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적국의 왕자로 사는 법-43화 (44/527)

제10장. 너무 멀리 왔으니 (2)

헤일 라트란 백작의 표정이 가히 좋지 않았다.

칼리안 때문에 쌓인 분이 도저히 풀리지 않아 밤이 새도록 이를 갈았다.

"보란듯이 선물 돌려보낼 때부터 알아봤지. 건방진 새끼."

원색적인 욕지거리가 저절로 나왔다.

눈 앞에서야 칼리안이 카이리스의 왕자라며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것처럼 말했지만 속마음까지 그렇지는 않았던 것이다.

모르는 이들이야 그깟 구리 광산 하나 가진 일개 백작이 왕자를 깔아볼 만큼 유세가 있느냐 하겠으나 헤일이 믿는 구석은 구리 광산이 아니라 그간 많은 돈을 들여가며 카이리스의 중앙 귀족과 쌓아 둔 연줄이었다.

물론 그 중 으뜸은 브리센 후작이다.

브리센 상단에 구리를 싸게 납품해가며 간신히 연이 닿지 않았던가. 이런 저런 일들로 벌어들인 돈이 전부 다 브리센 후작에게 들어갔다. 그리하여 얼마 전에는 카이리시스에 가까운 부유한 영지 하나를 내려주겠다는 약속도 받았다.

그런데, 실리케가 사고를 쳤다. 칼리안에게 독을 썼다.

감기에 걸렸느니 어쨌느니 하는 소리로 무마했다지만 아는 이들은 다들 아는 사실이 아닌가.

그 일을 떠올린 헤일이 실리케를 잠시 욕했다.

"멍청하기는. 일을 냈으면 제대로 죽일 것이지."

아무튼 그 사건으로 인해 브리센이 휘청이니 약속의 이행이 먼 미래로 미뤄졌다. 그 뿐 아니라 당장 브리센 상단과의 거래로 벌어들이던 막대한 수익부터가 반토막이 났다.

그러니 지금쯤 꽃밭이어야 할 발 밑이 여전히 구리밭인 것은 결국 실리케의 심기를 건드린 칼리안 때문이라고, 헤일은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바로 그 칼리안이 찾아왔다.

그것도 하필이면, 푸른 솔새와 거래를 하기로 했던 날에 말이다. 그것부터 일단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얼굴을 보자마자 핀잔을 주질 않나 함부로 마법을 써대질 않나. 왕자라는 직책 때문에 참고 넘어가 줄 수 있을 한계를 넘어섰다.

심지어 칼리안과 얀이 집사 말콤에게 보인 행동까지도 헤일의 화를 돋우고 있었다.

"그깟 마법사 하나 꼬신 것을 두고 세상을 얻은 것처럼 구는 것도 꼴보기 싫고. 어제 하는 꼬락서니를 보니 제 놈이 감히 다른 왕자들과 같은 급이라 생각하는 모양인데. 둘 중 누구든 왕이 되면 그야말로 갈 곳 잃은 새 새끼 신세가 되는 것도 모르고 날뛰는 천한 핏줄 같으니."

행여 누가 듣기라도 하면 그 길로 목이 달아날 말만 쏙쏙 골라 중얼거리고 있는데 말콤이 그의 방문을 두드렸다.

- 똑똑.

"백작님. 일어나셨습니까."

"어. 잠깐만 들어와봐."

그 말에 조심스러운 몸짓의 말콤이 들어왔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기 무섭게 헤일이 말했다.

"그 놈과는 다시 연락이 됐나?"

칼리안 때문에 약속 시간이 지나버려서 만나지 못한 푸른 솔새를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은 집사가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아직 연락이 없습니다. 오늘 중으로는 연락을 해올테니 밤에 다시 만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 말에 헤일이 테이블을 탕 하고 쳤다.

"이런 놈도 신관이라고 집사 자리를 준 내가 잘못이지! 너처럼 멍청한 놈은 세상에 또 없을 것이다!"

말콤의 어깨가 움찔했다. 헤일의 손이 이번에는 창문을 탁탁 쳤다. 억수같이 내리는 비를 보라는 뜻이었다.

"날이 저렇게 안좋으니 그 평민의 자식이 오늘도 여기에서 잘 것이 아니냐?"

그제야 헤일의 의중을 파악한 집사가 고개를 숙여 보였다.

"일정을 미루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왕자가 간 뒤에 서로 속 편하게 거래를 하자고 해."

"네. 알겠습니다."

그 후 헤일은 오늘 입을 것으로 준비된 옷을 쳐다봤다. 어째 색깔이 오늘 하늘만큼이나 우중충해 보이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를 않았다.

"다른 옷 없나? 너무 수수하지 않아?"

금단추가 화려하게 달린 재킷을 보면서도 그런 말을 꺼내놓는 헤일을 보며 말콤이 얌전히 대답했다.

"다른 옷을 찾아오라 이르겠습니다."

"그래. 하나하나 전부 콧대를 눌러서 아주 조용히 지내다 가게 만들어 놔야 해."

곧 하녀들이 여러 벌의 옷을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헤일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옷을 다시 고르기 시작했다.

* * *

아침 준비를 마치자 얀이 빵 한 덩이와 차가운 홍차가 올려진 쟁반을 들고 왔다. 얀은 우선 기사 유란이 한 말을 전했다.

"밤새 라트란 백작과 집사 모두 밖에 나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랬을 것이라고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때문에 칼리안은 얀이 아직 내려놓지도 않은 빵을 집어 들어 한 입 뜯어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백작이 오늘 조찬 시작을 조금 늦춰주실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왜?"

별다른 표정 없이 되묻는 칼리안을 대신해 매우 언짢은 얼굴이 된 얀이 대답했다.

"비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그렇다는데 어찌할까요."

"컨디션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옷이나 골라 입고 있겠지."

실소가 절로 나온다.

지금 헤일은 어제의 일에 대한 항의를 하는 것이다.

백작의 작위는 결코 낮은 것이 아니다. 그런 헤일을 식사 자리에서 멋대로 재워버리고 사과를 청한 것도 완전히 무시했으니 그에 대해 심기가 불편하다는 뜻을 저렇게 전해오는 것이었다.

다만 칼리안 역시 헤일을 곱게 보고 있지 않았으므로 그런 항의를 굳이 받아 줄 생각이 없었다.

"싫다고 해. 제 시간에 나오라고."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곧 칼리안은 손에 들린 빵을 손톱만한 크기로 뜯어 티 테이블 위에 여기 저기 늘어놓았다. 얀은 칼리안이 일부러 어질러놓는 테이블을 치우고 차를 내려놓는 대신 잠시 서서 기다렸다.

- 푸드덕!

그러자 칼리안의 침대가 있던 곳에서부터 작은 날갯짓 소리가 들리더니 하얀 비둘기 한 마리가 테이블 위에 앉았다. 그리고는 내려놓은 빵을 하나하나 쪼아 먹기 시작했다.

새가 빵을 먹는 모습을 쳐다보는 칼리안의 눈이 퍽 자상했기 때문에 얀이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그 새는 혹시 계속 데리고 다니실 생각이십니까?"

어느새 빵 조각을 다 주워 먹은 새를 조심스레 안아든 칼리안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대답했다.

"아니. 주인에게 돌려줄 때를 고민중이야."

칼리안의 침대 옆에 새장 하나가 놓여 있었다. 새벽에 찾아온 아르센이 두고 간 것이었다.

칼리안이 새장을 열어 새를 안에 넣었다. 사람 손을 많이 타 보았던지 얌전히 칼리안의 손에 들렸던 새는 알아서 움직여 새장 안으로 들어갔다.

"어쩐지 갑자기 새가 들어와 있다 했더니, 주인이 있었군요."

"맞아."

아침에 침대 옆에 놓여 있는 새장을 보며 깜짝 놀랐던 얀의 말에 칼리안은 빵을 조금 더 뜯어 새장 안에 넣어주고 돌아와 앉은 뒤 대답했다.

새에게 준 빵보다 칼리안이 한 입 먹은 것이 더 많았다. 그리고 새에게 주고 남은 빵은 더더욱 많았다. 그렇게 남은 빵은 칼리안의 입 속으로 들어갔다.

얀은 그걸 왜 네가 먹냐는 표정이 되더니 말했다.

"조찬에 가셔야 하는데 그런 것으로 배를 채우십니까."

칼리안이 남은 빵 조각을 한 입에 털어넣고 웅얼웅얼 대답했다. 왕궁에서는 결코 볼 수 없던 모습이었다.

"맛있어. 그리고 어차피 조찬에선 많이 못 먹어."

헤일 라트란과의 식사 자리가 불편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한 얀은 테이블을 닦아낸 뒤 차를 내려놓았다. 그 뒤에는 새장으로 걸어가 구경하다가 새의 발목을 가리켜보이며 말했다.

"전서구네요?"

새의 발목에 편지를 넣어둘 수 있을 작은 통이 묶여 있는 것을 이제야 본 것이다. 칼리안이 별 것 아니라는 듯이 대답했다.

"응. 그래서 창문만 열어주면 주인에게로 갈거야."

저보다 더 화려하고, 아름답고, 위험한, 푸른 솔새에게로.

칼리안은 전날 밤 푸른 솔새에게 소식을 전하려 날아가다 아르센의 손에 붙들려 온 전서구를 쳐다보며 차를 한 입 홀짝였다.

* * *

헤일이 또 과한 웃음을 만들어 보이고 있었다.

집사 말콤은 고개를 숙이고 있어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얀의 얼굴에는 누구보다 깊고 큰 의구심이 자리했다.

'많이 못드시겠다고 하셨잖습니까?'

딱 이렇게 말하는 표정이었다.

얀의 시선이 닿아 있는 칼리안은 아주 열중하여 식사를 하고 있었다. 새가 먹을 빵을 대부분 뺏어 먹어 놓고서는 아침은 아침대로 참 야무지게 잘 먹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헤일은 헤일대로 곤욕이었다.

왕자가 첫 마디를 건네지도 않고 밥만 먹고 있으니, 그 앞에 앉아있는 백작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할 말을 꾹꾹 눌러담아야 했기 때문이다. 헤일이 마음 속으로 다시 욕설을 내뱉었다.

그 얼굴을 슬쩍 쳐다본 칼리안의 눈이 가늘어졌다.

헤일이야 감춘다고 감추었겠지만 밤새도록 날을 세우던 사나운 눈빛이 모두 가려지지는 않았으니까. 덕분에 칼리안은 이 식사 자리에서 자신이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할지를 확실히 결정할 수 있었다.

"아 참, 그렇지. 얘기하세요."

곧 칼리안이 전혀 미안하지 않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백작의 말을 허락해야 하는 것을 깜빡했습니다. 나보다 신분 낮은 이와 식사를 했던 적이 없었어서."

헤일은 화난 표정이 드러나지 않도록 주의하며 더 웃었다.

"식사는 입에 맞으십니까?"

"네. 맛있네요."

칼리안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렇게 잘 먹고 있는데 맛 없다고 거짓말을 할 수도 없는 일이니까.

헤일이 기쁜 표정을 만들며 말했다.

"이전에 제가 보내드린 선물을 거절하셨기에 혹시라도 저를 마주하시는 것이 불편하시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식사라도 대접해드릴 수 있으니 참으로 영광입니다. 그런데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제 선물을 거절하셨던 이유를 여쭈어도 괜찮으시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칼리안이 그다지 특별한 이유도 아니었다는 말투로 답했다.

"누군지 몰라서요. 들어 본 이름이 아니던데. 백작이 한 둘인 것도 아니잖습니까."

그야말로 완벽한 지방 귀족 나부랭이 취급이었다.

얀이 입술 안쪽을 꽉 깨물었다. 웃으면 안 되었기 때문이다.

헤일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웃어야 했기 때문이다.

"······ 모르셨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제 이름을 아시게 되었으니 다행한 일입니다."

그렇게 말한 헤일이 탁자 아래 내려 둔 주먹을 꽉 쥐었다.

'이 새끼가!'

칼리안이 자신을 어떻게 취급하는지 다시 깨달은 헤일은 어제 칼리안이 멋대로 자신을 재워버린 일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들어야 밥이 넘어갈 것 같았으니까.

다만, 연기였든 아니든 칼리안의 앞에서 추태를 부린 것은 맞았으니 그에 대한 사과를 먼저 내밀었다.

"아무튼, 어제는 제가 큰 실수를 하였습니다."

"괜찮습니다."

마치 그 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는 것처럼 칼리안이 빠르게 답했다. 헤일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혹시 어제 저에게 마법······."

"내가 더 불쾌해지기 전에 재웠으니까요."

헤일이 입을 딱 벌렸다.

지금 칼리안이, 주사를 부린 것이 괜찮다는 게 아니라 자신이 불쾌해지기 전에 재워서 괜찮았다고 말한 것이다.

"아. 그······ 러셨군요."

"그러니 더는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백작도 왕족을 이렇게 대면한 적 없었을텐데 실수할 수도 있겠죠. 이해합니다."

칼리안이 생긋 웃으며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항의할 수가 없었다. 불쾌할 것 같아서 재웠다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에 무슨 반응을 해야 좋을지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헤일은 그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항의해보지 못했다. 오히려 사과를 하고, 용서를 받았다.

속이 터질 노릇이 아닐 수 없다.

"헌데 어젯밤에는 왜 그렇게 안달을 냈습니까?"

안달이라는 표현에 포크를 쥐고 있던 헤일의 손에 다시 힘이 들어갔다. 칼리안이 곧바로 그 손을 쳐다본 뒤 헤일을 봤다. 익숙치 않은 붉은 눈을 마주하자 헤일은 저도 모르게 눈을 피하며 대답했다.

"제 실수에 대해서 사과를 드리려 하였습니다."

칼리안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작게 웃으며 말했다.

"어제 저를 습격했던 자에 대한 조사가 고단하여 쉬고 있었습니다. 백작이 내게 굳이 사과를 올리고자 하는 마음에 벌어진 일이라 하니 그렇다면 그것도 괜찮습니다."

모든 것이 헤일의 잘못이 되는 순간이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모든 것을 용서한 칼리안이 조용히 차를 들어 마신 뒤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조사 중에 이상한 것이 나오더군요."

헤일이 순간 뜨끔한 표정을 지었다.

노튼이라는 이름의 습격자가 칼리안을 공격한 일에 대해 그렇게 알아내려 했지만 칼리안의 호위로 따라온 스무 명의 기사들이 틈 없이 지키는 바람에 접근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자세한 내용은 조금도 알아내지 못한 헤일이었다.

그동안 헤일은 그리 깨끗하게 살아오지 않았다.

때문에 행여라도 노튼과 자신의 연결고리가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속이 타오른 헤일이 물을 마셨다.

어느새 웃음기가 완전히 사라진 얼굴이 된 칼리안이 헤일을 보며 말했다.

"카이리시스에서 새의 이름을 가진 수상한 자를 하나 봤었는데. 나를 공격한 이들이 또 다른 새와 연관되어 있지 뭡니까. 그래서 새의 이름을 가진 자에 대해서도 조사중입니다."

칼리안의 말에 너무 놀라 물을 뱉어낼 뻔한 헤일이 손수건을 들어 급하게 입을 가렸다.

몇 방울의 물이 헤일의 옷과 손에 떨어졌다. 말콤이 재빨리 다가와 그것을 닦아주려 하자 헤일이 신경질적으로 그 손을 뿌리쳤다.

헤일의 머릿속으로 여러 생각이 스치듯 떠올랐다.

'새라니. 세크리티아의 세작 말고는 새를 뜻할 것이 없지 않나. 설마 푸른 솔새를 알았다는 말인가? 습격자에 대한 조사를 하는데 대체 왜 세크리티아 세작에 대한 말이 나오지? 혹시 세크리티아의 세작 놈이 저 새끼를 죽이려 하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왜지?'

신관 씩이나 되는 말콤이 헤일에게 지나친 저자세를 취하는 것, 잠시였지만 헤일의 눈빛이 흔들린 것. 칼리안은 그 두가지 모습을 놓치지 않고 보았다.

그리고 아무것도 보지 못한 것처럼 샐러드를 집어 먹었다.

헤일은 무조건 그 노튼이라는 놈을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라도 알아야 대응을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였다.

"왕자님. 그렇다면 저도 함께 그 조사를 돕겠습니다. 왕자님께 해를 가하려던 이가 이 라트란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불명예스러운 일이 아닙니까. 그러니 저도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칼리안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지금까지 확인된 내용들은 이미 모두 왕궁으로 전달했고. 그러니 백작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연관이 없다면 아무 일 없을테니."

어쩐지 마지막 말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헤일이 저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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