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집수리하는 천마-279화 (279/285)

제279화. 드러나는 전말 (7)

지직.

그래프가 그려진 스크린 옆에는 연구소의 입구로 들어오는 세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바로 천마와 무명, 유은호와 한만재였다.

“아저씨…….”

신채영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김수웅의 정신 나간 계획을 막을 수 있는 사람들이 등장한 것이다.

“호.”

스크린을 바라보던 김수웅이 탄성을 내었다.

“역시나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로군.”

턱을 쓰다듬은 그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레이져 프로젝트를 알고 있다는 건데…….”

김수웅은 천마를 협회장의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모든 병력을 끌어와도 시원찮을 판에, 고작 저 두 사람을 데리고 왔다니.”

스크린 속 천마의 옆얼굴을 바라보던 그는 두 눈을 가늘게 떴다.

김수웅이 가장 경계하는 인물이 바로 천마였다. 지금까지 계획했던 모든 일이 그로 인해 틀어졌으니까.

위이잉.

그때 초홍이 누워 있는 기계에서 진동음과 함께 붉은 빛이 반짝거렸다.

과도한 스킬 사용으로 그녀의 뇌에 무리가 간다는 표시였다.

“초 팀장. 신채영 요원에게 힐링 팩터를 주입받도록.”

기계 내부에서 위잉 소리와 함께 초홍의 머리와 연결된 케이블이 움직였다.

동시에 신채영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두 팔을 벌려 힐링 팩터를 쏟아내었다.

“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확인해 봐야겠군.”

스크린을 바라보던 김수웅이 덤덤히 말했다.

“마리아. 통로를 움직여 저들을 B-3 구역으로 데려오도록.”

-알겠습니다.

마리아의 음성과 함께 연구실 내부에서 쿠웅 하는 낮은 진동음이 들렸다.

“어차피 각성자들이 멸망하는 건 피할 수 없다.”

김수웅은 오랫동안 시뮬레이션 스킬로 이 이레이져 프로젝트의 성공을 점쳤다.

어떤 변수가 있어도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있었고, 각성자들은 소멸했다.

“설령 대한민국의 모든 각성자들이 연구소로 쳐들어온다고 해도.”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은 김수웅이 몸을 돌렸다.

“한번 직접 보도록 하지. 협회장이 어떤 패를 거냈는지.”

그가 떠난 연구실 스크린 속에는 여전히 천마의 옆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 * *

각성자 유전체 연구소, 엘리베이터 내부.

[연구소의 인공지능 컴퓨터가 침입 경보를 울렸습니다.]

천마의 어깨에 올라타 있는 무명이 홀로그램으로 연구소의 도면을 허공에 비추어주었다.

[김수웅 실장은 저희를 특정 구역으로 몰아넣을 생각입니다. 연구소 도면을 보니 사방이 막혀 있는 거대한 실험실 같습니다.]

“상관없다.”

[연구소의 인공지능 컴퓨터가 있는 이상, 초홍 님과 신채영 님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겁니다.]

무명은 이 각성체 연구소를 제어하는 인공지능 ‘마리아’의 존재를 대번에 파악했다.

천마의 눈치를 보던 무명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제가 컴퓨터의 통제권을 가져오겠습니다.]

“적의 수법을 막지 마라.”

하지만 천마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본좌는 단 한 번도 적의 공격을 미연에 막은 적이 없지.”

어떠한 공격이 들어와도 막아내는 것.

그것이 고금제일인의 위용이 아니었던가.

“천마 씨. 대체 이런 나노봇은 어디서 구하신 겁니까.”

그때, 지금까지 대화를 들은 한만재는 놀랍다는 듯 무명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고성능 인공지능을 탑재했다고 한들, 연구소에 설치된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알 것 없다.”

천마가 무심한 표정으로 말하자, 무명이 한만재에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계획은 애당초 실패할 테니까요.]

“정말? 그걸 어떻게 알아?”

[협회에서 정신 조작 각성자들의 뇌파를 분석하고 제어하는 기계들을 개발한 건 사실입니다. 정신 공격을 막기 위한 정신방벽, 그리고 혹시 모를 폭주 사태를 제어하기 위해, 뇌파 간섭기 등이 바로 그런 거죠. 하지만…….]

한만재에게서 시선을 거둔 무명이 다시 말을 이었다.

[인간의 뇌 용량은 한계가 있습니다. 중계기를 통해 정신 조작 스킬 영역을 무한대로 넓힌다 한들, 초홍 님의 뇌가 견딜 수 없을 겁니다.]

순간 유은호의 눈빛이 번뜩였다.

무명의 말을 듣고 나서야 왜 김수웅이 신채영 마저 데려갔는지를 깨달은 것이다.

“힐링 팩터.”

[네?]

“채영이의 힐링 팩터라면 과부하 걸린 팀장님의 뇌를 회복시킬 수가 있어.”

키리릭.

무명의 연산회로가 빠르게 움직였다.

[역시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힐링 팩터를 주입한다고 해도 전 세계 모든 각성자들과 연결된 초홍 님의 뇌를 단숨에 회복시키진 못할 겁니다.]

“가능해.”

유은호가 낮게 대답했다.

“김수웅 실장이라면 분명 재각성 물질을 주입할 테니까.”

[재각성 물질이요?]

“그래. 나와 팀장님, 채영이는 재각성 물질을 받아들일 수 있는 ‘적합자’야.”

예상외의 대답에 무명은 눈 센서만 껌뻑였다.

한동안 침묵이 흐르자 유은호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는 정상적인 각성자들이 아냐. 줄곧 협회의 보호 아래 시설에 있으면서, 재각성 물질에 적응을 했던 것이지.”

무명은 특수대응팀에게 말 못 할 사연이 있다는 걸 짐작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초홍과 신채영의 능력을 통해 정말로 전 세계의 각성자들의 각성 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다는 점이었다.

[만약 유은호 님 말이 모두 사실이라면…….]

고민 끝에 무명이 천마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이건 천마 님께서 개입할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이냐.”

[전 세계의 각성자들이 사라지는 건, 재난에 가까운 일입니다. 거기다 만약 각성자들만 사라지고 던전이 그대로 남는다면… 그건 인간들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될 겁니다.]

그렇다.

만약 김수응 실장의 계획이 틀어져 각성자들은 모두 사라지고, 던전만 남는다면?

이것은 인간이 멸망할 수도 있는 사건이었다.

[제가 지금 동원 님께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즉시 신계가 나서서 해결하실 겁니다.]

그런데 천마가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그들은 나서지 않는다.”

과거 술자리에서 동원이 했던 말을 떠올린 천마가 다시 말했다.

“이건 그들이 말하는 재난이라고 할 수 없으니.”

동원의 말에 의하면 폭발물을 설치했다던가, 인간들이 총을 난사해 사람을 죽이는 건 재난이 아니었다.

-인간이 ‘직접’ 저지른 일은 재난이 아닙니다. 인간이 개입할 수 없는 힘에 의해서 발생된 일만이 신계에서 관여할 수 있는 거죠.

한마디로 인간의 손을 떠난 일에 관해서만 신 들이 관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각성자들을 말살시키는 행위를 하였고, 지금도 인간이 멈출 수 있다. 즉, 인간의 손을 떠나지 않은 일이지.”

[그렇군요.]

무명은 시선을 떨구었다.

신계는 절대로 인간의 의지로 진행한 일에 개입하지 않는다. 그것은 진리였다.

[그렇다면 장채원 님께…….]

위이잉.

그때 아래로 내려가던 엘리베이터가 살짝 흔들렸다.

가만히 서 있던 천마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움직임이 바뀌었군.”

천마의 수평 감각은 초인적이다.

엘리베이터가 수직으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미세하게 횡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걸 짐작했다.

우우웅.

마침내 지하로 가던 엘리베이터가 멈춰 섰다.

문이 열리자 천장과 바닥, 그리고 벽마저 단단한 금속으로 되어 있는 넓은 공간이 드러났다.

“협회장도 제정신이 아니군.”

그때 저 멀리 어둠 속에서 천천히 걸어오는 그림자가 있었다.

훤칠한 키에 은테 안경을 쓴 남성이었다. 양복을 입었지만, 전투형 나노슈트를 입은 것마냥 날카롭고도 위험한 분위가 흐르고 있다.

바로 이 모든 일의 원흉인 김수웅 실장이었다.

“대체 너희 세 명으로 뭘 하겠다는 거지?”

“저놈이 그놈인가.”

천마의 물음에 한만재가 즉시 답했다.

“그렇습니다.

입꼬리를 올린 천마는 김수웅은 천마를 유심히 쓸어보았다.

평범해 보이지만, 몸 안쪽으로 날카로운 예기가 갈무리되어 있다.

한만재의 말대로 지금까지 천마가 보았던 인간 들 중에서는 가장 강력한 기도를 풍기고 있었다.

“퍽, 쓸 만한 녀석이군.”

천마의 오만한 표정을 바라보던 김수웅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대체 협회장이 원하는 것이 뭐지?”

“협회장?”

“이레이져 프로젝트를 알고도 가만히 있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군.”

“무슨 헛소리냐.”

주먹을 주물럭거린 천마는 어깨에 매달려 있는 무명에게 말했다.

“네 녀석은 저쪽에 가 있거라.”

[천마 님.]

“명령이다.”

무명은 어쩔 수 없이 천마의 어깨에서 내려왔다.

“김 실장. 이제 다 끝났으니 포기하시죠?”

그때, 유은호가 천마의 앞으로 나섰다.

“실장 대접을 해줄 때, 순순히, 순순히.”

“유은호.”

두 눈을 가늘게 접은 김수웅이 유은호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자네는 언제나 본성을 숨긴 채 느긋한 태도를 유지했지. 그건 암살자로서의 본능이었나?”

“말 돌리지 마쇼.”

“자네들도 곧 알게 될 거야. 각성자들이 모두 사라지고 던전이 사라진다면, 세계가 얼마나 평화로워지는지.”

“헛소리. 던전이 사라진다고 평화가 온다고?”

“몬스터로 인해 사람이 죽을 일이 없잖나. 그렇게 되면 발할라 프로젝트 같은 비극적인 실험도 없겠지.”

그러자 한만재가 황당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그게 언제 적 이야깁니까? 던전이 생겨난 뒤로 세상은 더 풍요로워졌습니다. 왜 던전이 비극만을 불러왔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건 너희들은 각성자이기 때문이다.”

김수웅은 입꼬리를 올리며 경멸스런 표정을 지었다.

“각성자가 아니라면 던전에 있는 재료를 가져올 수도 없고, 몬스터를 잡을 수도 없다. 애당초 인간에겐 던전이란 위협적인 존재일 뿐이지.”

“당신은…….”

“이제 수다는 그만 떨도록 하지.”

고개를 돌린 김수웅은 천마를 빤히 응시했다.

“오랫동안 보고 싶었지. 협회장 측근의 실력을…….”

펑!

그런데 폭음과 함께 말을 이어가던 김수웅의 몸뚱이가 실험실 끝자락까지 튕겨 나갔다.

치이이.

천마의 주먹에선 하얀 연기가 쏟아져 나왔다.

김수웅의 가슴팍에 벼락불과 같은 일격을 쏟아낸 것이다.

“호오.”

실험실 끝자락까지 튕겨 나간 김수웅을 바라보던 천마는 두 눈을 가늘게 떴다.

일권을 맞은 가슴팍 부근에는 까만빛이 맴돌고 있었고, 복장이 조금 달라져 있었다.

마치 겉 피부가 뜯기고 안쪽에 진짜 모습이 드러난 것처럼 보인다.

“신기한 몸을 가졌군.”

천마의 중얼거림에 김수웅은 양복을 탁탁 털며 빙그레 웃었다.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인데.”

숯불처럼 타오르는 천마의 눈동자를 바라보던 김수웅이 묘한 미소를 머금었다.

“협회장과 그 일가 잔당들이 모두 요괴라는 소문이 있던데.”

요괴.

겉모습은 인간과 다를 바가 없지만, 태생적으로 강력한 힘과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존재들.

공식적으로는 인정하지 않으나, 협회에서도 그것들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네놈도 요괴였나?”

김수웅은 하얀 이를 드러내었다.

“후후후. 요괴든 아니든 달라질 건 없지만 말야.”

천마가 이레이져 프로젝트에 영향을 받지 않는 요괴일 거라는 확률 역시, 그의 예상에 들어가 있었다.

딱.

김수웅이 손가락을 튕기자,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던 사방의 벽과 천장, 그리고 바닥이 투명하게 변했다.

-어어어어어!

지옥에서 들려오는 처절한 비명과도 같은 소음이 은은하게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투명해진 벽 너머엔 회색빛 피부를 가진 실험체, 레버너스들이 가득 채워져 있던 것이다.

“으윽.”

유은호와 한만재는 구역질을 할 것만 같은 표정을 지었다.

바닥과 벽, 천장까지 레버너스들로 가득 채워진 모습은 너무나 기괴하고 공포스러웠다.

“걱정할 필요 없어. 자네들을 상대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니까.”

-후흐! 후흐! 후흐!

김수웅의 말에 항의라도 하는 듯, 수백 기의 레버너스들의 동력음과 같은 포효를 내질렀다.

“이 레버너스들은 기존에 만든 것들과 다르지. 현존하고 있는 각성자들의 다양한 스킬을 모두 주입해 놓았으니까.”

“각성자들을 없애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든다더니… 실험체들로 군대를 만든 건가!”

한만재의 외침에 김수웅이 피식 웃었다.

“모든 각성자들이 사라지면, 국가 전력은 다시 화기 위주로 돌아가지. 하지만 이 레버너스들만 있다면, 우리나라는 세계 최강의 전력을 보유할 수 있는 거다.”

그의 눈엔 광기가 흘러나왔다.

“뿐만 아니라 이 레버너스들의 몸엔 10메가톤의 핵미사일과 맞먹는 폭발물질이 들어 있다. 그야말로 수백 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셈이지.”

“미쳤군.”

“걱정 마라.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귀한 무기들은 너희들 따위에겐 쓰지 않을 테니까.”

그때 유은호가 앞으로 나섰다.

“말하는 걸 보니, 혼자서 우릴 제압한다는 말 같은데.”

“제압?”

김수웅은 유은호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언제부터 벌레를 눌러 죽이는 걸 제압이라고 표현했지?”

김수웅은 유은호를 바라보며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우선 특수대응팀 딜러의 수준을 보도록 하지. 얼마나 처참한 수준인지.”

그것은 명백한 도발이었다.

“하하하하!”

유은호는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낄낄 웃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협회의 명령으로 각성자들을 전문적으로 암살했다. 설령 김수웅이 스킬 마스터라고 해도 단숨에 목을 딸 자신이 있었다.

“나와 일대일로 싸우겠다고?”

휘이익!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유은호의 모습이 사라졌다.

초고속 이동 스킬을 발휘해 김수웅의 목을 빠르게 후려친 것이다.

그 동작은 빛과 같아서 희끗한 잔상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척.

하지만 김수웅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유은호의 손목을 잡아냈다.

고속으로 움직이는 유은호의 손은 쇳덩이라도 가를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을 맨손으로 잡아내다니?

“고작 이런 수준이었나.”

손목을 잡힌 유은호는 당황하지 않고 왼손을 칼날처럼 찔러갔다.

파아아아!

떨리는 수백 개의 손그림자가 김수웅에게 쏟아졌지만,

척.

또다시 김수웅은 가볍게 그 손을 잡아내었다.

“싱겁군.”

콰드드득.

김수웅이 손가락에 힘을 주자 유은호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은호야!”

그 순간 커다란 기합성과 함께 한만재가 김수웅에게 달려들었다.

경질화 스킬을 사용한 듯 그의 피부는 은은한 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콰앙!

김수웅은 아무 동작도 하지 않았는데, 달려오던 한만재가 반대편 벽으로 튕겨 나가 있었다.

“고속 이동 스킬은 다리가 생명이겠지?”

김수웅이 눈에서 광망이 쏟아져 나왔다.

우드드득.

동시에 유은호의 두 다리에서 뼈 소리가 울려 퍼졌다.

“크으윽.”

“은호야!”

다시 몸을 일으킨 한만재가 이번엔 실드를 펼친 채로 달려들었다.

“실드는 몬스터에게나 쓰는 거지.”

김수웅은 비웃음을 머금었다.

우드득.

이번에는 달려오는 한만재의 두 다리가 반대로 꺾이기 시작했다.

“으어억!”

“이레이져 프로젝트는 이미 시작되었다는 걸 잊으면 안 되지.”

한만재는 절망적인 눈빛을 떠올랐다.

‘팀장님의 힘을 사용하고 있구나!’

초홍은 이미 전 세계에 퍼진 나노봇을 이용해 각성자들의 심령을 장악했다.

즉 김수웅은 원한다면, 전 세계 그 어떤 각성자들의 육체도 손쉽게 파괴할 수 있는 것이다.

“주제넘게 나서지 말도록.”

김수웅은 차가운 미소를 머금고 유은호와 한만재를 바라보았다.

“뭐, 곧 있으면 평범한 인간이 될 테지만.”

-1퍼센트 완료.

그때 연구소에 설치된 내부 스피커에서 인공지능 컴퓨터, 마리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완료까지 1시간 45분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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