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장. 오랜만입니다 (6)
도대체.
초대 받지 않은 자리에 마음대로 걸음하는 것은 실리케를 닮은 것인가?
방문으로 나가 긴 복도를 지나 계단을 내려온 뒤 다시 긴 복도를 걸어와 방문을 두드리는 대신, 창문으로 나와 바로 아래 창문으로 들어오는 효율적인 방법으로 칼리안을 찾은 사람.
바로 윗방 사는 플란츠였다.
아무리 형제라지만 어떻게 일국의 왕자가 잠들어 있는 방에 침입할 생각을 한단 말인가. 당장 기사라도 불러내면 어찌하려고.
하는 생각을 하다가 체르밀 궁의 기사들도 결국 브리센 가문의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때문에 칼리안은 짜증 섞인 작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여전히 날이 선 목소리로 세 번째의 같은 질문을 했다.
"말을 나누러 오신 겁니까. 싸움을 나누러 오신 겁니까."
플란츠의 대답은 짧았다.
"말."
사람들이 모두 잠들어 있을 가장 어두운 시간에 나눠야 할 말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것도 다름아닌 칼리안과 플란츠의 사이에서.
때문에 칼리안은 플란츠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 뒤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나 불을 켜고 가운을 걸쳐 입었다. 플란츠와 '말'이라는 것을 한번 나눠보기로 한 것이다.
"차는 못 드리고 술은 없습니다."
칼리안의 말에 플란츠가 피식 웃었고 칼리안은 테라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새벽 공기가 찼지만 어차피 칼리안은 기온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플란츠야 뭐, 감기에 걸리든지 말든지.
플란츠가 뒤따라 나와 테라스의 의자에 앉자 칼리안이 잠시 주문을 외운 뒤 마력을 운용했다.
[사일런트]
굳이 플란츠의 앞에서 마법을 쓴 것은 물론 이 조용한 새벽에 둘의 대화 소리가 밖에 새어나갈까 우려한 까닭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플란츠가 칼리안의 정체를 그만 의심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컸기 때문이었다.
플란츠는 사일런트의 반투명한 막을 본 뒤에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칼리안이 그런 플란츠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다 말했다.
"하실 말씀, 듣겠습니다."
이런 칼리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플란츠가 입을 열었다.
"장미가 사라졌던데. 네 짓일테지."
칼리안이 잠시 웃었다.
어쩐지 범상치 않은 꽃인 듯 하더니.
꽃을 보았을 때 칼리안이 예상했던 것처럼 꽃은 계속 시들지 않고 피어 있었던 것 같았다. 그것도 플란츠가 관심을 가졌을 만큼 오랫동안.
직접 살려뒀던 장미도 아닌 마당에 장미를 없앤 것까지 부인할 필요는 없었으므로 칼리안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런 날에 홀로 피어있는 것이 신기하여 자세히 살펴보다 그리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오히려 플란츠를 추궁하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
"꽤 아끼시는 꽃이었나 보군요. 꽃 한 송이 사라졌다고 이런 무례한 방법으로 찾아오시다니."
그 말에 플란츠가 멀리 장미 정원 쪽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한 번 보고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꽃 한 송이 없앴다고 이렇게 꼭꼭 숨어 있는 것을 보니 그냥 꽃이 아니라는 걸 아우님도 눈치를 챈 것 같은데."
플란츠는 단순히 그 꽃이 오랫동안 피어 있었기 때문에 이상하다고 여겼던 듯 했다. 칼리안이 이상함을 느낀 것과는 이유가 조금 달랐다.
그리고 또 하나 칼리안이 조찬에 나가지 않는 이유도 얼추 눈치챈 모양이었다. 물론 칼리안이 그 이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거나 플란츠의 말을 인정할 필요는 없었다.
때문에 칼리안은 플란츠의 생각을 정정해주듯 대답했다.
"제 시종이 말을 전했을 텐데요. 여독이 풀리지 않아 못 간 겁니다. 꽃 때문이 아니라."
그 말에 플란츠가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장미 정원 쪽에 보내두었던 시선 그대로 입을 열었다.
"란델 형님에게 정원에 한 달이 넘도록 시들지 않는 장미가 있는 것을 아는지 물었는데 모르는 일이라 대답하더군."
"한 달······."
칼리안이 잠시 놀란 눈을 했고 플란츠는 대답 대신 말을 맺었다.
"신관의 능력이 아니라면 그렇게 오랫동안 생명을 이어둘 수는 없는데. 신관이라는 점을 란델 형님께서 왜 숨기는지를 모르겠어서."
그냥 밝히면 되는 것을 숨기니 그 뒤에 뭔가 더 있으리라 여겨지는 것이다. 때문에 플란츠는 란델을 향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었다.
칼리안도 장미를 살려둔 것이 란델이라 생각은 하고 있었다.
둘의 차이가 있다면 플란츠는 의심되는 것을 곧바로 물어보았다는 것이었고 칼리안은 자신이 의구심을 가졌다는 사실을 감추려 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것을 곧이곧대로 물어보셨다는 겁니까."
이 말을 들은 플란츠가 고개를 끄덕이자 칼리안이 실소하며 말했다.
"안다, 내가 했다. 이런 대답을 기대하고 물으신 겁니까."
"건방지기는."
칼리안의 비꼼에 플란츠가 한 쪽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사실 의심되는 것을 저렇게 노골적으로 물어보면 누가 인정하겠는가. 거칠 것 없는 그 행동이 실로 플란츠답다고 해야 할지, 어리숙하다고 해야 할지.
새벽 바람에 흐트러진 머리를 잠시 쓸어 넘긴 플란츠가 다시 입을 열었다. 칼리안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닌 다른 이야기였다.
"형님에게는 내가 태워버렸다 했으니 그렇게 알라는 말, 전해주려고."
"그 말을 해주려고 오셨다는 말씀이십니까."
칼리안이 미간을 찌푸렸다.
플란츠가 그 장미를 자신이 없앴다는 핑계를 대줬단 말이라는 것을 알아듣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칼리안도 의심을 하게 되었음을 란델이 알지 못하도록 나서줬다는 그 행동을 칼리안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째서입니까."
"의심하는 것을 안 들키려고 조찬에 안 나온 것 아니던가."
"제 말은."
칼리안이 매서운 눈으로 플란츠를 쳐다봤다.
"왜 형님이 란델 형님의 눈에서 저를 가려주셨는지를 물어보는 겁니다. 차라리 저까지 경계하는 것이 형님께는 더 좋은 일일 텐데요. 게다가 형님께서는 저도 의심하고 계셨잖습니까."
그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플란츠는 칼리안을 도울 사람이 아니다. 플란츠가 옛 칼리안을 얼마나 모질게 대했는지 잘 알고 있으니 장담할 수 있었다. 플란츠는 절대로 칼리안에게 좋은 일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
"형님과 저. 그럴만한 사이가 아닌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기억은 하나보지."
그렇게 말한 플란츠가 잠깐 웃음소리를 냈다.
역시 여전히 칼리안의 정체를 의심하고 있는 듯한 태도였다. 의심이 아니라 확신일지도 몰랐다.
칼리안은 기억에 대해 대답하는 대신 다시 물었다.
"왜 나서서 숨겨줬다는 것인지, 그것을 물었습니다."
그 말에 플란츠가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 칼리안이 그런 플란츠를 쳐다봤다. 플란츠의 눈이 헤이시아 궁이 있는 곳을 향했다.
실리케가, 있는 곳이다.
"무슨 힘을 가지고 있든 어차피 란델 형님은 이기지 못할 테니까. 나처럼."
"란델 형님이 형님의 어머니에게 이길 수가 없으니 저를 돕기로 했다는 말씀으로 들리는데요."
칼리안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것은 곧 칼리안이 실리케를 축출해주기를 바란다는 소리이기도 했다.
"지금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아시는 것이 맞습니까."
칼리안의 질문에 플란츠는 고개를 돌려 칼리안을 쳐다봤다.
동생이 암살되고 형이 타국으로 도망치고 아버지가 의문사했다. 그렇게 비어있는 왕좌에 오른 뒤에는 미친 왕이라 불렸다.
그것을 기억하는 칼리안이 플란츠의 눈을 가만히 응시했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것을 보게 되었다.
그렇게 한동안의 시간이 지나고 난 뒤.
칼리안이 나지막한 목소리를 냈다.
"형님은······ 카밀론 궁에 가실 생각이 없으셨던 거군요."
플란츠는 대답하지 않는 것으로 답을 전했다.
* * *
지금 칼리안이 원치 않던 두 번째 삶을 살고 있는 것은 플란츠가 일으킨 전쟁이 그 원인이 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리고 옛 칼리안이 그런 삶을 살다 간 이유에도 플란츠의 멸시와 괴롭힘이 상당한 몫을 했었다.
때문에 칼리안은 플란츠와의 대화 한 번으로 그에 대한 증오를 모두 털어내지는 못했다. 실리케에게 권력을 가져다 줄 도구 이상의 취급을 받지 못했던 플란츠에 대한 연민을 느끼거나 동정심을 가져 줄 만큼 착한 사람도 되지 못했다.
다만 아르센 헤르츠에게 그랬던 것처럼 과거에 있었던 악연의 그림자를 플란츠에게 투영시키진 않겠다 하는 정도로는 마음을 바꿨다. 거기까지가 지금의 칼리안이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이해였다.
그리고 그렇게 플란츠를 '이해'해주기로 한 것의 결과로 칼리안은 빠지려 했던 조찬에 참석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결국 플란츠가 그 새벽에 찾아와 하고자 한 말은 란델이 의심하지 않도록 알아서 눈을 가려 놨으니 괜히 몸을 사려서 의심받지 말고 아침밥 먹으러 오라는 것이었으니까.
'밥 먹으라는 말 뒤에 붙여둔 것들이 너무 많았지만.'
조찬에 가겠다는 칼리안의 말에 얀이 좋아하며 준비를 서둘렀다. 때문에 평소보다 조금 일찍 준비가 끝났다. 물론 플란츠가 창문 너머로 다시 사라진 이후 칼리안이 다시 잠들지 않았던 탓도 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시간이 남게 되었으니 칼리안은 아직까지도 방 한 구석에 잔뜩 쌓여 있는 선물 상자를 보며 얀에게 말했다.
"선물 지금 보자. 확인 하고 조찬에 가면 될 것 같아."
이틀간 생각에 빠져 있느라 미뤄뒀던 선물을 열어보려는 것이다. 다만 플란츠와의 대화를 통해 떠올린 것이 있었으므로 칼리안은 두 개의 조건을 더했다.
"기사 가문, 그리고 적당히 믿을 만한 이들이 보낸 선물만."
"마법사가 아니라 기사 가문 말씀이십니까?"
칼리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덧붙였다.
"지금 당장 능력이 있는 마법사들은 스승님의 마법사단에 소속될 거야. 그리고 앞으로 능력이 있을 마법사는 마법학원을 통해 내 수중으로 들어올 테고. 그렇게 되면 그들의 가문도 자연스럽게 나와 손을 잡게 되니 굳이 가문을 따로 챙길 필요는 없어."
이렇게 마법사들의 힘을 얻었다면 기사 세력은 불필요한가.
당연히 아니었다.
"마법사들이야 당연히 강하지만 많지 않잖아. 일순간 브리센이 사라져버렸을 때 카이리스 이곳 저곳에 퍼져 있는 귀족들이나 다른 나라에서 싸움이라도 걸어오면 마법사단만으로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어."
칼리안의 말대로였다.
브리센의 기사단은 르메인을 위협하면서 한편으로는 카이리스와 카이리스의 왕실을 보호하고 있었다. 따라서 그들이 하루 아침에 사라지면 왕실의 위협과 왕실의 안위가 함께 사라진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이 바로 칼리안이 지금 당장 칼을 들고 나가 실리케와 브리센 후작을 암살해버릴 수 없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레이와는 달랐다. 그야말로 필요악인 것이다.
"필요악이 없게 하려면 브리센의 기사단을 대신할 기사 세력이 있어야 해. 그렇다 해서 코끼리들을 내 자리 싸움에 끌어들일 순 없으니 나에게 호감이 있다는 기사 가문들과 손을 잡아야지."
언젠가 슬레이만이 그의 딸 드미레아에게 말했던 것처럼 지그프리드는 왕을 옹립하는 이들이 아니었다. 때문에 그들을 카이리시스로 불러올 수는 없었다.
칼리안의 이런 설명에 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많은 선물 중 몇 개를 골라내어 칼리안의 앞에 늘어놓았다. 중소 규모의 기사 가문들에서 보내온 선물이었다. 그 수가 예상보다 많았으므로 잠시 선물상자들을 바라보던 칼리안이 말했다.
"하나하나 만나보기 어렵겠는데."
우선은 그들의 이름을 잘 기억해 둔 칼리안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식당으로 향하는 내내 브리센의 눈길을 끌지 않으면서 만날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 * *
호밀 쿠키.
브리센에 의해 세력이 많이 기울었다는 기사 가문의 가주 에이프린 백작이 보내온 것은 백작 부인이 직접 만들었다는 호밀 쿠키였다. 온갖 보석이나 귀한 가죽으로 만들어진 선물들과 많이 달라서 칼리안이 가장 마음에 들어했던 것이기도 했다.
바로 그 쿠키 하나를 집어들어 입에 넣은 앨런이 물었다.
"란델 왕자에 대한 뒷조사를 해 볼 요량이십니까? 필요하시다면 협회장을 불러와 드리지요."
그 말에 별 탈 없이 조찬을 마치고 돌아와 앨런과 마주보고 앉아있던 칼리안이 소리내서 웃었다. 카이리스 마법사 협회의 협회장 겸 폴룬 마법학원의 교장 겸 칼리안 전용 정보조직의 보스를 맡고 있는 에우리아의 얼굴이 생각난 까닭이다.
"협회장은 안 와도 됩니다. 소용 없는 것을 아시지 않습니까. 란델은 지금의 저와 비슷해요. 숨기고 있는 것이 어떤 힘인지 직접 제 입으로 말하고 드러내지 않는 이상은 알 수 없으니 뒤를 캐도 나오는 것이 없을 겁니다."
누군가가 칼리안이 사실은 베른이라는 것을 밝혀내려면 칼리안이 직접 그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것이 아닌 이상은 절대로 칼리안이 숨긴 것을 밝힐 방도가 없다.
란델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내가 신물의 힘을 쓸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 한은 알아낼 수가 없을 터였다.
"하나 궁금한 것은 대체 왜 남들이 다 보는 정원에 그 장미를 피워냈느냐는 것입니다. 덕분에 다들 란델을 의심하게 되었으니까요."
그 말에 앨런이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어차피 밝혀지지 않을 비밀이라면 한 번쯤 드러내도 괜찮다고 생각했을 수 있지요. 이리 생각이 깊으신 우리 왕자님도 키리에를 구하겠다며 오늘만 사는 것처럼 굴었던 적이 있지 않습니까."
도박장에 가서 칼부림을 했던 날을 말하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앨런의 가시를 들은 칼리안이 부끄러움에 얼굴을 조금 붉혔다.
사실 앨런의 말이 정답이었다.
칼리안이 레넌을 축출했다는 소식을 듣고 정원에 나갔던 란델이 칼리안을 닮은 장미가 있기에 피워냈을 뿐이니까. 그것을 모를 칼리안은 그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하나 얻은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곧 칼리안이 주머니 속에서 검은 조약돌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두며 말했다.
"어찌됐건 이것과 란델의 힘이 왜 반응했는지를 알아보려면 란델이 움직이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정원에 꽃을 피운 이유도 숨겨왔던 것도 스스로 꺼내놓을 테니까요. 그런데 란델을 움직이게 하는 방법은 딱 하나 아닙니까."
그렇게 말한 칼리안을 보는 앨런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언젠가 앨런이 르메인에게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다. 칼리안이 실리케를 내보내면 란델도 움직일 것이라고.
"실리케를 축출하는 것. 그래서 저와 란델이 둘만 남으면 그때는 숨긴 것을 내어놓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칼리안이 그 때의 앨런과 같은 말을 하고는 뒤를 이어 말했다.
"물론 저도 마찬가지고요."
잠든 신의 신력을 사용하는 신관이 숨긴 것이 클지.
소드마스터의 기억을 가진 마법사가 숨긴 것이 클지.
열어보면 알 것이다.
"그래서 말인데 한 가지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말씀하시지요."
칼리안이 앨런의 것을 닮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이다 다시 입을 열었다.
"전하와 독대를 하고 싶습니다. 아무도 모르게요."
아들이 제 아버지를 몰래 만나보고자 한다는 그 말에 앨런이 재밌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귀족들의 입맛에는 도무지 맞지 않을 호밀 쿠키 하나를 더 집어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