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집수리하는 천마-213화 (213/285)

제213화. 천마와 인어아가씨 (2)

무명은 눈 센서를 예리하게 반짝였다.

[그렇군요. 본래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지고 계셨는데… 저주를 받아 목소리가 그렇게 갈라지고 탁해지신 거군요.]

“아뇨. 제 목소리는 원래 이랬는데요?”

[그럼 무슨 저주를 받았다는 건가요.]

담벼락에 기대 한숨을 쉰 인어는 자신의 맨발바닥을 가리켰다.

“서 있으면 때때로 발바닥에서 불꽃이 쏟아져 나와요. 그 때문에 평범하게 살 수 없었죠. 앉아 있던지, 아니면 누워만 있어야 하니까요.”

[발바닥에서 불꽃이 쏟아진다고요?]

“네. 그것도 어지간한 쇳덩이도 녹일 만큼 엄청나게 뜨거운 불꽃이요.”

천마와 무명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녀 주변에 휠체어가 놓여 있는 것도, 부근에 탄 자국이 많은 것도 바로 그런 이유였단 말인가.

[원인은 찾아보셨나요?]

“백방으로 원인을 찾으려 했지만, 결국 찾을 수 없었어요. 아마도 바닷속에 사는 인어가 두 발로 꼿꼿이 서고 다녀서 받은 저주겠죠.”

곰곰이 생각하던 무명이 다시 말했다.

[내열성이 강한 타일이나 금속 제품을 바닥에 설치하면 되지 않을까요?]

한숨을 내쉰 인어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지만 전부 소용이 없었어요.”

[어째서요?]

“이 불꽃은 발바닥에 닿는 물질의 용융온도에 무조건 도달해요. 예를 들어 바닥을 구리로 깔았다면 불꽃은 1,100도로, 티타늄으로 된 바닥에 서 있으면 1,700도 이상의 불꽃을 내뿜죠.”

한마디로 인어의 발바닥에선, 바닥에 닿은 물질을 무조건 녹일 수 있는 불꽃이 쏟아진다는 이야기였다.

“…….”

[…….]

천마와 무명은 또다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뭐, 이런 황당무계하고 괴상망측한 저주가 다 있단 말인가?

“저는 이 저주를 풀기 위해, 생명의 한계를 끊고 도를 얻으려 했어요. 높은 깨달음을 얻어 대지유신과 엇비슷한 존재가 된다면 더 이상 저주는 사라질 거라 믿었죠.”

[으음.]

묵묵히 이야기를 듣던 무명이 고개를 저었다.

만약 저 황당한 저주가 사실이라면, 복복 인테리어가 아니라 한국과학기술원 같은 곳에 의뢰하여 신소재 개발을 맡겨야 할 판이다.

그런데 팔짱을 끼고 있던 천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본점에 한 번 의뢰를 맡겨보겠나?”

[천, 천마 님.]

“정말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한번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한번 최대한 집수리를 해보도록 하지.”

천마의 시원시원한 말에 인어는 오히려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이 문제로 여러 영지의 매장에게 의뢰를 해본 적이 있어요.”

잠시 침묵을 한 인어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아무도 해결할 순 없었죠.”

“걱정하지 마라.”

“네?”

“본 점은 다른 점포와는 다르다.”

“어떻게요?”

그러자 천마가 양손으로 둥그런 원을 크게, 아주 천천히 만들더니 팔짱을 꼈다.

“본좌가 있기 때문이다.”

이해할 수 없는 동문서답에 인어가 눈을 깜빡일 무렵,

[불가합니다. 천마 님.]

다급히 무명이 앞으로 나서서 고개를 저었다.

[이번 의뢰는 저희가 처리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원인 모를 불꽃이 발에서 쏟아진다면 근본 원인을 찾아 처리해야 하는데… 저희는 인테리어 매장이지 않습니까?]

그렇다. 사실상 인어 여성의 의뢰는 신뢰라고 해도 무방한, 복복 인테리어의 업종과는 무관한 일이었다.

[신뢰라면 업종에 관계없이 무슨 일이든 처리할 수 있으나, 이번 건은 일반 집수리로 처리해야 합니다.]

무명의 말에 천마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집수리로 해결하면 되잖나.”

[집수리라뇨?]

“모든 걸 녹이는 불꽃 따윈 세상에 없을 터. 어지간히 녹지 않을 만한 자재를 찾아 바닥에 시공해 주면 되겠지.”

[불가합니다. 방금 전, 1,700도 정도를 견디는 티타늄도 소용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인테리어 자재 중에 티타늄보다 더 튼튼한 바닥재는 없습니다.]

무명의 설명에도 천마는 손을 내저었다.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어찌 안 된다는 소리만 하는 거냐.”

큰소리친 천마는 인어를 바라보며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시간 날 때 정식으로 본 점을 방문하라. 정식 의뢰는 그때 받도록 하지.”

“정말요?”

“대신 조건이 하나 있는데 말이다…….”

쭈그려 앉은 천마는 앉아 있는 인어에게 무언가 속닥이기 시작했다.

* * *

며칠 후.

“네? 인어요?”

아침에 기분 좋게 출근을 했던 장채원.

그녀는 울리는 데스크 전화기를 받자마자 표정이 굳어졌다.

수화기 너머 들리는 음성을 묵묵히 듣던 장채원의 두 눈이 갑자기 짝짝이가 되었다.

“천마가요?”

그녀의 시선은 걸레를 들고 매장 외부 유리를 닦고 있는 천마에게 고정되었다.

수화기를 꽉 움켜쥔 장채원이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미리 연락 주시고 방문해 주세요.”

달칵.

수화기를 내려놓은 장채원은 머리를 긁적거렸다.

딸랑.

풍경 소리와 함께 걸레와 양동이를 든 천마가 다시 매장 안으로 들어왔다.

“외부 유리창 청소도 다 끝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뭐가 말이냐.”

“자신이 인어 종족이라고 밝힌 여성분이 전화가 왔는데, 네가 공사를 맡아주기로 했다고…….”

“맞다. 본 점에서 집수리를 해주겠다고 했지.”

대수롭지 않은 천마의 표정에 장채원이 입이 벌어졌다.

“우리 매장에서?”

“그렇다. 정식으로 의뢰를 하려면 매장으로 방문하라고 했지.”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무슨 소리냐니.”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서 있던 장채원이 이마를 짚었다.

“정말 인어를 본 거야?”

온갖 요괴들과 대지유신을 아는 그녀조차도 인어는 본 적이 없었다.

바다 깊은 곳에서 사는, 인간도 요괴도 아닌 신비한 존재. 가끔 아이들의 동화 속에나 나오는 존재를 천마는 어떻게 봤단 말인가?

“그렇다. 본좌의 거처 부근에서 노숙을 하고 있더군.”

“뭐?”

장채원이 눈을 껌뻑거리자, 천마가 지금까지의 일을 차분히 설명했다.

“…그러니까 옥탑방 근처 골목에서 노숙을 하는 인어 여성을 발견했고, 혹시나 비늘을 줄까 싶어 호의를 베풀다가 너에게 집수리 의뢰를 줬다고?”

“정확히 이해했군.”

“근데 왜 난 무슨 소린지 못 알아듣겠지?”

천마가 너무 이야기를 요약한 탓인지 장채원은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눈썹을 아래로 푹 내린 장채원이 창고 쪽을 향해 외쳤다.

“무명. 잠깐 나와봐.”

[부르셨습니까?]

무명이 창고 쪽방에서 떼굴떼굴 굴러 나오자, 장채원이 뺨을 긁으며 말했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인어라니?”

[천마 님께선 지난 일요일, 실드경계지역 다가구 단지 골목에서 붕어빵을 파는 점포를 방문하셨고…….]

무명은 장채원이 알아듣기 쉽게 차분히, 그리고 상세히 설명을 했다.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듣던 장채원이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목소리를 잃은 게 아니라, 발바닥에서 불꽃이 쏟아지는 저주라고?”

[그렇습니다.]

“그 여성분, 인어… 맞는 거지?”

[정확한 정보가 없어 확인할 순 없지만,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진 않았습니다.]

“맨발로 오랫동안 서 있으면 티타늄도 녹이는 불꽃이 바닥에 쏟아지는 저주라고…….”

장채원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터져 나올 지경이었다.

무슨 그런 괴상한 저주가 다 있지? 설마 인어가 아니고 인어 로봇을 본 건가?

생각을 정리하던 그녀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려고?”

[그것은… 천마 님께서 말씀하시길, ‘점주와 함께 방법을 찾으면 된다.’라고 하셨습니다.]

“뭐?”

장채원이 펄쩍 뛰자 천마를 눈을 깜빡였다.

“안 그래도 매장 청소가 끝난 후에 이 내용을 상의하려 했었다.”

“이게 상의로 될 일이냐? 티타늄도 녹는다잖아.”

“티타늄…….”

잠시 눈썹을 찌푸린 천마가 테이블에 앉아 두 손으로 턱을 괴었다.

그리고 더 없이 진지하고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전부터 자주 나오던 말인 것 같은데. 대체 그게 뭐냐.”

“…참 빨리도 질문한다.”

지끈거리는 이마를 누른 장채원이 이를 깨물었다.

“그것도 모르면서 이 일을 맡겠다고 한 거야?”

“점주가 예전에 했던 말, 기억나지 않는가?”

“내가 뭐라고 했는데?”

“편한 일만 골라서 할 수 없듯이, 공사 의뢰 역시 좋은 것만 가려가면서 받을 순 없다고 하지 않았나.”

“그래. 인테리어 매장 일에서 한해서!”

천마가 엉뚱한 상황에 이야기를 갖다 붙이자 장채원이 벌떡 일어나 말했다.

“하지만 이건 인테리어 일이 아니잖아. 티타늄보다 내열성 높은 바닥재가 어딨어? 우리가 무슨 신소재 공학 연구소냐?”

“없는 건가.”

“당연하지!”

“던전에도 없나.”

“뭐?”

천마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일전에 싱크대를 제작했을 때처럼 말이다. 점주는 던전 재료를 사용해서 독특하게 싱크대를 제작하지 않았나.”

“그건 던전 재료로 가구를 만드는 회사에서도 쓰는 방법이야. 내가 개발한 게 아니라고.”

“본좌는 히든몬스터의 유물과 던전 재료를 혼합해서 사용하는 방법을 말한 거다.”

“그것도, 은연중에 많이 쓰는 방식이라고.”

“그런가?”

피식 웃은 천마가 다시 말했다.

“그렇다면 그 듀라한에 홀린 말총머리 녀석에게 준 꿀잠 목침은? 그것도 흔히 제작하는 방식으로 만든 건가.”

“뭐?”

“본좌는 각성자 상점을 모두 둘러본 적이 있지. 하지만 꿀잠 목침 같은 베개는 팔지 않더군.”

“그, 그건… 수제작 상품이라 일반 상점에선 안 팔아. 주문을 해야 만들어주는 거라고.”

“그렇다면 각성자 상점에 가서 본좌도 하나 주문해 봐야겠군.”

천마의 말에 장채원은 더듬거리며 말을 돌렸다.

“아, 아니. 아무 데서나 제작해 주진 않고. 지방… 그러니까 강원도 태백 부근에 있는 작은 각성자 상점에서 산 거야. 거기에 던전 재료로 베개를 만드는 장인이 살거든.”

“아아, 그렇군.”

장채원의 눈동자를 빤히 바라보는 천마의 눈에서 묘한 빛이 흘러나왔다.

“무명.”

[네?]

“그 베개 장인의 주소를 미리 수배해 둬라. 이번 주 일요일, 본좌가 직접 그 장인을 찾아가도록 하겠다.”

“너, 너어…….”

“그 상계신이 무명의 머릿속에 넣은 지식은 단순히 희귀한 던전 재료에 대한 것들은 아니겠지.”

장채원이 입술을 깨물자, 천마가 음흉한 미소를 머금었다.

“본좌는 바보가 아니다, 점주.”

천마는 오래전부터 장채원에게 던전 재료를 조합하여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 지식이 있음을 파악하고 있던 것이다.

“대체 어떻게 안 거야?”

장채원은 넘실거리는 미소를 머금고 있는 천마를 노려보았다.

“언제부터 그런 걸 알게 된 거냐고.”

“꿀잠 베개를 말총머리에게 가져다주었을 때다.”

“꿀잠 베개?”

“그렇다. 말총머리가 효과 없다고 집어던진 꿀잠 베개 말이다. 점주는 그걸 제대로 회수하지 않았지.”

천마는 그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는 듯 눈빛이 깊어졌다.

“혹시나 해서, 본좌는 그 버려진 꿀잠 베개를 현장에서 베어보았다. 그랬더니… 정말로 잠이 쏟아지더군.”

낭패스러운 장채원의 표정을 바라보던 천마가 무명을 가리켰다.

“그저 나무토막처럼 생긴 베개가 본좌의 심령에 영향을 끼치다니… 본좌는 크게 놀랐지.”

“그런 일로 새로운 물질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아챘다고?”

“물론 아니다.”

잠시 과거의 기억을 더듬은 천마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노타우로스를 잡으러 가기 전, 무명은 본좌에게 이런 말을 했었지.”

당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김혜원을 구하려던 천마. 그것을 돕기 위해 무명은 이렇게 말했다.

-장채원 님이 비밀스럽게 봉인해 둔 데이터베이스를 동의 없이 열어야 합니다.

“점주가 비밀스럽게 봉인해 둔 지식을 무명은 멋대로 열었다. 그리고 육체능력을 증강시킨다는 감로석이라는 보물을 얻었지.”

순간 장채원의 표정이 미묘해졌다.

‘그걸 잊고 있었네.’

그렇다. 장채원은 두 가지 사실을 잊고 있었다.

천마가 이미 한 번 무명의 지식을 통해 존재하지 않는 신비한 유물을 습득했다는 것.

그리고 천마는 생김새와 달리 무서울 만큼 기억력과 관찰력이 좋다는 것을 말이다.

[죄송합니다, 장채원 님.]

무명이 고개를 숙이자 장채원이 손을 내저었다.

“아냐, 괜찮아. 뭐, 헤파이토스 님의 지식을 네가 알고 있다는 건 비밀도 아닌데. 단지 새로운 물질까지 만들 수 있다는 걸 숨기지 못했을 뿐이야.”

장채원은 자포자기한 표정으로 손을 내저었다.

“그래. 맞아. 나에겐 던전 재료를 조합해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지식이 있어.”

“그렇다면 이번 의뢰도 문제없겠군.”

“하지만 일반 의뢰에는 쓸 수 없어.”

“그게 무슨 말인가. 일반 의뢰엔 쓸 수 없다니.”

천마의 시선을 피한 장채원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건 헤파이토스 님께서 신뢰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최후의 방법으로 사용하라고 주신 비밀스런 지식이야. 아무 때나 함부로 쓸 수 있는 지식이 아니라고.”

“무명을 만들었다는… 그 상계신 말인가?”

“그래.”

그런 사연이 있었단 말인가?

장채원의 이야기를 곱씹는 천마의 눈동자는 쉬임 없이 반짝였다.

‘헤파이토스라.’

잊을 만하면 튀어나오는 이름이다.

듣자 하니, 상계의 신 중에서도 굉장한 힘을 가진 신이라고 한다. 대체 점주와는 무슨 사이길래 그토록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는 것일까?

천마는 솟구치는 의문을 억눌렀다.

장채원과 상계의 신 사이에 무슨 사연이 있다 한들, 자신과는 관계없는 일이다.

오히려 궁금해야 할 것은 따로 있었다.

“그렇다면 그 지식은…….”

무명을 힐긋 바라보던 천마가 붉은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알고 있다는 것이 결코 알려져선 안 될 뿐 아니라, 다른 대지유신들조차 모르는 비밀스런 지식이겠군.”

장채원은 입을 쩍 벌렸다.

천마는 눈치만 빠른 게 아니라, 엄청나게 똑똑할 뿐만 아니라 귀신같은 추리력을 지니고 있었다.

단지 터주신을 범인으로 모는 등, 가끔 헛발질을 하기도 하지만.

“하긴 무림의 두목 자리를 맡으려면, 힘만 가지고는 안 되겠지.”

장채원은 자포자기한 표정으로 두 손을 벌렸다.

“그래, 맞아. 그 지식은 결코 알려져선 안 되는 것들이야. 그리고 내 허락 없인 절대로 꺼낼 수 없어.”

“역시 그렇군.”

“알았으면 이제 왜 그 지식을 쓰면 안 되는지 알겠지?”

천마를 올려다보던 장채원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까도 말했듯이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신뢰를 해결할 때만 쓰라고 주신 거니까. 내가 매장을 잘 운영할 수 있도록.”

“흠.”

인상을 찌푸린 천마가 턱을 쓰다듬을 무렵,

딸랑.

맑은 풍경 소리와 함께 눈부신 미녀가 휠체어를 타고 천천히 매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물결처럼 웨이브진 머리칼이 허리까지 흩어져 내리고, 산호초 색으로 물든 눈동자는 산산이 부서진 보석처럼 빛나고 있다.

햇살 아래 태어난 새로운 생명체를 보는 듯,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가진 미녀를 보자 장채원은 탄성을 질렀다.

“인어…….”

그렇다. 누구라 말하지 않아도, 허리 아래가 비늘로 뒤덮여 있지 않아도 첫눈에 그녀가 인어라는 걸 대번에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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