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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속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295화 (295/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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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속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 2부 41화

정진영은 식은땀을 흘리며 윤혜리의 치료에 집중했다.

평소 덤덤한 모습을 보이던 박재우도, 이번만큼은 표정 관리가 안 되는 것으로 보였다.

아랫입술을 질끈 깨문 채 미동도 없이 윤혜리의 옆자리를 지켰다.

이정우는 부상이 심한 사람부터 한 명씩 치료를 이어나갔다.

크어어어어어-!

뒤이어 미사강변남로 방면에서 좀비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먼발치서 들리는 좀비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얘기했다.

“다들 여기 있어요. 갔다 올게요.”

“우리가 여기 있는 걸 어떻게 안 거지?”

이정우가 묻기에, 이마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제 체취를 따라온 것 같아요.”

“…….”

이정우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전투에 나설 수 없기에, 내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으로 보였다.

이정우의 허락을 받고, 아직 숨이 붙은 변종 에덤 2단계를 처리한 뒤, 황급히 미사대로로 향했다.

미사강변남로 방면에서 다수의 좀비와 변종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급히 오는 바람에 체취까지 지울 시간이 없었다.

본래 사냥을 끝내면 반경 200m를 깨끗하게 정리한 뒤,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그래야 체취나 소음으로 인해 접근하는 좀비가 더 남았는지, 완전히 웨이브가 끝났는지, 판단할 수 있다.

변종으로 인해 경정장이 위험하다는 말을 듣고 무작정 달려오는 바람에 신중하게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아직 좀비화의 지속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일행의 치료가 끝날 때까지 쉴 새 없이 좀비와 변종을 처리했다.

다행히 4단계 변종이 없어서 전투에 어려움은 없었다.

포인트를 높일 기회니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썩 달갑지 않았다.

오늘이 소리결의 최후가 될 수도 있었다.

30분가량의 전부 끝에, 모든 좀비와 변종을 처리할 수 있었다.

시기적절하게 좀비화의 지속시간도 끝났다.

더는 접근하는 좀비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금 일행의 곁으로 돌아왔다.

어느새 모두의 치료가 끝난 것으로 보였다.

“재형아, 넌 괜찮아?”

기진맥진한 이정우가 내 얼굴을 쳐다보며 물었다.

쉬지 않고 치료를 진행하면서 기력을 쇠한 것으로 보였다.

이에 쓴웃음을 지으며 얘기했다.

“괜찮아요. 재생이 발동된 적 없어서 멀쩡합니다.”

“미사역 상황은 어때.”

“미사역까지는 안전해요. 지금 바로 이동해도 되지만…… 조금만 쉬었다가 이동할까요?”

이정우와 정진영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띠링-!

뒤이어 익숙한 기계음과 함께 눈앞으로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소리결’은 파티 전용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소리결’의 신뢰도 평가: 매우 우수.

-추후 파티원 간의 코인 공유가 가능합니다.

신뢰도 평가?

이런 게 있었어?

그래서 지금껏 코인 거래도 못 하게 하고, 로즈끼리 덤프와 로그나이트를 주고받을 때도 동의가 필요했던 건가?

코인 공유가 가능해질 줄이야.

일행을 쳐다보자, 다들 홀로그램에 적힌 문장을 확인하고 있었다.

가장 먼저 전완수가 입을 열었다.

“남아도는 코인 쓸 곳도 없었는데, 필요한 사람 줄 수 있다는 건가?”

“역시, 게임에 교환 시스템이 없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최현도 한 수 거들자, 다들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인 공유에 대해 상의하려는 찰나, 상황을 지켜보던 장군이가 내 곁으로 달려왔다.

헥헥, 헥, 헥헥.

어느새 기력을 되찾은 장군이.

내 품에 안기며 연신 얼굴을 핥았다.

정진영이 애써준 덕에, 장군이의 부상도 치료되었다.

“장군아, 너도 이번에 활약했다며?”

장군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묻자, 장군이의 머리 위로 말풍선이 떠올랐다.

[나 잘했어? 잘했어?]

“잘했어. 아주 잘했어.”

[기분 좋아! 쓰다듬어줘! 나도 좋아!]

장군이는 연신 몸을 비비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배를 까뒤집기에, 양손으로 열심히 쓰다듬어 주었다.

장군이가 나서준 덕에 김희연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겁이 많지만, 결인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분노할 줄 아는 녀석이었다.

뒤이어 설여원이 다가오며 물었다.

“어디서 나타난 걸까?”

“뭐가. 변종 에덤?”

“어, 여기까지 오면서 전혀 눈치채지 못했잖아. 희연이랑 혜리만 있을 때 공격한 걸 보면, 먼발치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던 거야.”

설여원의 말에 가만히 턱을 매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문득, 스타필드에서 발견한 생존자들의 일지와 일기가 떠올랐다.

그곳에 변종 에덤을 봤다는 내용이 있었다.

도심에 있던 변종 에덤이 세 번째 에피소드가 시작되며 2단계로 진화했고, 한강 공원으로 이동하는 우리를 따라온 모양이다.

이러한 생각을 들려주자, 설여원도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변종들도 점점 똑똑해지는 것 같아. 관찰도 하고.”

“변종 에덤은 원래 지능이 높았어. 부산 대공습 때도 멀리서 관찰하면서 기회 엿보는 모습이 자주 보였고.”

설여원은 이마를 문지르며 한숨을 내쉬었다.

앞날이 캄캄한 모양이다.

뒤이어 손가락을 튕기며 내게 물었다.

“아 참, 너도 라스트아크 상점부터 확인해.”

“아, 그래.”

나도 퀘스트 완료 보상을 받았다.

마침내 상점 이용권 5장이 모였기에, 망설임 없이 중력장 소총을 구매했다.

“아까 여기 오면서 보니까 기다란 기둥 같은 게 보이던데, 그게 중력장 소총이야?”

“어. 성능 확실하더라.”

설여원은 조금 전에 경험한 바를 들려주었다.

3발의 공격으로 변종 에덤 2단계를 곤죽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1레벨 중력장 소총이 그 정도면, 5레벨이 되면 일격에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박재우와 황덕록을 찾았다.

박재우와 황덕록은 윤혜리와 김희연의 옆에 껌딱지처럼 붙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의구심이 먼저 들었다.

박재우와 윤혜리는 알겠는데, 황덕록과 김희연 사이의 분위기가 이전과 다르다.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쳐다보자, 시선을 느낀 황덕록이 이곳을 쳐다봤다.

“어 왜.”

부르지도 않았는데, 황덕록은 자리에서 일어나 내 곁으로 다가왔다.

황덕록은 애써 태연한 척, 장군이를 쓰다듬으며 내 옆에 앉았다.

두 눈을 가늘게 뜨며 입꼬리를 올리자, 황덕록은 헛기침과 함께 얘기했다.

“말해. 왜 불렀어.”

“안 불렀는데?”

“눈빛에 궁금증 가득하더구먼 무슨. 뭔데?”

이에 싱겁게 웃으며 물었다.

“중력장 소총 업그레이드 하려고 하는데, 코인 충분할까?”

황덕록은 홀로그램부터 열고 보유 중인 코인을 확인했다.

“지금은 24,087코인이 전부야.”

“왜 그렇게 적어.”

“어제 신발 업그레이드 하는데 다 썼지.”

하긴, 덤프로 만든 열 켤레의 신발을 5레벨까지 높였으니, 코인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재우도 보유 중인 코인 너랑 비슷해?”

“똑같을걸?”

“24,087코인으로 무기 강화 가능할까?”

“글쎄, 덤프는 1㎏에 1,000코인이지만, 로그나이트는 500g에 1,000코인이라 5레벨까진 힘들 수도 있어.”

“부족하면 얘기해. 이제 코인 거래도 가능하니까.”

“지금 프린트 설치할까?”

“어, 부탁해.”

황덕록에서 중력장 소총을 건네주자, 그는 박재우를 부르며 공터로 향했다.

박재우와 황덕록이 프린트 설치하는 걸 확인하고, 나도 홀로그램을 열었다.

카운트가 얼마나 쌓였는지 확인해야겠다.

[플레이어 정보]

-캐릭터 이름: 에덤 화이트

-능력: 강화

-한계 돌파 7단계

*세 번째 에피소드 클리어 시 한계가 해금됩니다.

-현재 처리한 좀비의 수: 403420/100000

-남은 포인트: 10607

-스킬: 좀비화, 강화된 급가속, 감지 Lv.MAX, 하울링 Lv.MAX, 강화된 광폭화

-패시브 스킬: 재생, 광란(5/10)

-특수 스킬: 연격, 난동

-보유 중인 칭호: 4

-보유 중인 성물: 3

카운트를 환전하자, 정확히 50,607포인트가 되었다.

새로운 스킬 하나는 배울 수 있는 정도.

예전에 비하면 수월하게 포인트를 습득할 수 있지만, 그만큼 요구 포인트도 대폭 증가했다.

목록의 좌측 상단으로 스킬 습득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고민할 필요 없이 스킬 습득을 누르자, 이러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새로 터득하는 스킬은 패시브, 액티브, 특수 스킬 중 무작위로 주어집니다.

-스킬을 구매하시겠습니까?

수락을 누르자, 라스트아크의 기계음과 함께 새로운 스킬이 생성되었다.

띠링-

-스킬 ‘마무리 일격’을 습득합니다.

[마무리 일격 Lv.1]

-단일 대상에게 1회에 한하여, 스킬 사용 시 근력을 기준으로 2배의 피해를 입힙니다.

-재사용 대기시간 1시간.

-마무리 일격을 사용하기 위한 발동어를 입력하세요.

발동어?

좀비화와 급가속 이후로 발동어를 입력하라는 메시지는 처음인 것 같다.

뭐라고 하는 게 좋을까.

위급한 순간에 빠르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 한계를 깨부수는 느낌이 있으면 좋겠다.

이에 짧은 고민을 마치고 발동어를 입력했다.

-마무리 일격의 발동어 ‘핀치’를 등록하시겠습니까?

수락을 누르자, 스킬 목록에 새로운 스킬이 등록되었다.

또한 스킬 목록이 두 개로 나뉘었다.

기존에 지니고 있던 스킬은 스킬 목록1로 들어가고, 마무리 일격은 스킬 목록2로 들어갔다.

스킬 목록을 구분 짓는 이유는 뭐지?

이건…… 조금 더 시간이 지나봐야 알 것 같다.

일단 발동어가 있다는 건 액티브 스킬이라는 건가?

스킬 구매에 5만 포인트를 소모했으니, 설마 레벨업에도 5만 포인트를 소모하려나?

아니면 10만 포인트?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레벨업을 눌렀다.

-포인트가 부족합니다.

-요구 포인트: 10000

-최종 스킬은 고정 포인트를 요구합니다.

-스킬 강화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실수로라도 스킬 강화권을 사용하면 안 되기에, 후다닥 취소를 눌렀다.

그동안 스킬 레벨업에 필요한 요구 포인트는 최고레벨 직전에만 알려주었다.

이걸 초장부터 알려주는 이유가 뭐지?

마무리 일격은 레벨업에 필요한 포인트가 1만으로 고정되어서 미리 알려주는 건가?

하긴, 자그마치 1만 포인트다.

1만이 저렴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는 좀비 10만 마리에 해당하는 가격이었다.

그건 그렇고 최종 스킬?

5만 포인트로 습득하는 스킬이 최종 스킬이라는 건가?

스킬 목록을 1번과 2번으로 나눈 게 강화가 필요한 스킬과, 이미 강화가 완료된 스킬이라는 뜻인지도 모르겠다.

스킬 목록 1번에 있는 스킬들은 강화가 필요한 스킬이고, 2번에 속한 스킬들은 이미 최종 상태라는 뜻이 아닐까 싶다.

가격은 비싸지만, 최종 스킬이라는 이름만큼 2번 목록의 스킬은 효과가 확실하니까.

스킬을 습득하자마자 2배의 피해를 주는 스킬은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다.

여러모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리를 마치고 머릿속으로 암산을 시작했다.

좀비화와 광폭화를 사용한 상태의 근력은 대략 2300.

거기에 특수 스킬 연격과 난동이 발동되면…… 다음 10회의 공격은 대략 4500의 힘으로 충격을 입힐 수 있다.

4500도 엄청난 수치지만, 이는 급가속에 포함된 일격 효과를 제외한 근력이다.

일격의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지금껏 전투를 치르며 느낀 바로는 대략 1.5배 정도 증가하는 것 같다.

4500에 1.5배면…… 6750.

그 상태에서 마무리 일격을 사용하면?

“미친…….”

반사적으로 욕설이 흘러나왔다.

비싼 값을 하네.

그러자 옆에 있던 설여원이 슬쩍 내 홀로그램을 살피며 물었다.

“왜? 뭐가 미쳐.”

“아, 아니야.”

“뭔데 그래.”

설여원은 홀로그램에 적힌 마무리 일격의 설명을 찬찬히 살피더니,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입을 떡 벌렸다.

“두, 두 배?”

“방금 계산해 봤는데, 만약 모든 스킬이 활설화된 상태에서 마무리 일격을 사용하면…… 변종 에덤 3단계도 일격에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아.”

“얼마나 되는데?”

“13500.”

설여원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근력만 13500.

이건…… 상상도 못 해본 수치였다.

추후 마무리 일격의 재사용 대기시간을 줄이고, 사용 가능 횟수를 높이면 정말 괜찮은 스킬이 될 것 같다.

설여원은 뭐가 그리 급한지, 내 팔뚝을 찰싹 때리며 얘기했다.

“야! 코인 거래도 가능한데 스킬 강화해!”

나보다 본인이 더 들뜬 것 같다.

이에 싱겁게 웃으며 물었다.

“코인을 포인트로 환전할 수 있을까?”

“해보면 되지.”

설여원이 보유 중인 코인을 누르자, 눈앞으로 이러한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코인을 교환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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