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5.
015.
페룬 마탑.
여러 강철계 마탑 중에서도 거대 방산 업체들과의 협업, 연구를 통해 거대한 부를 거머쥔 마탑.
페룬 마탑이 위치한 남산의 지하에는 쇳물이 들끓는 거대한 대형 용광로가 몇 개나 있다는 도시 전설도 있다.
전 세계의 도시 권역에 양질의 전투 마법사를 공급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런 페룬 마탑의 마탑주, 테오릭 경.
언론 등에서는 회장으로 지칭하는 경우도 있지만, 공식적으로 붙이는 호칭은 경卿.
젊은 시절 브리튼 권역의 분쟁에서 활약한 뒤 그곳의 군주에게 받은 명예 칭호라는데 직접 눈앞에서 외양과 이름을 매칭 해보니 상당히 어울린다.
페룬 마탑의 마탑주와의 자리를 주선해 주겠다는 하르파고스의 언질이 있고 난 뒤에 테오릭 경에 대한 정보를 조금 찾아봤다.
결론만 말하자면, 이 노인네, 보통 상남자가 아니다.
페룬 마탑의 초창기, ‘마법은 체력에서 온다’라는 표어를 내걸고 새로 들어오는 수습생들은 3년 동안 몸부터 만들게 했다는 일화.
계룡 권역에 위치한 빙결계 마탑인 프로이데 마탑의 마탑주와 술김에 시비가 붙어 단신으로 프로이데 마탑에 쳐들어가 내부의 구조를 엿가락처럼 바꿔놨다는 일화.
제자들이 투입된 전장이 밀린다는 소리를 듣자 곧바로 전용기를 띄워 몸소 강림한 뒤 제자들에게 빠따를 치고 돌아갔다는 일화.
알면 알수록 관자놀이가 지끈지끈해지는 ‘노빠꾸 상남자’가 분명했다.
그런 양반이 내 앞에서 팔짱을 딱 끼고 장군처럼 앉아 있는 것이다.
‘어디 한번 떠들어 봐라.’ 하는 표정을 하고서.
이런 성격의 케이스를 좀 겪어봤는데, 약해 보이면 안 된다.
상남자는 상남자를 알아보는 법이다.
싹수없이 대하라는 말이 아니다.
꿀릴 것이 없다는 태도로 나가야 한다는 소리다.
“처음 뵙겠습니다. 해결사 오메갑니다. 누추한 곳까지 오시게 해서 죄송하게 됐습니다.”
절도 있게 고개를 좀 숙였다가 드니 놀란 표정의 앨리스가 보인다.
왜 이래.
나도 할 때는 하는 놈이라고.
옆에서 다행이라는 듯 조용히 가슴을 쓸어내리던 하르파고스가 호들갑을 떨었다.
“본사 근처의 고급 음식점에서 자리를 마련하려고 했는데, 테오릭 경께서 당장 오메가님을 보러 가자고 하셔서요. 테오릭 경, 제가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오메가님 이상한 사람 아닙니다.”
11시 5분을 가리키던 테오릭 경의 눈썹이 10시 10분 정도로 내려왔지만, 아직 팔짱은 풀지 않고 있었다.
“그건 자네가 아니라 내가 판단할 일이지.”
“예. 그렇긴 하지요.”
하르파고스처럼 저자세로 나가면 안 된다, 이 말이다.
금속 마스크 때문에 원래의 목소리보다 더 낮게 울리는 노인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위타천에게 얻어맞고도 멀쩡하게 살아남았다지?”
매번 위타천과 대등하니, 맞섰다니 하는 소리를 듣다가 드디어 남의 입에서 진실을 듣게 됐다.
마탑주 쯤 되면 헛소문 정도는 걸러지겠지.
그런데 기분이 묘하다.
팩트지만 어쩐지 인정하기는 싫달까.
“기묘한 일이군. 위타천 그 친구가 그렇게 무른 친구가 아닐 텐데.”
“이번 테러 현장에는 그 위타천 님이 오메가 님을 보려고 직접 오기까지 했답니다. 담당을 바꿔가면서요. 굉장히 호의적이었다고 합니다.”
하르파고스가 나를 도와주기는 도와줄 모양이다.
옆에서 첨언을 들은 테오릭 경의 눈에 놀라움이 내려앉았다.
“그래? 재밌는 놈이었군. 보기에는 비실비실해 보이는데.”
비실비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후에야 그랬지만 지금은 제법 근육이 붙었는데요.’
라고 하려다가 눈앞에서 꿈틀거리는 노인네의 거대한 전완근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가치관은 상대적인 거니까.
“나도 대충은 들었다. 맡은 일은 다 성공시킨다지? 여기서는 나름대로 이름도 알리고 있는 것 같고.”
“운이 좋았던 것도 있고, 제가 열심히 한 것도 있죠.”
“겸손은 잘 모르는 것 같군.”
“사실을 말씀드린 겁니다. 그리고 저는 겸손하지는 못해도 오만하지도 않습니다.”
하르파고스의 세 얼굴에서 식은땀이 주룩주룩 흐르는 것이 보인다.
하지만 마스크 위로 보이는 테오릭 경의 눈가에 주름이 졌다.
웃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테러 현장 조사에서도 리벨리온이 하수도를 이용했다는 걸 밝혀냈다고?”
이어지는 테오릭 경의 말.
“일을 크게 벌이는 재주가 있는 것 같은데, 그런 놈이 우리 애들을 왜 필요로 하는 건지 궁금해서 말이다. 얘기해봐라. 부디 시시한 이유가 아니어야 할 게다.”
단어 선택은 거칠지만, 어조는 전혀 거칠지 않다.
오히려 재미있는 일에 끼고 싶어 하는 개구쟁이 같은 말투와 눈빛.
속으로 피식 웃었다.
이 노인네는 나를 시험하는 척하면서 사실은 본인의 지루한 일상에 한줄기 일탈을 선사해주길 바라고 있는 건 아닐까?
“26구역의 폐교에 대해 얘기를 좀 드려야겠군요.”
#
진오, 샴록, 셀티스, 나이누안의 이야기를 비롯해 그들이 세웠던 학교, 남겨진 마나 하트와 주위에서 벌어지는 이상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테오릭 경이 중얼거렸다.
“나이누안. 들어본 적 있지. 그 늑대인간 아이를 같이 키우려고 불칸과 프로이데가 손잡았다는 말도 있었으니까.”
불칸은 인천 권역에 위치한 화염계 마탑.
프로이데와는 대대로 앙숙 관계이며 해당 마탑에 소속된 마법사들끼리는 얼굴도 마주치지 않을 정도로 사이가 나쁘다고 한다.
그런 곳들끼리 협력할 정도면 나이누안의 재능이 대단하긴 했나 보다.
“그걸 차지하기 위해 여러 화염계와 빙결계 마탑에서 마법사들을 파견하고 있습니다. 그 혼란을 이용해서 다른 조직들도 득세하고 있고요.”
“너는 나이누안의 마나 하트를 가지고 싶은 거고?”
“예.”
“왜? 그 일대가 혼란스러운 게 싫어서?”
잠시 고민했다.
대의를 위하는 해결사 이미지.
나쁘지 않다.
그런데 나는 대의에는 큰 관심이 없다.
“아뇨, 그걸 가지면 제가 더 강해질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무거운 침묵이 흐른다.
입을 떡 벌리고 경악하는 앨리스, 여섯 개의 손으로 세 이마를 쥐어 싼 하르파고스가 보인다.
나를 바라보는 테오릭 경의 눈에 이채가 어린다.
“강해지고 싶다······? 얼마나.”
“짜증 나는 놈들이 시비 걸어 왔을 때 화끈하게 두들겨 패도 아무 말 못 할 정도로요.”
사이먼 같은 놈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서리얼에서의 내 일상이기도 했고.
선우에게는 입단속을 단단히 시켜놔서 내가 사이먼의 뿔을 잘라서 가지고 있다는 말은 퍼지지 않았다.
사무실에 걸기 위해 기껏 가져온 게 아까워서 내 개인 방으로 쓰고 있는 건물의 옥탑방에 잘 보관해 놓긴 했다.
잠시 고민하던 테오릭 경이 물었다.
“거기 끼어든 마탑이 어디 어딘지는 알고 있나?”
내가 멈칫하는 사이, 앨리스가 말했다.
“대형 마탑은 화염계의 불칸과 푸에고, 빙결계의 프로이데와 월하선이 있습니다. 이외의 군소 마탑들은······.”
“잔챙이들은 빼지.”
“예, 마탑들은 그 정도고 이외의 조직폭력배나 지하조직으로는······.”
금속 마스크에 반사된 테오릭 경의 목소리가 무겁다.
“페룬의 수장인 내가 그런 놈들까지 알아야 하나?”
“실례했습니다.”
빠르게 분위기를 파악한 앨리스.
테오릭 경이 흐음 하는 소리를 내더니 말했다.
“마나 하트를 어떻게 이용할 생각이지?”
“가장 우선하고 싶은 건 이식입니다. 그 방법이 여의찮을 경우는 녹이거나 변형해서 장비로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고로 팔고 싶다는 과거 앨리스의 발언은 얘기하지 않았다.
내가 생각해도 그건 좀 손해 같았다.
팔짱을 푼 테오릭 경은 자신의 양 무릎에 손을 턱 얹고는 나를 응시했다.
그리고는 크게 외쳤다.
“좋다! 직계로 열 명 보내주마.”
“예? 직계 제자를 열 명이나요? 너무 많은 것 아닙니까?”
하르파고스의 외침이었다.
열 명이 많나?
기억을 되새겨보니 예공방의 공동 안정화를 하고 있던 페룬 마탑의 마법사도 다섯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즉, 테러 수습보다 많은 인원을 지원해주겠다는 것.
테오릭 경의 말이 이어졌다.
“대신, 너는 마나 하트를 무조건 확보해야 한다. 또, 마나 하트를 확보한다면 나는 너를 우리 페룬 소속이라고 발표할 거다.”
“예? 저는 강철계 마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불칸의 애송이와 프로이데의 마귀할멈이 가지고 싶어 하는 게 내 영향력 아래에 있다는 게 중요할 뿐이니까! 명예 회원 같은 거라고 생각해라.”
마탑 간의 감정싸움 문제인가 보다.
“출정은 언제냐! 오늘 밤?”
“아······뇨. 예공방에서 지원받기로 한 물품이 아직이라······.”
테오릭 경의 고개가 하르파고스를 향해 확 돌아갔다.
“어허! 일처리가 이렇게 느려서야 되겠나!”
“지금 회사 내부에서 여러 일이 동시에 진행 중이라 그렇습니다. 바로 조치하겠습니다.”
“이런 일은 빨리 해치울수록 좋아! 알 만한 사람이 그러나!”
“예. 알죠. 알죠. 더 노력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테오릭 경이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분명 말했다. 무조건 확보해야 한다고. 페룬은 실패를 용납하지 않아.”
나도 일어서서 마주 보며 말했다.
“그렇다면 이미 답을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 본인 입으로도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응?”
“맡은 일은 다 성공시켰다고요. 전 실패를 모릅니다.”
테오릭 경의 눈썹이 둥그렇게 휘었다.
“푸하하하하!”
파안대소.
“패기 하나는 마음에 드는 놈이구만! 마음 같아서는 남산으로 데려가 체력 단련장에 처박고 싶어! 하하하하!”
제자로 들였으면 한다는 것 같은데 표현이 매우 상남자스럽다.
그렇게 껄껄거리며 테오릭 경이 나가자 하르파고스가 여섯 개의 엄지손가락을 내게 보여주며 그 뒤를 따라 나갔다.
소파에 털썩 늘어지기 무섭게 앨리스가 길게 숨을 뱉으며 말했다.
“세상에. 테오릭 경이라니. 페룬 마탑은 네오 서울에 있는 마탑들 중에 영향력이 가장 크다구요······. 설마 직접 보게 될 줄은 몰랐네. 긴장해서 죽을 뻔했어요.”
“근데 말이야.”
“네?”
“너, 테오릭 경이 나 찾으니까 바로 저기 있다고 알려주더라. 원래 누가 나 찾아도 무슨 일인지 물어보는 게 매뉴얼 아니었어?”
불편한 침묵.
“······갑자기 저보고 사장님이냐고 해서 당황한 나머지······.”
“당황할 게 따로 있지!”
앨리스와 사무 보조 안드로이드의 기본 응대 매뉴얼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누려는 찰나, 정현이 사무실로 뛰어 들어왔다.
“형님! 오메가 형님! 괜찮으······시네?”
“무슨 일이야.”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근처에 페룬 마탑 마법사들이 쫙 깔렸어요. 여기 건물을 봉쇄하더라고요. 형님이 사고 친 거 아닌가 했죠.”
그래도 걱정해주는 건 이 녀석밖에 없다.
내 곁에 와서 몸 여기저기를 만지며 괜찮냐고 하는 녀석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어 주었다.
역시 인간의 친구 개.
안드로이드는 믿을 게 못 된다.
“근데 여기서 아수라 한 명이랑 덩치 큰 할아버지 한 명 나가니까 마법사들도 다 사라지더라고요. 형님 만나러 온 사람들이에요?”
“응.”
“누군데요.”
“테오릭 경.”
“테오릭······테오릭······테오릭! 페룬 마탑의!”
끝나지 못한 정현의 말을 앨리스가 받는다.
“마탑주요.”
그때, 키클롭스 아재가 따라 들어왔다.
“어이~오 사장! 이 근처에 페룬 마탑 마법사들이 쫙 깔린 거 봤어?”
정현이 키클롭스에게 뛰어들어 문밖으로 밀어냈다.
“나가요! 사장님! 여기 있으면 안 돼요!”
“왜 이래. 아까는 오 사장 걱정된다고 가보자며.”
“아무래도 형님이 페룬 마탑에 제대로 찍힌 것 같아요. 테오릭 경도 직접 왔대요!”
“이런, 미친! 가자!”
둘은 재빠르게 사라져 버렸다.
창문으로 밖을 내려다보니 무슨 일인가 해서 모인 사람들이 건물을 둘러싸고 웅성대고 있었다.
“씨벌······. 조용히 왔다 조용히 갈 것이지······.”
#
페룬 마탑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하르파고스가 테오릭에게 조심히 물었다.
“어째서 그런 지원을 약속하신 건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제가 처음에 생각한 지원은 훨씬 적어서 여쭤보는 겁니다.”
“자네라면 아까 내 질문에 뭐라고 답할 건가?”
“음······. 글쎄요.”
“그놈 스스로 뭐라도 된 것마냥 정의니, 대의니 하는 개소리를 지껄였다면 나는 당장 일어나 나왔을 걸세.”
하르파고스는 오메가의 말을 떠올렸다.
-제가 더 강해질 수 있을 것 같아서요.
테오릭의 말이 길어졌다.
“나는 듣기 좋은 말을 하는 놈들을 믿지 않네. 대부분 시커먼 속을 감추려는 속셈이거든. 하지만 시커먼 속을 드러내는 놈은 믿어볼 만하다고 생각하네. 최소한 스스로에게는 솔직하다는 소리니까.”
“호오······.”
“그리고 내 앞에서 그렇게 당당하게 제 속을 드러내는 놈은 잘 없어.”
말을 마친 테오릭이 잠시 후 클클거리며 웃었다.
“감히 내 영역에 아랫놈들을 보내서 치고받는 중이었단 말이지? 가당치도 않구만.”
노리던 걸 빼앗겨서 자신에게 아쉬운 소리를 할 불칸과 프로이데의 마탑주 생각을 하니 슬그머니 기분이 좋아진 테오릭이었다.
“위타천 그 친구가 오메가를 보러 간 이유를 알 것 같군. 묘한 매력이 있어.”
테오릭의 긍정적인 평가에 둘을 소개해 준 하르파고스의 얼굴이 밝아졌다.
#
며칠 뒤의 초저녁, 인천 권역의 불칸 마탑과 계룡 권역의 프로이데 마탑에 급보가 전해졌다.
[네오 서울 대림 에어리어 26구역, 나이누안의 마나 하트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폐교에 페룬 마탑의 마법사들 다수 출몰]
[흉장의 형태로 보았을 때 직계 제자들로 추정]
[페룬 마탑의 마법사들이 폐교를 포위. 폐교에 접근 불가]
[마법사가 아닌 것 같은 외부 인원 1명에게 길을 열어 줌]
[탐문 결과, 대림 에어리어의 해결사 오메가로 판단됨]
나이누안의 마나 하트 회수에 기대를 걸고 있던 두 마탑의 수장들이 급보에 반응했다.
불칸 마탑의 마탑주, 박운은 냉정했다.
“푸에고 마탑에 임시 동맹을 제의하고 주위의 화염계 군소 마탑들에게 협력을 요청해라.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유사시에 돌입한다.”
프로이데 마탑의 마탑주, 라벤느는 다소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테오릭 이 미친 노인네! 왜 인제 와서 지랄이야! 네오 서울에 파견 나가 있는 애들 다 그쪽으로 불러 모아! 어서!”
마탑주들의 명령 때문에 두 마탑이 온통 떠들썩해졌다.
몇 분 뒤, 두 마탑주는 같은 말을 내뱉었다.
우연의 일치였다.
“그런데 해결사 오메가라는 놈은 누구지?”
#
같은 시각, 페룬 마탑 마법사들의 든든한 호위를 받으며 폐교로 입성한 오메가는 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감탄 아닌 감탄을 뱉고 있었다.
“이게 죽은 사람의 마나 하트가 만들어내는 광경이란 말이지······.”
해가 점점 떨어지는 것과 동시에 다 무너져 내리던 건물이 차츰 복원되더니 점차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나이누안의 영체와 그의 마나 하트가 만들어내는 진혼곡이었다.
“편히 쉬게 해드리리다.”
오메가가 예공방에서 받은 안경과 장갑을 착용했다.
영체 탐지 기능이 있는 안경과 유사시 영적 타격에서 보호할 수 있는 보호장 기능이 내장된 장갑이었다.
“좀 무게가 있네.”
장갑을 끼고 손을 움직인 오메가가 익숙하게 칼자루를 꺼내어 비틀었다.
철커덕하는 소리와 함께 칼등이 솟고, 웅웅거리는 광자 검날이 이어서 완전한 검의 형태를 만들어냈다.
“앨리스, 주위 상황은 어때?”
-다들 바라만 보고 있어요. 그런데 마법사들이 모여들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오케이. 들어간다.”
오메가는 불타는 학교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