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1화. 왕따와 플랜테리어 (1)
식물원 던전.
다양한 식물들로 채워진 이 던전은, 몬스터가 전혀 출몰하지 않는 등급 외 던전이다.
이곳에 서식하는 식물들은 자동차만큼이나 컸고, 모양이 아름다웠다.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것들이 거의 없었다.
때문에 협회에선 식물원 던전의 내부를 깔끔히 관리하여 일반인들에게 공개했다.
던전 관광상품이나 초중고 혹은 각성자 학교의 단골 소풍 장소로도 애용되던 식물원 던전.
하지만 얼마 전, 각성자 학교 소풍을 왔던 초등학생들 앞에 히든몬스터가 등장하였고, 협회에선 논의 끝에 던전을 폐쇄했다.
초등학생 3명이 목숨을 잃을 뻔했고, 무엇보다 한번 몬스터가 출현한 곳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유물이나 몬스터도 없으며, 식물들만이 무성하게 피어 있는 식물원 던전.
이제 이곳은 아무도 찾지 않는 폐던전이 되어버렸다.
“흠.”
던전 내부를 살펴보던 천마는 침음을 했다.
과거 협회가 관리했었던 식물원 던전의 내부는 매우 깔끔했고, 다양한 식물들이 보기 좋게 자라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은 거대한 식물들이 뒤엉켜 있는 탓에 정글을 방불케 하였다.
“뭘 뽑아오면 된다는 거냐.”
천마의 질문에 무명이 땅속에 박혀 있는 식물 하나를 가리켰다.
[먼저 이 붉은 가시넝쿨입니다.]
겉모양은 산이나 들에서 흔히 자라는 넝쿨과 다를 바가 없다.
다만 던전에 서식하는 식물답게 크기가 어마어마했다. 이파리는 우산만 했고, 붉게 물들어 있는 줄기는 성인의 팔뚝처럼 굵었고 가시도 촘촘히 박혀 있었다.
[가시를 조심하세요.]
천마는 군말 없이 넝쿨의 뿌리를 잡았다.
으드드득.
줄기를 잡고 당기는 천마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마치 수백 년 묵은 고목처럼 뿌리가 땅속에 단단히 박혀 있었다.
“후읍.”
천마가 제대로 힘을 쓰자 박혀 있던 거대한 뿌리가 통째로 모습을 드러냈다.
챠라라라랑.
그런데 뿌리가 뽑혀 나가자 빛과 함께 뿌리 부근에 반짝이는 무언가가 붙어 있었다.
자세히 보니 꽃 모양을 하고 있는 보석이었다.
“음?”
천마는 뿌리에 달라붙어 있는 보석 하나를 집어 들었다.
보석을 정교하게 깎아 만든 꽃이었다. 꽃 정중앙에 있는 암술머리 부분은 마치 사람의 입 같은 것이 만들어져 있었다.
“이건 또 뭐냐.”
천마의 물음에 유심히 꽃을 바라보던 무명이 눈 센서를 번뜩였다.
[이건 던전에 서식하는 식물이 아니라, 히든 아이템입니다.]
“히든 아이템?”
[그렇습니다. 히든몬스터처럼, 평소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유물이나 던전 재료들의 총칭입니다. 한마디로 평소엔 볼 수 없는 보물 같은 거라고나 할까요?]
천마는 손에 쥐고 있는 보석을 유심히 살폈다.
루비처럼 붉게 물들어 있는 꽃 모양의 보석은,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묘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효능은?”
[그게… 사실은 협회의 자료가 아니라, 헤파이토스 님께서 주신 자료에 입력되어 있는 거라서요. 말리셔스라 이름 붙여진 이 보석은 ‘인간의 심성을 변화시킬 수 있으니 발견 즉시 폐기할 것.’이라는 설명만 적혀 있습니다.]
순간 천마의 눈빛에 호기심이 감돌았다.
“인간의 심성을 변화시킨다…라.”
천마는 손에 들고 있는 보석, 말리셔스의 냄새를 킁킁 맡아보았다.
강호 경험이 풍부한 천마는 결코 먹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잠시 고민하던 그는 우리옷의 안주머니에 쓱 집어넣었다.
[가져가실 겁니까?]
무명의 물음에 천마가 송곳니를 드러내며 미소 지었다.
“그렇다.”
[천마 님께선 심성을 변화시키고 싶으신 겁니까?]
무명은 놀랬다.
지금까지 말은 하지 않았지만, 천마도 본인의 저 삭막하고 괴팍한 성격을 고치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니.
“재밌잖나.”
[네?]
“이 작은 돌이 어떻게 본좌의 심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니 말이다.”
말리셔스를 내려다보던 천마가 미소 지었다.
“기대해 보지.”
송곳니를 드러내며 웃고 있는 천마를 보자 무명은 깨달을 수 있었다.
말리셔스가 아니라 말리셔스 할아버지라 할지라도 천마의 심성은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을.
* * *
며칠 후.
시내 단독주택 단지, 어느 인테리어 현장.
“플랜트 인테리어라.”
방 안 커튼 박스 쪽에 U자 모양의 커튼봉을 달고 있던 천마는 문득 아름다운 식물로 꾸며진 방 내부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플랜트 인테리어.
식물을 이용해 공기를 정화하고 심리적인 안정을 얻을 뿐만 아니라, 내부를 아름답게 장식하는 인테리어 기법의 하나다.
과거 식물을 곳곳에 매달거나 배치하는 방식이 아닌, 다양한 던전 식물을 이용해 만든 가구와 소품으로 훨씬 더 자연스럽고 유려하게 집을 꾸밀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던전 식물들로 꾸며진 방 내부를 바라보는 천마의 곁으로, 장채원이 다가왔다.
“어때, 신기하지?”
그녀는 자랑스러운 얼굴로 씩 웃었다.
“내가 고심해서 꾸미고 배치한 거라고.”
“굳이 실내를 이렇게 꾸밀 필요가 있나.”
“이렇게 던전 식물을 사용하면 야외에 온 느낌이 들잖아.”
“풀떼기를 보고 싶음 밖으로 나가면 될 텐데.”
천마의 삭막한 말에 장채원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거야 그렇지만, 공기도 좋아지고 무엇보다 마음이 평안해지거든.”
“마음?”
“그래. 수험생인 아드님이 쓰는 방인데, 분위기를 밝고 안정감 있게 꾸미고 싶다고 요청하셔서 말야.”
“음.”
고개를 끄덕인 천마는 거실을 힐끔 바라보았다.
그곳엔 이 집의 자제로 보이는 아이가 있다. 단정한 용모지만 눈빛은 어딘가 모르게 흐릿하고 지쳐 보였다.천마는 대번에 저 아이가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큰 고통을 받고 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부모는 그 점을 알아채지 못한 채, 방을 새로 꾸며주는 엉뚱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방을 꾸며주면 아이의 마음이 진정될 거라 생각하나.”
“응?”
“물론 돈만큼 좋은 게 없긴 하지. 하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지금처럼.”
사랑과 관심.
그것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자식은 부모에게 사랑과 관심을 원하지만, 정작 부모는 자식이 원하는 것을 외면하고 있었다.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장채원이 천마를 보며 눈썹을 찌푸릴 무렵, 띠리링 소리와 함께 그녀의 휴대폰에서 벨소리가 울렸다.
“여보세요? 아, 사장님. 네네, 잠깐 시공을 와 있는데요.”
귀를 막고 휴대폰을 받은 장채원이 거실 쪽으로 돌아섰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천마는 이내 바닥에 놓여진 커다란 커튼을 커튼봉에 끼워놓았다.
“이것 좀 드시면서 하세요.”
그때 거실에 있던 아이가 천마에게 다가와 고개를 숙인 채 쟁반을 내밀었다.
그곳엔 홍삼 주스와 구봉산 맛과가 놓여 있었다.
“흠.”
천마는 쟁반을 두고 다시 거실로 나가는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힘없이 걸어가는 소년의 뒷모습은 소멸 직전의 언데드처럼 느릿했고 힘이 없었다.
한참 동안 그 모습을 바라보던 천마는 턱을 쓰다듬었다.
“뭐, 본좌에겐 아무짝에도 효과가 없으니…….”
주머니를 뒤적거린 천마는 방 베란다 창에 올려진 화분에 붉은 보석을 올려 두었다.
바로 던전에서 얻은 히든 아이템이었다.
“뭐, 쓸모가 있길 바라지.”
* * *
따돌림의 이유는 뭘까?
모 일간지의 조사에 따르면, 따돌림을 당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만만해 보여서’였다.
놀랍게도 그 이유는 정확한 것 같다.
소유안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다.
이유는 단지 하나. 남과 시선을 잘 마주치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소유안은 일진 무리에게 나약하고 만만한 아이라고 찍혀 버렸다.
문제는 한번 괴롭힘이 시작되니 갈수록 괴롭힘의 강도가 높아진다는 점이었다.
처음에는 못마땅한 눈으로 바라보던 아이들 역시 소유안을 노골적으로 괴롭히기 시작했다.
일진들과 아이들이 합세해서 괴롭히자 자연히 왕따가 되었다.
때때로 도와주려는 무리도 있었으나, 이내 소유안의 어두운 성격을 보고 포기하였다.
-억울해!
소유안은 괴로웠다.
그저 남들보다 조용한 성격을 가졌다고. 그저 소심한 성격을 가졌다고 따돌림을 당해야 하는 걸까?
고민하던 소유안은 부모님에게 이 사실을 말할까 여러 번 고민했다. 하지만 결국 하지 못했다.
부모님은 언제나 바쁘시니까.
기업의 임원이신 아버지는 밥 먹듯이 야근을 하시고, 회계사인 어머니도 바쁘긴 마찬가지였다.
힘들다고 말해봤자 또 돈으로 해결할 것이다.
집에 있으면 답답하다는 말 한마디에, 큰돈을 들여 방 인테리어를 다시 해주시는 지금처럼.
“다녀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소유안이 습관적으로 인사를 했다.
원래부터 집이 이렇게 썰렁한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도 부장이란 직함을 달 때까진 그래도 일찍 퇴근하셨고, 사무실을 차렸던 어머니도 그렇게 바쁘지 않았다.
하지만 직함이 높아질수록, 그리고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을수록 바빠졌다.
소유안 역시 그걸 알 만한 나이였으나, 머리로만 이해할 뿐 몸으로 받아들이긴 어려웠다.
촤악.
방 안에 들어간 소유안은 가장 먼저 암막 커튼으로 창부터 가렸다.
플랜트 인테리어인지 뭔지를 한 탓에 방은 더없이 깔끔하게 꾸며져 있었고 상쾌한 공기가 흘렀다.
하지만 잘 꾸며진 방은 오히려 마음을 더 초라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방조차도 이렇게 환하고 아름다운데, 넌 대체 그 꼴이 뭐냐고. 왜 그러고 사냐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아.”
책상에 엎드리자 마음이 편했다.
어느샌가 방과 후에 가는 학원도 밥 먹듯이 빠지고 집으로 그냥 돌아왔다. 왜냐하면 학원에 가도 일진 무리들이 있으니까.
일진이라고 해서 공부 못하는 말썽꾸러기들이 아니다. 오히려 똑똑하고 학교에서도 인정받는 아이들이었다.
반짝반짝.
그때 책상에 턱을 괸 채 앉아 있던 소유안은 암막 커튼 뒤로 무언가 빛이 반짝이는 것을 느꼈다.
“뭐지?”
쨍쨍한 햇빛도 완벽히 차단시키는 암막 커튼 뒤로 빛이 보이다니?
소유안은 눈을 찌푸리며 커튼을 걷었다.
“이게 뭐야?”
창밖에 놓인 화분들 사이로 빨간 빛이 나는 꽃 한 송이가 피어 있었다.
“언제 이런 게 있었지? 며칠 만에 자란 건가?”
꽃잎에선 홀릴 듯한 붉은빛이 반짝였고, 꽃 정중앙엔 암술머리 대신 붉은 립스틱을 칠한 듯한 입술이 달려 있었다.
그것은 바로 천마가 갖다준 식물원 던전의 히든 아이템, 말리셔스였다.
<안녕?>
소유안의 시선을 느낀 말리셔스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은 장난스러운, 마치 어린아이와 같은 목소리다.
<니가 내 주인이니?>
말리셔스를 바라보는 소유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이름은?>
“소유안.”
<그렇구나. 내 이름은 말리셔스야.>
“말리셔스? 특이한 이름이네.”
<그래?>
입술을 연신 움직이던 말리셔스가 꽃잎을 흔들며 말했다.
<그나저나 신기하다. 내가 말을 걸면 사람들은 보통 놀라는데.>
“그래? 하긴 그렇겠다. 입이 달린 꽃이 사람 말을 하면.”
덤덤히 대답하는 소유안의 표정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너무나 정신이 피폐해진 나머지, 자신이 꽃과 말을 하는 환상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근데 기분이 왜 그래? 안 좋은 일 있어?>
“기분? 그런 게 보이니?”
말리셔스는 입만 달려 있지만 소유안의 모습을 빤히 바라보는 듯했다.
<보이진 않아.>
“근데 어떻게 알아?”
<우울하고 괴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선 특유의 냄새가 나니까.>
순간 소유안의 얼굴이 굳었다.
혹시 내 몸에서 그런 냄새가 나기 때문에 사람들이 싫어하는 걸까? 나, 그래서 왕따를 당하는 걸까?
“그 냄새를 없앨 순 없어?”
소유안의 물음에 말리셔스의 입술이 미소를 그렸다.
<왜?>
“아, 나는…….”
만약 말리셔스가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었더라면, 소유안은 마음속의 말을 꺼내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말리셔는 꽃의 형태를 한 데다가 눈이 없었다.
그 때문에 타인의 시선을 마주치기 힘들어하는 소유안도 쉽사리 말을 꺼낼 수 있었다.
“사실 따돌림을 당하고 있거든.”
<왕따였어?>
놀랍게도 말리셔스는 ‘왕따’라는 단어를 알고 있었다.
“으, 으응.”
울적한 표정을 지은 소유안은 말리셔스에게 따돌림을 당한 것들을 이야기했다.
조용한 성격 때문에 따돌림이 시작되었고, 지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는 것까지.
<음.>
곰곰이 듣던 말리셔스가 웃으며 말했다.
<별거 아니네. 괜찮아.>
“별거 아니라고?”
소유안은 실망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환상 속에서도, 꽃잎마저도 그런 무책임한 말을 하다니.
하지만 뒤이은 말리셔스의 대답에 소유안의 표정이 밝아졌다.
<내가 해결해 줄게.>
“어떻게?”
<내일 아침쯤이면, 나 털을 만들 수 있거든.>
“털?”
<그래. 그러니까 아침에 날 몸에 지니고 학교에 가면 돼.>
이상한 해결책에 소유안의 눈이 여러 번 깜빡였다.
“널 데리고 학교에 가면… 된다고?”
<응. 그러면 모두 해결이 될 거야.>
황당한 대답이다.
소유안은 픽 웃었다.
이 모든 건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환상이다. 너무나 괴로운 나머지 꽃과 대화하는 환상을 보는 것이 확실하다.
그럼에도 정말 이 꽃은 내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좋아.”
빙긋 웃은 소유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렇게 할게.”
* * *
서류를 작성하던 고은진이 눈살을 찌푸렸다.
무명이 작성한 서류에는 분명 ‘말리셔스’라는 던전 재료가 기입되었는데, 실제 입고된 것은 없었다.
“사장님. 재료 하나가 비어 있지 말입니다.”
“어? 뭐가요?”
견적서를 뽑고 있던 장채원은 고은진이 내민 서류를 받아들었다.
열심히 서류를 살펴보던 장채원이 입을 벌렸다.
“말리셔스?”
“이게 뭡니까? 처음 들어보는 건데.”
“아, 이건 그러니까…….”
장채원은 곤란한 듯 머리를 긁적거렸다.
“히든 아이템이에요. 아직 협회 쪽에선 찾아낸 적 없는.”
“히든 아이템이요?”
던전에 자주 나가는 고은진조차 실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다.
“던전을 구석구석 뒤지는 트레저헌터나 찾아낸다는 히든 아이템을 근육몬이 찾았단 말임까?”
“그런가 보네요.”
장채원은 곤란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거렸다.
“인간의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아이템을 뭣 하러 캤대?”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든단 말임까? 그런 던전 재료는 흔하디 흔하지 말입니다.”
“음, 이건 좀 다른 건데.”
턱을 쓰다듬던 장채원은 매장 내부를 둘러보았다.
“천마랑 무명은 또 던전으로 간 거예요?”
“그렇습니다. 오늘도 식물원 던전에 나가서… ‘풍덩나무열매’를 캐고 있지 말입니다.”
띠리리링.
그때 장채원의 휴대폰에서 벨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 사장님. 죄송해요! 깜빡했네요. 네, 지금 빨리 보러 가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장채원은 황급히 수첩과 핸드백을 챙겼다.
“천마 돌아오면 그 히든 아이템은 나한테 가져오라고 해요. 괜히 엉뚱한 데 뒀다가 일 벌이지 말고.”
“알겠슴다.”
고은진의 대답과 동시에 장채원은 매장 밖으로 달려 나갔다.
“엉뚱한 데 뒀다가 일 벌이지 말라고…….”
다시 서류를 정리하던 고은진은 문득, 장채원의 말을 곱씹었다.
“위험한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