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집수리하는 천마-276화 (276/285)

제276화. 드러나는 전말 (4)

보라색 양복을 입은 가면신사는 겉모습뿐만 아니라 움직임마저 인간과 흡사했다. 즉, 뛰어난 지능을 갖고 있다는 반증이었다.

“인간을 닮은 마물이라.”

내공을 끌어올린 천마가 진기를 상단전에 유전시키자 천마의 붉은 눈동자에서 보랏빛 색채가 떠올랐다.

물리적 공격이 아닌, 높은 지능을 가진 인간에게만 통할 수 있는 섭심대법.

영마현기대법(永魔玄氣大法)을 사용한 것이다.

사아아아.

천마의 눈동자에서 보랏빛 광채가 퍼지자 스마일 가면신사의 눈동자가 잠시 흐릿해졌다.

그 순간, 스마일 가면신사의 의식이 천마의 심령에 연결되었다.

‘이건 또 뭔가.’

스마일 가면신사의 심령은 기괴했다.

마치 의식이 없는 사람처럼 자아의 개념이 흐릿했고, 반복적인 꿈을 꾸고 있었다.

‘마물이 꿈을 꾼다고?’

스마일 가면신사의 기억이 서서히 천마의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가면신사는 몬스터들의 왕이야!

-저 보석 가면 속에 숨겨진 능력은 무한대에 가깝다고!

복잡한 기계들이 설치되어 있는 연구실 내부.

하얀 가운을 입은 연구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마침내 가면신사의 세포를 얻어냈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유물을 가진 히든몬스터

1급 각성자들이 떼를 지어 덤빈다 해도 잡을 수 없었던 가면신사의 세포를, 마침내 얻어낸 것이다.

-99.2%라고?

가면신사는 다른 세계에서 온 히든몬스터였으나, 놀랍게도 DNA는 인간과 매우 흡사했다.

아니, 마치 인간의 세포를 본따 새로운 개체로 바꿔놓은 듯한 구조다.

만약 이 연구가 성공한다면 인간은 또 한 번의 크나큰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공했어!

마침내 연구원들은 가면신사의 DNA를 인간과 결합시키는 연구에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실험체들이 죽었다. 그리고 가면신사의 세포와 결합할 수 있는 건 ‘S1’이라는 돌연변이 세포가 있는 각성자만이 가능했다.

하지만 평범한 인간에게 주입하면 세포 결합을 통해, 강력한 인간으로 바뀌는 것이다.

-아니, 실패인가.

가면신사의 세포를 결합시킨 각성자들은 며칠이 지나지 않아 의식을 잃었다.

점차 몸이 기괴하게 변해가고 있었으며, 의복은 보랏빛 양복으로, 얼굴에는 하얀 가면이 자라나고 있었다.

가면신사의 세포와 결합된 각성자는 결국, 인간이 아니라 몬스터가 되는 것이다.

“그랬던가.”

한참 동안 스마일 가면신사의 기억을 받아들인 천마의 눈이 차갑게 식었다.

-우으으으!

그 사이 정신을 차린 스마일 가면신사가 머리를 부여잡으며 괴로운 포효를 하였다.

-으아아아아!

처절한 절규와 같은 소리를 내지른 스마일 가면신사의 눈동자에서 아지랑이 같은 기운이 흘러나왔다.

살기(殺氣).

자신의 머릿속을 멋대로 들여다본 천마를 찢어 죽이고 싶어 하는 것이다.

-우우!

빛처럼 빠르게 달려 나온 스마일 가면신사가 번개처럼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이성을 잃은 탓인지 아까와 같은 위력이 나오지 않았다.

“흥.”

분노에 찬 스마일 가면신사의 공격을 물 흐르듯 피한 천마가 낮게 중얼거렸다.

“그렇군. 네놈도 결국 똑같은 거였나.”

눈앞의 몬스터는 고작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조합물이었다.

태생적으로 가진 힘도, 스스로 단련한 힘도 아닌… 하늘에서 뚝 떨어진 힘을 가지고 태어난 마물에 불과한 것이다.

“실망스럽군.”

결국 스마일 가면신사는, 천마가 이 세계에서 흔하디흔하게 봤던 각성자와 비슷한 존재였다.

발전은 없고 힘만 받아들였다.

쉽게 얻은 힘은 정신을 단련시키지 못하고, 결국 육체마저 힘에 매몰시켰다.

“무림에도 네놈처럼 영단묘약으로 내공을 불린 자들이 많지.”

투툭.

끌어올린 천마대능력을 풀자, 바싹 서 있던 핏줄이 서서히 가라앉았다.

“그 덕택에 그들은 수십 년을 고련해야 얻을 수 있는 진기를 손쉽게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지.”

천마는 산보하듯, 스마일 가면신사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어린아이에게 수백 근 무게의 보도(寶刀)를 준 격. 아무리 훌륭한 칼이라고 해도 제대로 휘두를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지.”

-우우오오오!

스마일 가면신사는 분노하는 듯 몸을 떨더니 또다시 포효했다.

전신에서 강력한 기운이 흘러나오는 것으로 보아, 지금까지와 차원이 다른 공격을 내뿜을 것이 뻔했다.

“쓸데없는 말이 길었나.”

자조적인 미소를 머금은 천마의 주먹에 찬란한 광채가 어렸다.

그것은 천마대능력이 아닌, 체내에 유전하는 반극진기에 의한 빛이었다.

퍼억.

가볍게 휘두른 주먹이 스마일 가면신사의 얼굴이 격중되었다.

일 갑자의 내공이 담겨 있긴 하지만, 천마대능력을 담지 않았으니 그 주먹은 스마일 가면신사에게 간지러운 수준이었다.

-후흐.

스마일 가면신사가 낮은 비웃음을 흘리자 천마가 입꼬리를 올렸다.

“힘에 매몰된 자는, 초식의 오묘함을 파악하지 못하지.”

퍼억. 퍼억. 퍼억.

천마의 손그림자가 연신 스마일 가면신사의 얼굴을 후려쳤다.

퍼퍼퍼퍼퍽!

연달아 십여 권을 얻어맞으며 가만히 선 채 비웃던 스마일 가면신사의 눈빛이 변했다.

분명 털끝만치도 힘이 담겨 있지 않은 주먹이었는데, 어느새 머리뼈를 뒤흔들 만큼 강력해진 것이다.

-우으!

이상함을 느낀 스마일 가면신사는 재빨리 몸을 날렸다.

천마 역시 유령처럼 따라붙어 연신 주먹을 날렸다.

퍼억! 퍼억!

분명히 느릿하면서도 가벼운 주먹이다.

하지만 스마일 가면신사는 천마의 일격을 단 한 번도 막아내지 못했다.

“강력하게 발달된 육체의 힘에 젖어 있었겠지.”

천마는 비릿한 미소를 머금었다.

“언제 몸을 단련하거나, 이와 같은 오묘한 초식의 도리를 파헤쳐 보기나 했겠느냐.”

퍼억!

스마일 가면신사는 또다시 천마의 일권에 배를 얻어맞았다.

-우으으!

죽도록 아픈 건 아니지만, 기분 나쁜 고통이 배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대체 저 가벼운 손짓을 왜 피하지 못하는 걸까?

-우으… 우오오오!

분노에 몸을 떨던 스마일 가면신사가 전력으로 천마에게 덤벼들었다.

가공할 속도로 움직이는 탓에 던전 내부는 스마일 가면신사의 그림자로 채워져 갔다.

“빠르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천마는 연환보법을 펼쳐 쏟아지는 수백 개의 잔영들을 모조리 피해냈다.

“힘을 내세운 유치하고 단순한 전법을 사용해서도 안 되고.”

촤악!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스마일 가면신사의 옷자락에선 물풍선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가볍게 뻗은 천마의 일권으로 옷자락이 찢어진 것이다.

가면신사가 아무리 빠르게 움직인다고 해도, 모든 방위를 선점한 천마의 오묘한 일격을 막을 순 없었다.

-우오!

분노한 가면신사가 번개처럼 달려와 천마의 미간을 쪼개었다.

“손발만 공격수단으로 삼으면 안 되지.”

공격을 가볍게 피한 천마가 스마일 신사의 몸 안쪽을 파고들었다.

“인간의 몸은 모두 무기가 될 수 있으니.”

퍼억!

천마는 스마일 가면신사의 안면에 박치기를 날렸다.

콧잔등을 맞은 가면신사는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어느새 천마가 유령처럼 바짝 따라붙었다.

“팔꿈치와 어깨도 좋은 무기가 되지.”

콰직. 쿵!

천마는 팔꿈치와 어깨로 스마일 가면신사의 명치와 가슴팍을 후려쳤다.

-우으!

스마일 가면신사는 더욱 빨리 움직여 천마를 떼어내려 했으나, 천마의 오묘한 보법에 의해 오히려 팔을 안쪽으로 뻗는 격이었다.

분노에 찬 가면신사의 주먹이 던전을 후려쳤다.

콰앙!

폭음 소리와 함께 던전의 벽 한켠이 허물어졌다. 엄청난 힘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강력한 공격이라도 맞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어린아이가 철퇴를 휘두르는 격이군.”

공격을 가볍게 흘린 천마가 박투술을 펼쳤다.

스마일 가면신사는 미친 듯이 주먹을 휘둘렀지만, 천마의 두 팔이 뱀처럼 휘어 공격을 중단시켰다.

-우우우!

떨어뜨리고 싶어도 떨어지지 않는 유령처럼, 연신 바짝 달라붙은 천마.

결국 스마일 가면신사는 덫에 걸린 사자처럼 고통스런 포효를 내질렀다.

“공격을 예측해 반격하라. 허초를 사용해 적을 현혹시켜라. 간결한 움직임으로 상대의 공격보다 더 빠르게 닿아라.”

스마일 가면신사의 몸을 후려칠 때마다 천마는 박투술의 구결을 읊었다.

쿵! 푸욱! 콰직!

표현 그대로 후두려 패는 수준이었다.

천마의 동작에는 오묘한 무학의 이치가 담겨져 있었고, 그의 박투술은 전신을 흉기로 사용할 수 있었다.

가볍게 움직일 때마다 허공에 수백 개의 잔상을 남긴 천마의 공격이 스마일 가면신사의 요혈을 파고들었다.

찌익! 으드득, 서걱.

천마는 팔꿈치와 주먹뿐만 아니라 이마, 어깨, 무릎, 심지어 발가락과 치아까지 무기로 삼았다.

백여 초식이 흐르자 가면신사의 몸은 걸레짝처럼 찢기고 연녹색의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콰앙!

체중을 실어 회전시킨 천마의 어깨에 받힌 스마일 가면신사가 결국 던전의 벽에 처박혔다.

-우우우…….

간신히 몸을 일으킨 스마일 가면신사는 고통스런 비명을 질렀다.

이것은 인간의 육체를 초월하는 힘을 얻은 이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고통이었다.

그리고 처참한 울부짖음은 또다시 허점을 만들어내었다.

“형편없는 놈. 적수가 눈을 부릅뜨고 있는데, 울부짖고 있다니.”

콰앙!

번개처럼 다가온 천마가 스마일 가면신사의 관자놀이를 양손으로 후려쳤다.

쩌적.

순간, 얼굴을 단단히 가리고 있던 스마일 가면에 균열이 생기더니, 후두둑 소리와 함께 얼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인간이 아니었군.”

스마일 가면신사의 얼굴을 내려다보던 천마가 혀를 찼다.

반쯤 박살 난 가면에 감춰져 있던 모습은 인간이 아니라 괴물에 가까웠다.

얼굴 피부엔 검은 껍질이 붙어 있었고 눈매는 삼각형으로 찢어져 있었다.

눈동자는 노랗게 물들어 있고, 코와 입이 있어야 할 곳엔 여러 개의 구멍이 뚫려 있었다.

마치 인간과 곤충을 합성시켜 놓은 듯한 모습이다.

-우우우우! 우우우우우!

스마일 가면신사는 얼굴을 가린 채 또다시 고통스런 신음을 내었다.

마치 자신의 흉측한 모습이 드러나는 걸 괴로워하는 것만 같았다.

“원하는 것만 가질 수는 없는 법이지.”

천마는 가면신사가 울부짖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아마도 이자들은 인간을 초월하는 강력한 ‘힘’만을 얻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얻은 것은 강력한 힘과 흉측한 외모였다.

결국 실험체는 인간도 히든몬스터도 아닌, 스마일 가면신사라는 새로운 괴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쉽게 힘을 얻으면 그런 일들이 생기지.”

파앙!

천마의 몸에선 다시 천마대능력이 흘러나왔다.

이제 저 강력한 육체를 단숨에 부술 준비를 하려는 것이다.

“모처럼 몸을 풀었다.”

천마가 미소 짓자, 울부짖던 스마일 가면신사의 몸에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 역시 최고의 힘을 사용해 단숨에 천마를 없애려는 것이다.

“권마칠식.”

-우아아아아!

울부짖던 스마일 가면신사는 한줄기 빛이 되어 천마에게 파고들었다.

“천수공파!”

화아아아악!

천마가 손을 뻗자 붉게 물든 새가 되어 스마일 가면신사의 몸을 스쳤다.

콰우우우.

폭풍과 같은 바람이 몰아치며 붉은 새는 던전의 벽을 뚫고 하늘 위로 사라졌다.

쿠웅.

동시에 달려오던 스마일 가면신사는 그대로 쓰러졌다.

뭉글뭉글 흘러나오는 녹색의 핏속에 쓰러져 있는 가면신사. 그의 얼굴은 그제서야 평온을 되찾았다.

“흠.”

무심한 눈빛으로 그 모습을 내려다보던 천마는 미련 없이 몸을 돌렸다.

그리고 뚫린 벽을 통해 반대편 통로로 넘어갔다.

“흐흐흐.”

어둠 속에서 두 손을 주물럭거린 천마가 이를 드러냈다.

이젠, 자신을 함정에 빠뜨린 한만재를 처리하러 가려는 것이다.

* * *

회상에서 깨어난 천마는 한만재를 내려다보았다.

“이젠 네놈의 차례군.”

“죄, 죄송합니다.”

천마의 붉은 눈동자와 마주친 한만재가 고개를 숙였다.

“저는…….”

우우웅.

그때 바닥에서 또다시 낮은 진동 소리가 울려 퍼졌다.

쿠웅. 쿠웅.

동시에 육중한 발소리와 함께 열린 출구에서 시커먼 그림자들이 하나둘씩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한만재의 눈이 커졌다.

3미터는 될 것만 같은 키에 작은 빌딩이 연상되는 듯한 거대한 몸집.

회색빛으로 물든 피부에 눈동자는 아예 없다.

“레버너스…….”

“레버너스?”

“김수웅의 지시로, 연구소에서 만든 실험체야. 가장 흉폭한…….”

한만재의 눈동자는 어둠보다 더 짙은 절망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저건 파괴할 수 없어.”

레버너스를 바라보는 한만재의 입에는 체념 어린 미소가 어렸다.

“이젠 끝났어. 모두.”

“뭐가 끝났다는 거예요.”

유은호가 웃으며 말했다.

“아까 천마 님의 실력 못 봤어요? 손 한번 저으면…….”

“안 돼.”

한만재는 눈동자에는 초점이 없었다.

“저놈들, 그 자체로 폭탄이야. 적을 없앨 수 없다면, 자폭하게끔 되어 있다고.”

“폭탄이라.”

저벅저벅.

한만재의 말을 들은 천마는 흥미 있다는 눈빛으로 주먹을 주물럭거렸다.

“이것도 재밌겠군.”

“안 됩니다.”

한만재는 다급히 천마를 가로막으며 말했다.

“제가 한번 실드로 막아보겠습니다. 그동안 천마 님은 은호랑 함께 돌아가세요.”

“도망?”

천마가 눈썹을 치켜뜨자 한만재가 힘없이 말했다.

“폭탄이라는 말은 과장된 표현이 아닙니다. 정말로 저것들의 몸엔 강력한 폭탄이 들어 있습…….”

말이 끝나기 전에 천마가 덤덤히 한만재의 옆을 지나갔다.

“지금 누구 앞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이냐.”

낮게 중얼거린 천마가 코웃음을 쳤다.

“본좌는 천마다.”

-본좌는 천마다.

한만재는 자신도 모르게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그 짧은 말에는 고금제일인의 숙명, 힘, 그리고 권능이 담겨져 있었으니까.

“물러나 있어라.”

천마의 말에 어깨에 매달려 있던 무명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앞으로는 절대 천마 님 곁을 떨어지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최대 출력으로 천마의 어깨 부분의 우리옷을 꽉 움켜잡았다.

[저 실험체들이 만들어내는 폭발을 견뎌보고 싶으신 겁니까?]

“견딘다고?”

천마는 코웃음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

“그 어떤 힘도 본좌를 해할 수 없다.”

만약 평소의 무명이라면 천마를 만류했거나, 혹은 회피 경로를 안내했을 것이다.

하지만 무명은 그러지 않았다. 그리고 천마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그렇습니다.]

무명은 자랑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이 세상, 그 무엇도 천마 님을 해칠 수 없죠.]

쿠웅.

그때 레버너스 한 기가 천천히 천마의 앞으로 걸어 나왔다.

걸음걸이만으로도 엄청난 위압감을 뿜어내었으나 천마는 덤덤히 그것들을 바라보았다.

쿠웅. 쿠웅.

잘 훈련된 군인처럼 일정한 걸음걸이로 걸어온 레버너스는 천마를 반원으로 포위했다.

-후흐.

레버너스들의 입에선 괴상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마치 거대한 기계가 동작 전에 내는 기괴한 금속음과 비슷한 소리였다.

웅웅웅.

동시에 몸속에서 금속 마찰음과도 같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저 괴상한 실험체에서 고에너지 반응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이잉.

서른 기의 레버너스 팔뚝에서 하얀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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