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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속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274화 (274/373)

종말 속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 2부 20화

오랜만에 느껴보는 짜릿한 기분에,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역시 남자는 주먹이지.

일격에 두개골 하나씩.

2단계 변종은 내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았다.

브르르릅-

그 순간, 우측에서 날아드는 살기를 느꼈다.

시선을 돌리자, 100m 거리에 5m 크기의 두꺼비가 이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모든 변종이 2단계부터 시작하는 마당에, 5m 크기의 두꺼비라면…… 베타3인가?

황급히 카타나를 고쳐 쥐는 순간.

슈우욱-!!

쏜살같이 날아드는 기다란 혓바닥이 두 눈에 들어왔다.

상체를 비틀어 회피하자, 내 뒤에 있던 좀비가 혓바닥에 부딪히는 모습을 보였다.

뚜둑!!

두께 40㎝에 달하는 혓바닥이 좀비의 가슴을 뚫고 들어갔다.

혓바닥 힘으로 인간의 가슴을 뚫을 수 있다고?

놀란 눈으로 쳐다보자, 좀비의 가슴에서 기포가 발생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치이이이-

부수고 들어간 게 아니라 녹이고 들어간 것이다.

혓바닥 끝이 둥글게 생겼는데, 그 부분에 산성 물질이 있는 건가?

거대 식물도 그렇고 이놈도 그렇고, 점점 산성을 지닌 괴물들이 많아지고 있다.

혓바닥을 당기기 전에 잘라내야 한다.

이에 카타나를 치켜들고, 단두대처럼 위에서 아래로 휘둘렀다.

쯔득-!

일격에 잘리지 않고 덜렁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5레벨 카타나를 버티다니, 역시 베타 변종이 알파보다 방어력이 높긴 높다.

키에에에엑-!!

뒤이어 알파2들이 동시에 달려들기 시작했다.

혓바닥에 박힌 카타나를 뽑아내고, 달려드는 변종을 처리하며 베타3의 위치를 계속해서 살폈다.

놈은 덜렁거리는 혓바닥을 축 늘어뜨린 채 도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버려 두면 회복하고 올지도 모른다.

눈앞의 알파2를 반으로 갈라버린 뒤, 베타3이 도주하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텁! 터덥! 텁!

그 순간, 양팔과 양다리, 허리까지 붙잡는 악력이 느껴졌다.

다섯 마리의 베타 변종이 일제히 내 사지를 속박했다.

“귀찮게……!”

혓바닥을 뜯어내려는 순간, 머리 위로 드리우는 그림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차.

황급히 고개를 들자, 어느새 코앞으로 다다른 감마 변종의 얼굴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끄억…… 끄억…….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감마 변종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가로세로 4m에 달하는 거대한 풍선.

“젠장…….”

놈은 두 볼을 부풀리더니, 그대로 폭발해 버렸다.

펑!!!!

고막을 때리는 폭음과 함께 전신이 짓눌리는 압력이 느껴졌다.

아스팔트 바닥에 그대로 내리꽂히며 시야가 흐려지는 것을 느꼈다.

귀에서 날카로운 이명이 울리고,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경종이 울렸다.

마비된 오감은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고, 지면에 박혔음에도 부유감이 느껴졌다.

뜨득- 뜨드득-

아, 부유감은 맞구나.

지면에 박히며 잠시나마 흐려졌던 정신이 돌아오자, 사지를 잡아당기는 베타 변종의 혓바닥이 두 눈에 들어왔다.

능지처사(陵遲處死)를 당한 대역죄인의 기분이 이랬을까?

서서히 당겨지는 팔다리의 압력으로 인해, 뼈마디에서 듣기 거북한 소리가 들려왔다.

좀비화를 사용하면 고통이 느껴지지 않기에, 하마터면 멍하니 있다가 팔다리가 뽑힐 뻔했다.

폭발로 인해 여전히 시야가 일렁이지만, 살기 위해 있는 힘껏 전신을 웅크렸다.

뜨득- 촥!

한순간에 사지를 웅크리자, 베타 변종들의 혓바닥이 뽑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시에 바닥에 박혀 있는 카타나를 손에 쥐고, 접근하는 변종들을 처리하며 베타3을 추격했다.

* * *

“대체 이 아파트 뭐야! 더럽게 넓네!”

전완수는 카타나를 휘두르며 지금의 심정을 토했다.

수색대가 있는 아파트는 1700세대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였다.

심지어 바로 옆으로 1300세대 아파트가 붙어 있기에, 좀비들과 변종의 숫자는 상상을 초월했다.

설여원은 팔에 묻은 끈끈한 액체를 물로 씻어내며 물었다.

“박재형 얘는 어디 간 거야?”

“아까 변종들 처리한다고 갔어!”

정진영이 대답하자, 설여원은 눈살을 찌푸리며 얘기했다.

“여기 있는 변종이랑 감염된 식물은 어쩌고 변종 사냥을 가요?”

“재형이가 달려간 방향으로 변종들 엄청 뭉쳐 있더라고!”

그렇다면 단순한 사냥이 아니라, 방어를 위해 공격을 취했다는 뜻이 된다.

설여원은 훅, 하고 숨을 뱉으며 얘기했다.

“일단 여기 있는 좀비들부터 정리하고, 박재형 도와주러 가죠.”

“설여원 뒤!”

그 순간, 맞은편에 있던 전완수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외쳤다.

설여원이 뒤를 돌아보자, 어느새 발치까지 접근한 알파2가 설여원의 얼굴을 향해 오른손을 휘두르고 있었다.

알파 변종은 발소리가 없기에,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반응하기엔 늦었다.

설여원이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당황한 찰나.

촤악-!

알파2의 오른팔이 깔끔하게 잘려 나갔다.

잘려 나간 오른팔이 설여원의 뺨을 때리며 바닥에 떨어졌다.

“정신 안 차려?”

“……어?”

“지금 박재형 걱정할 때야?”

최현이었다.

촤좌좌좌좍-!!

그는 오른발을 앞으로 내디디며 알파2의 전신을 잘게 잘라버렸다.

1초에 수십 번 휘두르는 칼질에 알파2는 반격조차 못 하고 변사체가 되었다.

설여원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뺨에 묻은 핏물을 닦으며 최현을 쳐다봤다.

“미, 미안.”

“다들 집중해. 지금 강화제 알약 먹었다고 너무 들떴어.”

놀라울 정도로 차분한 최현의 말에, 다들 마른침을 삼키며 상황에 집중했다.

치지직- 치직-

-여기는 수비팀! 터미널 점령 완료!

뒤이어 이정우의 목소리가 무전기로 들려왔다.

최현은 무전기를 들며 물었다.

“그쪽 상황은 어때요. 변종이나 좀비 없어요?”

-내부에 있는 건 다 죽였고! 지금 혜리랑 희연이, 오혜선 씨랑 한민욱 씨가 지도 찾고 있어!

“지원 보내줄 여력 돼요?”

-그건 힘들 것 같다! 산곡2교에서 좀비랑 변종들 몰려오고 있어!

산곡2교라는 말에 설여원은 앞머리를 쓸어넘기며 얘기했다.

“버스터미널 앞이면…… 산곡2교 너머에 대단지 아파트 있어.”

설여원의 말에 최현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얘기했다.

“정우 형, 그 앞에 대단지 아파트 있대요. 일단 최대한 버텨주세요. 저희도 밀고 들어가는 중입니다.”

-알았다! 몸조심해!

“형도요.”

최현은 무전을 마치고 정진영을 쳐다보며 물었다.

“진영이 형, 아까 재형이가 이동한 방향이 어디예요?”

“저쪽, 북쪽 방면.”

“그럼 산곡2교 앞에 있는 대단지 아파트로 이동했다는 거네요.”

“그렇지.”

“저희는 여기, 산곡1교 앞에 집중하죠.”

간략하게 상황을 정리하자, 앞에서 좀비들을 처리하던 전완수가 입을 열었다.

“수다 그만 떨고 좀 도와!”

수색대는 일제히 전완수의 옆으로 붙었다.

브르르릅- 르르릅-

뒤이어 베타 변종의 혓바닥 소리가 들리자, 전완수는 소리의 근원지로 시선을 돌리며 외쳤다.

“좌측 대각선 5층에 베타! 설여원 쇠뇌 들어!”

설여원은 어깨에 메고 있던 쇠뇌를 견착하며 5층을 겨누었다.

슈우욱-!

하지만 베타의 혓바닥이 빨랐다.

설여원이 황급히 카타나를 손에 쥐는 찰나, 예상 밖의 상황이 발생했다.

혓바닥은 수색대를 공격하지 않았다.

대신 설여원의 머리 위에 있는 독 안개 제거기를 낚아채 갔다.

-독 안개 제거기가 파괴되었습니다.

-10분의 복구 시간이 소요됩니다.

-10분간 독 안개 제거기를 가동할 수 없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설여원은 넋이 나간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금세 정신을 다잡고, 뒤에 있는 일행에게 소리쳤다.

“독 안개 제거기 지켜!!”

부르르릅- 브르릅-

우측에서 들리는 베타 변종의 울음소리.

놈은 결인들을 노리지 않고, 전완수의 머리 위에 있는 독 안개 제거기를 응시하고 있었다.

변종들은 신체만 강화된 게 아니었다.

사고 능력이 향상되고, 학습능력도 발달했다.

설여원은 고민할 새도 없이 지면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전완수의 머리 위에 있는 독 안개 제거기를 붙잡고, 그대로 품에 안았다.

* * *

베타3의 방어력은 예상보다 뛰어났다.

일격은 죽은 알파3과 달리, 네 차례의 공격을 버티는 모습을 보였다.

3단계 변종에게 연격을 발동하는 건 과하기에, 잠깐의 틈을 두고 공격을 이어나갔다.

쩍-!!!

-변종을 처리했습니다. 카운트 3000점이 주어집니다.

베타3도 알파3과 마찬가지로 3000카운트가 지급되었다.

급히 쫓아오느라, 여전히 양팔에는 죽은 베타 변종의 혓바닥이 매달려 있었다.

양팔에 붙은 혓바닥을 뜯어내고, 카타나를 고쳐 쥐며 주변을 살폈다.

베타3을 쫓아오다 보니, 어느새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지하철역까지 나온 상태였다.

눈앞으로 보이는 하남검단산역 3번 출구.

출구의 앞으로 8차선 도로가 위치하고, 도로의 맞은편으로 대단지 아파트가 존재했다.

그곳에서 쏟아져 나오는 좀비들과 변종, 외벽에 붙어 있는 감염된 식물을 보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부산에서는 반경 1㎞를 정리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세 번째 에피소드에 진입하면서 다채로운 변종과 감염된 동식물로 인해, 정리에 속도가 붙지 않았다.

크어어어어어어!!

아파트 정문으로 나온 좀비들은 포효를 내지르며 우측으로 내달리는 모습을 보였다.

좀비들을 따라 시선을 돌리자, 대략 300m 거리에 산곡 2교가 보인다.

그 위에서 좀비들을 처리하는 수비팀을 발견할 수 있었다.

뒤이어 몇몇 좀비들이 내 위치를 발견하고 발걸음을 돌리기 시작했다.

카하악!! 하악!!

뒤쫓아온 좀비들이 목젖을 가는 바람에, 전방에 있던 좀비들이 이곳을 쳐다본 것이다.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다시금 상황에 집중하며 좀비들을 공격하려는 순간.

치지직- 치직-

-박재형 어디야! 이쪽 도와줘!

무전기로 설여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화제 알약을 10개나 먹은 일행이 지원 요청을 한다고?

‘설마 4단계 변종인가?’

이에 쏜살같이 수색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쾅-!!

-성물의 효과가 발동됩니다.

끊어진 에코백의 효과.

반경 50㎞ 이내의 아군에게 이동할 시, 이동 속도가 1.5배 증가한다.

아파트 단지를 가로지르며 쏜살같이 달려나가자, 곧 혈투를 벌이는 좀비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좀비들이 서로 싸우고 있다.

최현이 인형극을 사용한 건가?

하지만 이전과 달리, 모든 좀비에게 스킬 효과가 적용되지 않았다.

우리의 예상대로, 스킬에 저항하는 좀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달려드는 좀비를 처리하며 이동하자, 저 멀리 궁지에 몰린 일행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전완수는 공중에 있는 감마 변종들을 쇠뇌로 격추하고, 설여원은 무언가를 품에 안은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최현과 정진영은 알파와 베타 변종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좀비들을 뚫고 들어가자, 내 모습을 발견한 설여원이 어딘가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박재형 저기!”

설여원이 가리키는 방향을 쳐다보자, 300m 밖에서 이곳으로 걸어오는 비대한 덩어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움직임은 빠르지 않지만, 거대한 몸집에서 오는 중압감이 상당했다.

족히 8m 달하는 키와 금방이라도 터질 듯이 부푼 뱃살.

끄어억…… 끄어억…….

연거푸 공기를 삼키며 달려오는 변종.

감마3이다.

“여기서 기다려.”

일행을 진정시키고, 길목을 막아선 좀비들을 처리하며 감마3의 앞으로 향했다.

섣불리 근접전을 펼쳐선 안 된다.

이에 100m 정도의 거리를 두고 있는 힘껏 카타나를 던졌다.

빠르게 회전하며 날아간 카타나는 정확히 감마3의 배꼽에 박혔다.

푹-!

“어?”

안 터진다.

카타나가 제대로 박히지 않은 건가?

그럴 리가.

감마3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깊게 박힌 칼자루가 좌우로 움직이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황급히 설여원의 곁으로 달려갔다.

“여원아 쇠뇌.”

“볼트 레벨은?”

“5레벨 줘.”

감마3에 대한 정보가 없기에, 폭발 범위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

3레벨 변종에게 5레벨 볼트는 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단 죽이고 생각해야지 어쩌겠는가.

감마3과의 거리는 200m.

쇠뇌에 5레벨 볼트를 장전하고, 감마3을 응시하며 방아쇠를 당겼다.

퉁! 퉁! 퉁! 퉁!

정확한 사격을 위해 단발로 사격했다.

감마3의 거대한 복부에 네 발의 볼트가 박히더니, 동시에 천지를 울리는 폭음이 들려왔다.

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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