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 속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 249화
상체를 낮추고, 모든 감각을 예리하게 벼렸다.
놈들의 숫자도 그렇고, 움직임도 빠르기에 명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섣불리 달려들 게 아니라, 놈들의 의도가 무엇이지 파악해야 한다.
키에에에엑!!
그 순간, 뒤에서 달려드는 알파2의 움직임을 인지하고, 황급히 돌려차기를 시도했다.
콰직-!!
정확히 알파2의 가슴을 가격한 발차기.
갈비뼈가 으스러지며 앞으로 고꾸라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쓰러지는 알파2의 머리를 붙잡고, 무릎으로 안면을 찍었다.
떠걱!!
-변종을 처리했습니다. 카운트 100점이 주어집니다.
알파2를 처리하자, 시야의 우측 상단에서 점멸하는 노란 불빛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기절하고 깨어난 뒤로, 지금까지 총 10번을 환전했다.
그중 한 번은 감지의 레벨을 높이는 데 사용했다.
그리고 방금, 11번째 환전을 통해 한계 돌파에 필요한 모든 포인트를 모았다.
황급히 홀로그램부터 열고, 보유 중인 포인트를 확인했다.
-남은 포인트: 101407
보유 중인 포인트가 10만이 넘은 것을 확인하고, 지체할 필요 없이 한계 돌파를 시도했다.
-한계 돌파가 최고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스탯 반사신경과 동체 시력에 추가 스탯 50이 적용됩니다.
-새로운 스킬이 생성됩니다.
눈앞으로 떠오른 홀로그램을 보고, 반사적으로 눈꼬리가 꿈틀거렸다.
새로운 스킬?
이에 플레이어 정보를 확인했다.
[플레이어 정보]
-캐릭터 이름: 에덤 화이트
-능력: 강화
-한계 돌파 7단계
*세 번째 에피소드 클리어 시 한계가 해금됩니다.
-현재 처리한 좀비의 수: 20/100000
(좀비 카운트가 10만으로 고정됩니다.)
-남은 포인트: 1407
-스킬: 좀비화, 급가속 Lv.MAX, 감지 Lv.MAX, 하울링 Lv.5, 광폭화 Lv.MAX
-패시브 스킬: 재생, 광란(4/10)
-특수 스킬: 연격, 난동
특수 스킬에 생성된 난동.
특수 스킬은 강화가 불가능하지만, 연격만 봐도 효과가 상당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쒸익-!
그 순간, 찢어지는 바람 소리와 함께 노도와 같이 접근하는 인기척을 느낄 수 있었다.
황급히 홀로그램을 닫고, 살기가 느껴지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6m 길이의 거대한 낫이 내 정수리로 날아들고 있었다.
재빨리 스탭을 밟아 회피하자, 이번엔 등 뒤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다급히 상체를 숙이자, 뒤이어 정강이를 가격하는 악력에 균형을 잃고 말았다.
세 마리의 변종 에덤이 동시에 달려들고 있었다.
이에 오른손으로 지면을 짚으며 읊조렸다.
“가속, 감지.”
주변을 둘러싼 세 마리의 변종 에덤.
그동안 도망다니면서 기회를 엿보던 놈들이, 내가 미동도 하지 않자 일제히 달려들기 시작했다.
먼저 달려들면 나야 고맙지.
쾅!!!
지면을 박차며 사선으로 뛰어올랐다.
단숨에 변종 에덤의 머리 위로 뛰어오른 뒤, 건틀릿을 말아쥐며 놈의 정수리에 직격탄을 꽂았다.
쩍-!!!
바위가 쪼개지는 소리와 함께 두개골이 내려앉는 걸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한계 돌파 7단계에 접어들었으니, 현재 근력은 207(+50).
거기에 좀비화와 광폭화가 적용되었으니 1035(+50)이 된다.
좀비화와 광폭화를 사용한 이상, 더는 변종 에덤도 위협이 되지 않았다.
다시 한번 주먹을 내지르자, 눈앞으로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변종을 처리했습니다. 카운트 2000점이 주어집니다.
두 방 컷.
껴어어어어억!!
아군이 쓰러지자, 옆에 있던 두 마리의 변종 에덤이 포효를 내지르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지면에 착지하자마자 관자놀이로 날아드는 변종의 공격.
이에 왼손을 뻗어 공격을 쳐낸 뒤, 재빨리 발목부터 무릎, 허리, 어깨를 비틀어 놈의 팔뚝으로 스트레이트를 뻗었다.
뻐걱-!!
일격에 팔이 부러지는 변종 에덤.
당황할 법도 한데, 놈은 징그럽기 짝이 없는 치아를 들이밀었다.
거대한 얼굴과 6개의 눈알.
촉수처럼 생긴 수십 개의 날카로운 치아.
저런 면상을 보고도, 이젠 두렵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변종 에덤의 움직임조차 지금의 내겐 느리게 보일 뿐이었다.
총알처럼 뻗은 오른팔을 재장전하듯이 당기며 다시 한번 스트레이를 꽂아 넣었다.
떡!!!
껴억……!
변종 에덤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외마디 비명.
거기서 그치지 않고 연달아 난타를 가했다.
콰과과과곽!!
-변종을 처리했습니다. 카운트 2000점이 주어집니다.
다섯 번의 주먹질로 변종 에덤의 안면을 으스러뜨릴 수 있었다.
홀로 남은 변종 에덤은 빠르게 눈알을 굴리더니, 허공을 바라보며 괴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껴어어억-!! 껴억!! 껵!!
저 울음소리, 내게 낯설지 않았다.
구미에서 알파2가 저렇게 울자, 근방의 모든 변종이 모여들었다.
불러주면 나야 고맙지.
충분히 포효를 내지르도록 3초간 기다린 뒤, 하체를 접으며 변종 에덤의 가슴을 직시했다.
쾅!!
노도와 같이 달려들어 변종 에덤의 가슴에 주먹을 내질렀다.
퍽-!!
오른팔이 변종 에덤의 가슴을 뚫고 들어갔다.
동시에 손끝으로 느껴지는 심장의 고동.
변종 에덤의 심장을 부여잡자, 커다란 심장에서 쿵, 하는 울림이 느껴졌다.
변종 에덤도 죽음을 인지할 수 있는 건가?
“너도 느껴봐.”
죽음의 공포가 무엇인지, 두려움이 무엇인지, 똑같이 느끼며 죽어가길 바란다.
2초 동안 움직임을 멈췄던 심장은, 뒤이어 격하게 뜀박질치기 시작했다.
겪하게 뛰는 심장을 오른손으로 말아쥐고, 있는 힘껏 잡아당겼다.
쯔득- 쫙!
수박처럼 거대한 변종 에덤의 심장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껴억- 컥! 커걱!
놈은 6개의 눈알을 휘둥그레 뜨더니, 숨넘어가는 소리를 뱉으며 시선을 내리깔았다.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 난 변종 에덤의 가슴을 차고 뒤로 뛰어올랐다.
20m 정도 거리를 벌린 뒤, 들고 있던 심장을 바닥에 내려놓고 오른발로 짓이겼다.
변종 에덤의 구멍난 가슴에서 검붉은 핏물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고장 난 기계처럼 전신을 배배 꼬며 버둥거리는 녀석.
곧 살기를 띠며 내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일반 좀비도 심장 없이 30초는 움직일 수 있다.
하물며 변종 에덤이라면, 훨씬 오랫동안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저히 느려진 움직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역시 심장 없이는 전력을 다할 수 없는 건가?
난 두 주먹을 말아쥐고 변종 에덤의 머리 위로 뛰어올랐다.
“죽어.”
콰과과곽!!
-변종을 처리했습니다. 카운트 2000점이 주어집니다.
네 번의 주먹질만으로 두개골을 박살 낼 수 있었다.
스스슥- 사삭- 우지끈-
뒤이어 자욱한 안개가 내려앉은 숲속으로 미세한 태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변종에게 발소리는 존재하지 않지만, 한 박자 늦게 들려오는 나뭇잎 소리와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놈들의 위치를 말해준다.
방금 죽은 녀석이 단말마와 같은 포효를 내지른 덕에, 변종 에덤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100m 안으로 접근하면 시야에 포착되지만, 변종 에덤들은 100m 밖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죽은 동료의 시체를 보고 머리를 굴리는 모양이다.
그보다 인기척이…… 좀 많은데?
설여원이 확인한 변종 에덤은 7마리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더 되는 것 같다.
세 마리를 죽였지만, 내 감각에 포착되는 움직임은 6마리였다.
섣불리 달려들지 않고, 재빨리 홀로그램을 열고 하울링의 레벨을 높였다.
-스킬 하울링의 레벨을 높입니다.
-1120포인트를 소모합니다.
[하울링 Lv.6]
-포효를 내질러 반경 150m 내의 적에게 두려움을 각인시킵니다.
-두려움이 각인된 적은 6분간 이동속도 30% 감소 효과가 적용됩니다.
-하울링의 재사용 대기시간은 10분입니다.
*‘집념’ 효과가 생성됩니다.
*하울링의 반경 내에 있는 좀비, 혹은 변종 사이에서 가장 강력한 적에게 집념을 보입니다. 집념의 대상이 된 적은 받는 피해가 10% 증가합니다.
범위가 50m 증가하고, 5분간 유지되던 디버프 효과가 6분으로 증가했다.
미동도 하지 않고 기다리자, 뒤이어 사방에서 달려드는 변종 에덤들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에 폐부 깊숙이 숨을 들이쉬고, 놈들을 향해 포효를 내질렀다.
“크어어어어어어!!!”
-150m 반경 내의 모든 변종이 동일한 신체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6마리의 변종에게 집념 효과가 부여됩니다.
변종 에덤들은 현저히 느려진 움직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움직임이 빠르면 빠를수록, 30% 감속은 어마어마한 효과를 보였다.
또한 모든 변종 에덤에게 부과된 집념 효과.
표피강화와 골밀도 스탯이 높으면 높을수록, 10%의 디버프 효과는 더욱 빛을 발한다.
주변을 에워싼 6마리의 변종 에덤은 황급히 방향을 틀어 도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현저히 느려진 움직임으로 인해, 마치 허우적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쾅!!!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변종 에덤에게 달려들었다.
사방으로 흩어지기 전에, 하울링이 유지되는 6분 이내에 모조리 처리해야 한다.
가장 가까운 변종 에덤의 등에 올라타자, 놈은 상체를 비틀기 시작했다.
마치 몸에 묻은 물기를 털어내는 강아지처럼, 세차게 좌우로 흔들기 시작했다.
이에 변종 에덤의 목덜미에 왼손을 박아넣었다.
퍽!!
살점을 뚫고 들어가는 손끝.
변종들의 방어력이 감소한 걸 체감할 수 있었다.
왼팔에 힘을 주어 전신을 끌어올린 뒤, 두 다리를 목덜미에 고정했다.
6m 크기의 말을 타는 기분이었다.
뒤이어 오른손을 말아쥐며 있는 힘껏 뒤통수를 가격했다.
쩍!!!
순식간에 경추가 부러지며 살점이 찢어졌다.
방어력 10% 감소가 이렇게 크다니.
스스로도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변종 에덤의 머리가 덜렁거리기에, 그대로 경추를 잡고 지면에 내리꽂았다.
촤악!!!
척추와 함께 변종 에덤의 머리가 뽑혔다.
-변종을 처리했습니다. 카운트 2000점이 주어집니다.
지름 70cm에 달하는 변종 에덤의 머리를 으깨버린 뒤, 도주하는 놈들을 순차적으로 처리했다.
뻑!! 콰직- 쩍! 쾅!! 떵!!
-변종을 처리했습니다. 카운트 2000점이 주어집니다.
-변종을 처리했습니다. 카운트 2000점이 주어집니다.
-변종을 처리했습니다. 카운트 2000점이 주어집니다.
-변종을 처리했습니다. 카운트 2000점이 주어집니다.
-변종을 처리했습니다. 카운트 2000점이 주어집니다.
쉴 새 없이 이동하며 한 마리도 놓치지 않고 뒤쫓았다.
‘하나 어디 갔어.’
순식간에 5마리를 처리하고, 마지막 남은 변종 에덤을 처리하기 위해 주변을 살폈다.
저 멀리, 안개 속으로 도주하는 거대한 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직 하울링의 효과가 풀리지 않아 게거품을 물며 도주하는 녀석.
그새 멀리도 갔네.
놓칠 수 없지.
쾅!!
재빨리 하체를 접고 그곳으로 박차를 가했다.
쿵-!!
그 순간, 우측에서 묵직한 파열음과 함께 인기척이 느껴졌다.
동시에 고막을 찌르는 날카로운 파공음에, 황급히 우측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
거대한 무언가가 내 시야를 차단하고 있었다.
이게 뭐ㅈ…….
뻑-!!!
안면을 가격하는 묵직한 압력에, 가드조차 올리지 못하고 수십 미터를 나뒹굴었다.
중력을 거스르는 부유감으로 인해 머릿속은 뒤죽박죽되고, 장기가 역행하는 기이한 느낌마저 들었다.
쿵!!
굵직한 소나무에 부딪힌 뒤에야 몸의 회전이 멈췄다.
“커헉!”
입에서 터져 나오는 붉은 핏물.
구강의 느낌이 이상하다.
치아가 6개 정도 빠진 것 같고, 콧대가 내려앉았는지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시야는 아찔하게 일렁이고, 귀에서 이명이 들렸다.
머릿속을 울리는 경종에 식은땀이 맺히는 걸 느꼈다.
‘뭐야, 뭐에 맞은 거야.’
떵-!!
또다시 들려오는 묵직한 파열음.
설마, 저게 지면을 박차는 소리였나?
얼마나 무거운 거야?
황급히 고개를 들자, 지름만 50cm에 달하는 거대한 주먹이 내 얼굴로 날아들고 있었다.
‘피해야 돼.’
막아야 한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아니, 막을 수 없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쾅!!!
재빨리 전신을 굴려 회피하자, 굵직한 소나무가 산산조각이 나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초점 잃은 눈으로 좌측을 살피자, 6m 크기의 새까만 덩어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시야가 흔들려서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지만, 변종 에덤과 키는 비슷하지만 두께가 남다르다.
양팔이 낫처럼 생기지도 않았고, 두 다리의 모양새도 인간과 흡사했다.
6m 크기의 대형 고릴라처럼 생긴 괴물.
조금 더 고개를 들고 놈의 얼굴을 확인하자, 반사적으로 마른침이 넘어갔다.
몸이 저렇게 큰데, 얼굴은 인간의 머리와 비슷한 크기였다.
그 작은 머리에, 360도로 6개의 눈이 붙어 있었다.
머리칼은 존재하지 않았고, 코도 존재하지 않았다.
입은 어디 있는 거지?
‘저놈이구나.’
최현이 얘기한 괴물.
7성 대장 좀비가 대구에서 봤다는 괴생명체.
변종 에덤 진화체다.
츠으으-
뒤이어 찢어진 입과 치아가 재생되고, 내려앉은 콧대가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돌아갔던 턱까지 제자리를 찾아가고, 흐려졌던 초점도 다시 돌아온다.
좀비화와 광폭화를 사용한 이상, 패시브 스킬 재생의 효과도 대폭 증가한다.
말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하관이 재생되자마자, 난 변종 에덤 진화체를 직시하며 읊조렸다.
“가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