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4권 후기)
100.
“누구지?”
내 물음에 닌닌이 최대한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게 입만을 뻐끔거렸다.
‘올리비아’, ‘빈’.
각각 거미와 상투의 원래 이름이다.
젠장. 의심 범위를 좁히나 했더니 더 늘어나 버렸다.
“상처 부위를 살펴보러 왔다는 이유를 대고 거미를 찾아봐. 나는 상투에게 가볼 테니까.”
고개를 끄덕인 닌닌이 우측방 조가 자리 잡은 곳으로 멀어졌다.
나도 좌측방 조가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텐트 하나에서 누군가 코를 드르렁대는 소리가 들렸다.
입가에서 무언가 길게 뻗어 있는 실루엣, 송곳니다.
텐트 옆으로 돌아가니 가부좌를 틀고 불상들에서나 볼 수 있는 손 모양을 무릎 위에 올린 땡중이 있었다.
파계승이긴 하지만 그래도 스님일 때의 버릇이 남은 건가 싶어서 조심히 말을 걸었다.
“내가 깨웠냐?”
그러자 땡중의 고개가 나를 향하나 싶더니 곧 앞뒤로 진자운동을 시작했다.
아직 잠에서 깨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뭐야, 깜짝 놀랐네.”
주위를 둘러봤다.
불침번이 있는 조를 제외하면 조별로 한데 뭉쳐있으라는 명령을 휴식 전에 내렸었다.
상투가 없어질 이유가 없었다.
‘이놈이 첩자인가?’
그때, 몇 걸음 떨어진 사각지대에서 작은 소리가 들렸다.
달그락-
허리춤의 칼자루를 뽑아 손에 쥐었다.
완전히 전개는 하지 않았지만, 당장이라도 칼자루를 비틀 만반의 준비를 마친 채로 살금살금 다가갔다.
코너를 돌자, 웅크리고 있던 상투가 화들짝 놀라 뭔가를 등 뒤로 숨겼다.
“대장!”
검을 전개했다.
광자 검날이 뻗어 나오는 것과 동시에 웅웅대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동작 그만. 뒤에 숨긴 거 내려놓는다. 그리고 양손 머리 위로 올려. 손바닥이 내 쪽을 향하게.”
“이, 이건······.”
칼날이 위로 가게 돌린 뒤 어깨에 당겨 붙였다.
“한마디만 더 하면 그대로 벤다.”
투웅-
상투의 뒤편에서 무언가 단단한 것이 땅에 닿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천천히 내가 말한 자세를 취하는 상투.
“왼쪽으로 2걸음 이동해. 조금이라도 수상한 짓을 하면 그 역시 벤다.”
성큼, 성큼.
커다란 덩치의 상투가 옆으로 물러나자 녀석이 등 뒤로 감췄던 물건이 모습을 드러냈다.
몸통이 약간 휘어져 잡기 좋게 만들어진 철제 물통이다.
집어 들고 냄새를 맡는 즉시 검을 역전개 했다.
익숙한 냄새가 났다.
엘림의 호리병에 들어 있던 술과 같은 냄새다.
상투도 도깨비니 이건 아마 도깨비용으로 특수 주조된 술일 거다.
“손 내려.”
“절대 임무를 대충하려는 건 아니었습니다! 다만 아실런지 모르겠지만 도깨비들에게 이건 빼놓을 수 없는 기호 식품이라서······.”
“가져가.”
허겁지겁 물통을 챙겨 드는 상투에게 성질을 부리듯 경고했다.
“무단 이탈 주의해라. 내려가면 더 예민해질 거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예. 그렇지 않아도 다들 곤두설 것 같아서 지금 마지막으로 딱 한 모금만 하려고 했던 겁니다.”
“됐고, 돌아가.”
상투가 허겁지겁 자리로 돌아가는 동안, 나는 상투가 웅크리고 술을 마시던 자리를 훑었지만, 딱히 이렇다 할 표식이나 징표는 찾을 수 없었다.
HQ가 있는 본대에 돌아오니 슬슬 깨어난 사람들이 출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닌닌이 돌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가까이 붙어 물었다.
“거미는?”
“이상한 소리가 들려 잠깐 갔다 왔다고 합니다.”
곧바로 귀걸이를 만졌다.
“거미.”
-예.
“잠깐 사라졌다고 들었다. 특이사항이 있으면 독단적 행동보다는 내게 먼저 알리라고 한 것 같은데.”
-쉬시는 데 불편하게 하는 것 같아서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요놈 봐라? 준비한 것처럼 멘트가 매끄럽네.
“독단적 행동의 이유는?”
닌닌에게 대충 들었으면서도 모르는 척 자연스레 물어봤다.
혹시나 당황해서 다른 이유를 말하지 않을까 해서다.
하지만 거미의 이유는 여전히 일관됐다.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확인 결과는.”
-펠루다가 흔적을 지우는 소리였습니다.
“알겠다. 내려가서도 독단적 행동이 이어지면 좌시할 수 없다는 건 알아둬라.”
-주의하겠습니다.
곧바로 귀걸이를 만져 펠루다에게 통신을 연결했다.
“펠루다.”
-예, 대장. 후방 방어조 전원 기상했습니다.
“잘했다. 조금 전에 거미가 내려갔다는데 확인했나?”
-소리가 나서 왔다고 하고 다시 올라갔습니다. 저희가 자리를 정리하는 소리를 들었던 모양입니다.
거미의 알리바이에 의심할 구석은 없다.
하뮬 교수의 출발 신호가 전 대원에게 전파됐고 녹스 카트의 움직임에 속도를 맞춰 걸으며 닌닌에게 물었다.
“닌닌, 넌 첩자가 아닌 거냐?”
“저는 아닙니다.”
“나도 아니다. 그러니 우리 둘은 힘을 합쳐야 해.”
결연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닌닌에게 말했다.
“생각보다 귀가 얇군. 방금 나처럼 입에 발린 소리를 하는 놈을 조심해라.”
“예? 저는 정말로 믿었는데!”
“믿는 놈이 제일 먼저 뒤통수 맞는다. 내가 본 경우는 대부분 그랬어.”
“우오오오!”
왕발이 손을 들어 닌닌의 뒤통수를 쓰다듬었다.
“왕발도 내 말이 맞다고 하네.”
조금 더 걷자, 어느새 평원으로 향하는 초입이었다.
멀리서 보았을 때도 커다랬던 기암괴석 공룡들은 가까이서 보니 표현 그대로 산이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런 공룡들이 적게는 너덧 마리, 많게는 수십 마리가 뭉쳐 돌아다니고 있으니 산맥이 생성되고 사라지는 광경을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얼이 빠져 턱만 벌리고 있는 대원들에게 일갈했다.
“그렇게 멍하니 보고 있다가는 코앞에 유물이 있어도 모르겠다! 알려준 대로 시작해!”
먼저 왕발이 다시 한번 양쪽 어깨에 블래스터를 장착하고 자리에서 방열을 시작하는 것과 거의 동시에 주위에 있던 조사대원들과 녹스 카트가 왕발에게서 멀어졌다.
“조준 잘했냐? 네가 잘못 갈기면 다 공룡한테 밟혀 죽는 거야.”
“우오오오.”
나를 향해 자신감에 찬 눈빛을 보내는 왕발.
“발사!”
블래스터의 앞부분에 빛이 응집되더니 곧 엄청난 기세로 발사되었다.
빛뭉치의 크기는 혁명발굴단에게 쏘아 보낸 것보다 작지만 이번에는 발사할 때부터 연속적으로, 많이 날아갔다.
한꺼번에 내보낼 수 있는 최대 출력의 양이 정해져 있고, 그걸 분배하는 방식으로 강도를 조절하는 모양.
수십 발의 블래스터 탄환이 날아간 곳은 공룡의 근처, 정확히 말하면 양쪽 앞다리가 딛고 있는 지면 부근.
공격을 감지한 공룡이 우리 쪽으로 고개를 돌렸으나 이미 놈의 발이 닿아 있는 곳의 지반이 허물어지고 있었다.
거대한 몸이 제대로 균형을 잡기도 전, 놈들 중 하나가 고꾸라졌고, 근처에 있던 다른 공룡과 충돌하며 일대는 폭약이 터진 듯 엄청난 굉음과 흙먼지가 치솟았다.
“가! 올라타서 등의 중심부나 목과 머리가 연결되는 부분을 노려! 자기들끼리 뒤엉켜 자빠져서 버둥거리고 있지만, 몸이 부스러지기 전까지는 죽은 게 아니니까 긴장 풀지 마라! 꼬리에라도 맞으면 온몸이 으깨져서 수습하기도 민망한 상황이 될 것 같으니까!”
내 명령과 거의 동시에 공략조가 뛰쳐나갔다.
각자의 방법으로 공룡의 바위 몸을 타오른 뒤 등줄기를 내달리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첫 번째로 공룡 하나가 부스러지기 시작할 때, 연이어 명령을 하달했다.
“척후조 이동해! 본대의 방향이 너희 움직임에 달렸으니까 신속하고 정확하게 움직여!”
후방 방어조와 송곳니가 본대로 가까이 붙는 것과 동시에 하뮬의 걱정 가득한 목소리가 전해졌다.
-정말 혼자서 괜찮으시겠습니까.
하뮬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 몸이 온통 식물로 둘러싸인 육식 공룡 무리가 있었다.
놈들은 쓰러지는 기암괴석 공룡과 우리 중 어디가 더 탐스러운 먹잇감인지 가늠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마침내 결정한 듯 육식 공룡 무리가 움직였다.
방향은 명백히 이쪽이었다.
“본대에 남은 호위대원들은 조사대원들의 무사 안전에 최선을 다할 것.”
주머니에 손을 넣어 씨앗을 꺼내 던졌다.
바람을 탄 씨앗이 가장 선두에 서 달려오는 육식 공룡의 몸에 엉겨 붙을 즈음―
[급속 생장]
[과잉 생장]
자라난 넝쿨이 원래부터 육식 공룡의 몸 전체를 감싸던 식물과 단단하게 엉켜 들었다.
[하향]
일제히 아래를 향하는 넝쿨의 방향.
공룡이 달려오던 강한 힘으로 땅에 박힌 넝쿨을 끊으려 했으나 끊어지기 무섭게 새로운 넝쿨이 그 자리를 이었다.
결국 공룡은 자신의 몸을 단단히 붙잡는 넝쿨에 감겨 땅에 고정된 모습이 되었다.
[아우토다페]
공룡의 배 아래쪽에서 그려지는 마법진.
그곳에서 치솟은 화염이 차츰 공룡의 몸을 잠식해갔다.
공룡의 몸을 둘러싸고 있는 식물이 수분이 많은 종류인지 생각만큼 활활 타오르지는 않았지만, 식물 육식 공룡을 야채 볶음으로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위에 참기름 한 번 두르고 참깨 좀 뿌려주면 밥 수백 공기는 뚝딱할 양이었다.
고통에 찬 공룡의 포효가 아무런 의미 없이 바람결에 흩어졌다.
그렇게 [아우토다페]와 [플람 수플레]를 이용해 몇 녀석을 구워주자 식물 공룡들이 주춤거리며 머리를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기암괴석 공룡도 서너 마리 정도 흙으로 돌려보낸 상황.
아마 이곳에 있는 공룡의 전체 수에 비하면 새 발의 피겠지만, 일단 지금 길을 냈다는 것이 중요했다.
입을 떡 벌린 채 나를 보고 있는 탐사단원들에게 손 한 번 흔들어 주었다.
아직 임무는 끝나지 않았다.
따지고 보면 이제야 시작 선에 들어선 게 아닐까.
“눈깔, 척후조 상황.”
-돌멩이가 공룡이 죽으면서 남긴 흙을 좋은 흙이라면서 몸에 몇 번 바르는 것 말고는 이상 없습니다. 계속해서 위험 요소 탐색 중입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경로를 전송하겠습니다.
조사대원 하나가 들고 있던 스크린에 드론이 얻어온 정보로 만든 지도가 뜨고, 곧이어 척후조가 안전하다고 판단한 경로가 그 위에 그려졌다.
-경로대로 전속 전진!
하뮬 교수의 힘찬 외침.
조사대원들이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녹스 카트의 경로를 조정하고 출력을 올렸다.
“뒤에서 공격합니다!”
헬창의 목소리.
우리가 속도를 올리자 뒤에서 원거리 마법과 블래스터 탄환이 날아왔다.
공룡에게 밟혀 잠시 몸을 피해 있었던 수막새 탐사단이 이때다 싶어 공격을 개시한 것.
다행히도 펠루다의 빠른 쉴드 전개와 블래스터 탄환으로 블래스터 탄환을 맞추는 신기에 가까운 젖소의 사격술 덕에 우리 쪽의 피해는 없었다.
“고기 잡는 법을 훔쳐 배웠으니 이제 우리 쓸모가 다 했다고 판단한 모양이지?”
하지만 탐사단장인 하뮬 교수가 전진 명령을 한 이상 뒤에 발목이 잡혀있을 수는 없었다.
“HQ, 후방 방어조. 대응은 최소화하고 방어 및 전진에 집중한다.”
여러 목소리로 대답이 들려올 즈음, 여전히 우리 주위를 배회하고 있는 식물 공룡 잔당이 보였다.
“이이제이라고 하지?”
한 번 더 [플람 수플레]를 사용했다.
공룡이 아니라 그 주변의 허벅지께까지 자란 풀을 향해서.
불이 붙으며 우리와 공룡 사이에는 벽이, 공룡과 뒤쪽의 수막새 탐사단를 잇는 길이 만들어졌다.
우리에게 시선을 고정하던 공룡들이 뒤쪽의 새로운 먹잇감에게 관심을 가지고 달려드는 것이 보였다.
공룡과 사투를 벌이는 수막새 탐사단의 모습이 차츰 멀어질 즈음, 한 무리의 집단이 이곳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다른 탐사단인가?”
나는 곧 시선을 앞으로 돌렸지만 헬창의 외침에 고개를 다시 한번 뒤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새로 진입한 탐사단이 수막새 탐사단과의 전투에 들어갑니다!”
앞에서는 공룡 무리의 습격을, 뒤에서는 다른 탐사단의 공격을 동시에 상대하는 수막새 탐사단은 빠르게 무너졌다.
어떤 탐사단인지 보기 위해 바라보고 있는데, [플람 수플레]로 피어오르던 불이 어디론가 이어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도화선처럼 불이 무언가를 따라가며 태우는 모습.
‘불줄기가 태워 들어가는 방향이······.’
누가 첩자인지 지금까지 고민하던 마음이 확 기울었다.
‘이런 식으로 추적의 실마리를 줬던 건가!’
아직 확신의 단계까지는 아니었기에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으로 머리가 핑핑 돌았다.
한편, 미어캣 수인에 어울리는 관측 포즈로 녹스 카트 위에서 뒤쪽을 향해 망원경을 들고 있던 하뮬 교수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귀걸이를 통해 전달되었다.
-저긴 어디 탐사단이지? 구성원 중에 저런 사람이 있는 탐사단은 들어본 적 없는데.
“어떻길래요.”
-얼룩덜룩한 두건으로 눈을 가리고 휠체어에 앉아 있는 사람이 있어요.
생각나는 사람이 딱 하나 있었다.
하지만 마데르노나 브리가드라는 이름을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기껏 오른 탐사단의 기세를 한 방에 꺾기에 좋을 것 같아서.
다만 이렇게는 말했다.
“속도 더 올리죠. 가능한 한 빠르게.”
작가의 말
와! 100화! 독자여러분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여러분들이 재밌게 읽어주셨기에 글이 살아 숨쉴 수 있었습니다.
#<100화>
저는 항상 제목의 화수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었기에 어제 099.를 올리면서 ‘내일 100화네.’라고 생각하는 것 외에는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프롤로그는 0화니까 당연히 전체 화수에 포함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기도 했고요.
애초에 프롤로그는 분량이 5000자가 안 되잖아요?
그런데 독자분들은 문피아 등록 회수로 100화니까 100화 축하한다고 댓글도 주시고, 후원까지 해주시더군요.
깜짝 선물을 받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후원해 주신 분, 댓글 달아주신 분, 읽어주신 분 모두 감사드립니다.
#<전개 방향>
3권은 짧은 호흡으로 많은 사건과 많은 인물들이 등장했다면, 4권은 한 에피소드에 8~10화 정도 되는 분량을 할당해가면서 오메가가 본격적으로 세계관에 녹아들고 성장했다는 것을 알리는 부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당장 이번 유물 탐사 에피소드만 봐도 처음에 병원 옥상에서 깡통 던지던 오메가의 모습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있죠.
#<루트 에피소드>
‘좁은 공간에서의 액션씬’, 그리고 ‘야외 공간에서의 괴수씬’을 쓰는 데 집중했던 파트입니다.
전자의 경우 ‘올드보이’의 복도 장도리씬에서 우울한 색감을 덜어내고 싶었고, 후자의 경우 해당 부분 작가의 말에도 적었지만 킹콩의 장면을 레퍼런스로 가져왔습니다.
물론 느낌만 가져가고 거장들의 색을 제 나름대로 웹소설식으로 해석해야 하는 일이었기에 쉽지 않았지만, 글로 나온 결과는 제가 봤을 때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게다가 이득이 아니라 의리를 위해 스냅샷을 지키고, 호리병으로 엘림의 뚝배기를 후려치는 오메가는 제가 쓰고도 좀 뿌듯하기도 했고요. ㅎㅎㅎ
#<벡 에피소드>
이 에피소드는 43~45화 에피소드였던 <올가, 샬롯 에피소드>와 정확히 반대되는 에피소드 입니다.
올가와 샬롯이 ‘보편적 가치가 어떻게 해서 지켜지는가’에 대한 이야기라면 벡은 ‘보편적 가치가 어떻게 무뎌지는가’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다만 바깥 이야기를 먼저 말씀드리자면 원래 구상 속에서 이 에피소드는 유물 탐사 에피소드 다음, 혹은 그 이후에 올 예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얼개만 잡혀있을 뿐, 인물이나 사건 진행이 완벽히 짜여있지 않았죠.
하지만 루트 에피소드가 끝나기 2화 전, PD님께 말씀 드렸습니다.
저: 다음 에피소드는 원래 유물 탐사편을 쓰려고 했지만 벡 편을 땡겨 쓰겠음
PD님: 내용 구상은 하심?
저: ㄴㄴ 이제 해야함.
PD님: ...근데 왜 순서 바꾸려고 하심?
저: 100화에 맞춰서 쓰고 싶은 장면이 있음.
PD님: 무슨 장면임? (설명 들으신 후) ㄱㄱ
이런 과정을 통해 바뀌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여길 읽는 독자님들은 조금 이상한 점을 알아채셨나요?
네 그렇습니다.
지금이 100화인데 ‘여기서 뭘 보여주고 싶었다는 거지?’ 싶으시죠.
분량 조절 실패로 100화에서 보여드리는 것에 실패했습니다.
곧 나올테니 재밌게 봐주십사.....합니다....
#<벡 에피소드 2>
지금은 조금 잠잠해졌지만 벡 에피소드가 올라갈 때 문피아 무료 투데이 베스트는 이혼물이 점령 중이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이혼 관련 드립이 댓글에 많았고 저도 보면서 빵 터졌습니다.
아마 그때 댓글 중에 하나가 제 글에 달린 댓글 중 공감을 가장 많이 받았을 겁니다.
#<오타, 비문에 대한 변>
오타나 비문에 대한 내용을 댓글로 알려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늘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퇴고를 안 하는 게 아닙니다.
정말이예요.
글 쓰면서 보고, 쓰고 난 뒤에 한 번 보고, 몇 시간 묵혀뒀다가 보고, 2~3일 뒤에 예약 연재 올리기 전에 보고, 예약 연재 걸어 놓고도 다른 판형으로 보면 보일까 싶어서 태블릿으로 보고 핸드폰으로 보고 글 올라가기 전에 또 봅니다.
그런데도 몇 개씩 놓치는 부분이 생기는 점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PD님께 1차 퇴고를 끝낸 원고를 보내드리면 간략한 교정교열을 끝낸 글이 되돌아옵니다.
그걸 받아서 피드백부분만 고치면 될 걸 괜히 내용 더 넣어보겠다고 그러다가 오타랑 비문이 더 생기는 건 아닌가 싶고 그러네요 ㅜㅜ
앞으로 더 신경 쓰겠습니다.
#<반환점>
대단한 히트작이 아니라면 웹소설은 200화에서 250화 정도에 마무리를 짓는 것이 관례입니다.
지금이 100화이니 절반에 도달했거나 곧 도달할 셈이죠.
반환점을 돌고 있는 중입니다.
앞으로도 쓰고 싶은 내용이 많은데 남은 분량 안에 모두 쓸 수 있을까, 쓸 내용들이 재미있을까 하는 걱정이 되긴 합니다만 그런 것들은 일단 머리에서 지워버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