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적국의 왕자로 사는 법-211화 (212/527)

제37장. 없거나 한 번(2)

"없습니다."

난데 없이 뱀을 사냥해본 적 있느냐는 질문을 들은 슬레이만은 일말의 고민도 없이 이렇게 대답했다.

"해 볼 생각은 있습니까."

오랜만에 맛보는 생굴 요리를 음미하며 삼킨 뒤 상당히 만족스러운 표정을 한 칼리안이 한 번을 더 물었고, 슬레이만은 이번에도 시원하게 대답했다.

"생각 없습니다, 왕자님."

"알겠습니다."

담백하기 짝이 없는 대답과 그에 못지 않은 반응이었다.

어여쁜 내새끼가 어여쁘게 웃으면서 뱀 잡아 본 적 있느냐고 물어봤으면 살아생전 뱀 아니라 지렁이 한 번을 못 잡아 봤어도 일단은 무조건 있다고 해야지 그걸 그렇게 단호하게 없다고 두 번을 말하면 민망해진 내새끼 수정구슬같은 저 여린 마음에 상처가 생기겠냐, 안생기겠냐, 하는 얼굴로 슬레이만을 노려본 앨런이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니까 그냥 내가 간다니까 신념까지 근육질인 것 같은 저 지그프리드를 왜 써먹으려 드느냐는 생각을 하는 중이었다.

"왕자님."

그런 앨런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슬레이만이 이렇게 운을 뗀 뒤, 흥미로운 대답을 기대하는 듯한 붉은 눈을 마주 보며 말했다.

"지그프리드는 사냥을 하지 않습니다. 물기 위해 달려드는 뱀을 밟아 없앤다면 모르겠으나, 아무런 위협조차 되지 않는 것들의 앞에 굳이 먼저 나서서 사냥을 해야 할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 후 칼리안에게서 고개를 돌린 슬레이만이 앨런을 쳐다봤다. 내 대답 좀 멋지지 않았느냐는 눈빛이었으므로 앨런은 그냥 무시했다. 불덩이 안 던진 것이 다행이라는 말을 꾹 참은 채였다.

민트 젤리를 올린 양고기 스테이크를 천천히 씹어 넘긴 칼리안이 여유로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누구보다 강한 검을 들었으나 옹립하지 않고, 굳건한 방패를 들어 지켜낼 뿐이며, 사냥도 하지 않는 지그프리드."

그리고, 오로지 시스파니안의 영토 하나만을 지키기 위해 500년을 지내온 강한 신념의 수호자.

그들의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진심으로 존중한다. 그들의 신념을 상처입힐 생각은 여전히 조금도 없었다. 하지만.

"혹시 그 동안 사냥을 해 본 적도 없고 할 필요도 없어서 이미 물린 것까지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까, 지그프리드 공."

뱀 사냥을 해 본 적도 없지만 해 볼 생각도 없다는 그 이유있는 자만이 어느새 선을 넘은 것 같아서 하는 말이었다. 그 독이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밟아 없애는 것조차 하지 않은 채 그냥 지켜보고 있지는 않느냐고.

슬레이만이 칼리안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앨런의 사나워진 눈초리도 무시한 채 한참을 웃던 슬레이만은 자신의 웃음이 끝나기를 조용히 기다리는 칼리안을 향해 재밌다는 듯 말했다.

"처음 만났을 땐 사방으로 날 선 투기를 뿜어대는 그냥 꼬맹이였고, 불과 몇 달 뒤에 다시 오셨을 땐 어느새 몸 속에 오러를 가득 담고 계셨던 이상한 분이 바로 왕자님이십니다. 곱게 자란 비리비리한 왕자님께서 아주 오싹오싹한 살기를 펑펑 내뿜으셔서 제가 얼마나 놀랐는지 아마 모르실 겁니다."

얀이 관심을 가질 만큼 나약했던 왕자의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슬레이만이 오싹했다 할 정도의 살기를 내면서 세크리티아 기사들의 특징을 지닌 검술을 쓰고 있었다.

"정확히 누구인지는 몰라도 세크리티아의 것이 분명한 알맹이를 가진 것이 분명한 분께서 하필이면 뱀에 대한 경고를 하시니, 이게 또 얼마나 재밌는 일입니까!"

이렇게 말한 슬레이만이 또 한 번 커다란 웃음소리를 냈다. 세크리티아 출신 알맹이를 가진 사람이 대체 왜 데블란을 사냥하겠다 하는지는 묻지도 않고 그냥 웃기만 했다. 그리고는 또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에야 웃음을 그쳤다.

신나게 웃느라 맺힌 눈물을 닦아낸 슬레이만의 말이 이어졌다.

"아무튼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세크리티아의 새가 여기 있습니까?"

"아마도, 내 기억이 맞다면 그렇습니다."

베른 역시 지그프리드에 대한 내용을 전해듣지 않았던가. 게다가 베른의 기억 속에서 지그프리드의 땅에 내려섰던 새들은 단 한 번도 발각된 적 없었다.

"세크리티아 왕세자의 새도 있겠지만 국왕 데블란의 새가 섞여있을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지금이라 해서 달라진 것은 없을 터였다.

슬레이만이 자신의 땅에 숨어있던 새를 잡아냈다면 체이스를 통하든 얀이나 드미레아를 통하든 칼리안에게 전해졌을테니까.

"뱀 사냥에는 여전히 관심이 없더라도 새는 좀 찾아서 잡아주셨으면 하는데. 지그프리드에게 있어서는 그것 역시 사냥일까요."

만약 슬레이만이 그것 역시 싫다 한다면 더 이상은 강요하지 않을 생각으로 마지막으로 꺼낸 부탁이었다.

생각이 필요했는지 잔에 남아있던 와인을 모두 마신 뒤 다시 한 잔을 따르던 슬레이만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내성 안에서 날아오르는 새가 많다며 소공작이 걱정을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칼리안이 처음으로 이 곳에 왔을 때, 시스파니안의 둥지에서 눈부신 빛이 흘러나왔던 상서로운 현상에 대해 알리기 위해 참 많은 새들이 소식을 물고 날아올랐던 것을 칼리안도 기억하고 있었다.

"왕자님의 부탁 때문이라기보다는 소공작이 이 곳의 일을 더 걱정할 필요는 없어야 할 테니, 제가 새 정도는 잡아 보겠습니다."

지금 슬레이만은 명분을 말하고 있었다.

그것이 스스로를 위해서든, 아니면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든. 한낱 왕자가 아니라 그 왕자를 돕기로 한 드미레아를 위해서 칼리안의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지그프리드의 땅에 세크리티아의 세작이 있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었지만 드미레아를 이유로 내세워서 한 번 나서 보겠다는 소리였다.

"만약에 새 잡다가 뱀 허물이라도 보게 된다면 전해드리겠습니다, 왕자님."

지그프리드의 도움은 거기까지.

칼리안에게 마수를 뻗어 올 데블란을 막아주거나 데블란을 잡으려는 칼리안의 계획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하겠지만, 지그프리드에 살고 있는 새 정도는 잡아서 조사를 하겠노라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데블란과의 연결고리를 가진 이가 확인된다면 칼리안에게도 알려주겠노라고.

"알겠습니다, 지그프리드 공."

그 정도의 도움으로 만족하기로 한 칼리안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드미레아라면 모를까 슬레이만을 상대로 그가 정해 둔 선을 넘는 개입을 요구할 생각 없었다.

"그럼 공 먼저 들어가세요. 우리도 곧 일어날테니."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전하의 탄신일 연회 때 경황이 없어 대련 한 번을 못했는데, 이 참에 검이나 한 번 겨뤄보자는 말도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갑작스러운 만남이 오래 이어져봐야 득이 될 것도 없을 테니. 오늘은 참겠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전하의 탄신 기념일 연회 때 날을 한 번 잡아 볼 것을 그랬지 않습니까?"

테일란에게 덤볐다가 죽을 뻔하고, 그 뒤에는 세리에와 사이좋게 온천 여행을 다녀오느라 칼리안과 검을 겨누지 못했었다. 그것을 홀랑 까먹은 채 날을 잡을 것을 그랬다 하는 뻔뻔함에 칼리안이 실소했다.

곧 슬레이만은 새로 따라 둔 와인을 모두 비워 낸 뒤에 먼저 일어나 돌아갔다.

거대한 체구의 공작이 좁은 술집 문을 비집으며 나가는 것을 잠시 지켜 본 칼리안은, 언제 그렇게 심각한 이야기를 했느냐는 듯한 얼굴이 되어 다시 신나게 생굴을 집어먹기 시작했다.

그런 칼리안을 보는 것만으로 배부르다는 듯, 마치 육포 먹는 루시를 보는 히나 혹은 플란츠와 꽤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던 앨런이 물었다.

"왕자님께서는 체이스의 새들도 잡을 생각이십니까."

칼리안이 아무것도 끼고 있지 않은 손가락을 살짝 가리켜보이며 대답했다.

"아뇨. 왕궁에 돌아가면 잠깐 물리라고 얘기하려고요. 해가 될 것 없는 새들까지 잡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뭐, 어디까지나 제 입장에서 해가 될 것 없다 하는 것이긴 하지만."

르메인의 입장에서야 그것이 체이스의 새든 데블란의 새든 차이가 없을 것이다. 무엇이 되었든 카이리스의 정보를 국외로 물어나르고 있다는 것은 똑같으니까.

르메인에게 해가 되든지 말든지, 새들이 르메인에게 끼칠 피해보다 칼리안의 입 속으로 야무지게 사라져가는 저 생굴 속에 날카로운 조개껍데기 조각이라도 들었을까 하는 걱정이 훨씬 클 앨런이 한 가지를 더 물었다.

"저 덩치 큰 코끼리가 뱀 사냥을 해봤거나 관심이 있다 했다면, 본래는 무엇을 부탁하려 하셨는지요?"

"생각 안했어요."

마지막 생굴을 집어먹은 칼리안이 스튜에 손을 가져가며 대답했다.

"애초부터 그렇게까지 저를 도와주려고 할 사람은 아니라서."

칼리안은 스튜에 들어 있던 감자를 슬쩍 밀어내고는 그 밑에 있던 소고기를 귀신같이 찾아내 집어 올리면서 말을 이었다.

"처음부터 새 잡으라 얘기하면 귓등으로도 안 들을 것 뻔하니까요. 더 큰 것 부탁하려 하다가 작은 것을 얘기하면 그 정도는 별거 아니지 싶을 테고요."

그토록 많은 새가 영지에서 날아올랐음에도 신경쓰지 않던 사람이 아닌가.

"사실 저는 조금 전에 공이 한 말을 들은 이후에야 알게 됐지만 드미레아도 지그프리드의 땅에 다른 이들의 귀가 지나치게 많은 것은 아닌지를 걱정했었나 본데, 소공작의 걱정에도 크게 나서지 않았던 공작에게 3왕자가 대뜸 찾아와서 새 잡아달라는 부탁을 한다 해서 곧바로 들어 줄 리 없으니까요."

때문에 뱀 얘기를 먼저 꺼냈다는 이야기였다.

더 큰 것을 거절한 이후라면 작은 것은 들어주게 마련이니까.

"······ 그런 이유도 있고. 여전히 그 생각이 같은지도 확인을 해 볼 겸, 지그프리드 공이 생각하는 것만큼 지금 상황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좀 느끼게 해줄 겸 해서 꺼낸 말이었어요. 제 생각이 틀려서 도와주겠다 했으면 뭐. 뭐든 부탁을 했겠지만 역시나 거절을 하네요."

이 말을 들은 앨런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우리 왕자님, 누굴 닮아서 이렇게 말씀 한마디를 허투루 안하실까."

"마법 잘 쓰시는 아버지 닮아서요."

어여쁘게 마주 웃으며 곧장 대답해오는 사랑스러운 대답에, 하마터면 심장에 잘 쌓아둔 서클 한 두 개 쯤 잃어버릴 뻔한 앨런이 다시 입을 열었다.

"잘 못들었는데 다시 한 번만 말씀해주시지요."

"아버지 닮아서요."

"한 번만 더."

"아버지이."

왕궁 들어가면 또 언제 꺼낼 수 있을지 모를 말이라서, 칼리안은 아낌없이 같은 말을 계속 불러줬다. 좋아하는 고기 다 먹고 왕궁에 다시 돌아갈 때까지 계속 그렇게, 정말로 어리광 부리는 어린 아들이 된 것처럼.

* * *

'아이고 죄송합니다, 왕자님이신 부군단장님. 말씀하신대로 베른 경의 호위를 보느라 부군단장님께서 다망하신 바람에 미처 신경 쓰지 못하셨던 일거리를 제가 하나도 못했습니다.'

꾹 누르면 돈이 펑펑 나오는 칼리안 덕에 부른 배도 지키고 든든하게 뒤 봐주는 칼리안 덕에 자존심도 지키고 있는 미친 파란 마법사 때문에, 플란츠는 자정이 다 되어서야 간신히 일을 마치고 방에 돌아왔다.

그렇게 말하는 아르센의 눈 밑이 하도 거뭇거뭇해서, 말은 얄밉게 했다지만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님을 알았다. 그래서 화도 못내고 또 짜증만 무럭무럭 솟은 채였다.

"왕자님."

먼저 돌아가라 일러두었던 레릭이 체르밀 궁의 플란츠 방 앞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얼굴로 서 있었다.

"뭐야."

"그······ 조금 전에, 그······."

전날 플란츠와 함께 맛있게 밥 잘 먹고 오늘 저녁까지만 해도 계속 싱글벙글이더니, 그새 무슨 일이 생겼는지 잘 익은 포도색 머리카락만큼 퍼렇게 질려있는 얼굴을 한 채로 말을 흐렸다.

그새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안 봐도 뻔하다.

"알았어. 가."

짧은 한숨을 쉰 플란츠가 '뭔 상황인지 알겠고 시간은 늦었으니 너는 이만 들어가서 쉬어라' 라는 말을 제 식대로 건넨 뒤 방 안으로 들어갔다.

적당히 익숙해진 것 같으면서 절대로 익숙하지 않을 것 같은 광경이 보였다.

가느다란 달빛 대신 마법 등불이 비추는 테라스에 검은색 뒷통수 하나와 그 발치에 앉아있는 보름달같은 고양이 엉덩이 하나가 있었다.

"······ 하."

처음 내려갔던 놈이 잘못했지, 그래.

칼리안이 맥주 만든 놈을 탓했던 것과 비슷하게 플란츠 역시 그냥 선례를 만든 자신을 탓했다. 그리고는, 침실 건너편에 세워진 커다란 책장들의 앞에 놓인 책상 쪽으로 먼저 걸어가 서랍 속에서 반지 하나를 꺼내든 뒤 테라스 밖으로 나갔다.

제 방인 것처럼 버젓이 앉아있는 것으로 모자라 탄산수까지 두 개 가져다 놓고, 발치에 앉은 루시가 말린 고기 먹는 것을 조용히 내려다보고 있던 칼리안이 먼저 말했다.

"늦으시네요."

"그러는 넌."

탄산수의 기포가 아직도 계속 올라오고 있었으니, 칼리안 역시 이 곳에 온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는 뜻일 터였다.

그러니 플란츠의 말은, 이렇게 늦은 걸 알면서도 왔는지를 묻는 소리이기도 했고 너 역시 이제야 돌아온 것 아니냐는 말이기도 했다.

"급해서, 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거리가 좀 있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플란츠의 두 가지 말을 찰떡같이 알아듣고 대답을 전한 칼리안이 손을 내밀었다.

방 안과 달리 온도 조절 마법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테라스에 나서니 더운 기운이 확 느껴졌다. 바람 한 점 안 부는 한 밤의 더위에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플란츠가 테이블 위에 반지를 내려놓았다. 반지 급해서 왔다는 소리일 테니 그것부터 건네준 것이다.

"저보다 형님과 더 많이 대화하셨을 것 같은데. 체이스 왕세자와 이제 좀 친해지셨습니까."

"오자마자 짖지."

농담하듯 건넨 말에 대충 대꾸한 플란츠가 청포도청이 들어간 탄산수를 한 모금 마셨고 칼리안은 양쪽 입술을 끌어올리며 웃어 보였다.

달았다.

속 시끄러우면 속 뒤집힐 만큼 단 음료 마시는 제 주인만 생각한 버릇 없는 시종이 준비했다는 티가 확 났다.

"스승님은 잘 찾아왔습니다."

"그래."

별 일 없다는 뜻일 테니 다른 것 묻지 않고 대답한 플란츠가 또 한 번 탄산수를 마셨다. 이 밤에 먹기 어울리지 않을 만큼 달았지만 시원해서 그냥 마셨다.

바람 한 점 안 부는 테라스에서 밖을 한동안 쳐다보던 칼리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차피 사이좋게 대화나 하자고 올라왔던 것도 아니었고, 받을 것 받았으니 내려가려는 것이다.

바닥에 앉은 루시 잘 피해서 테라스 난간 쪽으로 걸어간 칼리안의 눈이 잠시 플란츠를 향했다. 그것을 보며 또 한 번 미간을 찌푸린 플란츠가 곧바로 말했다.

"됐어."

그래서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항상 그래왔듯이.

"네."

고맙다는 말 대신 짧게 대답하며 작게 웃은 칼리안이 제 방으로 돌아갔다. 딱 한 모금만 마신 다디단 탄산수는 그냥 남겨둔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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