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집수리하는 천마-225화 (225/285)

제225화. 천마와 클래시카 개러지 (2)

강민주의 정비 실력은 폐차장 박 씨 못지않은 것 같았다.

그녀는 금세 단선된 선을 이어주었을 뿐 아니라, 간단하게 고칠 수 있는 부분이나 잘못되어 있는 세팅을 개선해 주었다.

초고가의 레이싱 파츠로 개조된 터라 다른 정비소에서는 손도 대지 못하던 천마의 라마스.

그런데 그것을 자유자재로 만지고 세팅하다니.

“수리 완료 다 되었습니다.”

모든 정비를 마친 강민주가 명세서를 천마에게 내밀었다.

“이게 뭐냐.”

“명세서예요.”

결국 보다 못한 무명이 강민주에게 말했다.

[당시 거래조건은 천마 님의 차량 수리가 아니었나요?]

“기억 못 하는 거야?”

강민주는 묘한 미소를 머금었다.

“유효기간, 한 달이라고 했잖아. 한 달 이미 지나버렸다고.”

-대신 평생은 안 돼요. 1회에 한해서 망가진 걸 모두 고쳐드릴게요. 유효기간은 한 달이고요.

무명은 그제서야 메모리 속에 있는 당시의 장면을 점검했다. 사실이었다.

[그렇군요.]

할 말이 없던 무명은 명세표를 내려다보았다.

그러자 하얗게 반짝이던 무명의 눈 센서가 가늘게 떨렸다.

[들어간 부품도 없는데… 가격이 후덜덜하네요.]

“당연하지. 우리나라에 이렇게 개조된 올드카를 만질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 것 같아?”

강민주의 대답에 천마는 명세서에 적힌 ‘기술료’ 부분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동그라미가 다섯 개나 그려져 있었다.

‘계산이 철저한 것도 닮았군.’

사실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한 장인들은 기술에 걸맞는 금액을 받아야 마땅하다.

천마 역시 장인들을 매우 존중하고 있었기에 두말하지 않고 무명에게 말했다.

“계산하도록.”

[카드도 괜찮습니까?]

“물론.”

무명이 강민주의 휴대폰에 얼굴을 갖다 댈 무렵,

끼이익.

요란한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상어를 연상케 하는 유선형의 스포츠카가 정비소 앞에 섰다.

“오빠?”

스포츠카에서 내린 사람은 다름 아닌 강민주의 오빠, 강윤후였다.

그는 비틀거리며 걷다 천마를 보며 깜짝 놀랐다.

“천마 씨?”

“내상을 입었군.”

천마는 한눈에 강윤후의 기혈이 들끓고 내장이 상했다는 걸 파악했다.

“몬스터를 잡은 건가.”

“아, 아뇨. 그게…….”

무언가를 말하려던 강윤후는 몸을 비틀거렸다.

얼핏 봐도 상당한 중상을 입은 것 같았다.

“오빠. 우선 들어가 쉬어.”

그때 강민주가 강윤후의 어깨를 부축하며 사무실 안으로 이끌었다.

그 모습을 멀뚱히 보던 무명이 천마에게 말했다.

“그럼 전 사무실에서 계산을 하고 오겠습니다.”

“잠깐.”

명세서에 그려져 있던 동그라미를 떠올린 천마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본좌가 하도록 하지.”

[네?]

“계산이라는 건 반드시 돈으로 할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알 수 없는 말을 남긴 천마는 사무실 안으로 성큼 발걸음을 옮겼다.

클래시카 개러지, 사무실 내부.

“으윽.”

낡은 소파에 앉은 강윤후는 어깨를 부여잡았다.

강민주는 재킷을 조심스레 벗겼다. 그러자 어깨 부근의 뼈가 불룩 튀어나와 있었고 곳곳의 피부가 녹은 듯한 화상자국도 보였다.

“오빠, 어떻게 된 거야?”

“그게…….”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병원부터 가자.”

강민주의 말에 강윤후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괜찮아. 조금만 쉬면 나을 거야.”

“무슨 소리야. 당장 병원부터 가자니까?”

강윤후의 어깨 부근을 바라보던 강민주가 소리를 칠 무렵,

“어깨가 탈골되었고 종창(腫脹:붓기)도 있군.”

사무실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온 천마가 강윤후의 몸을 쓰윽 훑기 시작했다.

“장기 위치도 틀어졌고, 기혈도 꼬였군. 내외상을 골고루 입은 상태다.”

“네?”

강윤후가 눈을 껌뻑이자 천마가 덤덤히 말했다.

“전신에 입은 타박상이야 별거 아니라지만, 뭉친 기혈을 풀고 뼈를 맞추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그대로 놔둔다면…….”

환자를 진찰하는 행림처럼 진지한 눈빛을 한 천마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최악의 경우 반신불수가 될 것이다.”

“반, 반신불수요?”

강윤후가 몸을 떨자 강민주가 말했다.

“그럼 혹시 치료도 가능하신 건가요?”

그러자 떠벌떠벌 잘도 이야기하던 천마가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민주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천마의 속내를 짐작한 것이다.

“좋아요. 오빠 치료해 주면 오늘 정비비는 받지 않을게요.”

“기술료도 포함인가.”

“물론이죠.”

강민주의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천마가 지풍을 날렸다.

파파파팍.

반극진기가 담긴 맹렬한 지풍이 강윤후의 견정, 대추, 명문혈을 동시에 파고들었다.

우두두둑.

순식간에 어긋난 어깨뼈가 맞추어지더니, 배 속이 뜨거운 증상마저 순식간에 사라졌다.

반극진기를 주입해 꼬인 기혈까지 말끔히 풀어낸 것이다.

“감사합니다.”

몸이 거뜬해진 강윤후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이제 전혀 아프지 않아요!”

“당연한 말이다. 본좌가 강제로 진기를 주입해 스스로 운공요상을 한 효과를 주었으니.”

천마가 자부심 가득한 얼굴로 팔짱을 꼈다.

그때 강민주가 강윤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빠,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던전을 그냥 둘러보고 오겠다면서. 왜 이런 부상을…….”

“던전에 이상한 것들이 있어.”

“이상한 것들?”

강윤후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나 해서 가변던전 지역을 수색하던 도중에, 몬스터도 인간도 아닌 괴상한 것들과 싸웠다. 몸집과 키가 엄청나게 크고 낯빛은 시체마냥 회색빛인데, 폭발 스킬에다 고속 이동까지…….”

순간 천마와 무명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검정 코트를 입은 괴인.

그것은 천마와 사투를 벌였던 괴상한 자들이 아니던가? 아마도 강윤후도 가변던전 지역에서 그 괴상한 자들과 맞닥뜨린 것 같았다.

“그래서. 제대로 처리한 거야?”

“처리는 무슨. 몸을 뺄 수조차 없어서 억지로 싸웠는걸. 절대로 못 이길 수준이었지만… 갑자기 돌아가더라고.”

괴상한 자들과 싸웠던 당시를 떠올린 강윤후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정말 그것들은 인간도 몬스터도 아니었어. 꼭 무언가를 파괴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계처럼…….”

[정말 협회에서 무슨 일을 꾸미는 걸까요?]

묵묵히 듣고 있던 무명이 중얼거리자 강윤후가 코끝을 찡그렸다.

“협회라니?”

[강윤후 님이 봤다는 괴인 말입니다. 사실 얼마 전, 천마 님께서도 가변던전에서 마주쳤습니다.]

“정말? 그래서?”

[최근 개발된 고가의 나노드론이 상공에서 관찰 중이더군요. 아무래도 그 괴인은 협회와 무관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협회라고…….”

강윤후는 초점 없는 시선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설마 최근에 일어나는 요괴들의 실종사건이 협회에서 벌인 일이란 말인가?

“그럴 리가 없어.”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던 강윤후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협회 수뇌부들 중에선 요괴의 존재를 아는 자들이 많다고 들었어. 요괴들과 전면전을 벌이려고 각오하지 않는 이상 그들이…….”

분명히 던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천마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듯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볼 일을 다 봤으니 본좌는 돌아가겠다.”

출구의 문을 연 천마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본좌의 자동차에 문제가 생기면 또 방문하도록 하지.”

그리고는 휑하니 몸을 돌려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강민주와 강윤후는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천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제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설령 던전에 신선이 나타났다고 해도 천마는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부르르릉.

계기판도 정상이고 시동 소리도 좋았다.

끼릭 소리와 함께 기어를 넣고 출발하려는데, 사무실에서 강민주가 뛰어나왔다.

“천마 씨. 잠시만요.”

천마가 운전석 창문을 열자 강민주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때 던전 재료 구해준다는 거, 아직도 유효하나요?”

“물론이다.”

“가변던전에 있는 것도 상관없고요?”

강민주의 속내를 파악한 천마가 단호하게 말했다.

“전투 같은 건 사양하지. 본좌는 이 세계에선 인테리어 전문가니까.”

“당연히 재료를 구하러 가는 의뢰예요.”

“위험한 곳에 갈 때 호위를 해 달라는 것이겠군.”

“그, 그건…….”

강민주의 속내를 간파한 천마가 냉랭한 말투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본좌는 누굴 호위해 주는 일 따윈 하지 않는다. 본좌는 인테리어 전문가니까.”

그리고 기어봉을 1단으로 넣은 천마가 덤덤히 말했다.

“일을 맡기고 싶다면, 본점에 전화해 정식으로 의뢰를 넣어라.”

그리고 지체 없이 액셀을 밟아 정비소를 빠져나갔다.

어느 비밀스런 밀실.

눈보라가 치는 듯 싸늘함이 감도는 내부에는 홀로그램 스크린이 띄워져 있었다.

밀실에 서 있는 청년은 허공에 띄워진 홀로그램 화면을 손가락으로 밀었다.

그럴 때마다 스크린엔 다양한 화면이 어지럽게 지나갔다.

촤륵. 촤라라락.

일반 사람이라면 전혀 알 수 없을 만큼 휙휙 지나쳐 갔지만, 청년은 스크린에 떠 있는 화면을 느긋하게 보고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이거 재밌군요.”

손가락이 멈추자, 점멸을 반복하며 바뀌던 화면의 움직임도 멈췄다.

그곳엔 네 명의 남녀 사진이 띄워져 있었다.

초홍, 한만재, 유은호, 신채영… 바로 특수대응팀의 프로필 파일이었다.

“10명이었던 요원을 4명으로 줄이고, 실드경계지역에 따로 주둔지를 만들어 운용한다…라.”

화면을 응시하던 청년이 낮게 중얼거렸다.

“후후, 무슨 꿍꿍일까요. 김수웅 실장…….”

그러자 서 있던 중년남성이 화면에 띄워진 특수대응팀의 프로필을 쓱 보며 말했다.

“특수대응팀은 협회 내에서도 계륵으로 취급받는 팀입니다. 전임 전략기획실장인 박정민 실장 직속으로 운용되었으니까요.”

“계륵이라. 저 특수대응팀의 힐러 여성은 얼마 전 마지막 실험을 진행하던 두레박 던전에서 저와 마주쳤는데요?”

“그 보고는 저도 받았습니다만, 특수대응팀은 늘상 돌아가며 던전에 순찰을 나간다고 하더군요. 저 신채영이라는 요원은 아주 우연히 두레박 던전 근처 가까이 있었고요.”

“계속해 보세요.”

청년이 흥미 있는 눈으로 바라보자 중년남성은 신이 나서 말했다.

“박정민 실장은 비밀임무를 수행하던 협회의 비밀요원들을 모아, 특수대응팀이라는 부서를 만들었습니다. 대외적인 임무는 히든몬스터의 처리라고 했지만, 당시에 히든몬스터는 거의 나오지 않았죠. 결국 무슨 일을 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흐음.”

“원래대로라면 박정민 실장의 최측근 라인이었던 특수대응팀은 해체되었어야 하죠. 하지만 김수웅 실장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특수대응팀을 존속시켜 실드경계지역으로 보냈습니다. 그러자 저 네 명의 요원들만 남게 되었습니다.”

“왜 네 명이 남았을까요?”

청년이 되묻자 중년남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발적으로 모였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론 김수웅 실장이 직접 선택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저 네 명을 제외하곤 남아 있는 요원들을 모두 해외 파트로 보냈거든요. 아주 좋은 조건으로요.”

“그건 또 어째서일까요.”

청년의 물음이 이어지자 중년남성은 억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특수대응팀은 박정민 실장의 오른팔이자 그림자였다고 알려진 부서입니다. 그 팀을 보란 듯이 좌천시켜 자신의 권력과 위치를 협회 내에 알린 것이겠죠. 자신을 거스르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요.”

청년이 중년남성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한심하다 못해 멍청한 추리로군요.”

“네?”

“김수웅 실장의 스킬을 알고 있나요?”

“그야… IR 스킬인 ‘시뮬레이션’ 아닙니까?”

시뮬레이션.

머릿속으로 펼쳐지는 가상 실험을 통해 앞으로의 일을 예측하거나 결과를 맞출 수 있는 스킬이다.

다만 개개인에 따라 발현조건이 각자 다른 데다, 도출되는 결론의 정확도가 천차만별인 탓에 IR 스킬로 분류되어 있었다.

“맞습니다. 그는 불명확한 스킬로 전략기획실장까지 올랐죠.”

반달처럼 접인 청년의 눈동자에선 얼음장 같은 빛이 흘러나왔다.

“김수웅 실장이 하는 일엔 우연 따윈 없습니다. 아시겠습니까?”

중년남성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자, 청년은 다시 빙긋 웃었다.

“그럼, 저 특수대응팀부터 슬슬 털어보도록 할까요?”

“턴다고요? 저들을 말입니까?”

“뭐, 김수웅 실장부터 털 순 없잖아요?”

화면을 바라보던 청년의 입꼬리가 올라가자 중년남성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안 됩니다.”

“뭐가요?”

“프로젝트의 완성이 멀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절대 김수웅 실장과 마찰을 일으키면 안 됩니다.”

“벌써부터 제 말에 토를 다시는 건가요?”

‘토…라고?’

중년남성이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이 괴물 같은 놈이…….’

중년인은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국정원 제2차장, 김차겸이다.

그럼에도 눈앞에서 빙글빙글 웃으며 모욕을 주고 있는 청년에게 한마디 말조차 내뱉을 수 없었다.

코드네임, 빅브라더.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이 청년은 자신조차, 아니, 국정원장조차 거스를 수 없는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다른 분께 이 일을 부탁드릴까요?”

청년이 빙그레 웃자 중년인, 김차겸이 정신을 차리고 두 손을 흔들었다.

“아뇨. 아닙니다.”

재빨리 표정을 고친 그는 정중한 표정으로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지금 즉각 운용할 수 있는 해외정보 파트의 요원들을 보내겠습니다.”

“해외파트 요원?”

“네. 해외파트 요원들은 모두 각성자인 데다, 지금까지 수많은 각성자들을 상대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하하하하!”

갑자기 청년은 폭소를 터뜨렸다.

“누가 각성자들끼리 싸우라고 했나요? 어떻게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그렇다면…….”

“진짜 털라는 겁니다.”

화면에 띄워진 특수대응팀의 요원들을 바라보던 청년이 두 눈을 반달처럼 접었다.

“실드경계지역에 있다는 특수대응팀의 주둔지. 그곳을 샅샅이 터세요. 쓸 만한 자료가 있다면 모두 가져오고요.”

“그랬다간… 협회 쪽에서 가만있지 않을 텐데요.”

“걱정 마세요. 그런 일은 절대 없을 테니까.”

“하지만 김수웅 실장은…….”

김차겸이 더듬거리자 청년은 장난스런 미소를 머금었다.

“차라리 저들이 김수웅 실장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면 좋겠군요.”

“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김수웅 실장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무마할 테니까요.”

곰곰이 생각하던 김차겸이 아 하는 소리를 내었다.

그제서야 청년의 말을 깨달을 수 있던 것이다.

만약 특수대응팀이 김수웅 실장의 밀명을 받고 있다면?

그와 관련된 자료를 얻을 수 있거나, 최소한 요원들을 조사해 김수웅 실장의 속셈과 계획을 조금이나마 점쳐볼 수 있다.

김수웅 실장을 조사하긴 어렵지만, 요원들을 조사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니까.

만약 특수대응팀이 김수웅 실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

특수대응팀조차도 알지 못하는 계획을 꾸미고 있으니, 그는 당연히 이 일을 무마시킬 것이다.

시뮬레이션 스킬을 가지고 있는 김수웅의 행동엔 모두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까.

“그렇군요. 어찌 되었건 우리에겐 아무런 손해가 없겠군요.”

무시무시한 힘, 그리고 뛰어난 두뇌.

그제서야 김차겸은 눈앞의 청년이 재수가 좋아 이러한 위치에 오른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럼 그렇게 지시해 두겠습니다.”

처음과 달리, 김차겸은 청년 빅브라더를 향해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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