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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속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 2부 40화
푸푹! 푹! 푹!
동시에 변종 에덤 2단계의 팔에 5레벨 볼트가 박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변종 에덤 2단계가 고개를 돌리는 찰나, 사방에서 일제히 달려든 결인들이 쉴 새 없이 난도질을 가했다.
변종 에덤 2단계는 손에 쥐고 있던 김희연을 집어 던지며 황급히 거리를 벌렸다.
“희연이 챙겨!”
이정우가 외치자, 정진영은 황급히 김희연의 곁으로 달려갔다.
“희연아, 희연아!”
“흐흑…… 흑…….”
김희연은 대답 대신 눈물을 쏟았다.
뒤이어 덜덜 떨리는 손을 들며 조정경기장을 가리켰다.
정진영은 김희연을 치료하며 조정경기장 방면을 살폈다.
오혜선과 한민욱이 무언가를 끌고 나오고 있었다.
그들이 끌고 나온 건 왼팔과 왼 다리, 갈비뼈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윤혜리였다.
정진영은 그 모습을 보고 머릿속이 멍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정우!!! 빨리 와!!”
정진영이 이정우를 부르자, 변종 에덤 2단계를 응시하던 이정우는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곧 오혜선과 한민욱이 끌고 나오는 윤혜리를 발견하고, 황급히 그들의 곁으로 향했다.
윤혜리의 숨이 붙어 있는지 확인하더니, 마른침을 삼키며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쿨럭!”
천만다행으로 윤혜리는 물을 토하며 전신을 파르르 떠는 모습을 보였다.
이정우는 말할 시간도 없다는 듯이, 다급히 치료를 시작했다.
박재우와 황덕록은 윤혜리와 김희연을 모습을 보고 세상 잃은 표정을 짓더니, 뒤이어 붉으락푸르락해진 얼굴로 변종 에덤 2단계를 응시했다.
“저 씨팔 새끼는 내가 죽인다.”
박재우의 살벌한 말에, 황덕록은 카타나와 방패를 들며 읊조렸다.
“조지자.”
쾅-!!!
황덕록이 방패를 치켜들며 달려들자, 변종 에덤 2단계는 축구공을 차듯이 오른발을 휘둘렀다.
황덕록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황급히 자세를 낮췄다.
간발의 차로 빗겨나가는 오른발.
뒤이어 황덕록의 등을 타고 변종 에덤 2단계의 머리 위로 튀어오르는 박재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변종 에덤 2단계는 재빨리 균형을 잡더니, 들어올 테면 들어오라는 듯이 입을 쩍 벌렸다.
촤좌좌좌좌좍-!!!
하지만 이러한 행동을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이, 설여원과 전완수, 최현이 변종 에덤 2단계의 두 다리에 난도질을 가하기 시작했다.
뼈를 뚫을 수 없으니 아킬레스건과 비복근을 집요하게 노리는 공격.
변종 에덤 2단계가 휘청거리며 뒤로 넘어가자, 박재우는 카타나를 말아쥐며 놈의 미간을 향해 내질렀다.
뚜뚝-!
덩치에 비해 유난히 작은 머리였다.
10㎝가량 칼날이 박혔지만, 변종을 처리했다는 메시지는 뜨지 않았다.
뇌까지 닿지 않은 건가?
박재우는 양손으로 칼자루를 붙잡고 까드득 이를 갈며 다시 한번 힘을 주었다.
그러자 6개의 눈이 박재우를 응시하고, 변종 에덤 2단계는 괴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껴어어어억!!
넘어진 와중에도 박재우의 관자놀이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쾅-!!
뒤따라온 황덕록이 방패를 이용해 놈의 주먹을 저지했다.
“죽어 이 새끼야.”
파지지직!!
황덕록이 전류를 흘려보내자, 변종 에덤 2단계의 왼팔에서 탄내와 함께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기 시작했다.
동시에 설여원과 전완수, 최현은 모든 근육조직을 파괴하는 모습을 보였다.
큰가슴근, 이두박근, 위팔근, 삼두, 어깨세모근, 광배근 할 것 없이, 변종 에덤 2단계를 걸레짝으로 만들었다.
껴어어어억!!!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종 에덤 2단계는 세차게 몸을 흔들며 결인들을 떨쳐냈다.
대부분의 근육조직은 파괴됐지만, 여전히 발악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다.
신체 능력이 3000대 초반에 달하는 변종 에덤 2단계.
일행의 근력으로는 뼈를 부술 수 없다.
설여원은 10m가량 바닥을 나뒹굴더니, 황급히 상체를 일으키며 다른 사람들의 상태를 살폈다.
“다들 괜찮아?!”
“거뜬하지!”
전완수는 괜찮다고 하면서, 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최현은 입술이 터졌는지, 붉게 물든 가래침을 뱉으며 눈살을 찌푸렸다.
박재우와 황덕록은 거동에 불편함을 보였지만, 분노에 휩싸여 억지로 일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치지직- 치직-
-왜 아무도 대답이 없어!
그 순간, 결인들의 무전기로 박재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껏 애타게 불렀는데, 싸움에 집중하느라 아무도 듣지 못했다.
설여원은 저 멀리 보이는 이정우에게 소리쳤다.
“재형이 무전 들어와요! 대답 좀 해줘요!”
이정우와 정진영은 김희연과 윤혜리를 치료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한민욱은 조정경기장에 빠진 장군이를 끌고 나오고 있었다.
“나, 나한테 맡겨요!”
오혜선이 대신 대답하며 이정우의 무전기를 손에 쥐었다.
설여원은 그 모습을 확인하고 결인들에게 얘기했다.
“저놈도 상당히 지쳤어! 다들 더 싸울 수 있지?!”
“그럼!”
“당연하지!”
결인들이 대답하자, 이번엔 전완수가 입을 열었다.
“잠시만, 근육을 찢어놔서 저놈도 서 있는 게 한계야. 도망도 못 치고 달려들지도 못한다고.”
“그래서 뭐?”
“보아하니 두 팔도 45도 이상 안 올라가는 것 같은데…….”
“본론만 얘기해!”
“상점에서 중력장 소총 구매해서 공격하자고. 실험도 할 겸.”
전완수의 의견에 최현은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물었다.
“이 상황에 실험하자는 말이 나와?”
“지금 아니면 언제 실험해.”
“그건 그렇지.”
전완수와 최현이 홀로그램을 열자, 설여원도 눈치껏 상점부터 열었다.
반면에 박재우와 황덕록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전완수가 뭐하냐고 묻자, 그들은 상점 이용권이 4장뿐이라고 한다.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다.
황덕록과 박재우, 윤혜리와 김희연은 상점 이용권이 4장이다.
그들은 첫 번째 에피소드를 완료하고 플레이어가 되었기에, 다른 일행처럼 보호대를 구매하지 못했다.
그래서 황금동 쉘터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상점 이용권을 얻은 뒤에야 보호대를 구매했다.
전완수는 두 사람에게 대기하라는 말을 남기고 황급히 라스트아크 상점을 살폈다.
[중력장 소총 Lv.1]
-중력장 소총의 사거리는 300m가 한계입니다.
-대상을 지정하면 반경 30m 이내에 중력장을 설치합니다.
-중력장 소총 1회 발사 시, 10분의 충전시간이 소요됩니다.
-내구도가 0이 되면 파괴됩니다.
다른 장비와 마찬가지로 레벨과 내구도가 존재했다.
전완수는 빠르게 설명을 훑고, 망설임 없이 소총을 구매했다.
-상점 이용권 5장을 소모합니다.
-구매하시겠습니까?
“당연히 Yes지.”
그러자 눈앞의 홀로그램이 사라지며 전완수의 양손으로 은은한 빛이 맴돌기 시작했다.
오래 지나지 않아 길이 1m 50㎝에 달하는 기다란 소총이 생성되었다.
소총이라고 해서 M16이나 K2 같은 걸 상상했는데, 두께도 일반적인 소총보다 3배는 두꺼웠다.
무게도 상당히 묵직한 게, 일반인은 들지도 못할 것이다.
전완수는 중력장 소총을 견착하며 변종 에덤 2단계를 조준했다.
그러자 총구로 포물선 형태의 레이저가 나타나고, 레이저의 끝에는 반경 30m 크기의 중력장 범위가 표시되었다.
격발에 필요한 최소거리 30m, 최대사거리 300m였다.
전완수는 설여원과 최현을 쳐다보며 외쳤다.
“이거 장전 어떻게 하는 거야!”
“소총 옆에 봐봐!”
최현의 대답에 전완수는 소총의 옆면을 살폈다.
옆면에 푸른색이 맴도는 기다란 막대기가 표시되어 있었다.
뭔지 몰라도 일단 쏴보면 알 수 있기에, 전완수는 일행에게 소리쳤다.
“내가 먼저 쏘고 그 뒤에 여원이, 마지막에 현이가 쏴! 다들 거리 벌려!”
전완수의 말에 변종 에덤 2단계를 감싸고 있던 일행은 50m 밖으로 거리를 벌렸다.
껴거…… 꺽! 껴걱…….
변종 에덤 2단계는 하체를 접더니, 그대로 쓰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도주하려고 하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전완수는 놈의 위치를 응시하며 가장 먼저 방아쇠를 당겼다.
퉁-!
쇠뇌를 발사할 때와 비슷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유탄발사기와 비슷한 소리가 들릴 것이라 생각했는데, 반동도 거의 없고 굉장히 맑은소리였다.
총구에서 발사된 투명한 유리구슬은 레이저를 따라 유려한 포물선을 그리며 변종 에덤 2단계의 뒤통수에 떨어졌다.
콰아아아아아-!!!!
겉보기와 달리, 효과는 확실했다.
투명한 유리구슬이 변종 에덤 2단계의 뒤통수에 닿는 찰나, 허공에서 일직선으로 쏟아지는 알 수 없는 기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마치 영화 속 천둥의 신이 아스가르드로 통하는 포탈을 연 것처럼 말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무채색의 무언가가 굉음을 내며 쏟아졌다.
변종 에덤 2단계는 바닥에 엎어지며 전신을 파르르 떨었다.
비명을 지르는 것 같은데, 굉음으로 인해 변종의 음성은 들리지 않았다.
천공에서 일직선으로 쏟아진 무채색의 무언가는 10초간 그 지역을 짓누른 뒤에야 사라졌다.
전완수가 넋이 나간 표정을 짓자, 박재우는 떡하니 입을 벌리며 물었다.
“뭐야 방금? 에스파디아는 저런 무기를 어떻게 만든 거지?”
“무슨 원리지?”
박재우와 황덕록은 중력장 소총의 파괴력보다, 어떻게 저런 원리의 무기가 존재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설여원은 중력장 소총을 견착하며 얘기했다.
“아직 안 죽었어! 움직이지 못할 때 확실하게 처리해야 돼!”
퉁-!
콰아아아아아-!!!!
결인들은 변종 에덤 2단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없지만, 전완수와 설여원의 눈에는 선명하게 보였다.
변종 에덤 2단계의 뼈마디가 으스러지기 시작했다.
두 번째 중력장까지 버틴 변종 에덤 2단계.
마지막으로 최현이 조준하자, 옆에 있던 설여원이 물었다.
“위치 보여?”
“대충 이쯤 아니야?”
“줘, 거기 아니야.”
안개 속에서 시야 확보가 안 되는 최현에겐 무리였다.
최현은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본인도 격발해 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건 장난감이 아니기에, 아쉽다고 해서 억지 부릴 수는 없었다.
설여원은 다시 한번 중력장 소총을 견착하더니,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퉁-!
쏜살같이 날아가는 투명한 유리구슬.
콰아아아아아-!!!!
또다시 10초간 이어지는 굉음과 함께 변종 에덤 2단계의 신체는 곤죽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인 메시지가 뜨지 않았다.
설여원이 놈의 곁으로 다가가자,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머리도 반쯤 함몰돼서, 여기저기서 핏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와, 징하네. 아직도 안 죽었어?”
전완수도 변종 에덤 2단계의 상태를 살피며 혀를 둘렀다.
“내가 마무리할게.”
텁!
설여원이 카타나를 치켜들자, 최현이 고개를 저으며 얘기했다.
“재형이 주자.”
“언제 올 줄 알고? 그리고 재생 능력이 있으면 어쩌려고.”
“방금 무전 내용 못 들었어?”
“무슨 내용.”
“재형이 이리로 오고 있어.”
최현이 덤덤하게 얘기하자, 설여원은 그제야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 * *
“젠장……!”
미사역 일대의 변종과 좀비들을 처리하고, 지하에 숨어 있는 델타 변종까지 모조리 처리했다.
남은 좀비가 별로 없는 것을 확인하고, 일행에게 무전을 보냈다.
설여원의 부모님에 대한 단서를 찾았냐고 말이다.
그런데 아무도 대답이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리를 멈추고 설여원의 본가로 이동하자, 그곳엔 결인들이 오고 간 발자국만 있을 뿐, 일행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다시 한번 무전기를 들고 소리친 뒤에야, 오혜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정장에 변종이 나타나서 지금 다 같이 잡고 있어요!
그 말을 듣고 황급히 경정장으로 이동했다.
콰아아아아아-!!
그와 동시에 허공에서 일직선으로 쏟아지는 기이한 기둥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난생처음 보는 광경에 주춤거리게 되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생각을 포기하고 다시금 걸음을 옮기자, 같은 지점에 연달아 쏟아지는 2개의 기둥을 발견할 수 있었다.
두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일행의 안부가 걱정이다.
대각선으로 길을 뚫으며 황급히 경정장에 도달하자, 경기장 앞에 모여있는 일행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두커니 서 있는 일행을 보고 안도감이 들면서도, 이유 모를 원망이 들었다.
“왜 아무도 대답이 없어!”
놀란 마음을 추스르며 일행의 곁으로 달려나가, 그들이 구경하고 있는 검은색 찰흙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게 뭔가 싶어서 유심히 봤더니, 찌그러진 6개의 눈구멍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놀란 눈으로 전완수를 쳐다보자, 그는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얘기했다.
“어…… 짜잔, 포인트 선물?”
짜잔 같은 소리 하네.
일행의 상태는 말이 아니었다.
설여원의 눈썹 부근에서도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
“이거 변종 에덤 2단계야. 진즉에 나부터 불렀어야지!”
“그럴 정신이 없었어.”
“나한테는 무리하지 말라면서, 왜 너희가 무리하냐고!”
걱정이 앞서는데, 나도 모르게 잔소리가 먼저 나왔다.
설여원의 눈썹을 유심히 확인하자, 대략 10㎝가량 찢어진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세차게 혀를 차며 얘기했다.
“정우 형이랑 진영이 형 어디 있어?”
“저쪽…….”
“빨리와.”
설여원을 데리고 이정우가 있는 곳으로 향하자, 전완수는 두 눈을 게슴츠레 뜨며 외쳤다.
“나도, 나는 괜찮다! 어어! 머리에서 피는 흐르지만! 난 참 멀쩡하다 쓰벌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