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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속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316화 (316/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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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속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 2부 62화

“호위해!”

이정우는 대열 중앙으로 이동하며 홀로그램을 확인했다.

흘깃 쳐다보자, 공격대 구성 메시지가 떠오른 것으로 보였다.

빠르게 수락을 누르며 구성원을 확인하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외쳤다.

“레이첼 버프 추가됐다!”

신체 능력 1.2배 증가.

물론 추가 스탯으로 증가하는 수치지만, 추후 초월자의 물약을 통해 기본 스탯으로 변경하면 그만.

난 레이첼의 버프는 받을 수 없지만, 버프를 못 받는 만큼 특별한 메리트가 있었다.

띠링-!

-에덤 화이트 전용 스킬 강화권이 주어집니다.

-에덤 화이트 전용 스킬 강화권이 주어집니다.

-에덤 화이트 전용 스킬 강화권이 주어집니다.

공격대에 속한 파티 숫자에 따라 한 장씩 지급되기에, 예상대로 3장이 들어왔다.

이에 이정우의 곁으로 이동하며 얘기했다.

“나도 호위해 줘!”

“무슨 너도나도 호위하래!”

전완수가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외치기에, 대답 대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빠르게 홀로그램을 열고 스킬 목록부터 확인했다.

스킬 목록 1번에 아직 강화하지 못한 스킬은 감지와 하울링뿐이었다.

고민할 필요 없이 스킬 강화를 눌렀다.

-포인트가 부족합니다.

-스킬 강화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

두 번의 수락을 누르자, 감지와 하울링의 옆으로 ‘강화된’이란 글자가 추가되었다.

동시에 스킬 정보가 떠올랐다.

[강화된 감지]

-8분 동안 500m 내의 좀비와 변종의 움직임을 감지합니다.

-감지의 재사용 대기시간은 10분입니다.

*5성 이상의 대장 좀비, 혹은 변종은 자주색으로 표시됩니다.

*돌연변이는 녹색으로 표시됩니다.

지속 시간은 3분 증가해서 8분이 되었지만, 스킬 반경과 재사용 대기시간은 그대로였다.

한 가지 추가된 문장이라면…… 돌연변이?

돌연변이는 또 뭐야.

변종이랑 다른 존재가 있는 건가?

게임에 없던 설정이다.

정체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알게 되겠지.

감지의 설명을 확인하고, 그 옆에 있는 하울링도 확인했다.

[강화된 하울링]

-살기를 내뿜어 반경 500m 내의 적에게 두려움을 각인시킵니다.

-두려움이 각인된 적은 이동속도 30% 감소 효과가 적용됩니다.

-모든 감염된 생물체는 하울링에 저항할 수 없습니다.

-강화된 하울링은 5분간 유지되고, 5분마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집념’ 효과가 강화됩니다.

*500m 반경 내에 가장 강력한 적에게 집념을 보입니다. 집념의 대상이 된 적은 받는 피해가 30% 증가합니다.

받는 피해 20% 증가가 30%로 향상됐다.

또한 살기를 내뿜어 두려움을 각인시킨다고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이젠 목 아프게 소리지를 필요 없이 살기만 보여도 발동 가능한 모양이다.

잠깐, 재사용 대기시간도 달라졌는데?

5분간 유지되고 5분마다 사용할 수 있다고?

이러면 무제한 아닌가?

감지에서 아쉬웠던 마음이 하울링에게 말끔히 사라졌다.

이거지.

이래야지.

기뻐서 날뛰고 싶은 심정이었다.

남은 강화권은 어떻게 해야 좋을까?

새로운 스킬을 습득하는 것 말고는 사용할 곳도 없…….

띠링-!

-스킬 목록 1번의 모든 스킬이 강화되었습니다.

-특수 스킬 강화조건을 충족했습니다.

-50만 포인트를 소모하며 스킬 목록 1번의 특수 스킬을 강화합니다.

뭐야, 특수 스킬도 강화할 수 있는 거야?

50만 포인트라는 말도 안 되는 가격이지만, 내겐 사용하지 않은 강화권이 한 장 남았다.

오히려 좋아.

반사적으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부푼 기대를 품고 특수 스킬 강화를 눌렀다.

-포인트가 부족합니다.

-스킬 강화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

네! 당연히 네!

-에덤 화이트 전용 스킬 강화권을 사용합니다.

되는 거야?

진짜로?

예전에, 스킬 강화권을 처음 받았을 때는 이게 무슨 혜택인가 싶었다.

하지만 이런 의도가 숨어 있었다니.

에스파디아 당신은 정말…….

아니야, 속단하기엔 이르다.

언제 어떻게 뒤통수를 때릴지 모르는 게 에스파디아의 시스템이니까.

두근거리는 마음을 가라앉히며 기다리자, 곧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1번 스킬 목록의 모든 스킬이 한계점에 도달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축하한다는 문장과 함께 홀로그램이 사라졌다.

지금껏 축하한다는 메시지는 받아본 적 없었다.

진짜 된 거야?

50만 포인트를 강화권 한 장으로 넘겨버린 거야?

하도 당한 게 많아서 의심부터 들었다.

마른침을 삼키며 플레이 정보를 열자, 그제야 납득할 수 있었다.

-스킬 목록1: 1번 목록에 해당하는 모든 스킬이 강화되었습니다.

-스킬 목록2: 마무리 일격 Lv.5, 철괴 Lv.1

-특수 스킬 목록2: 반격

-패시브 스킬: 재생, 광란(5/10)

플레이어 정보의 하단부가 완전히 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스킬 목록을 열었다.

[강화된 연격]

-하나의 대상을 5회 이상 타격 시 발동됩니다.

-연격 발동 시 5분간 근력의 1.5배에 해당하는 피해를 줍니다.

-연격의 재사용 대기시간은 15분입니다.

“어?”

두 눈이 화등잔만 하게 커지고,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탄성이 나왔다.

1초에 5회 이상 타격하라는 조건에서 1초 제한이 사라졌다.

하나의 대상을 5회 이상 타격하면 발동된다는 건가?

심지어 10회 타격 제한은 5분 유지로 변경되었고, 재사용 대기시간은 절반이나 줄어든 15분이 되었다.

말도 안 되는 변화였다.

아니, 이건 미쳤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오른손이 덜덜 떨린다.

떨리는 손으로 홀로그램을 넘기며 난동의 변화도 확인했다.

[강화된 난동]

-특수 스킬 연격 발동 시 난동이 활성화됩니다.

-난동이 활성화되면 모든 신체 능력이 1.3배 증가합니다.

-난동이 유지되는 동안 적의 공격을 2회 반사합니다.

-5분간 지속되며, 재사용 대기시간은 15분입니다.

“우와아아!!”

양손을 번쩍 들고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러자 주변을 호위하던 일행이 놀란 눈으로 뒤를 돌아봤다.

“뭐야, 무슨 일이야.”

“X나 좋은 일!”

웬만해서는 비속어를 안 쓰는데, 이건 참을 수 없었다.

반사는 1회에서 2회로 변경되었고, 10초 지속시간이 5분으로 증가했다.

심지어 재사용 대기시간도 절반이나 줄어들었다.

50만 포인트를 소모해야 한다는 조건이 괜히 붙은 게 아니었다.

그런 엄청난 포인트를, 난 강화권 한 장으로 꿀꺽 했지만 말이다.

행복하다.

이게 보상이지, 이게 보상이야.

복권 1등에 당첨되면 이런 기분일까?

“다 확인했으면 이제 좀 도와!”

정진영의 외침에 황급히 홀로그램을 닫고 카타나를 손에 쥐었다.

그리고 쏜살같이 좀비들을 처리했다.

“하하하하! 하하하!”

웃음이 절로 나온다.

뒤에서 최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재형이 갑자기 왜 저래요? 실성한 사람처럼.”

“몰라, 좀비들 죽이면서 저렇게 웃으니까 좀…… 무섭다.”

이정우는 상체를 부르르 떨며 고개를 저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광기에 차오른 미치광이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어떡해.

좋아서 미쳐버릴 것 같은데.

쉴 새 없이 좀비들을 처리하며 국회대로를 질주했다.

키리릭- 키릭-

뒤이어 귓가를 간질이는 낡은 수레바퀴 소리를 감지할 수 있었다.

좌측 대각선 방향.

두 눈 부릅뜨며 시선을 돌리자, 자욱한 안개 속에서 알파3의 인영이 나타났다.

빠르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고, 뒤따라오는 일행에게 소리쳤다.

“형! 저 좀비화 써도 되죠?”

“왜 이리 들떴어!”

“어차피 김포공항 방향인데, 미리 정리한다고 생각할게요!”

“좀비화 쓰는 건 상관없는데 조금만 진정해! 너 지금 텐션 너무 높아!”

“넵!”

이정우의 허락도 받았으니, 본격적으로 사냥을 시작해 볼까?

접근하는 알파3을 응시하며 읊조렸다.

“다이브.”

두근-

“광폭화, 가속, 감지.”

가뜩이나 올라간 텐션에 아드레날린까지 분비되니, 시작부터 희열이 느껴졌다.

이 정도 희열로는 광란이 발동되지 않기에, 카타나를 고쳐 쥐며 입꼬리를 올렸다.

어디, 즐겨볼까?

쾅-!!!

순식간에 알파3의 머리를 잘라버리고, 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푸른빛으로 보이는 좀비들이 거센 파도처럼 밀려들고 있었다.

지금껏 일행과 함께 8만 마리는 잡은 것 같은데, 여전히 10만 이상의 좀비가 남아 있었다.

감지의 범위가 500m라는 걸 감안한다면 훨씬 많은 좀비가 남아 있을 것이다.

달콤한 공짜 카운트가 이렇게 많으면 나야 좋지.

주변에 자주색으로 보이는 변종은 없기에, 마음껏 날뛰었다.

* * *

대략 20분 만에 20만 이상의 카운트를 올렸다.

이른 새벽 강남대로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분들처럼, 우리가 지나간 자리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비들의 공세는 계속되었다.

설여원은 인벤토리를 열고 강화제 알약을 하나 더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하나 더 먹으려고?”

“강화제 알약 지속시간 30분밖에 안 되잖아. 연장하려면 하나 더 먹어야 돼.”

“나머지는 내가 정리해도 돼.”

“저쪽 안 보여? 아직 웨이브 안 끝났어.”

설여원은 전방 200m 거리에 위치한 양평유수지 생태공원을 가리켰다.

공원 너머로 안양천이 흐르고, 그 너머에 목동이 위치한다.

그곳에서 달려오는 좀비들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웨이브를 끊고 가려면 안양천에서 신기루를 사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치치직- 치직-

-오빠! 여기 코스트코 있어요!

무전기로 들려오는 윤혜리의 목소리.

좀비들 정리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갈림길에서 좌우로 흩어졌다.

수비팀은 남서쪽으로 이동하고, 수색대는 국회대로를 뚫고 있었다.

이에 무전기를 들고 대답했다.

“들어가지 말고 기다려. 내부에 델타 있을 가능성이 커.”

-네! 그리고 코스트코 옆에 L마트도 있어요.

“마트에 챙길 거 있어?”

-생존자들도 몇 달간 알약만 먹었을 텐데, 간만에 외식하는 기분 좀 내는 건 어떨까 해서요.

좋은 생각이다.

포만감 알약은 굶어 죽지 않기 위해 먹는 약이었다.

미각은 활력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추후 마트도 확인해야겠다.

크어어어어어!!

뒤이어 목동 방면에서 접근하는 좀비들을 보고, 옆에 있는 일행에게 얘기했다.

“목동은 내가 정리할게. 너희는 북쪽에서 내려오는 좀비들 봐줘.”

“목동까지 들어가려고? 좀비화 몇 분 남았는데.”

“1시간 30분 정도. 15분 남기고 돌아올게.”

설여원이 대답을 망설이기에, 눈썹을 긁적이며 대답했다.

“목동만 확인할게. 그 이상은 나도 부담스러워서 못 들어가.”

“목동 정도면…… 저 앞에 안양천 이용해서 퇴로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아. 꼭 15분 남기고 돌아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단번에 이해하고 방안까지 제시하는 설여원.

이토록 믿음직한 일행이 있기에 마음껏 날뛸 수 있었다.

이에 싱겁게 웃으며 얘기했다.

“퇴로까지 확보해 주면 나야 고맙지.”

“저번처럼 1분 남기고 돌아오지 말고, 꼭 15분 남기고 돌아와.”

“알았어. 북쪽에서 내려오는 좀비는 너희한테 맡길게.”

설여원은 북쪽을 바라보며 두 눈을 가늘게 떴다.

“북쪽이면 당산 방면인가?”

“어, 변종이 있을 수도 있으니 조심하고.”

“알았어.”

설여원과 전완수, 최현, 정진영은 북쪽에서 접근하는 좀비들을 담당했다.

일행에게 뒷일을 맡기고, 난 목동교로 향했다.

사실 목동을 확인하려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사냥에 몰두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안상진이 보이지 않았다.

이 정도 대규모 공습이면 안상진이 진즉에 나타나야 정상인데, 그의 수하들조차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이곳을 공격한 변종의 숫자도 좀비들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었다.

누군가 변종만 따로 사냥하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상황.

어쩌면…… 안상진이 변종을 데리고 적진으로 들어간 게 아닐까?

안상진이 적진으로 들어간 이유라면 하나뿐일 것이다.

강한 적을 마주하고, 시선을 유도한 것이다.

이유라면 간단하다.

안상진은 시위대 문제가 해결된 것을 모르니까.

시위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 아크가 공격당하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지 예상할 수 없다.

그래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을 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가 무리하고 있다는 건 길거리 좀비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길거리 좀비는 안상진의 소중한 자산이다.

소중한 자산을 이렇게 허비할 사람이 아니다.

즉, 길거리 좀비를 신경 쓸 여력이 없을 정도로 위급한 상황에 놓였다는 방증이었다.

그 과정에 무전기도 고장난 게 아닐까?

부디 내 예상이 틀렸기를 바라며, 황급히 목동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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