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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속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346화 (346/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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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속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 2부 92화

아무리 좀비화와 광폭화, 급가속이 유지되고 있어도 델타5는 부담스럽다.

광란을 사용하거나, 특수 스킬 반격이 발동되어야 상대할 수 있는 적.

마음 같아서는 이 자리를 피하고 싶지만, 델타5보다 빨리 뛸 자신은 없다.

또한 요트를 가져가려면 결국은 처리해야 한다.

이에 빠르게 눈을 굴려 주변에 다른 적이 없는지 살폈다.

변종이든 좀비든, 뭐라도 있으면 연격과 난동을 발동시켜서 델타5를 상대…….

훙-

내 시선을 읽고 있었나?

좌우를 살피는 순간, 델타5는 찰나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방심하고 있지 않았기에, 놈의 움직임에 반응이라도 할 수 있었다.

물론…… 간신히 반응하는 게 한계였다.

카가가각-!!

본능적으로 카타나를 들고 얼굴을 방어하자, 묵직한 충격과 함께 고막을 찌르는 파찰음이 울려 퍼졌다.

촤학-!

그와 동시에 옆구리로 느껴지는 통증에 시선을 내리깔았다.

[가슴 보호대: 70%]

미친 거 아니야?

얼굴과 옆구리를 동시에 노렸다고?

일격에 30%의 내구도가 감소하고 보호대에 구멍이 뚫렸다.

심지어 옆구리에서 피가 흐르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보호대가 없었다면 허리가 반으로 잘렸을 것이다.

크어어어어어……!

뒤이어 좀비들의 포효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어둠에 스며들어 멀리까지 퍼져나간 파찰음이, 잠잠하던 좀비들을 자극했다.

빠르게 안구를 굴려 급가속의 재사용 대기시간을 확인했다.

시야의 좌측 상단에 적힌 급가속의 재사용 대기시간.

[8, 7, 6, 5……]

“흐흐히.”

배후에서 들려오는 기이한 웃음소리에 본능적으로 카타나를 휘둘렀다.

캉-!!

날아드는 델타5의 손가락을 쳐내는 찰나.

-스킬 급가속의 쿨타임이 돌아왔습니다.

“가속.”

쾅-!!!

망설임 없이 선착장을 박차며 도심으로 달렸다.

동시에 두 눈에 힘을 주어 하울링을 발동했다.

-살기를 내뿜어 반경 500m 내의 적에게 두려움을 각인시킵니다.

델타5는 갑작스러운 저항에 당황한 모습을 보이더니, 도주하는 내 뒷모습을 응시했다.

잠깐의 빈틈은 만들었으나, 델타5는 금세 하체를 접으며 내게 달려들었다.

크어어어어어!!

뒤이어 쏜살같이 나타나는 좀비들.

좀비들을 방패로 이용해야 한다.

인파 속에 숨어든 범인처럼, 좀비들 사이로 스며들며 어깨너머로 뒤를 살폈다.

촤좌좌좌좌좍-!!!

좀비들을 갈가리 찢어발기며 접근하는 델타5.

그 속도가 워낙 압도적이어서, 금세 내 발치까지 접근했다.

장난해?

저게 30% 감속된 속도라고?

델타5는 금방이라도 내 목덜미를 잘라버릴 것처럼 오른팔을 치켜들었다.

황급히 카타나를 치켜드는 찰나.

푹-!!

복부를 뚫고 들어오는 델타5의 손가락을 발견할 수 있었다.

“……!”

놀라서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오른팔은 페이크였나?

도저히 공격 궤도를 예상할 수 없었다.

구역질이 올라온다.

위액이 아닌 내장 파열로 인한 피가래를 뱉으며, 황급히 뒷걸음질 쳤다.

복부에서 쏟아지는 핏물을 손으로 틀어막으며, 델타5의 모습을 직시했다.

시야가 일렁인다.

좀비화와 광폭화를 사용한 탓에, 혈류가 빨라졌다.

이는 더 많은 혈액을 잃게 된다는 걸 뜻한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심장의 고동이 격해지고, 머릿속으로 경종이 울리기 시작한다.

차갑게 식은 이마 위로 식은땀이 맺혔다.

격해진 심박에 집중하며 최대한 침착함을 되찾기 위해 노력…….

띠링-!

-특수 스킬 반격이 활성화됩니다.

-하나의 대상에게 일방적으로 공격당할 시 발동됩니다.

-반격이 활성화되면 30분간 모든 신체 능력이 2배 증가합니다.

띠링-!

-특수 스킬 생존본능이 활성화됩니다.

-신체 일부가 잘리거나, 뼈가 부러지는 강한 충격을 받을 시 발동됩니다.

-30분간 동체 시력 및 반사신경이 2배 증가합니다.

“큭…… 커헉!”

일순간 눈앞이 흐려지고, 머리가 깨질 것 같은 두통이 몰려왔다.

갑작스레 폭증한 신체 능력을 몸이 버티지 못하고 있었다.

두 주먹을 파르르 떨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크어어어어어!!

그러자 좀비들이 달려들고, 사정없이 내 살점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물론 가려운 수준이었다.

놈들이 아무리 깨물어봐야, 표피강화로 인해 생채기조차 생기지 않았다.

쿵-! 쿵-! 쿵-!

뒤이어 지면이 울리는 묵직한 울림과 함께 도심에서 접근하는 알파5와 베타5를 발견할 수 있었다.

심지어 밤하늘을 배회하는 조각구름처럼, 감마 변종들이 날아오고 있었다.

대체 중국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넘쳐나는 인구만큼 별의별 변종이 득실거리고 있었다.

심호흡을 통해 정신을 다잡고, 주변을 에워싼 좀비들을 떨쳐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협소해진 시야.

급가속의 일격 효과가 유지되고 있기에, 반격이 발동되면서 광란의 경계에 다다랐다.

뒤이어 구멍 난 아랫배가 빠르게 재생되고, 옆구리의 상처도 말끔히 사라졌다.

신체 능력이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패시브 스킬 재생도 빨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흐흐히!”

길이 열리자 델타5는 노도와 같이 달려들었다.

이에 건틀릿을 말아쥐고, 있는 힘껏 주먹을 휘둘렀다.

쾅-!!!!

-변종을 처리했습니다. 카운트 200,000점이 주어집니다.

기뢰가 폭발하면 수면으로 물기둥이 솟아오르듯이, 델타5의 가슴을 강타하자 그 너머로 피떡이 된 살점과 혈액이 흩뿌려졌다.

일순간이지만, 델타5의 움직임이 하나의 느린 영상처럼 보였다.

이게 특수 스킬 생존본능의 힘인가?

아무리 빠른 적이라도, 그 움직임을 0.01초 단위로 잘게 쪼갠 것처럼 보였다.

심지어 반사신경이 대폭 증가하자, 뇌가 지시를 내리기도 전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

후우우욱-!

뒤이어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머리 위로 날아든다는 걸 알아챌 수 있었다.

쾅!!!

돌아볼 새도 없이 재빨리 몸을 날려 회피하자, 지면을 강타하는 알파5의 앞발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에 지면에 박힌 알파5의 앞발을 박차며 단숨에 놈의 안면으로 뛰어올랐다.

“핀치.”

콰과과과광-!!!

띠링-!

-특수 스킬 연격, 난동이 활성화됩니다.

15m 상공에서 융단폭격에 가까운 난타를 가하자, 알파5의 안면이 완전히 함몰되는 모습을 보였다.

카운트 메시지가 뜨기 전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기에, 최후통첩 효과를 이용해서 마무리를 가했다.

꽝-!!!

-변종을 처리했습니다. 카운트 150,000점이 주어집니다.

변종을 처리한 건 좋지만, 모든 특수 스킬이 활성화되었다.

감당할 수 없는 힘이 체내에서 분출되기 시작했다.

쒜엑-!!

동시에 우측 150m 거리에 있던 베타5가 9개의 혓바닥으로 내 전신을 휘감았다.

이에 저항하지 않고, 놈의 뱃속으로 들어갔다.

끈적하고 역한 냄새가 진동하는 베타5의 구강.

치이이이익-!

산성 물질로 인해 보호대의 내구도가 빠르게 감소하고, 피부로 열기가 느껴졌다.

비좁은 목구멍 속에서 옆구리에 차고 있던 카타나를 뽑아 들고, 그대로 뇌까지 뚫고 들어갔다.

단단한 표피는 쉽게 뚫리지 않지만, 부드러운 살점은 칼날을 휘두를 때마다 손쉽게 잘리는 모습을 보였다.

뚜둑- 뚝-! 푹!!

뇌를 헤집고 두개골을 뚫고 나오자.

-변종을 처리했습니다. 카운트 150,000점이 주어집니다.

카운트 메시지가 떠올랐다.

뒤이어 축 처진 베타5의 혓바닥을 붙잡고 해머던지기 선수처럼 온 힘을 다해 빙글빙글 돌렸다.

단순히 베타5를 처리하기 위해 혓바닥에 붙잡힌 게 아니다.

훙-!!!

원심력을 이용해서 허공으로 집어 던지자, 베타5의 시체는 공중에 있던 감마5에게 적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꽝-!!!!!!

밤하늘에 울려 퍼지는 폭음.

족히 200m는 떨어진 거리였는데, 폭발의 여파는 여기까지 왔다.

거친 바람과 함께 주변에 있던 좀비들이 똑바로 서지도 못하고 나뒹구는 모습을 보였다.

두두두두두두두-

뒤이어 천지를 울리는 말발굽 소리가 귓가를 간질이기 시작했다.

좀비만 있는 게 아니라, 불규칙한 발소리가 섞여 있었다.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등.

무수히 많은 변종이 접근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두근- 두근- 두근…… 둑.

심장이 일순간 정지하더니, 눈앞으로 이러한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광란이 발동됩니다.

모든 특수 스킬이 발동된 이상, 지금의 내가 광란을 저지할 방법은 없었다.

심지어 증가한 신체 능력조차 감당할 수 없었다.

하지만 거부감은 들지 않았다.

델타5에게 발각된 시점부터, 광란이 발동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아무런 소음도 없이 델타5를 잡는 건 불가능하고, 소음이 발생한다는 건 이곳에 있는 모든 존재가 접근한다는 뜻이니까.

광란까지 발동되자, 새까만 어둠에 잠식되어 있던 세상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20000이 넘는 신체 능력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이런 기분인가?

동체 시력과 반사신경은 특수 스킬 생존본능이 적용되기에 자그마치 40000이 넘었다.

“감지.”

-8분 동안 500m 내의 좀비와 변종의 움직임을 감지합니다.

이곳으로 접근하는 수천 마리의 좀비와 각종 변종.

그 속에는 돌연변이와 감염된 식물도 포함되어 있었다.

쿵- 쿵- 쿵-

또한 시야의 끝으로, 묵직한 발소리와 함께 난생처음 보는 변종도 섞여 있었다.

대략 10m 크기.

고릴라를 닮은 외형이지만, 등에 날개가 달려 있었다.

소설이나 게임에서 종종 봐온 발록의 모습과 흡사했다.

저런 외형이라면 잘 알고 있다.

변종 에덤 2단계.

거기에 날개가 달린 것으로 보아, 3단계 이상일 것이다.

현재 내 신체 능력이라면 여기서 톈진까지 달려가도 30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즉, 어쩌면…….

저놈은 톈진 아크를 파괴한 장본인인지도 모른다.

호텔에서 박재우의 설명을 들었을 때, 이 또한 내 가설에 포함되어 있었다.

아니, 예상이라기보다…… 가능성을 열어두었다고 하는 게 옳을 것이다.

항공기가 추락하는 과정에 톈진 상공에서 폭음이 울렸을 것이다.

평범한 길거리 좀비는 몰라도, 변종 상위 개체들은 그 소리를 인지했을 것이다.

소리를 듣지 못하더라도, 하늘에서 새까만 연기를 내뿜는 물체를 발견했을 것이다.

그러니 항공기가 추락하는 방향을 응시하며 해안선을 따라 추락지점까지 달려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여튼, 빗나가질 않아.”

안 좋은 예감은 빗나가는 법이 없다.

어디까지나 내 추론일 뿐이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살려둬선 안 되는 놈이다.

저 녀석의 신체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멀리서 봐도 압박감이 느껴졌다.

20000 이상의 신체 능력을 지닌 내게 이런 위압감을 줄 수 있다면, 놈은 그 이상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에 두 주먹을 말아쥐고 훅, 하고 숨을 뱉으며 읊조렸다.

“증폭.”

-모든 특수 스킬의 효과가 2배 증가합니다.

-증폭은 7분간 유지됩니다.

여기서 끝을 본다.

* * *

“방금 이상한 소리 들리지 않았어?”

설여원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일행에게 물었다.

최현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되물었다.

“무슨 소리?”

“뭐 터지는 소리였는데…… 폭음 들리지 않았어?”

“잘못 들었겠지. 뜬금없이 배관이 터지진 않았을 테고.”

태연하게 대답하는 최현과 달리, 황덕록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여원이가 그런 소리를 들었다면 확인 정도는 해보는 게 좋지 않아?”

“나도 동의.”

박재우도 황덕록의 의견에 따르자, 최현은 어깨를 으쓱이며 물었다.

“소리가 어디서 들렸는데?”

설여원은 앞뒤를 유심히 살피더니, 모호하다는 듯이 얘기했다.

“멀리서 들린 울림소리라서 정확한 진원지는 모르겠어. 뒤쪽이었던 것 같은데…….”

“뒤쪽이면 호텔 방향?”

“어.”

“그럼 무전으로 물어보면 되지.”

최현이 무전기를 드는 찰나.

치지직- 치직-

-야!

전완수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

최현은 움찔거리더니, 싱겁게 웃으며 물었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어떻게 알고…….”

하지만 웃음기 가득한 최현과 달리, 전완수의 목소리는 진지했다.

-방금 그 소리 뭐야?

“뭐?”

-너희 못 들었어? 방금 엄청 큰 소리 들렸는데?

호텔에서 7㎞나 벗어난 결인들이었다.

전완수의 말에 최현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설여원을 쳐다봤다.

설여원은 멍하니 입을 벌리더니, 금세 미간에 힘을 주며 얘기했다.

“재형이한테 무슨 일 생긴 거야.”

황덕록은 기다렸다는 듯이 카타나를 손에 쥐며 얘기했다.

“재형이 이동한 방향이 호텔 기준으로 좌측 맞아?”

“어.”

“가자.”

결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박재형이 이동한 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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