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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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프의 희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허공을 유영한다.
검지를 뻗은 그 모습은 마치 화백이 유화를 완성하기 직전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다.
다만 엘프와 화백 사이의 다른 점이 있었다.
화백의 손놀림이 일생의 역작을 남기기 위한 것이라면, 엘프의 손짓은 소환수들을 부려 나와 하르파고스의 사지를 분해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잠깐, 하르파고스는 팔이 여섯 개인데, 사지四肢라는 표현이 맞나?
팔 여섯 개에 다리 두 개, 합쳐서 여덟 개니까 팔지八肢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며 날 향해 달려드는 날개 달린 괴수 하나의 다리를 잘라냈다.
절단면에서 시꺼먼 액체가 뿜어졌다.
문신을 소환의 매개로 사용하면, 소환수의 피는 잉크로 만들어지는 건가.
뒤에 있는 하르파고스가 괜찮은지 잠깐 고개를 돌렸다.
사지가 맞는지, 팔지가 맞는지에 대한 생각을 가진 채.
하르파고스는 여섯 개의 손에 검을 든 채로 샴록을 노려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팔지가 좋겠어.’
짧은 상념을 정리한 후에 빠르게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샴록이 데리고 있는 괴수는 현재까지 다섯.
그 중 고작 하나의 다리를 잘라냈을 뿐이니 계속해서 공격에 대비해야······하지만 샴록은 괴수들에게 둘러싸인 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해결사 오메가라고 했나요?”
그녀의 말에 나는 경계를 풀지 않은 채로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볼일이 있는 건 당신이 아니에요. 뒤에 있는 아수라족을 넘겨주시죠. 방금 보니 갈등하시는 것 같던데.”
갈등?
내가 잠깐 뒤돌아본 것 때문에 그런 건가?
사지논쟁에 나름대로 결론을 내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뒤에서 하르파고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딘가 불안감이 묻은 목소리였다.
“안 됩니다. 의뢰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까.”
이 아저씨도 내 눈빛이 자신을 팔아넘기려는 눈빛으로 보였나 보다.
눈 좀 흐리멍텅하게 뜨고 다니지 말라는 앨리스의 말을 잘 들을 걸 그랬다.
“이쪽 일은 신뢰와 명성이 다 해 처먹는 바닥이라서 말이야. 의뢰인 넘겨줬단 소리 돌면 일감이 안 들어와.”
가느다랗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하르파고스의 소리가 들렸다.
이어지는 샴록의 말.
“안타깝네요. 남의 일에 끼어들어서 죽음을 자초하다니.”
“내가 아무리 죽음을 자초했어도 방산기업에 테러를 가하는 너희들만 할까.”
“이건 테러가 아니라······.”
“누군가의 사주인가?”
내 말에 흠칫하는 샴록.
“너희끼리는 뭐라고 할지 모르겠는데, 이건 백 명에게 물어도 백 명 전부 테러라고 답할 짓이야. 이미 많은 사람이 다쳤을 거고, 어쩌면 사망자도 있겠지.”
“······.”
“대림 에어리어를 바꾸려고 했다지? 네 패거리가 한 짓 덕에 더 살기 팍팍하게 바뀌겠어. 고마워, 아주.”
샴록의 미간에 주름이 팍하고 그어졌다.
“당신이 뭘 안다고!”
괴수 셋이 동시에 나를 향해 짓쳐 들었다.
한 손을 바닥에 댄 채로 괴수들이 발이 닿을 만한 곳에 저항 감소 스킬을 사용했다.
두 마리의 괴수가 발이 꼬인 채로 넘어졌다.
웃긴 영상 찍으려고 익힌 스킬인데 이럴 때 쓰면 효과가 쏠쏠하다.
다리 하나를 잃은 채 날아서 돌격하는 녀석에게는 다시 한번 검을 휘둘렀다.
광자 칼날이 웅웅거리며 괴수의 날개를 갈라내는 소리가 자못 짜릿했다.
마침내 다리에 이어 날개 한쪽을 잃은 괴수가 비틀거리는 채로 다른 날개 한쪽과 몸을 부풀리며 포효했다.
크오오오-
귓전을 때리는 고음 폭풍 속에서 생각했다.
‘이런 건 이목을 끄는 짓밖에는 안 될 텐데?’
그 순간, 뒤엉켜 넘어져 있던 괴수의 몸이 흐려지는 것이 보였다.
역소환이다.
날개 달린 괴수의 뒤에 있어야 할 샴록이 보이지 않았다.
머리 위로 음영이 드리웠다.
하르파고스를 향해 몸을 날림과 동시에 질량 증가 스킬을 사용했다.
내 몸통 박치기로 하르파고스를 밀어내기는 역부족일 것 같았다.
“받으세요! 무거울 수도 있어요!”
엉겁결에 손에 든 검을 놓고 나를 받아든 하르파고스가 기합인지 신음인지 모를 소리를 내질렀다.
“으흡!”
꽤 무거울 거다.
서리얼 툴팁 상으로 질량 증가 스킬은 최대 400kg까지 늘어난다는 모양이니까.
그래도 완력으로는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는 않다는 아수라족답게 하르파고스는 몇 걸음 물러서는 것으로 내 질량을 받아 내는 데 성공했다.
“갑자기 무슨 짓입니까! 그리고 왜 이리 무거운 거죠?”
하르파고스가 화를 내는 동시에, 방금 전까지 그가 서 있던 곳에 괴수 2마리와 그 위에 탄 샴록이 떨어져 내렸다.
괴수 하나가 몸을 부풀려 내 시야를 가린 뒤, 공중으로 뛰어올라 하르파고스를 노린 것.
정확히는 하르파고스가 있던 곳에서 반 발짝 정도 떨어진 위치.
하지만 괴수의 크기가 워낙 거대했기에 주위의 땅 일부가 뒤집혔으며, 하르파고스가 놓친 검들은 박살이 났다.
“안돼! 안돼! 안돼에!”
하르파고스의 고통 섞인 비명을 배경으로 샴록의 말이 들렸다.
“이걸 단번에 간파할 줄은 몰랐네요.”
대형 괴수를 부리는 소환사를 많이 상대해 본 경험 덕이다.
이만한 중량들이면 그 자체로도 무시하기 힘든 전력일 테니.
샴록이 날개와 다리를 잃고 쓰러진 괴수에게 손을 뻗자 괴수는 문신이 되어 그녀의 목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핀을 이렇게 쉽게 제압할 줄은 몰랐어요.”
“힘들지는 않았어. 나머지 전부랑 해도 수월할걸?”
기세 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
그것이 설령 허세라 할지라도.
하르파고스를 보호해가면서 싸우는 게 아니라면 한 번에 세······마리 정도는 상대해볼 만할 것 같다.
멀지 않은 곳에서 보안요원들의 강화 외골격 소리가 들렸다.
하르파고스가 소리쳤다.
“왔나 봅니다! 이봐! 여기다! 침입자가 여기 있다!”
샴록의 중얼거림이 들렸다.
“······필수 조건은 아닌 것 같으니 여기까지 하죠.”
아직 검을 잡은 손에서 힘을 빼지 않은 내게 샴록이 흘리듯 말을 건넸다.
“위타천과 맞섰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믿지는 않았는데, 근거 없는 소문은 아니었나 보군요.”
솔직히 말해서, 샴록이 이렇게 말하는 건 자의식 과잉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괴수 상대하는 건 위타천 때에 비하면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이었거든.
모든 괴수를 역소환한 샴록이 나와 눈을 마주치며 속삭인다.
“해결사 오메가. 또 볼 것 같네요.”
말을 마친 샴록은 해치에 보안카드를 긁었다.
해치의 문이 열리고 그녀는 몸을 쑥 넣은 뒤 쾅 소리 나게 해치의 문을 닫고 사라졌다.
달려가서 당겨봤으나 해치는 꿈쩍하지 않았다.
아까의 보안카드가 없으면 열리지 않을 거라는 하르파고스의 말이 있고 나서야 나는 손을 떼었다.
하르파고스가 주저앉아 말했다.
“가, 감사합니다. 오메가 님이 안 계셨다면 꼼짝없이 죽었을 겁니다.”
나는 그때 하르파고스의 부러진 검들이 널브러져 있는 자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반 발짝만 옆으로 떨어졌으면 틀림없이 단번에 하르파고스를 죽일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말이나 행동은 하르파고스를 죽일 것처럼 하더니, 마지막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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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일련의 과정을 들은 앨리스가 눈을 빛냈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꼽으며 의뢰와 보상을 매치시켰다.
“조사 의뢰는 특수강 조끼로 받으셨고, 호위 의뢰 보상은요?”
신난 얼굴로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는 패널을 타다닥 두들기곤 기쁨의 탄성을 질렀다.
“조끼랑 함께 약속했던 금액도 들어왔네요! 제 말 들리세요, 사장님?”
“어, 듣고 있어.”
소파에서 밍기적대던 나를 본 앨리스가 빽하고 소리 질렀다.
“의뢰인 오실 수도 있으니까 소파에 등 붙이고 있지 말랬죠? 그리고 왜 위에는 티셔츠 한 장만 입고 있는 건데요!”
“이게 이번에 받아 온 조끼라니까 그러네. 이거 엄청 좋아. 춥지도 덥지도 않은데 감촉도 기가 막혀서 안 입은 것 같다니까.”
“이래서는 해결사인지 동네 백수인지 구별이 안 되잖아요.”
“의뢰 없으면 해결사가 동네 백수지 뭐.”
“이거라도 걸치고 계세요.”
앨리스가 던진 후드가 내 머리 위에 푹하고 올라앉았다.
이 후드, 분명 나노테크 섬유로 만든 거라서 짱짱하고 오래 간다고 그랬는데 실상은 입은 지 몇 주 되지 않아 소매 끝이 풀리고 있다.
대림 에어리어에서 산 물건답다.
다시 던져 놓으려다가 나를 향해 도깨비 눈을 하고 있는 앨리스 눈치가 보여 주섬주섬 주워 입었다.
그냥 이 특수강 티셔츠 하나 입고 있는 게 제일 좋은데······.
이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내가 후드를 입자 비로소 앨리스의 얼굴이 좀 풀렸다.
“자, 다시. 호위 의뢰 보상은요? 이거 긴급 의뢰였잖아요. 설마 발주서랑 싸인 없다고 그쪽에서 입 닦은 건 아니죠? 때마침 사장님이 옆에 없었으면 그 아수라족 이사는 찐 게처럼 다리가 다 분리됐을 거 아니에요.”
“틀린 말은 아닌데, 멀쩡한 사람보고 찐 게라고 하면 쓰냐.”
“비유가 그렇다는 거죠. 아수라족이니까 팔다리 다 합치면 8개기도 하고요.”
“그건 그렇지.”
잠시 간의 침묵 후, 앨리스가 내게 벌컥 화를 냈다.
“사장님이랑 얘기하면 왜 계속 말려드는지 모르겠네! 그래서 호위 의뢰에 대한 보상은 뭘 받기로 하셨죠?”
“좀 큰 걸 불렀어.”
앨리스의 눈이 반짝거렸다.
“페룬 마탑에서의 지원 병력과 예공방에서 만드는 물건 중 영체와 관련 있는 무기 임대.”
반응이 없었다.
어렵사리 고개를 돌리자 차게 식은 앨리스의 눈빛이 나를 마주했다.
“그건 왜요. 어디에 쓸 건데요.”
침을 꿀꺽 삼킨 후에 설명을 자세히 시작했다.
“26구역의 폐교 있지. 거기 안에 나이누안이라는 마법사의 마나 하트가 있대. 실제로 그것 때문에 종종 밤이 되면 불타는 학교의 환영이 보인다고 하더라고.”
“그런데요.”
“그 나이누안이라는 마법사가 재능이 굉장해서 남겨진 마나 하트를 차지하려고 화염계랑 빙결계 마탑이 마법사들을 파견하고 있거든? 내가 그걸 가지면 어떨까 해서.”
이 세계관에서 마법사들은 자연의 마나를 감지하고 그걸 마법으로 바꿔주는 마나 하트라는 기관을 가지고 있다.
자연 발생했든, 수련으로 만들었든, 남의 것을 빼앗아서 이식했든 말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 분명 화염계 마법을 사용할 수 있음에도 마나 하트가 없다.
그래서 나이누안의 마나 하트 얘기를 들었을 때 들었던 생각이 ‘저걸 내가 가지면 빙결계 마법도 쓸 수 있는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었다.
이건 최대로 낙관적인 부분이고 정 안 되겠으면 화염계 마법만이라도 강화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런데 가브리엘라와 만났던 밤에 느꼈지만, 그 일대는 장난이 아니다.
무주공산, 무법지대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곳.
개인이 뛰어들기에는 너무나 많은 위험을 동반한다.
그래서 아쉬움만 남겨놓던 찰나에 샴록으로부터 하르파고스를 지켜냈다.
“그 이사 아저씨가 뭐든 일단 말하래. 자기 선에서 들어줄 수 있는 건 다 들어주겠다고.”
이제 앨리스도 제법 흥미를 보이는 눈치다.
“그래······서요?”
“그래서 말했지. 일단 다른 마탑들의 태클에서 자유로운 페룬 마탑에서 지원을 오면 좋겠다고.”
“페룬 마탑이면 강철계 마탑이죠?”
“맞아. 그리고 여러 방산업체와 협력 연구를 많이 해서 가장 부유한 마탑이기도 할걸?”
“영체 무기는요?”
“마나 하트만 있는 게 아니라 나이누안의 영체 안에 마나 하트가 있다고 그랬거든. 혹시 모르잖아. 보험이지.”
자리로 돌아간 앨리스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저번 의뢰로 생활비는 어느 정도 있고······. 페룬 마탑이랑 예공방과의 관계······사장님의 전력 강화······흠······. 괜찮아 보이네?”
앨리스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자 나는 시치미를 뚝 뗀 채로 말했다.
“사실상 재정관리를 하는 건 앨리스 너니까. 네가 보기에 보상이 신통치 않다 싶으면 다른 걸 요구해볼게. 근데 처음이랑 다른 제안하는 게 좀 모양 빠지긴 해.”
“아니에요. 일단 그렇게 하세요. 단, 한 가지만 약속해요.”
“뭔데?”
“마나 하트를 확보하게 되면 이식할 생각이신 거죠?”
“그렇지?”
“위험한 경우에는 포기한다는 약속을 해주세요. 마나 하트 이식은 꽤 어려운 일이라고 들었거든요.”
날 걱정해주는 거야?
안드로이드 소녀의 따뜻함에 감동하려는 찰나.
“사장님 또 병원 실려 가서 안드 플래닛 뒤지는 건 사양이에요. 그리고 이식 실패한 마나 하트는 반값도 안 쳐준다는데 이식 안 될 것 같으면 되도록 멀끔한 걸로 팔아야죠. 중고도 미개봉 중고를 더 선호한다고요.”
됐다.
기대한 내가 바보지.
복귀하면서 오일샌드 사 들고 온 내가 바보야.
“그럼 폐교에는 언제 가실 건데요?”
“보상 확정되면. 무기 임대는 어렵지 않은데, 페룬 마탑에서 마법사 지원받는 건 회사에서 논의를 거쳐야 할 거래.”
하르파고스는 조금 걸릴지도 모른다고 얘기했다.
보상 건도 같이 올리긴 하겠지만, 일단은 자기와 대림 생산기지를 이 꼴로 만든 놈을 찾기 위해 할 수 있는 걸 우선하겠다는 뜻이었다.
이미 예공방 생산기지 테러는 다 퍼진 상황이라 감추기도 힘든 상황.
예공방 내부에서는 감사니, 규명위원회니 바쁘게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때, 귀걸이에서 가느다란 진동이 왔다.
전화 모드로 바꾸니 익숙한 목소리였다.
“네, 이사님. 몸은 좀 괜찮으시죠? 아, 저야 뭐 괜찮죠. 그······페룬 마탑 협조 건은······. 아직요? 괜찮습니다. 좀 기다리죠. 뭐. 그럼 어쩐 용건으로 전화를 주셨는지······네? 외부조사원요? 현장 증인요? 아하······일단 검토를 좀 해본 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내게 앨리스가 다가왔다.
“무슨 전화길래 그런 미묘한 표정으로 받으세요?”
“예공방 3번 보관소 바닥 대부분이 주저앉았다고 말했었나?”
“말씀은 안 하셨는데, 뉴스 봐서 알아요. 건물이 버티고 있는 게 용하다고들 하더라고요.”
“거기 아래 지금은 안 쓰는 지하철 노선이랑 차량기지가 있대.”
“그래요? 그건 뉴스에 안 나오던데요?”
“진오랑 샴록 패거리가 거길 이용했다는데 예공방 주도로 조사를 들어가려나 봐.”
“그런 게 있었다면 조사하긴 해야죠.”
여전히 앨리스의 얼굴에는 의문이 떠올라 있었다.
“사장님이랑은 관련 없는 얘기 아니에요?”
그렇지 않을 예정이었다.
“현장 증인 겸 외부조사원으로 참여해줄 수 있겠냐는 제안을 하는데?”
“꽤 귀찮아 보이는데요. 별로 득 될 것도 없어 보여요. 차라리 외부 감사직을 의뢰했다면 모를까, 제안은 좀······.”
그래, 앨리스 말대로 제안과 의뢰는 엄연히 다르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건 제안의 탈을 쓴 의뢰일지도 모른단 말이지.
“그게······조사 잘 마치면 페룬 마탑의 마탑주와 자리를 주선해 주겠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