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9화. 편의점 소녀, 진로를 고민하다 (2)
“전기방출 스킬은 길드나 팀에 들어가기 좋지만, 취업도 잘 되는 편이야.”
“네?”
“위험할까 봐 부모님께서 반대하는 거 아냐? 그래서 고민이 되는 거고.”
신채영은 놀랍게도 대번에 김혜원의 고민을 바로 파악하고 있었다.
“전기를 다룰 수 있으니, 감전사고 같은 건 일어나지 않잖아. 꼭 각성자로 살지 않아도 한전이라든가, 아니면 자격증을 따서 전기 관련 회사로 취업을 해보는 것도 좋고.”
현실적이면서도 김혜원의 고민을 어느 정도 아우르는 대답이었다.
전기 스킬을 가진 각성자라는 장점을 십분 살리면서도, 던전에서 몬스터를 상대하지 않아도 되니까.
“한번 생각해 볼게요.”
하지만 김혜원은 내심 상담 내용이 불만족스러웠다.
5급 각성자가 고작 전기 관련 일을 한다? 왠지 우스꽝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음. 나는 순응인으로 사는 게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세 번째 상담은 유은호였다.
금발로 염색한 머리에 어딘가 모르게 자유분방한 느낌이 있어, 협회 소속이라기보다 연예인 지망생처럼 보인다.
“협회 소속이든 일반 길드 소속이든 각성자들은 대부분 나사가 빠져 있거든. 가까이해서 좋을 만한 사람이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어.”
“본인도 포함해서인가요?”
“아니, 어떻게 알았지? 으하하하!”
‘전혀 도움이 안 되잖아.’
유은호가 있는 방에서 나온 김혜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협회 소속 각성자라고 하면, 자긍심이 강한 엘리트 요원을 떠올렸건만. 이 집에 있는 각성자들은 한결같이 느슨하게 풀어져 있었다.
‘말만 협회 소속이지, 별로 등급은 높지 않은 것 같아.’
김혜원은 차갑게 미소 지었다.
‘어차피 난 엘리트 코스를 밟아야 할 사람이니까, 저 사람들과는 다르지.’
사실 그녀는 조금 오만스러워진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첫 각성에서 5급.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까.
“…안정화된 세이프던전이라고 해도, 돌발적인 변수가 있어요. 바로 히든몬스터죠. 언제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 모르는 고위험 몬스터가 존재한다는 걸 잊어버리면, 설령 F급 던전이라고 해도 위험에 빠질 수 있죠.”
버섯머리를 한 젊은 여성, 초홍이 상담을 해주었을 땐 결국 김혜원은 오만함과 자신감이 터져 버렸다.
“이제 됐어요.”
“네?”
“상담해 주신 건 고마운데, 참고가 안 되는 것 같아요. 솔직히 제 입장에선… 전부 다요.”
“아, 그래요?”
초홍은 눈을 깜빡이더니 빙그레 미소 지었다.
“미안해요. 저도 팀원들도, 모두 말주변이 있는 편은 아니라서.”
팀원? 그럼 이 젊은 여성이 팀장인가?
잠시 눈을 깜빡이던 김혜원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팀원이 고작 세 명이면 어디 협회의 작은 부서를 맡고 있겠지.’
팀장이라 봤자, 어느 소소한 사무직 부서나 맡고 있을 게 분명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김혜원은 자신감 있는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해요. 이만 가볼게요.”
그날 밤.
김혜원은 무언가를 결심한 표정으로 노트북의 전원을 눌렀다.
익숙한 손동작으로 테오브로마에 접속한 그녀는 일전에 보았던 영상을 클릭했다.
-팀 S클래스에서 팀원을 모집합니다!
화려한 이펙트 효과와 함께 긴 머리의 청년이 단분자 커터를 들고 자세를 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엔 김혜원이 남긴 댓글이 있었는데, 비밀댓글로 S클래스의 팀장 박원진의 연락처가 남겨져 있었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팀 S클래스.
팀원 모두가 5급 이상, 20대의 각성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또한 겸업 각성자 혹은 취미로 활동하는 동아리 형식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활동할 수 있다고 한다.
“학교에선 동아리 같은 팀엔 들어가지 말라고 하던데.”
각성자 학교에선 정식으로 등록된 길드나 팀이 아니면 결코 들어가지 말라고 가르치고 있었다.
“구경이나 해보자. 어차피 손해 볼 것 없잖아.”
각성자 학교로 전학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김혜원은 던전에 대해 무지한 편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엘리트 각성자 교육을 받아왔던 학생들을 따라잡기 위해선, 그리고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선 던전에 한 번쯤 들어가 보고 싶었다.
“좋아.”
비밀댓글을 바라보던 김혜원이 결국 전화기를 들었다.
세이프던전 경계지역. D급 던전 ‘더미’.
가변던전 지역과 얼마 떨어지지 않는 이 지하 던전은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 곳이다.
왜냐하면 내부에 있는 몬스터라곤 위험도 300에 까만색 짚단 인형처럼 생긴 더미밖에 없었고, 던전 재료나 유물이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사기꾼?’
평상복을 입은 김혜원은 던전 입구에 서 있는 S클래스 팀원들을 바라보며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분명 화면 속에선 잘생기고 훤칠한 남성이 팀원을 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나온 S클래스 팀장 박원진은 살집이 많고 키도 작은 편이었다. 팀원들도 다 비슷비슷하게 생겼다.
‘게다가 범법자…….’
거기다 이들은 정식으로 던전 입구를 통해 들어온 것이 아니라, 실드경계지역을 통해 넘어 던전으로 들어온 것이다.
-정식으로 들어가면 입장 비용이 만만치 않잖아? 유물을 얻어도 세금이 30퍼센트 넘게 붙고.
그것이 박원진의 변명이었다.
김혜원은 엉겁결에 그들과 함께 던전 지역으로 들어왔지만, 팀에 합류할 생각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왜 학교에서 정식 등록된 팀이 아니면 기피하라는지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각성자들은 대부분 나사가 빠져 있거든!
문득 일전에 상담했던 금발머리 각성자의 말이 떠오른다.
‘적당히 있다가 빠져나와야겠다.’
S클래스 팀원은 모두 네 명.
용모는 어딘가 모르게 꾀죄죄해 보였고, 나노슈트는커녕 편한 등산복 차림에 다들 배낭을 들고 있었다.
몬스터 사냥이 아니라 던전 재료를 캐러 가는 배달꾼의 모습이다.
“혜원 씨라고 했나.”
박원진은 휴대폰에 띄워진 김혜원의 각성자 등록증을 내려다보았다.
“정말 5급 맞네. 육체각성도는 좀 낮지만, 스킬이 B급 전기 조작, ‘염전력(念電力)’.”
전기 염동력을 줄여서 염전력이라고도 한다.
“우리도 너와 같은 시기에 5급부터 시작했지. 아마 곧 30대 전후에 극한 각성이나 재각성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해.”
‘아무리 봐도 20대로는 안 보이는데.’
김혜원이 남몰래 한숨을 내쉴 무렵, 박원진이 다시 말했다.
“우리 팀원들은 모두 각성자 삶을 산다고 마음먹은 게 아니야. 그래서 겸업을 하거나 취미로 이렇게 시간 맞춰 던전에 들어오곤 하지.”
“그렇군요.”
“아, 맞다. 소개가 늦었네. 우선 이 친구는…….”
그는 뒤에 서 있는 남성 세 명을 가리키며 이름과 스킬을 열심히 이야기해 주었다.
하지만 김혜원은 고개만 끄덕일 뿐, 그들의 소개를 귓등으로 가볍게 흘렸다.
어차피 오늘 이후로는 볼 사람들이 아니었으니.
“근데 왜 이 더미 던전에 온 거예요? 여긴 딱히 유물도 던전 재료도 없는 곳인데.”
김혜원의 질문에 박원진이 씩 웃었다.
“팀에 들어오기 위해선 테스트를 거쳐야 하거든.”
“테스트요?”
“그래. 프로필만 가지고는 잘 모르니까. 무조건 테스트를 거친 후, 팀원들의 다수결이 있어야 가입할 수 있어.”
김혜원은 곤란한 표정으로 양손을 저었다.
“그럼 죄송한데, 테스트는 안 받는 걸로 할게요.”
“뭐?”
“저는 각성된 지 몇 달도 안 되어서… 딱히 몬스터를 잡을 만한 실력도 안 되고요.”
의외의 대답이 돌아오자 박원진은 당황스런 표정을 감추며 말했다.
“아, 아직 고등학생이라고 하지 않았나?”
“네? 네.”
“이렇게 우리 같은 상급 각성자들이랑 던전에 오는 기회는 흔치 않을 거야. 테스트를 받지 않아도 좋으니까 한번 들어가 보는 게 어때?”
사실 이 S클래스 팀은 정식 길드도 아닌데다 팀원들이 모두 탱커 포지션을 갖고 있는 탓에, 딜러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테오브로마에 낚시 동영상을 올렸는데, 운 좋게도 김혜원이 걸린 것이다.
그들은 희귀한 전기 스킬을 가지고 있는 그녀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우선 우리가 앞장설 테니, 몬스터가 나오면 전기를 사용해 처리해 봐. 좋은 경험이 될 테니까.”
D급 던전에, 5급 각성자 네 명이서 든든한 탱커 역할을 해준다면 다칠 일은 없다.
박원진의 말에 김혜원은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D급 던전 더미.
이곳에 서식하는 몬스터는 오직 ‘더미’라 불리는 노란색 인형이었다.
기다란 샌드백 모양에 빗자루 머리와 팔이 달린 더미는 다리가 없어 콩콩 뛰어다닌다.
지지지직!
S클래스 팀원들이 쏟아지는 더미들의 공격을 받아내자, 후미에 서 있는 김혜원이 전기를 쏘아냈다.
화륵!
전기에 맞은 더미들은 숯덩이가 된 채 그대로 쓰러졌다.
“잘하네.”
박원진이 뒤에 서 있는 김혜원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확실히 원거리 딜러가 있으니 몬스터 사냥이 쉽다.
신기한 점은 극히 낮은 확률로 나온다는 유물, ‘검은 지푸라기’가 자주 등장한다는 점이었다.
“이거, 유물이 원래 이렇게 자주 나오는 거예요?”
김혜원의 질문에 검은 지푸라기를 배낭에 넣고 있던 팀원 한 명이 씩 웃으며 말했다.
“더미는 전기 공격으로 잡으면 유물이 나올 확률이 높아지거든.”
“야.”
박원진이 눈치를 주자 팀원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제서야 김혜원은 이들이 어째서 테스트한다는 명목으로 이곳에 불러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내가 전기 염동력 스킬을 가지고 있으니까… 이곳으로 부른 거구나.’
정식으로 팀을 등록하지 않고 몰래 들어와 유물을 빼내 가는 팀 S클래스.
그들은 팀원들을 테스트한다는 빌미로, 이렇게 눈먼 각성자들을 이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 이제 돌아갈래요.”
이들의 시꺼먼 속셈을 알게 되자 김혜원은 오만 정이 다 떨어졌다.
잔뜩 찌푸린 김혜원의 얼굴을 본 박원진이 눈을 번들거렸다.
“더 잡아야지. 이렇게 검은 지푸라기가 많이 나오는데.”
“전 그냥, 그냥 던전이 어떤 곳인지 체험하러 온 것뿐이라고요.”
“그게 공짜로 되냐?”
시종일관 미소를 띠고 있던 박원진의 입가에 미소가 사라졌다.
“우리가 안전하게 보호해 주면서 던전 체험을 해주고 있잖아. 그러니까 너도 우리한테 성의를 보여야지.”
“이 정도면 됐잖아요.”
“너, 아직 고3이라고 했지?”
박원진은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몰래 던전에 들어갔다가 걸리면 퇴학당하지 않나? 각성자 등록도 취소될 수 있고 벌금도 꽤나 크게 나올 텐데?”
가면을 벗어던지고 본색을 드러낸 박원진의 눈동자는 탐욕으로 얼룩져 있었다.
“어차피 어려운 거 아니잖아. 그냥 지금처럼 전기 스킬만 사용하라고. 적당히 잡으면 돌아갈 테니까.”
“…….”
“그렇지? 대답해.”
김혜원은 겁에 질린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박원진의 협박에 김혜원은 어쩔 수 없이 S클래스 팀과 함께 더미를 사냥하며 던전 중심부로 향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중심부로 가면 갈수록 더미들은 보이지 않았고, 기계들이 놓여 있던 흔적들이 곳곳에 보였다.
‘뭐지?’
중심부 부근에 새겨진 흔적들을 바라보던 김혜원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꼭 던전을 연구하는 연구원들이 기자재를 설치한 것처럼 보이는데.’
박원진 역시 의아한 표정으로 주위를 살피며 눈을 껌뻑였다.
“뭐야. 무슨 장비를 설치했었나 본데.”
“또 협회 쪽에서 뭔 실험을 했나 보지.”
그러자 옆에 있던 팀원이 인상을 쓰며 말했다.
“이제 슬슬 복귀하자. 어차피 더미도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것 같은데.”
박원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걸어갈 찰나,
-쿠우우우우우…….
어딘가에서 낮게 울부짖는 몬스터의 포효가 들려왔다.
쿠웅. 쿠웅.
동시에 지축이 흔들리며 거대한 그림자 하나가 반대편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저게 뭐야.”
어둠 속에서 등장한 것은 거대한 더미였다.
평범한 더미와 달리 까맣게 물들어 있으며, 눈코입이 그려져 있고 팔다리가 정상적으로 붙어 있었다.
“히든몬스터인가?”
박원진의 눈에서 탐욕스런 빛이 흘러나왔다.
히든몬스터의 유물은 일반 유물과 비교도 할 수 없는 고가의 유물을 떨군다.
“그냥 가자. 일반 몬스터는 확실히 아닌 것 같은데.”
팀원의 말에 박원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무슨 소리야. 어차피 히든몬스터라고 해도 이곳은 D급 던전이잖아.”
입꼬리를 올린 박원진은 김혜원을 바라보았다.
“생긴 게 더미랑 흡사한 걸 보니, 전기 공격도 잘 먹힐 것 같고.”
“저 보고… 공격하라고요?”
“어차피 우리가 다 막아주잖아. 최대 출력으로 한번 공격해 봐.”
김혜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싫어요.”
“퇴학당하고 싶니?”“…….”
정말이지 더럽고 더러운 인간들에게 걸렸다.
김혜원은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잘 막아주세요.”
“걱정 마. 그래봤자 큰 더미일 뿐이니까.”
지직.
전기를 끌어올린 김혜원의 양손에 시퍼런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
-쿠우…….
전기 염동력은 스킬을 발휘하는 인간의 집중력에 따라 위력과 공격 범위가 달라진다.
김혜원은 검게 물든 더미의 눈과 마주치자, 자신도 모르게 모아두었던 전기를 허공으로 쏘아내었다.
우우우우웅!
수십 개로 갈라진 벼락과도 같은 빛이 더미의 머리 위에서 쏟아졌다.
‘하나로 집중해야 했는데!’
지지지직.
수십 가닥의 전격(電擊)을 맞은 거대 더미는 양팔을 모은 채 웅크렸다.
“끄떡없잖아?”
거대 더미는 불이 붙지도 않았고 몸이 터지지도 않았다.
당황한 박원진이 다시 한번 소리쳤다.
“제대로 한 번 더 쏴봐!”
-우우!
그때 거대 더미가 포효 소리를 내더니 김혜원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막아!”
박원진과 팀원들이 실드 스킬을 사용해 더미를 밀어내려 하는 순간,
콰앙!
폭음과 함께 흙먼지가 사방으로 튀었다.
거대 더미가 커다란 양손으로 박원진과 팀원들의 실드를 정면으로 내려친 것이다.
“으으.”
단 한 번의 일격에 실드 스킬이 깨져 버리고, 네 명의 남자가 무릎을 꿇었다.
“단번에 실드를 깨뜨리다니…….”
이 거대 더미는 평범한 더미에 비해 덩치만 커진 게 아니라, 힘 역시 수십 배로 늘어난 것만 같았다.
-우오!
거대 더미는 쓰러진 박원진 일행은 쳐다보지 않은 채 김혜원을 향해 달려왔다.
“왜? 왜 나만 쫓아오는 거예요?”
당황한 김혜원은 반대편 길로 도망쳤다.
그러자 더미도 그녀를 따라 쿵쿵 내달리기 시작했다.
“어, 어떻게 된 거지?”
팀원들이 덜덜 떨며 중얼거리자 박원진은 더듬더듬 외쳤다.
“빨리 도망가야 해. 만약 저런 게 우리를 쫓아온다고 생각하면…….”
외부에서 생성된 히든몬스터는 던전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다.
반대로 던전 내에서 생성된 히든몬스터는 바깥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야, 그렇다고 저 애를 그냥 놔두고 간다고?”
팀원의 말에 허겁지겁 출구로 달려가던 박원진이 소리쳤다.
“나가서 구조 요청하면 되잖아! 우리 실력으론 잡지도 못해!”
말은 그렇게 해도 던전 방위팀이 이곳에 오려면 족히 30분 이상은 걸릴 것이다.
“휴대폰으로 구조 요청하면 우리가 몰래 들어온 게 들킬 거 아냐?”
“젠장! 맘대로 해! 너 혼자 상대해 보던가!”
짜증스럽게 몸을 돌린 박원진의 말에,
“아, 알았어.”
망설이던 팀원들 역시 허겁지겁 출구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