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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속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248화 (248/373)

종말 속 게임 캐릭터가 되었다 248화

난 전완수를 쳐다보며 물었다.

“숫자는.”

“모르겠어. 알파1이랑 2랑 섞여서 파악하기…….”

전완수는 말을 하다 말고 무언가를 뚫어지게 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뒤이어 무전기부터 손에 쥐고 외쳤다.

“밖에 있는 사람들 전부 3차 바리케이드 내부로 들어가요!”

치지직- 치직-

-방금 메시지 뭐야? 마지막 웨이브는 또 뭐고?

곽찬혁의 물음에 전완수는 황급히 1층으로 이동하며 얘기했다.

“변종들 몰려옵니다! 빨리 숨어요!”

전완수의 말에 옥상에 모여 있던 일행도 서둘러 3차 바리케이드로 이동했다.

급히 계단을 내려가고 있는데, 뒤에서 설여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재형아, 변종 에덤도 있어.”

“몇 마리.”

“눈으로 확인한 건 7마리.”

7마리라는 말에 반사적으로 마른침이 넘어갔다.

생각보다 너무 많다.

좀비화의 쿨타임은 돌아왔지만, 7마리를 동시에 상대할 수 있을까?

뒤이어 선두에 있던 전완수가 외쳤다.

“수다 떨 시간 없어! 빨리 가야 돼!”

“정면으로 오는 놈들은 어떡해요?”

윤혜리가 묻자, 전완수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정면으로 오는 놈이 없으니까 이러지! 전부 산개하고 있다고!”

이에 눈꼬리를 치켜뜨자, 뒤에 있는 설여원이 대신 설명해 주었다.

“아까 홀로그램에 뜬 메시지. 생존자들 위치 추적할 수 있다고 했잖아.”

“그래서.”

“재형이 네가 스킬 쓰면 좀비들을 감지할 수 있는 것처럼, 저놈들도 다른 색깔로 인지할 수 있는 것 같아.”

불가능한 가설은 아니다.

아니, 현 상황에는 설여원의 의견이 맞다.

우리가 중앙에 있기 때문에 북쪽이랑 남쪽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변종들은 지금껏 결인들의 행동을 관찰했으니, 어디가 위험한 지역인지 눈치챘을 것이다.

이에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러니까, 먹기 쉬운 생존자들부터 공격하고, 우리는 마지막에 노릴 가능성이 크다는 거지?”

“그렇지. 심지어 변종 입장에서는…… 3차 바리케이드에 식량도 훨씬 많으니까.”

치지직- 치직-

-재형 학생! 다수의 변종 출현! 변…… 젠장!!

무전기로 들려오는 이덕배의 목소리.

벌써 3차 바리케이드까지 도달했다고?

지체할 시간이 없다.

난 하체를 접으며 읊조렸다.

“다이브.”

두근-

연이어 스킬을 사용했다.

“광폭화, 가속, 감지.”

쾅!!!

쏜살같이 3차 바리케이드로 달려갔다.

* * *

키리릭- 키릭.

자욱한 안개 속에서 들려오는 낡은 수레바퀴 소리.

생존자들이 쇠뇌를 견착하며 바리케이드 위로 올라가자, 그 모습을 발견한 윤성민이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외쳤다.

“공격하지 마! 전부 내려와!!”

생존자들이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자, 윤성민은 어서 이동하라고 손짓하며 외쳤다.

“아파트로 들어가야 합니다! 실내에서 막아야 돼요!”

바깥에 있으면 일방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각성 파티가 도착할 때까지 최대한 버텨야 한다.

생존자들은 일제히 바리케이드를 버리고 아파트로 이동했다.

키에에에에엑!!

“으아악!! 으악!!!”

하지만 생존자들이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변종의 추격을 떨쳐내는 건 무리였다.

뒷줄에 있던 생존자들은 변종의 공격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윤성민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다급히 쇠뇌를 견착했다.

퉁퉁! 퉁! 퉁퉁!

딱! 따닥! 딱!

생존자들이 도망칠 수 있도록 시선이라도 끌어주려고 했지만, 변종의 피부에 닿은 볼트는 바위를 가격한 것처럼 힘없이 떨어졌다.

일반 볼트로는 조금의 타격도 입힐 수 없었다.

“로그나이트 볼트 가져와!”

윤성민이 소리치자, 아파트 입구에서 생존자들을 안내하던 홍성범이 수백 발의 볼트가 담긴 상자를 들고 다급히 달려왔다.

변종을 처리하기 위해 아껴둔 로그나이트 볼트 상자.

윤성민과 홍성범은 접근하는 변종들을 향해 쉴 새 없이 볼트를 발사했다.

투퉁! 퉁! 투둥! 퉁!

퍽! 퍼벅! 퍽!

키에에에에에엑!!

그러자 선두에 있던 알파1들이 비명을 지르며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투둥! 퉁! 퉁! 퉁퉁!

알파1들은 볼트를 회피하기 위해 불규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안개 때문에 안 보이는데, 회피기동까지 하는 알파1을 맞추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키리릭-

뒤이어 3m에 달하는 변종들이 3차 바리케이드를 넘어오기 시작했다.

윤성민은 알파2의 모습을 보고 황급히 홍성범의 팔을 잡아끌었다.

“튀어!!”

두 사람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전력을 다해 아파트로 달렸다.

“배고파배고파배고파배고파배고파배고파.”

변종 특유의 쩍쩍 갈라지는 쇳소리.

발치에서 들려오는 서늘한 목소리에, 홍성범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뒤를 돌아봤다.

조금 전까지 3차 바리케이드 위에 있던 알파2가, 윤성민의 목덜미를 노리고 있었다.

홍성범보다 신체 능력이 훨씬 뒤처지는 윤성민이기에, 아무리 전속력으로 달려도 알파2를 떨쳐낼 수 없었다.

“형님 뒤!!”

홍성범이 소리치자, 윤성민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고개를 돌렸다.

이미 알파2의 거대한 손이 윤성민의 얼굴로 날아들고 있었다.

‘못 피한다.’

날아드는 알파2의 손을 보고, 윤성민은 두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쒸익-!

쾅!!!!

그 순간, 찢어지는 바람소리와 함께 좌측에서 나타난 검은 인영이 알파2와 함께 눈앞에서 사라졌다.

윤성민은 얼굴을 때리는 칼바람에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뒤이어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너무 놀라서, 붕어처럼 입만 벙긋거리고 있었다.

“형님!!”

곧 홍성범이 다가와 그를 부축했다.

“뭐, 뭐가 지나간 거야?”

윤성민이 넋을 잃은 표정으로 묻자, 홍성범은 인상을 찌푸리며 얘기했다.

“지금 그게 중요해요? 빨리 다리에 힘주고 뛰어요!”

키에에에에엑!!

눈앞의 알파2는 사라졌지만, 끝도 없이 밀려드는 변종들의 모습이 윤성민의 두 눈에 들어왔다.

마치 곤충채집통에서 튀어나오는 거미 떼를 보는 기분.

아니, 그 반대였다.

곤충채집통에 갇힌 건 본인이었다.

* * *

-변종을 처리했습니다. 카운트 100점이 주어집니다.

윤성민을 노리던 알파2를 처리하고, 재빨리 주변을 살폈다.

이전까지 푸른빛의 해일이 몰아치고 있었다면, 지금은 붉게 물든 피바다가 넘실거리고 있었다.

변종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족히 1만에 달하는 변종.

부산 반경 100km 내의 모든 변종이 몰려들었으니, 불가능한 규모는 아니었다.

초기에 당한 변종들을 보고, 더욱 먼 거리에서 때를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난 쏜살같이 변종들을 처리하며 특이점은 없는지 살폈다.

1m 50cm, 3m, 또 1m 50cm, 3m.

고만고만한 알파1과 알파2를 처리하다 문득, 저 멀리 6m 크기의 변종이 바리케이드에서 미동도 하지 않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변종 에덤이다.

쾅!!!

지면을 박차며 달려나가자, 놈은 재빨리 상체를 비틀어 도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에이씨…….”

지금은 자리를 비울 수 없다.

내가 없으면 이곳에 있는 알파 변종을 저지할 사람이 없다.

결국 걸음을 멈추고 다시금 알파 변종에게 집중했다.

“재형아!”

뒤늦게 도착한 결인들이 알파1을 처리하며 내 곁으로 다가왔다.

난 모두가 도착한 걸 확인하고, 뒤편의 아파트를 가리키며 얘기했다.

“생존자들부터 도와!”

“변종 에덤은?”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빨리!”

일행에게 소리치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아파트로 이동했다.

3차 바리케이드 중앙에 위치한 오륙도 아파트.

대단지 아파트의 실내구조를 이용한다면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이다.

그건 그렇고 변종 에덤 자식…….

나를 유인하는 건지, 아니면 좀비화가 끝나길 기다리는 건지 모르겠다.

놈들의 목적이 뭔지 몰라도, 지금은 하나하나 생각하고 있을 겨를이 없다.

내가 집중해야 하는 건 하나.

모든 변종의 섬멸.

엎어지든 고꾸라지든 넘어지든 뒹굴든, 어떻게든 이번 웨이브만 막으면 된다.

* * *

윤성민은 입구로 들어오는 알파 변종을 발견하고 생존자들에게 소리쳤다.

“뒤로 가!! 계속 올라가!!”

챙그랑!!

생존자들이 쉴 새 없이 계단을 뛰어오르자, 알파 변종들은 외벽을 타고 오르며 창문을 깨뜨리기 시작했다.

깨진 창문으로 기다란 팔을 집어넣고 생존자들을 하나씩 잡아가는 모습.

텁-!

“아버지!!”

알파1의 손이 50대 남자의 팔을 붙잡자, 비상구에 있던 젊은 남자가 목에 핏대를 세우며 외쳤다.

“계속 올라가!!”

팔을 붙잡힌 남자가 아들을 쳐다보며 외쳤지만, 아들은 쇠파이프를 들고 변종의 팔을 가격하기 시작했다.

그래 봐야 아무런 효과도 없는 공격.

“가! 그냥 올라가라고!!”

“아빠 두고 어떻게 가!! 어떻게 좀 해봐!!”

그러자 주변에 있던 생존자들이 알파1의 팔을 잡고 늘어졌다.

50대 남자를 끌고 나가지 못하도록 말이다.

“크윽……! 우리까지 딸려간다!”

“뭔 놈의 힘이……!”

“젠자앙……! 버텨! 어떻게든 버텨!”

“다들 힘 좀 써봐! 당겨!”

8명이 달라붙었지만, 점점 창가로 끌려가고 있었다.

쇠파이프를 들고 있던 아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변종의 팔에 매달렸다.

이 악물고 늘어졌지만, 점점 창밖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놔, 놔 이 개새끼야!! 놔!!”

아무리 욕을 해도, 알파1이 놓아줄 턱이 없었다.

그러자 팔을 붙잡힌 50대 남자는 아들을 쳐다보며 얘기했다.

“찍어. 그냥 도끼로 찍어.”

“안 뚫린다고요! 피부가 너무 질겨!”

“변종 말고.”

50대 남자가 두 눈 부릅뜨며 얘기하자, 아들은 넋이 나간 표정을 지었다.

아버지의 팔을 어떻게 자르겠는가.

그러자 뒤에 있던 생존자가 손도끼를 들고 다가왔다.

뒤이어 퍼석한 입술을 핥으며 얘기했다.

“당신이 원한 거요. 나 원망하지 말어.”

50대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손도끼를 쥐고 있던 생존자는 한 차례 숨을 가다듬더니, 눈 딱 감고 50대 남자의 팔을 향해 도끼를 휘둘렀다.

퍽!!

손끝으로 느껴지는 묵직한 타격감에, 손도끼를 휘두른 남자는 한쪽 눈만 게슴츠레 뜨며 상태를 확인했다.

분명 50대 남자의 팔을 향해 손도끼를 휘둘렀는데, 다른 팔이 그의 눈앞에 있었다.

심지어 창밖에서 들어온 팔이었고, 검은색 보호대에 박힌 도끼날을 확인할 수 있었다.

텁!

도끼질을 막아낸 팔이 창틀을 붙잡더니, 곧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들 뒤로 물러서!”

촤악-!

동시에 알파1의 팔을 붙잡고 있던 사람들이 뒤로 우르를 넘어졌다.

“흐억!”

“허억!”

그들은 잘려 나간 알파1의 팔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다들 넋이 나간 표정으로 창틀을 쳐다봤다.

그곳으로 들어오는 설여원의 얼굴에, 생존자들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외쳤다.

“소리결, 소리결이다!!”

“소리결 플레이어야!!”

“살았다, 살았어!”

설여원은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창밖을 확인하더니, 세차게 혀를 차며 외쳤다.

“됐으니까 빨리 올라가요!”

고작 4층 높이.

알파1과 알파2가 언제 들이닥쳐도 이상하지 않은 높이였다.

뒤이어 입구부터 정리하며 들어오는 최현과 전완수, 이정우와 정진영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설여원은 밑에서 올라오는 일행을 쳐다보며 외쳤다.

“다른 사람들은 어디 갔어!”

“옆 동!”

김희연과 윤혜리, 박재우와 황덕록은 옆 동을 지원하러 갔다고 한다.

설여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정우에게 외쳤다.

“정우 오빠! 저 강화제 알약 더 줘요!”

“알았으니 빨리 올라가! 아까 알파1 두 마리 7층 외벽에 있었어!”

설여원은 난간 사이로 7층을 확인하더니, 원숭이처럼 난간을 잡고 위로 올라갔다.

* * *

시간은 변종의 편이다.

1시간 내에 모든 변종을 처리하지 않으면 사실상 나나 생존자들이나, 모두 저승에서 다시 만날지도 모른다.

이에 시야에 포착된 알파2부터 처리했다.

물론 놈들의 뇌를 완전히 으깨버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대충 처리하고 이동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르니까.

10분간 쉬지 않고 돌아다니며 처리한 끝에, 더는 3m 크기의 변종을 찾아볼 수 없었다.

알파2는 얼추 정리한 것 같으니, 조금전 변종 에덤이 도주한 장소로 이동했다.

남은 알파1이 걱정되는 건 사실이지만, 일행을 믿고 맡겨야지 어쩌겠는가.

알파1보다 급한 게 7마리의 변종 에덤이었다.

좀비화가 끝나기 전에, 놈들을 모조리 처리해야 한다.

수풀을 헤치며 이기대공원 방면으로 이동하자, 좌측에서 인기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뭇가지를 지르밟는 소리.

황급히 고개를 돌리자, 무언가가 쏜살같이 지나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스락-

소리의 근원지로 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이번엔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바스락- 빠득- 바스락-

나뭇가지와 낙엽을 짓밟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뒤이어 귓가를 간질이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으히.”

“으히히, 으히히.”

“히히, 으히히히.”

변종 에덤의 웃음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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