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5화. 던전 관리조사원 김세라 (1)
최근 던전 지역에선 히든몬스터의 출현이 잦아졌다.
뿐만 아니라 원인을 알 수 없는 던전 재구축이 자주 발생되었다.
원인 모를 던전 내부의 파괴나 손상에 관한 보고들이 쏟아지자, 협회는 고심했다.
그리고 데이터 마이닝의 팀원을 파견시켜 이 기이한 현상의 원인을 찾아내려 했다.
세이프던전 운영본부 7층, 각종 자료와 그래프가 띄워져 있는 사무실.
김세라는 이곳에서 열흘째 던전 지역 조사 업무를 홀로 진행하고 있었다.
사실, 그녀가 맡은 업무는 데이터 마이닝 팀의 팀원 모두가 나서서 해도 부족할 지경이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협회에선 이제 막 입사한 그녀에게 단독으로 조사 업무를 맡겼다.
항간에는 김수웅 실장이 조사 인원을 축소했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김세라는 믿지 않았다.
던전을 조사하는 일에 전략기획실장이 압력을 넣을 리가 없으니.
“이상한데.”
책상에 앉아 6개월 동안 모아진 방대한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하던 김세라가 눈을 크게 떴다.
이 사건들은 무작위로 발생하는 것 같지만, 주목할 만한 패턴이 있었다.
바로 사건이 발생된 던전에선 재료를 채취한 흔적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배달꾼?”
설마 재료를 배달하는 배달꾼이 히든몬스터를 소환하거나 던전을 재구축한 걸까?
“아냐. 그럴 리가 없지.”
김세라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던전 안의 재료를 채취해 납품하는 배달꾼들의 대부분은 7급 이하 각성자다.
히든몬스터를 불러냈다간 그 즉시 죽게 될 것이다. 던전을 재구축 시킬 만한 능력은 더더욱 없다.
“하지만…….”
자료를 다시 살펴보던 그녀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히든몬스터 소환 지역에서 재료 채취가 일정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이런 경우라면 가능하려나.”
고개를 든 김세라 낮게 중얼거렸다.
“히든몬스터 출현 조건을 엄청나게 잘 알고 있는, 사이코패스 1급 각성자가 남몰래 배달꾼 일을 한다. 그러면서 종종 히든몬스터를 소환하거나, 몬스터를 마구 때려잡아 던전을 재구축 시킨다……?”
자신이 한 추리임에도 어이가 없어 웃음이 터져 나온다.
만약 데이터 마이닝 사무실에서 이런 추리를 했다간 팀장님에게 욕 한사발 거나하게 얻어먹었을 테지.
“믿을 건 이제 감진기(感震器)밖에 없나.”
고심 끝에 김세라는 한 가지 방법을 강구해 냈다.
분석한 데이터를 토대로 앞으로 사건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던전에, 지진파(地震波)를 감지할 수 있는 감진기를 설치해 둔 것이다.
던전 일부를 박살 낼 정도의 강력한 히든몬스터, 혹은 스킬이 사용된다면 땅이 뒤흔들릴 테니 말이다.
“문제는 너무 자주 감진기에서 지진파가 검출된다는 점인데…….”
안타깝게도 강력한 스킬을 사용하는 각성자들 때문에 감진기는 하루에도 열두 번 이상을 울렸다.
띠잉띠잉.
경보음과 함께 허공에 띄워진 지도 화면에서 붉은 원이 점멸하고 있었다.
던전 앞에 설치된 감진기에서 또다시 진도 2수준의 지진이 검출된 것이다.
“저, D급 던전, ‘광산’에서 이상 반응이 오고 있습니다. 빠르게 조사 부탁드립니다.”
김세라는 사무실 한편에 있는 무전기를 통해 세이프던전에 상주하고 있는 던전 방어팀에게 연락했다.
-D급 던전이요?
하지만 무전기에선 무미건조한 대답이 돌아왔다.
-지금 모든 요원들이 출동을 나간 상태입니다. 돌아오면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모두 출동했다고요?”
-그렇습니다.
8개 팀으로 이루어진 던전 방위팀이 모두 출동했다니.
던전 지역에 위험도 1만 이상의 히든몬스터가 돌아다니고 있단 말인가?
“이 사람들이 정말…….”
던전 방위팀의 뻔한 거짓말에 화가 난 김세라가 다시 무전기를 들었다.
“…….”
무전기 버튼을 누르려던 그녀는 결국 손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하긴. 뭐라고 할 수도 없지.”
사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던전 방어팀은 그녀의 출동 요청에 성실히 응했다.
자그마치 협회 직속의 엘리트 요원, 데이터 마이팅 팀의 재원이 조사를 위해 협조를 요청한 것이었으니.
하지만 하루에도 열두 번 허탕을 치는 일이 무려 일주일간 계속되었다.
그 사이 던전 방위팀은 김세라가 이제 갓 입사한 신출내기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결국 인내심을 갖고 출동하던 그들의 참을성이 폭발했다. 그리고 어제부터 출동 요청을 슬그머니 거부하고 있던 것이다.
“가만. 광산 던전?”
D급 던전, 광산은 보스몬스터라고 해도 위험도 400을 넘지 않는다.
하지만 스킬이라곤 손바닥 하나 차갑게 만드는 ‘아이스 팜’밖에 없는 김세라.
하지만 육체각성도는 무려 160퍼센트가 넘는 4급 각성자다.
“치사한 녀석들. 그래 내가 직접 가보면 되잖아.”
코웃음을 친 그녀는 협회에서 제공한 던전용 버기카의 열쇠를 집어 들고 사무실을 나섰다.
세이프던전 지역 북쪽 9킬로 지점, D급 던전 ‘광산’.
갱도처럼 생긴 통로가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미로형 던전이다.
던전 규모는 크지만, 유물이 나오는 몬스터가 거의 없는 탓에 각성자들이 딱히 들어갈 만한 곳은 아니다.
“광산 던전이면…….”
버기카를 운전하던 김세라가 눈을 가늘게 떴다.
그곳에는 은은한 빛을 내뿜는 ‘광석(光石)’이라고 하는 돌이 있다.
한때는 조명 회사에서 너도나도 광석을 납품받아 무드등을 만들기도 했지만, 그 빛이 오래가지 못했기 때문에 인기가 없어진 던전 재료이기도 했다.
끼이익.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던 버기카는 어느 바위로 만든 산 앞에 멈춰 섰다.
그곳엔 낡은 쇠문이 세워져 있었는데, 바로 광산 던전으로 들어가는 입구였다.
“좋아.”
버기카에 놓여 있던 단분자 커터를 집어 든 그녀는 차에서 내려 던전 앞에 세워진 감진기를 살펴보았다.
지금은 아까만큼 큰 진동은 없었지만 여전히 미세한 떨림이 땅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히든몬스터가 나타난 걸까?”
잠시 멈칫하던 그녀는 입구를 바라보았다.
이래 봬도 데이터 마이닝 팀 소속 각성자다. 게다가 거미줄처럼 흩어진 광산 던전의 미로 구조쯤은 이미 모두 숙지하고 있다.
“설령 히든몬스터가 나타났다고 해도 미로에서 충분히 따돌릴 수 있어.”
들어가기로 마음먹은 김세라는 즉시 무전기를 꺼내 던전 방어팀의 상황실에 전했다.
“광산 던전은 제가 조사하러 왔습니다. 만약 제가 30분 내로 나오지 않으면 출동 부탁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하품이 섞인 듯한 대답이다.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다.
4급 각성자인 그녀가 D급 던전에 들어간다고 해서 무슨 일이 생기기도 힘들 테니.
끼익.
쇠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갱도가 바로 보인다.
벽과 천장 곳곳에는 광석이 붙어 있어 마치 갱도 내부에 전구를 달아놓은 것처럼 보였다.
“이제 앞으론 던전은 들어올 일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몬스터를 잡는 각성자의 삶 대신, 학문을 선택한 김세라.
데이터 분석학과 던전공학을 전공한 그녀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그리고 마침내 목표였던 협회 빅데이터 분석실에 바로 스카웃되었다.
하지만 첫 단독 임무로 던전 조사를 하게 될 줄이야.
쿠웅.
그때 던전을 뒤흔드는 울림이 들려왔다.
마치 단단한 무언가가 던전의 벽을 강하게 후려친 듯하다.
“괜찮아. 학교에서 실습 많이 했잖아.”
심호흡을 한 그녀가 허리춤에서 단분자 커터를 집어 들었다.
육체각성도가 160퍼센트가 넘는 그녀는 맘만 먹으면 맨손으로 광산 던전의 몬스터를 때려잡을 수도 있다.
“각성자들이 왔다 갔나?”
던전 중심부로 가는 통로를 향해 걸어가던 그녀는 탄성을 질렀다.
곳곳에 회색으로 물든 커다란 도마뱀이 머리가 박살이 난 채 흩어져 있었다.
광산 던전의 몬스터 바위도마뱀이었다.
“이상하네. 광산 던전에 이렇게 바위도마뱀이 많았나.”
광산 던전에 바위도마뱀은 그 개체 수가 매우 적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눈앞에 널려 있는 바위도마뱀은 갱도를 가득 채울 만큼 잔뜩 쓰러져 있었다.
쿠우우우웅!
그때 또다시 던전에서 커다란 진동이 울려 퍼졌다.
동시에 어둠을 밝혀주던 촛불과도 같은 광석들의 빛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왜 빛이…….”
던전을 밝혀주는 광석의 빛이 사라졌다?
그렇다는 건 던전에 작용하는 힘이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다.
어쩌면 곧 던전 재구축이 일어날 수도 있다.
“설마!”
단분자 커터에 부착된 랜턴을 켠 그녀는 재빨리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쿠웅! 쿠우웅!
그때 또 한차례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지나왔던 갱도들이 살아 움직이는 목구멍처럼 서서히 닫히고 있었다.
“안 돼!”
차앙!
단분자 커터를 힘껏 휘둘러 봤지만 닫혀 버린 갱도에선 흠집만 날 뿐이다.
당황한 그녀는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내가 지나왔던 길만 닫혀 있다고?”
입구로 되돌아가는 길만 닫혔을 뿐, 던전 중심부로 가는 통로들은 아직 닫히지 않았다.
그렇다면 던진 중심부를 지나 출구로 가는 통로는 아직 열려 있을 확률이 높았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
단분자 커터를 꽉 쥔 그녀가 다시 던전 중심부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말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익. 지지지직.
밝게 빛나고 있던 단분자 커터의 랜턴이 흔들리더니 아주 희미한 빛을 내고 있었다.
배터리 충전이 안 된 것이다.
“망할! 비품 같은 거 관리 좀 잘 하라고!”
버기카에 있던 멀쩡한 단분자 커터는 아무래도 예비용이었던 것 같다.
“아냐. 진정해, 세라야. 고작 D급 던전이잖아.”
흥분하던 그녀는 다시 심호흡을 했다.
설령 바위도마뱀 수백 마리가 나타난다고 해도, 보스몬스터 기간토마뱀이 나타난다고 해도 쉽게 잡을 수 있다.
“그저 어두워서 그런 것뿐이야.”
심호흡을 한 김세라.
그녀는 희미한 빛을 내는 단분자 커터를 앞으로 내민 채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어둠에 물들여진 갱도를 빤히 바라보고 있자니, 살가죽이 다 벗겨진 언데드들이 마구 쏟아져 나올 것만 같다.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걷던 그녀는 저 멀리 반짝이는 빛을 발견했다.
“각성자 팀인가?”
안도의 한숨을 내쉰 김세라는 천천히 빛이 보이는 곳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곳에 도착하는 순간, 반짝였던 빛은 또다시 사라져 있었다.
“뭐야? 뭐였지?”
당황한 그녀가 주위를 살피다 뒤를 돌아보았다.
“…….”
그곳엔 시뻘건 눈동자를 번뜩이는 몬스터가 우뚝 서 있었다.
예리한 두 개의 뿔, 붉게 달아오른 시뻘건 피부, 톱날과도 같은 치아…….
그것은 방금 땅을 뚫고 올라온 지옥 마왕의 모습이었다.
[아.]
그때 마왕의 어깨에서 하얀빛을 번뜩이는 새끼 악마가 입을 열었다.
[저기…….]
“꺄아아아!”
[어어어!]
“꺄아아아아!”
“으음. 본좌는…….”
“꺄아아아아아---!”
“시끄럽다!”
붉은 눈동자를 지닌 악마가 입을 열자, 고래고래 소리치던 김세라는 눈을 까뒤집고 스르르 기절해 버렸다.
어깨에 무명을 태운 천마.
그는 고래고래 소리치다 혼절해 버린 김세라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정신이 성치 않은 여성인가.”
천마의 중얼거림에 무명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건 천마 님이 이해를 해주셔야 합니다.]
“무슨 말이냐.”
[그 탈 말입니다.]
무명은 천마가 쓰고 있는 귀면탈을 가리켰다.
[감히 장담하지만, 어둠 속에서 귀면탈을 쓴 천마 님과 마주치고도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전 우주에 장채원 님, 단 한 명밖에 없을 겁니다.]
희번뜩하게 웃고 있는 귀면탈엔 사악한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어둠에 물든 귀면탈을 볼 때면 무명조차 때때로 회로 한구석이 얼어붙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
“탈을 쓰라고 조언한 건 네 녀석이 아니더냐.”
천마가 핀잔을 주자 무명이 재빨리 기계적인 음성으로 화제를 돌렸다.
[이 여성이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르겠군요. 천마 님이 미로를 부순 이후로, 길이 막혔을 텐데 말입니다.]
토끼굴 던전에 위치한 지하 비밀통로에 들어온 천마.
그는 대형 광석돌을 구하기 위해 광산 던전에 들어왔다.
문제는 대형 광석돌은 던전 중심부에 있는데, 그곳에 가기 위해선 복잡한 미로를 빙 둘러 가야 한다는 점이었다.
연달아 미로가 계속되자 짜증이 난 천마는, 덤벼드는 바위도마뱀과 함께 갱도를 부수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 때문에 던전은 재구축 상태에 들어갔는지, 광석의 빛이 모두 꺼지고 지나온 길은 막히는 괴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흠.”
기절한 김세라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천마가 걸음을 옮겼다.
“그럼 계속 가도록 하지.”
[안 됩니다, 천마 님.]
무명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지금까지 지나온 길은 모두 닫히지 않았습니까? 저희만 앞으로 간다면 이 여성은 던전에 갇히게 될 수도 있습니다.]
“본좌더러 어쩌란 말이냐.”
[이 여성이 일어나면 같이 출구로 나가시는 게… 어라?]
무명의 눈 센서가 순간 확장되었다.
[허헉!]
그제서야 김세라가 협회 마크가 찍힌 나노슈트를 입고 있다는 걸 발견한 것이다.
[왜 나노슈트에 협회 마크가…….]
철커덕. 위잉.
머리통 옆에서 스캐너를 꺼내 김세라의 얼굴을 스캔한 무명의 눈 센서가 흙빛으로 변했다.
[큰일 났습니다, 천마 님.]
무명은 기절한 김세라의 얼굴을 가리키며 몸을 떨었다.
[이 여성, 김세라 씨는 협회 데이터 분석실 데이터 마이닝 팀의 요원입니다.]
“그게 뭐냐.”
[예전에 김찬원 님이 소개해 주셨던, 서유리 님이 몸담고 있던 협회의 부서 말입니다.]
무명의 말에 천마의 눈동자에서 묘한 빛이 흘렀다.
과거, 자신감 있는 얼굴로 자신에게 호감을 표현했던 서유리의 얼굴이 떠오른 것이다.
“그게 뭐 어떻단 말이냐.”
[데이터 마이팅 팀은 던전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해 던전의 규칙과 정보 등을 분석, 밝혀내는 부서입니다. 그런 부서의 요원이 던전에 왜 왔겠습니까?]
무명은 탄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최근 천마 님께선 던전을 재구축하거나, 히든몬스터들을 자주 소환하지 않았습니까? 분명 그 때문에 협회에서 데이터 마이닝 팀원을 파견한 것이 분명합니다.]
김세라의 신상을 파악한 것만으로, 무명은 그녀가 이곳에 온 이유를 정확히 예상했다.
곰곰이 듣고 있던 천마가 쓰러진 김세라의 얼굴을 무섭게 노려보았다.
“고래 적부터 비밀을 지키기 위해선 간단한 방법이…….”
[절대로 안 됩니다.]
무명은 천마가 그놈의 ‘살인멸구 예찬론’을 펼치기 전에 딱 잘라 말했다.
[이 여성은 협회의 재원입니다. 혼자 이곳에 왔을 리도 없을뿐더러, 신상이 잘못된다면 천마 님이라고 해도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겁니다.]
하지만 귀면탈 속 천마의 눈동자에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천마에겐 씨알도 안 먹힐 이야기를 했다는 걸 깨달은 무명이 다시 말을 바꾸었다.
[어쩌면 던전 지역을 폐쇄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천마 님은 던전 재료 의뢰를 수행할 수 없겠죠.]
“흠.”
그제야 팔짱을 낀 천마가 눈썹을 찌푸렸다. 그 무렵,
“으응…….”
쓰러져 있던 김세라가 낮은 신음성과 함께 번쩍 눈을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