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0화. 제비의 요계 나들이 (3).
아이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한 방울 비도 내리지 않건만, 심술궂은 마녀의 눈동자처럼 짙은 회색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곳엔 나 말고도 많은 아이들이 잡혀 와 있어. 이곳에 사는 괴물들에게.”
쿵.
순간 제비의 눈에선 분노의 불길이 타올랐다.
인간세계에서 발생되는 아동 실종은 2만여 건. 하지만 99.5 퍼센트의 확률로 다시 아이를 찾는다고 한다.
하지만 나머지 0.5퍼센트의 아이들은 미발견 사례로 남는다.
그렇다면 미발견 사례로 남는 이유가 혹시 요괴들이 잡아가기 때문이었단 말인가?
-용서할 수 없다냥!
제비의 눈에는 불길이 타올랐다.
원래 제비는 어떻게든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도망가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마음이 달라졌다.
-이곳에 있는 요괴들은 살 가치가 없다냥.
“왜 그렇게 울어?”
아이는 송곳니를 드러내며 크르렁 거리는 제비를 보자 두려움이 솟구친 듯했다.
-넌 여기에 있어라냥.
아이를 물어 등에서 내려준 제비는 심호흡을 했다. 그러는 순간,
피잉.
파공음과 함께 시뻘건 빛 하나가 아이의 옆에 떨어졌다. 자세히 보니 땅에 박힌 것은 붉게 물든 화살이었다.
-요괴의 기술이구나냥.
붉게 물든 화살을 바라보던 제비는 이를 깨물었다.
이 허허벌판엔 이런 화살을 피할 곳이 없다. 요괴들은 일부러 제비를 이곳으로 몰아넣고 한꺼번에 공세를 펼친 것이다.
-해보자냥.
꾸드득.
제비는 바닥에 서 있는 아이를 향해 입을 쩌억 벌렸다.
그러자 찬란하게 반짝이는 금속이 아이의 몸을 향해 달라붙기 시작했다.
“이, 이게 뭐야?”
꾸드득. 우드드득.
쏟아진 금속은 둥그런 알 형태가 되어 아이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거기에 있어라냥.
제비는 지친 얼굴로 아이를 감싼 금속 알을 바라보았다.
그 사이 사자처럼 우람한 체구를 유지했던 제비의 몸이 강아지 정도 크기로 작아졌다.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혈액 속에 흡수되어 있는 금속들을 절반 이상 쏟아낸 탓이다.
푸르르릇!
그 사이, 파공음 소리와 함께 하늘이 점차 붉게 물들었다.
제비가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새 하늘은 요괴들이 쏘아낸 붉은 화살들로 가득 차 있었다.
퓨퓨퓨퓨퓨! 촤라라라락!
셀 수 없이 많은 화살들이 야적장의 땅으로 꽂히기 시작했다.
제비는 번개 같은 몸놀림으로 화살을 피해내거나 때론 몸으로 받아냈다.
팅팅!
원래대로라면 간지러울 수준의 화살이었다.
하지만 아이를 지킬 수 있는 커다란 알을 만들기 위해 혈액 내 금속을 쏟아낸 탓인지, 제비는 화살에 맞을 때마다 기분 나쁜 통증이 느껴졌다.
-와라냥!
비록 몸은 작아졌지만, 제비의 몸에서 쏟아지는 살기는 더욱 짙어졌다.
팅팅팅팅!
더 이상 화살을 막을 수 없을 만큼 빽빽이 쏟아지자 송곳니를 드러낸 제비는 화살이 쏟아지는 곳으로 빠르게 달려갔다.
<어리석은 신수로구나!>
그때 지축을 울리는 음성과 함께 거대한 거인이 제비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붉게 물든 화살로 촘촘히 만들어진 거인은 키만 해도 60미터는 넘는 것 같았다. 제비는 하늘을 찌를 듯한 화살 거인을 보며 이를 드러냈다.
-촉괴(鏃怪)였다냥!
뾰족한 화살들로 이루어진 거인을 보자, 제비는 이 도시의 요괴들의 정체를 깨달았다.
인간이 잠들 무렵 몰래 머리를 뚫고 그 안에 있는 사악함을 먹고 산다고 알려진 요괴, 촉괴였던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었던 거다냥.
인간의 사악함만 흡수한 촉괴들은 평소의 모습도 인간의 형태를 따라 하고 있었던 것이다.
<흐흐흐! 이 척박한 곳에 신수가 방문해 주니, 몸 둘 바를 모르겠구만!>
도시의 촉괴들을 모두 합쳐놓은 거인의 목소리는 남성과 여성의 목소리가 뒤섞여 있었다.
바로 아이를 납치했던 중년 부부의 목소리가 합쳐진 형태였다.
-네놈들을 모두 소멸시켜 버리겠다냥!
하얀빛을 몸에 두른 제비가 거인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땅에서 치는 번개처럼 용맹한 모습이다. 하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는 거인은 끌끌 웃었다.
<아무리 신수라고 해도, 우리 요계에 들어온 이상 소용없다!>
거인이 팔을 내밀자 수천, 수만 개의 붉은 화살이 제비의 몸으로 쏟아졌다.
티리리리리링!
제비는 이를 악문 채 화살을 뚫고 앞으로 쏘아나갔다.
거인의 가슴 부근에 보이는 붉은 빛. 그것이 바로 수천 마리의 촉괴를 하나의 형태로 만든 요석(妖石)이 분명했다.
저 요석만 파괴한다면, 인간 형태로 돌아간 촉괴들을 하나씩 찢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간다냥!
모든 화살을 뚫어버린 제비가 풀쩍 뛰어올라 거인의 가슴팍에 있는 요석을 노렸다. 그 순간,
<흐흐흐!>
낮은 웃음소리와 함께 요석이 있는 부분이 열렸다.
그곳에는 깡마른 아이들이 붉은 화살로 만든 감옥에 갇혀 있었다.
-카앙!
한줄기 번개가 되어 요석을 부수려 했던 제비는 어쩔 수 없이 몸을 빙글 돌려, 거인의 팔을 잘라냈다.
쿠웅. 촤르르륵!
커다란 팔이 땅에 떨어지자마자 다시 붉은 화살이 되어 거인의 팔에 달라붙기 시작했다.
<요석을 부수지 않는 이상, 공격은 소용없다.>
어쩔 줄 몰라 하는 제비를 보자, 중년 남녀의 음성이 뒤섞인 간악한 목소리가 하늘을 울렸다.
<마음이 약한 신수로구나. 흐흐흐!>
-비겁하다냥!
<흐흐흐흐! 왜 진작 잡아놓은 아이들의 목숨으로 널 협박하지 않았는지 아느냐.>
촉괴거인은 제비와 둥그런 알을 번갈아 바라보며 혀를 할짝거렸다.
<우리들은 인간의 사악함만 먹는다고 알려져 있지. 하지만 실제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기력함과 절망이다. 무슨 짓을 해도 도망갈 수 없는 구렁텅이에 빠졌다는 절망감이… 가장 맛있는 양념이거든.>
-감히 인간 아이들을 납치하다니! 요괴가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면… 어떻게 되는 줄 모르는 거냥!
<우리는 아이들을 납치하지 않았다. 해를 끼치지도 않았지.>
촉괴거인은 빙글빙글 웃으며 말했다.
<그저 아이들이 모이는 곳에 공간의 균열을 열어놓았을 뿐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이곳에 온 것뿐이고, 우리는 들어온 아이들에게 그저 일만 시켰을 뿐이다.>
-헛소리하지 마라냥!
<너는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요계에 멋대로 들어온 인간은, 어떻게 하든 그것은 일족의 재량이다. 그것은 대지유신들도 인정한 법칙이다.>
-웃기지 마라냥!
이를 드러낸 제비는 전신의 힘을 하나로 모았다.
웅웅웅.
낮은 떨림과 함께 전신을 하얀빛으로 감싼 제비는 온 힘을 다해 땅을 박찼다.
번쩍!
섬광과 같은 빛이 하늘을 가르더니, 어느새 촉괴거인의 가슴 부근에 있던 아이들의 감옥이 부서졌다.
파직. 투르르륵.
부서진 감옥을 내려다보던 촉괴거인이 입을 꾹 다물었다.
만약 제비가 마음만 먹었다면, 아이들을 지키려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요석을 부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아이들을 풀어줘라냥. 그러면 조용히 떠나겠다냥.
말없이 제비를 바라보던 촉괴거인은 부서진 감옥에 손을 넣었다.
그리고 아이들을 손바닥에 태우더니 제비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팔을 뻗었다.
<흐흐흐… 히히히히히! 하하하하!>
갑자기 웃음을 터뜨린 촉괴거인은 갑자기 반대편 팔을 뻗어 화살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해봐! 죽여봐! 그리고 아이들을 구해봐라!>
촤라라라락!
수천 개의 붉은 화살이 제비의 몸으로 쏟아졌다.
<네놈이 반격을 한다면, 아니,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손바닥에 올려놓은 아이를 눌러 죽이겠다!>
티리리리링!
쏟아지는 화살을 온몸으로 막고 있는 제비가 몸을 웅크렸다.
촉괴가 변신한 화살은 인간의 두개골을 두부처럼 뚫을 만큼 예리하다.
거기다 한 부분에 집중적으로 화살을 쏟아내니, 강철같은 제비의 피부가 뚫리고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꾸우우!
제비는 낮은 신음을 내뱉으며 몸을 웅크렸다.
눈처럼 하얀 털이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촉괴는 만족스런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하하! 요놈! 드디어 잡았구나!>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진 제비를 내려다보던 촉괴거인은 군침을 흘렸다.
<불가사리인 너를 잡아먹는다면 우리 촉괴도 강철같은 몸을 가진 상급요괴가 되겠지!>
날카로운 화살로 변할 수 있는 촉괴의 약점은 바로 무른 몸뚱이였다.
요석을 통해 거인의 형태로 변하지 않았다면 촉괴들은 수만 마리가 있다고 한들, 제비의 공격에 몸뚱이가 찢겼을 것이다.
<앞으로는 귀찮게 하나의 형태로 변신할 일은 없을 테고 말이다.>
웃음을 터뜨린 촉괴거인이 쓰러진 제비를 향해 손을 뻗을 무렵,
“본좌가 먼저 찾았다!”
천둥 같은 고함과 함께 하늘에서 시꺼먼 그림자가 툭 떨어졌다.
검은색 괘자를 휘날리며 우뚝 서 있는 거구의 사나이가 제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천마였다.
[이건 반칙입니다!]
또랑또랑한 기계음과 함께 뒤를 이어 청바지에 재킷을 걸친 여인이 땅에 툭 떨어졌다.
바로 장채원과 그녀의 어깨에 올라탄 무명이었다.
[장채원 님이 요계의 입구를 억지로 여는 동안, 냉큼 쏙 들어와서 추월하는 법이 어딨습니까?]무명이 팔을 들고 항의하는데, 쓰러진 제비를 발견한 장채원이 크게 소리쳤다.
“제비야!”
후다닥 달려가 제비를 안아 들었다.
-뀨!(주인!)
“대체 뭐야? 이 꼴은?”
-뀨우. 뀩규뀨뀨.(아, 일부러 기절한 척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들이닥치면 내가 뭐가 되냥.)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제비의 말에 장채원이 눈을 깜빡일 무렵,
“우리가 늦었지 말입니다!”
그때 하늘에서 휘리릭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그림자가 천마와 장채원 앞으로 떨어졌다.
용병처럼 전술 바지와 전술 재킷을 걸쳐 입은 고은진과 작업복을 입은 김찬원이었다.
“아니, 장 사장과 천 씨는 뭐 그리 걸음이 빠르디야? 풍령일족인 내가 쫓아가기가 버겁구먼.”
<…….>
촉괴거인은 갑자기 쏟아져 나와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천마 일행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대체 이놈들은 뭐길래 닫혀 있는 우리 요계로 들어온 거지?
당황한 촉괴거인이 멍하니 서 있을 무렵, 김찬원이 촉괴거인을 뒤늦게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오매, 저게 뭐여? 촉괴들이잖여?”
“촉괴가 뭡니까?”
“머여, 모르는 겨?”
“제가… 외국에서 오래 있어서 다른 일족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 말입니다.”
“일족은 개뿔.”
고은진이 눈을 깜빡이자 김찬원이 코를 찌푸렸다.
“왜 있잖여, 인간들의 나쁜 마음을 먹고 자라는 기생충 같은 놈들.”
“아! 사람의 악몽을 잡아먹는 맥(獏) 요괴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요괴는 무슨? 그냥 인간들의 사념(邪念)이 낳은 포악스러운 존재일 뿐이지.”
그때 장채원은 야적장 한가운데 둥그러니 놓여 있는 커다란 알을 가리켰다.
“제비야.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저 알은 또 뭐고?”
-뀨우 뀨우….(아, 그게 말이다냥…….)
제비는 설명이 귀찮은지, 몸에서 하얀빛을 쏟아내었다.
그러자 지금까지 제비가 겪었던 모든 일이 단숨에 천마 일행의 머릿속에 파고들었다.
신력을 가진 제비가, 천마에게 이 세계 지식을 처음 가르쳐 주었던 이면귀처럼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머릿속에 전해준 것이다.
“…….”
제비의 생각을 모두 전해 받은 천마 일행은 말없이 촉괴거인을 올려다보았다.
천마의 눈에는 지옥과도 같은 혈염광휘가, 장채원의 눈에는 푸른 불꽃이, 김찬원과 고은진은 전에 없던 요력이 들끓고 있었다.
심지어 장채원의 어깨에 매달려 있던 무명의 눈에서도 불꽃 같은 빛이 흘러나왔다.
<…….>
이 시선을 받고 있던 촉괴거인은 말없이 침을 삼켰다.
그리 크진 않지만 자신만의 요계를 지배하고 있는 촉괴들. 그들은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자들의 힘 정도는 가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늙고 젊은 상급요괴는 둘째치고, 저 시뻘건 눈동자를 가진 사내와 푸른 눈동자를 가진 여성…….
이 둘은 그들이 태고적부터 지금까지 신수를 잡아먹었다고 해도 이길 수 없는 막강한 힘을 품고 있었다.
상계의 신인가?
거구의 사내의 옷에선 정면으로 바라볼 수 없을 만큼 신령스런 기운이 퍼져나갔다.
심지어 상계의 신들에게서나 보이는 정순하고도 요묘한 기운이다.
주섬주섬.
촉괴거인은 매우 조심스런 동작으로 손안에 쥐고 있던 아이들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그리고 가슴 부근에 반짝이는 요석을 깨뜨렸다.
파아아아악!
순간 붉은 화살로 이루어진 촉괴의 몸이 돌가루처럼 부서졌다.
이 세계를 이루고 있던 수천, 수만 명의 촉괴들이 단번에 까만 가루가 되어 사라진 것이다.
-뀨우!(왜 편히 죽게 놔뒀냐냥!)
제비가 분노한 표정으로 흩날리는 가루를 바라보자 장채원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촉괴들은 사념체와 같은 존재니까.”
-뀨?
“어차피 인간의 사악한 마음이 없어지지 않는 한… 또다시 생겨날 거야.”
그렇다.
인간의 사악함 속에서 태어나는 촉괴들.
모든 인간들이 착한 마음을 먹고 살아가지 않는 이상, 이 존재들은 또다시 요계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 * *
촉괴의 영역 속에 갇혀 있던 아이들은 무사히 부모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 숫자는 모두 서른여섯 명. 올 한해 미발견된 실종 아이들의 숫자와 일치했다.
장채원의 내당 앞 정원.
-챱챱챱챱.
제비는 만마소궁 앞에 쌓여 있는 질 좋은 쇳덩이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그리고 대청마루 위엔 다과상이 놓여 있었고, 장채원과 말쑥한 청년이 차를 마시고 있었다.
바로 동원이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제비를 바라보던 동원이 머리를 긁적였다.
“다 제가 불민한 탓입니다. 최근에 공간의 균열이 생겼다는 보고를 보긴 했는데… 제가 관리하는 곳에 촉괴들이 진을 치고 사는 줄은 몰랐습니다.”
장채원은 대답 대신 찻잔을 들어 차를 마셨다.
그녀의 시선은 동원이 아닌 쇳덩이를 먹고 있는 제비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저 불가사리는 어디서 찾으신 건가요?”
“터주신 님이 운영하는 만물상에서. 그곳에서 쇠를 먹고 있더라고.”
“계속… 기르실 겁니까?”
동원은 흐뭇한 표정으로 제비를 바라보고 있는 장채원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불가사리는 상계의 신님들이나 기르는 신수잖아요. 괜히 신계에서 누님에게 태클을 걸까 봐 걱정됩니다.”
“신경 끄라고 해.”
“아시다시피 저 아이가 워낙 드세고 힘이 세잖습니까. 성체가 되면 대지유신 님들하고도 실랑이를 하는 녀석입니다. 괜히 문제가 생기면…….”
“걱정하지 마.”
장채원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더 드세고 무식한 녀석도 기르고 있으니까.”
“아.”
그 말뜻을 깨달은 동원은 입을 꾹 다물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송곳니를 드러내며 폭주하고 있는 천마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