왼팔의 상실감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아즈만은 몰입하고 있었다.

오메가의 옷에 멀쩡한 구석은 하나도 없으며, 칼자루는 허리에 꽂혀 있었다.

마나 하트가 움직이기는커녕 존재하지도 않는 것이 분명하지만 양손에서 피어오르는 것은 분명 마법이었다.

크리스토퍼 역시 머리 위에 더듬이처럼 뻗은 머리칼을 연신 움찔거리며 아래쪽의 상황을 파악하기 바빴다.

오메가가 브리가드 부대원을 하나씩 처리할 때마다 그의 두꺼운 팔뚝에 조금씩 소름이 올라왔다.

브리가드는 마도공학 유물에 집착하는 일종의 광신도들이자 탐사단이나 용병들 여럿을 한 번에 상대할 정도로 잘 훈련된 무장 집단이다.

브리가드를 고평가하는 이들 중에는 브리가드는 이미 웬만한 소규모 권역의 군대를 뛰어넘었다고 보는 이들도 있었다.

특히 기동전이나 게릴라에서 발군이라는 의견은 브리가드를 저평가하는 이들도 수긍하는 부분이었다.

그 중심에 폭탄마 류정이 있었으며, 류정이 이끄는 호버 보드 부대는 브리가드의 여러 부대 중에서도 악명이 높았다.

실제로 유적지에 진입하는 부대였기 때문.

고속으로 움직이는 호버 보드를 타고 지형에 구애받지 않은 채로 탐사단을 습격하는 이들의 위상은 탐사단들에게 있어서 재액이자 천재지변에 가까웠다.

그런 천재지변이 오메가에게 하나씩 스러져간다.

세상 넓은 줄 모르고 천둥벌거숭이처럼 뛰놀던 악동을 휘어잡는 야차가 저리 매서울까.

석굴 탐색은 안쪽의 대학원생들에게 맡기고 석굴 바깥으로 나온 하뮬 교수의 입이 벌어진 채로 다물어질 줄을 몰랐다.

유적지 탐사에서 브리가드에게 다치거나 죽은 탐사단원들을 꼽자면 양손의 손가락으로도 부족하다.

하뮬 자신도 늘 운이 좋아 살아간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위험이 있는 줄 알면서도 다시 탐사단을 꾸리고 새로 발견된 유적지를 향했다.

그게 고고학자 하뮬이었다.

하뮬은 때때로 유적지 자체의 위험보다 브리가드와의 조우가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브리가드가 없기를, 마주친다며 최소한 사망자는 나오지 않길 기원하고 또 기원하며 유적지로 들어선 것이 몇 번이었던지.

그런데 그런 공포의 브리가드, 그중에서도 가장 끔찍한 기억마다 선명하게 새겨졌던 호버 보드 부대가 빠르게 방향을 뒤로 돌리고 있었다.

단 한 명에 의해서.

포식자였던 이들이 사냥감이 되어 달아나고 있다.

사냥감을 쫓는 맹수의 몸에서는 여전히 수증기가 피어난다.

어른거리는 수증기에 가려 아득하기만 한 맹수의 양손에서, 붉디붉은 얼음과 푸르디푸른 화염이 계속해서 춤추듯 자리를 뒤바꿨다.

“마법······인가. 두 계열을 저렇게 자유롭게 사용하는 마법사는 들어본 적 없어······.”

강화계 전투마법사이긴 했지만, 자리에 있는 이들 중 그래도 마법에 가장 조예가 높은 엘프, 그리마이안이 어설프게나마 오메가가 사용하고 있는 능력을 읽어냈다.

늘 과묵했던 황호석 바위 인간 테모크마저 드물게 말을 길게 꺼냈다.

“아라크네의 강화 외골격을 단번에 베어버리는 검사이자 두 계열 마법을 자유자재로 쓰는 마법사. 누가 들어도 거짓 같다.”

사루와타리 미츠아키에게 임시 치료를 받아 부러진 다리에 부목을 댄 켄타우로스 클라우스가 오메가에게 찬사를 보냈다.

“훌륭한 단기 돌격! 이것이 민주주의라면 나는 민주주의의 기수가 되겠다!”

“우오오오오!”

왕발도 클라우스의 말에 동의하는지 우렁찬 함성을 내뿜었다.

한편, 펠루다는 기묘한 기시감에 휩싸이고 있었다.

‘저 움직임······왜 어디서 본 것만 같지. 올리비아를 벨 때 검을 휘두르던 모습도······.’

계속해서 떠오를 듯 말 듯 간질거리는 계룡 권역의 기억.

하지만 펠루다가 거금을 들여 실력 좋은 최면술사에게 기억 봉인을 의뢰한 덕에 그때의 기억이 완전히 돌아오는 일은 다행히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마 계속해서 그럴 것이다.

마데르노의 입이 달싹이나 싶더니 그의 휠체어 아래의 그림자가 짐승이 경계하듯 치솟았다.

삽시간에 휠체어에 탄 채로 그림자에 휘감긴 마데르노.

계속해서 주문이 이어지고, 축주백건의 얼마 남지 않은 흰 부분에 다시 얼룩이 그려졌다.

힘을 모으듯 한껏 웅크린 그림자가 형용하기 어려운 모습으로 오메가에게 날아들었다.

석굴 근처에 있는 모두가 숨을 죽였다.

조련사의 개 2마리를 집어삼키고, 아지만을 팔을 자른 것이 저 검은 물체다.

정령의 말에 따르면 실체화된 저주라고 하는데, 자리에 있는 누구도 쉽사리 이해하지 못했다.

마데르노의 경지가 특출난 탓이다.

날아드는 저주를 향해 손을 뻗는 오메가.

손에 휘감긴 푸른 화염이 기세를 일으켰다.

저주와 화염이 교차하는 순간, 공간이 일그러졌다.

보기에 따라서는 구겨지거나 찢어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할 정도였다.

“공간을 비틀 정도로 강력한 힘의 간섭······!”

막힌 숨을 털어놓듯 간신히 새어 나오는 그리마이안의 말.

놀랐다.

어지간한 마탑주들이 전력을 다해 마법을 한 점에 집중해도 보기 어려운 현상.

마데르노는 브리가드의 수장이지만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적은 거의 없기에 탐사단원들은 휠체어에 앉은 정체불명의 흑마술사가 저런 힘을 가진 것에 경악했다.

그리고 오메가가 그에 전혀 밀리지 않고 있다는 데 한 번 더 경악하고 안도했다.

네오-서울에 거주하지 않는 자들은 속으로 ‘네오-서울은 어떤 곳이길래 저런 놈이 해결사나 하는 건가.’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 순간―

일그러지던 공간이 순식간에 원래대로 돌아왔다.

용과 호랑이가 서로의 급소를 물어뜯기 위해 몸을 비트는 모습처럼 휘감기던 저주와 화염도 잠시 멈추나 싶더니, 곧 화염이 더 크게 일어나 저주를 태워 들어가기 시작했다.

“됐다!”

누군가가 터트린 탄성.

그 사이에도 오메가는 계속해서 움직였다.

마데르노를 향해.

계속해서 입가에 띄우던 여유로운 미소는 어디 갔는지, 축주백건 아래로 보이는 입술을 꽉 문 마데르노가 저주를 컨트롤하려고 애썼지만, 저주는 힘을 잃고 무너지고 있었다.

결국 저주를 향해 밀어 넣던 힘을 끊자 화염에 휩싸여 폭발해버렸다.

오메가의 시선이 닿은 곳에서 아름답기까지 한 붉은 얼음이 밀려 올라오기 시작했다.

마데르노의 휠체어가 있는 곳에서 멀지 않았다.

“안돼!”

죽어버린 다른 부대원의 호버 보드를 바꿔타고 접근한 류정이 얼음과 마데르노 사이에 끼어들었다.

류정의 등 뒤로 얼음이 닿기 무섭게 푸른 불로 바뀌었다.

삽시간에 달궈진 류정의 갑옷.

그리고―

콰직

“윽······!”

근거리까지 접근한 오메가의 우악스러운 손아귀가 류정의 갑옷 옆구리를 깊게 파고들었다.

녹아내리기 시작한 류정의 갑옷이 오메가의 팔에 떨어졌으나 상처는커녕 피부를 달아오르게도 하지 못한 채 아래로 흘러 떨어지는 갑옷 조각.

“류정!”

흔들리는 마데르노의 목소리.

옆구리에서 전신으로 퍼지는 고통을 무시하려 애쓰며 류정이 다른 부대원에게 말했다.

“밖으로 모셔라. 어서.”

호버 보드를 탄 이들이 재빨리 접근해 마데르노를 안아 들었다.

멀어지는 마데르노를 본 류정이 중얼거린다.

“이놈은 죽여야 한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류정이 손으로 옆구리에 끼고 있던 투구를 조작하자 그의 갑옷 틈새가 부풀며 빛이 쏟아져나왔다.

자폭이다.

“너 정도 되는 놈을 지옥행 동료로 데려갈 수 있으니 썩 나쁜 죽음은 아니······.”

몸을 돌려 오메가를 바라본 류정이 말을 끝맺음하지 못했다.

“너는 대체······.”

그것이 류정이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어마어마한 폭발이 공동을 휩쓸었다.

호버 보드 부대의 후미 중 몇몇은 폭발에 휩쓸리기도 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마데르노를 안은 부대원은 가장 앞쪽에 있었기에 그대로 빠져나갈 수 있었다.

보르스나탄 탐사단도 허겁지겁 석굴 안쪽으로 몸을 피신해야 했다.

진동이 잦아들고 가장 먼저 밖으로 달려 나온 것은 펠루다였다.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 거대하게 패인 구덩이였다.

그리고 구덩이의 중심부, 커다란 얼음덩이가 있었다.

쩌억 소리와 함께 얼음이 갈라지고, 이제 수증기를 내뿜지 않는 오메가가 걸어 나왔다.

반절이 날아가고, 나머지 반절도 형편없이 구겨지고 휘어진 류정의 투구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가서 투구를 발로 걷어찬 오메가가 말했다.

“얼음도 못 녹이는 화력으로 누굴 죽이느니 마느니 하고 있어. 듣는 사람 재수 없게.”

쿠르릉거리는 소리와 함께 공동 천장에서 돌덩이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폭발이 지반을 건드린 상황.

탐사단 통신 채널을 통해 오메가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그대로 서 있다가 다 죽을 셈입니까? 나갑시다!

조사대원 중 하나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하지만 아직 유물이 안에······!”

“살고 봐야지! 가자고!”

누구보다 빠르게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녹스 카트를 향해 뛰어 내려가는 하뮬이었다.

잠시 뒤, 탐사단원들 모두가 허겁지겁 구르듯 비탈을 내려와 녹스 카트 위에 비집고 올랐다.

다행히도 가지고 온 녹스 카트 중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절반이 넘어 여차저차 모두를 태울 정도는 되었다.

“필수적인 식량과 식수 말고는 모두 버려! 가다가 카트 퍼지면 뛰어야 한다!”

카트가 한참을 움직이고, 먼저 움직인 오메가도 합류했다.

모든 탐사대원의 한바탕 환호가 지나간 후, 오메가는 슬쩍 하뮬 곁에 가서 툭 건드렸다.

“이거요.”

오메가의 손 위에는 반지가 있었다.

놀란 표정의 하뮬에게 오메가가 씩 웃으며 말했다.

“아이ㅌ······아니 유물이 좋긴 좋대요.”

탐사단과의 합류를 기다리며 다른 형태의 스킬 융합도 시도해봤지만 화염계와 빙결계 스킬의 융합 말고 다른 것은 되지 않았다.

아이템의 효용은 여기까지였다.

그리고 오메가는 [파천황]의 감각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감각과 경험을 통해 발전하는 것은 아이템이 아니라 그의 몫이었다.

오메가가 당부했다.

“제가 멋대로 사용해서 정신이 획 돌아버린 것 같다고 말씀 좀 잘해주세요. 귀신이나 고대의 존재 뭐 그런 게 잠깐 제 몸을 이용했다. 그런 식으로요.”

하뮬이 양손으로 반지를 쥔 채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로 그랬다고 믿는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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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냐?”

내 물음에 선두에 있던 눈깔과 헬창이 동시에 답했다.

-없습니다.

아주 빠릿빠릿한 게 좋구만.

유적지를 벗어나는 동안 브리가드를 마주치지 않았다.

정말 꽁지 빠지게 도망간 것 같다.

지상으로 올라오자 여기저기 반파된 트레일러들이 보이긴 했지만 정말 아무도 없었다.

출구가 가까워질 때 즈음 발동한 은폐장 때문인지 녹스 카트들이 올라오기 무섭게 퍼졌다.

“이번 탐사. 종료하겠습니다. 사상자는 0명입니다.”

하뮬의 말에 다들 박수를 쳤다.

조사가 완료되었다는 것을 알리자 서라벌 권역에서 대기 중이던 이온테스 사의 수송기 몇 대가 날아왔다.

그때가 되어서야 하뮬은 유물도 가지고 나왔음을 말했다.

혹시나 모를 보안 문제 때문.

탐사는 성공했지만, 성공 인센티브를 못 받을 것 같아서 침울한 얼굴을 하고 있던 용병들이 소리 높여 환호했다.

이런 기적적인 탐사에 참여해서 논문 작성은 물론이고 앞으로의 커리어도 탄탄대로가 펼쳐질 대학원생 하나가 오열하기도 했다.

기쁨의 오열인지, 슬픔의 오열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하뮬의 뒤를 따라 온갖 보안장치가 설치된 네오-서울행 수송기에 오르려는데,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대장님!”

펠루다였다.

뒤에는 호위대원들이 일렬로 서 있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목청을 다듬고 그들에게 말했다.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보지 말자! 네오-서울 왔다고 사무실 찾아오지 마라! 이상!”

하나같이 얼이 빠진 얼굴들.

피식 웃었다.

“고생들 했다. 그냥 찾아오는 건 거절이지만 의뢰는 환영이다. 우리 사무실 번호를 알아낼 수 있다면 말이지.”

몸을 돌려 수송기로 오르는 내 뒤로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

네오-서울을 향해 날아오른 수송기의 불빛도 멀어질 무렵, 호위대원들은 여전히 오메가를 배웅하던 자리에 서 있었다.

“내 평생 저런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없다고 봐야지.”

“엄청났지?”

“평생 술자리 안주 아닐까.”

“얘기할 때마다 거짓말하지 말라는 소리를 견딜 수 있으면.”

“나도 가련다. 나중에 살아서들 보자. 적이 됐든, 아군이 됐든!”

“우오오오!”

“민주주의!”

그렇게 모두 각자의 방향으로 사라지고, 자리에는 펠루다와 오메가가 땡중이라 부르던 전투 안드로이드인 묘법妙法만이 남았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아라한이 저러할까.)”

펠루다가 답했다.

“아라한이 저렇냐고? 아라한이 그거지? 깨달음을 얻어 공경받을 만한 사람?”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소승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소?)”

“모스 부호 뭐 어렵다고. 예전에 배웠어.”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왜 내색하지 않았소?)”

“모스 부호 안다고 하면 대장이 나를 통역으로 썼을까 안 썼을까? 할 일 늘어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묘한 설득력이 있어 묘법은 고개를 끄덕였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소승도 가려하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거북 시주는 어디로 가시오?)”

펠루다의 눈에서 눈물이 또르륵 떨어졌다.

묘법이 당황한 사이, 펠루다의 입이 열렸다.

“네오-서울······나도 저거 타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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