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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속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282화 (282/373)

종말 속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 2부 28화

뒤통수에 눈이 달린 것도 아닌데 어떻게 피하는 거지?

아니, 애초에 저놈은 눈이 없잖아?

델타3의 관심이 설여원에게 집중되자, 전완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볼트를 발사했다.

퉁!

정확히 관자놀이로 날아드는 볼트.

콰득-!

동시에 델타3의 머리가 180도 회전하며 날아드는 볼트를 치아로 붙잡는 모습을 보였다.

“미친……?”

전완수의 입에서 욕설이 흘러나왔다.

알파, 베타, 감마가 동시에 덤벼드는 것보다, 델파3 하나의 전투력이 더욱 압도적이었다.

동시에 델타3은 쏜살같이 오른팔을 휘둘렀다.

퍽-!!

델타3의 오른팔이 전완수의 옆구리를 가격하자, 그는 헛숨을 토하며 옆으로 나가떨어졌다.

일렬로 세워진 입간판을 넘어뜨리며 나뒹굴자, 최현과 정진영은 황급히 강화제 알약을 섭취하며 델타3에게 달려들었다.

10개의 알약을 단숨에 삼키며 달려들자, 델타3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천장까지 족히 5m는 되는데, 중력을 무시하는 움직임이었다.

천장에 매달린 채 우리를 관찰하는 델타3.

정진영이 전완수의 곁으로 달려가자, 델타3은 입에 물고 있던 볼트를 정진영에게 뱉는 모습을 보였다.

훅-!

마치 독침을 뱉듯이, 5레벨 볼트가 쏜살같이 날아들었다.

최현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황급히 카타나를 휘둘렀다.

캉!

날카로운 파찰음과 함께 간발의 차로 빗나가는 볼트.

설여원이 천장에 매달린 델타3을 조준하기에, 목에 핏대를 세우며 외쳤다.

“쏘지 마!”

설여원은 움찔거리는 모습을 보이더니, 안절부절못하며 내게 물었다.

“왜? 지금이 기회잖아!”

아니, 저건 델타3의 함정이다.

쩍 벌어진 입과 미동도 하지 않는 육체.

이는 볼트가 날아오길 기다리는 것이다.

“볼트를 쏘면 방금처럼 우리한테 뱉을 거야! 5레벨 볼트는 우리도 위험해! 침착해야 돼!”

설여원을 진정시키자, 델타3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내 얼굴을 쳐다봤다.

저놈…… 지능이 상당히 높은 것 같다.

귀가 없는데 내 목소리는 어떻게 듣는 거지?

설마 파장을 감지하는 건가?

강화제 알약을 10개씩 먹은 일행의 신체 능력은 800대 후반.

반면에 좀비화를 사용하지 않은 난 300대 후반이었다.

이 상태로 저놈을 잡을 수 있을까?

델타3은 지형을 이용할 줄 알고, 우리의 행동을 미리 파악하고 싸우는 녀석이었다.

심지어 침착함도 있고, 반응 속도도 뛰어나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지체하다간…… 당하는 수가 있다.

압도적인 힘과 속도로 찍어눌러야 한다.

“다이브.”

두근-

“광폭화, 가속, 감지.”

츠으으…….

심장이 거칠게 펌프질하며 혈류의 움직임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아드레날린이 폭주하고, 전신의 혈관이 불끈 솟아났다.

흐흑…… 흐흐?

천장에 매달려 있던 델타3은 내 몸에 일어난 변화를 감지했는지, 황급히 도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열 감지를 할 수 있기에, 내 신체의 온도가 상승하는 걸 파악한 모양이다.

놈은 관내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우측 내벽을 타고 옷가게들이 즐비한 1층으로 뛰어내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 뒤에 있는 일행에게 소리쳤다.

“완수 치료하고 생존자들 흔적 찾아!”

쾅!!!

곧장 델타3을 뒤쫓았다.

1층으로 내려간 녀석은 고개를 들고 내 모습을 살피더니, 지하까지 내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의 난 음속에 가까운 속도인데, 어떻게 반응하는 거지?

역시 공기 중의 파장으로 적의 위치를 파악하는 건가?

델타3은 나와 대등하게 달리는 모습을 보였다.

단순히 속도만 따지면 내가 조금 더 빠른 것 같은데, 급격하게 방향을 틀 때면 델타3은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쏜살같이 스쳐 지나가는 스타필드 내부의 모습.

그 너머로 보이는 델타3의 움직임.

놈의 뒤통수만 직시하며 달렸더니, 어느새 지하 주차장까지 따라오고 말았다.

흐흑…… 흐흑…… 흑…….

사방에서 들리는 델타 변종의 울음소리.

빛 한 점 들지 않는 어둑한 공간 속에서, 자주색으로 보이는 델타 변종들이 하나둘 상체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도망가던 델타3이 다른 델타 변종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타다다닷-! 타닥!

뒤이어 자주색으로 보이는 덩어리들이 일제히 내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황급히 카타나를 뽑아 들고, 달려드는 델타 변종들을 제압했다.

촤좌좌좌좌좌좍!!

사지를 잘라내고, 징그럽기 짝이 없는 안면을 반으로 가르며 델타3의 위치를 살폈다.

쾅-!!

놈은 지면을 박차며 노도와 같이 달려들었다.

내가 다른 델타 변종들에게 시선을 뺏겼다고 생각한 건가?

재빨리 스텝을 밟으며 놈의 공격 궤도를 카타나로 쳐냈다.

카가가강!!

찢어지는 파찰음과 함께 불똥이 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손가락이 쇳덩이라도 되는 건가?

심지어 5레벨 카타나와 비등한 손톱이라니.

놀란 건 사실이지만, 감탄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칼날을 비틀며 사선으로 쳐내자, 놈의 오른손이 균형을 잃고 지면에 박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텁!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왼손을 뻗어 놈의 빗장뼈를 붙잡았다.

뜨드득- 떡!!

있는 힘껏 악력을 가하자, 쇄골이 으스러지며 델타3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까각! 까아악!!

까마귀야 뭐야.

거기서 그치지 않고, 치켜든 오른손을 날 선 단두대처럼 찍었다.

캉!!

그 짧은 찰나에, 델타3은 왼팔을 뻗어 카타나를 붙잡았다.

손가락 3개가 잘려 나갔지만, 남은 2개의 손가락이 카타나를 저지한다.

이에 카타나를 손에서 놓고, 오른손으로 반대편 빗장뼈를 붙잡았다.

뜨드드득!! 떡-!

까아아아악!!!

시끄러운 까마귀처럼 비명을 내지르더니, 쩍 벌어진 입으로 내 손목을 씹으려는 행동을 취한다.

이에 주차장 입구까지 불도저처럼 밀어붙였다.

쾅!!! 콰광- 쩍!!

2개의 벽을 부수고, 세 번째 벽에 놈의 상체를 묻어버렸다.

전신을 파르르 떨며 걸쭉한 피를 토하는 델타3.

주먹으로 안면을 깨부수고 싶어도, 이마부터 턱까지 전부 입이라서 어디를 때려야 좋을지 모르겠다.

타닷!

그 순간, 등 뒤로 날아드는 살기에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훙-!

간발의 차로 빗나가는 델타2의 손길.

“꺼져.”

델타2의 옆구리에 발길질을 가하자, 발끝으로 척추가 부러지는 타격감이 느껴졌다.

쾅!!!

동시에 총알처럼 바닥을 나뒹구는 델타2.

다시금 델타3을 쳐다보자, 놈의 쩍 벌어진 주둥이로 내 왼쪽 손목을 씹었다.

[손목 보호대: 95%, 90%, 85%]

치악력이 얼마나 좋으면, 1초에 5%씩 줄어든다.

하지만 희소식이나 마찬가지였다.

놈이 손목을 깨물어준 덕분에, 관자놀이가 무방비상태가 되었다.

이에 오른손을 불끈 쥐고, 놈의 관자놀이에 주먹을 내질렀다.

쩍-!!!

-변종을 처리했습니다. 카운트 3000점이 주어집니다.

건틀릿은 델타3의 두개골을 깨부수며 세 번째 벽까지 뚫어버렸다.

흐흑…… 흐흑…….

뒤이어 바퀴벌레처럼 모여드는 델타 변종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델타 변종이 지하 주차장에 자리 잡은 상태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그중에는 델타3으로 보이는 녀석들도 섞여 있었다.

적진에 내 발로 들어왔으니, 어쩌겠는가?

전부 죽여야지.

* * *

“빨리 와서 도와!”

설여원은 황급히 강화제 알약을 섭취하며 외쳤다.

숨어있던 델타 변종들이 실내를 활보하기 시작했다.

박재형이 지하로 내려간 뒤로, 건물을 울리는 진동과 함께 묵직한 파열음이 들려왔다.

그러자 자극받은 델타 변종들이 행동을 개시하고, 수색대도 싸움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강화제 알약 먹은 거 아까웠는데, 잘 됐지 뭐!”

최현이 싱겁게 웃으며 대답하자, 옆에 있던 정진영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외쳤다.

“전완수 어디 갔어?!”

“치료 끝나자마자 영화관 확인한다고 들어갔어요!”

“몇 관!”

“1관이요!”

최현의 대답에 정진영은 황급히 1관으로 향했다.

곧 1관 스크린 앞에서 델타2와 혈투를 벌이는 전완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말 좀 하고 다녀 인마!”

“형! 이 새끼 X나 빨라!”

“에라이!”

정진영은 황급히 칼자루를 쥐고 전완수를 도왔다.

강화제 알약을 10개나 먹었으니, 델타2 정도는 압도해야 정상이다.

문제는 한 번이라도 타격을 입혔을 때의 이야기.

휘두르는 공격을 모조리 회피하는 델타2 때문에, 전완수는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다행히 정진영이 거들자, 조금씩 델타2의 빈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깍! 까각-!

궁지에 몰린 델타2는 기이한 소리를 내뱉으며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곧 상체를 틀고 도주하려 하자, 정진영은 대뜸 카타나를 집어 던졌다.

푹-!

정진영이 던진 카타나는 델타2의 아킬레스건을 파고들며 왼발을 잘라내는 모습을 보였다.

델타2가 균형을 잃고 고꾸라지는 모습을 보이자, 전완수는 황급히 쇠뇌를 견착하며 방아쇠를 당겼다.

퉁! 퉁퉁!

세 발의 볼트의 델타2의 뒤통수를 뚫고 들어가자, 그제야 변종을 처리했다는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전완수는 정진영을 부축하여 일으킨 뒤, 감탄사를 터뜨리며 물었다.

“와…… 형, 어떻게 정확하게 아킬레스건을 노렸어요?”

“허벅지 보고 던진 거야.”

“네?”

“빗나간 거라고.”

전완수가 어벙한 표정을 짓자, 정진영은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바지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었다.

뒤이어 카타나와 볼트를 회수하고, 전완수를 쳐다보며 물었다.

“왜 너 혼자 여기 있어? 만약 델타3이라도 나오면 어쩌려고 그래.”

“델타3 없는 것 확인하고 들어왔어요.”

“그 얘기가 아니잖아. 어디 갈 때 얘기라도 하고 가야지.”

“……죄송합니다.”

전완수는 정진영의 표정을 읽고 사과부터 했다.

뒤이어 영화관 좌석을 가리키며 얘기했다.

“저것 때문에 혹해서 들어왔어요.”

전완수가 가리키는 방향을 살피자, 좌석 대신 무너진 텐트와 각종 식기가 정진영의 눈에 들어왔다.

티끌 먼지가 수북하게 쌓였지만, 이 또한 생존자들이 지낸 흔적이었다.

정진영은 각종 물품을 살피다 문득, 생존자들이 적은 일지와 일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완수는 정진영의 곁으로 다가가며 물었다.

“어때요?”

“여기 관이 몇 개나 있지?”

“5관까지 있을 거예요.”

“가자. 흔적이 더 있을 것 같아.”

정진영과 전완수는 곧장 2, 3, 4, 5관을 확인했다.

* * *

달려드는 모든 델타 변종을 처리하고, 천천히 심호흡을 반복했다.

지하 1층에도 델타3이 3마리 숨어있었고, 지하 2층에도 6마리나 있었다.

머릿수가 많아지니 놈들도 자신감이 생겼는지, 도주하며 기회를 엿보는 대신 동시에 달려드는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쓸데없는 추격전을 거르고, 특수 스킬 연격과 난동을 발동시켜서 빠르게 정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델타3의 움직임이 빠른 만큼, 나도 피해를 입었다.

찢어진 옆구리에서 피가 얼마나 흘렀으면, 바짓단까지 붉은 선혈로 얼룩졌다.

치지직- 치직-

-재형아! 생존자들 흔적 찾았다!

무전기로 들려오는 정진영의 목소리.

이에 옆구리를 부여잡고 1층으로 향하자, 유리문을 열고 들어오는 수비팀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밖에서 정진영의 무전을 들은 모양이다.

“어? 오빠!”

김희연이 가장 먼저 나를 발견하고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달려왔다.

“오빠 눈이 왜 그래요? 좀비화 쓴 거예요?”

“일이 좀 있었어.”

뒤이어 이정우도 다가오더니, 내 옆구리부터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 옆구리는…… 살점이 덜렁거리고 있었다.

“치료부터 하자.”

“괜찮아요. 재생 돌리면 돼요.”

“재생만 쓰면 좀비화 풀리고 기절할 것 아냐.”

이정우는 내 옆구리에 손을 얹으며 치료를 시작했다.

곧 박재우와 황덕록도 달려오더니, 가슴 보호대를 살피며 물었다.

“가슴 보호대 파괴된 거야?”

“파괴된 건 아니야.”

“그럼 보호대도 멀쩡한데 어쩌다 살이 찢어진 거야.”

“변종들 지능이 높아졌어. 약점을 보였더니 집요하게 오른쪽 옆구리만 노리더라.”

현재 가슴 보호대의 내구도는 52%.

오른쪽만 계속해서 피해를 입었더니, 결국 가슴 보호대의 우측 부위가 찢어지고 말았다.

복구 속도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델타3의 손톱은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지녔다.

윤혜리는 손도끼를 쥐고 내 주변을 빙빙 돌기 시작했다.

뭐하냐고 묻자, 치료 중에 델타가 달려들까 봐 이정우와 나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에 호쾌하게 웃으며 얘기했다.

“스타필드는 안전해. 다 죽였어.”

“네?”

“변종 다 죽였다고. 좀비화도 썼는데 일부만 정리하는 건 아깝잖아.”

윤혜리는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경계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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