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집수리하는 천마-154화 (154/285)

제154화. 던전의 의문 남성 (1)

포대를 멘 천마는 비밀통로를 지나 자연스럽게 던전에 도착하였다.

지금까지 던전 관리팀의 재료 채취 의뢰를 줄곧 도맡아 해온 탓에, 이젠 제법 베테랑 배달꾼 같은 분위기가 흘렀다.

“다시 한번 모양을 띄워봐라.”

무명은 천마의 눈앞으로 홀로그램 화면을 띄웠다.

그곳에는 하얀 드레스를 입은 사람 형태의 꽃이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다.

[춤추는 소녀꽃은 세이프던전이 아닌, 가변던전 경계지역 초입 근처에서 핍니다. 하지만…….]

말끝을 흐린 무명이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가능한 가변던전의 일은 맡지 말아 달라고 조언드리지 않았습니까.]

얼마 전, 천마는 호수감옥이라는 가변던전에 들어갔다가 간신히 탈출하였다.

물론 갑작스럽게 감기에 걸려 힘을 발휘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이 가득하다는 점은 변함이 없었다.

[가변던전 지역의 초입 부근은 사시사철 안개가 자욱이 끼어 있을 뿐 아니라, 위험한 몬스터들이 돌아다닙니다. 또한 같은 몬스터라고 해도 위험도가 높은 것들이 갑작스럽게 출현하기 때문에…….]

“시끄럽다.”

무명의 조언을 딱 자른 천마가 손을 휘휘 저었다.

“본좌는 어디든 개의치 않으니 안내나 하라.”

[알겠습니다.]

침울한 목소리로 대답한 무명이 다시 안내를 시작했다.

[굳이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지 않으셔도 됩니다. 안개가 끼어 있는 초입 부근 200미터 근처에서 서식하니까요.]

비밀통로의 옥상에서 던전을 내려다보던 천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가보도록 하지.”

가변던전 경계지역.

짙은 안개가 자욱이 낀 곳을 천천히 걷던 천마는 땅을 샅샅이 살피기 시작했다.

땅은 메말라 있었지만 다양한 식물들이 피어 있었다.

지이이잉.

천마의 어깨 위에 서 있는 무명의 눈 센서에서 기계음과 함께 녹색 광선이 부채 형태로 퍼져나갔다.

춤추는 소녀꽃의 크기는 3센티미터 정도.

행여 천마의 시선에서 벗어날까, 무명은 탐지 센서를 가동해 샅샅이 땅을 뒤져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 부근에는 없나 보군.”

경계지역을 샅샅이 뒤져보았으나, 춤추는 소녀꽃의 형태는 발견되지 않았다.

곤란한 표정으로 턱을 쓰다듬고 있던 천마가 안개를 헤치며 안으로 걸어갔다.

[안쪽으로 가시려는 겁니까?]

“그렇다. 안개가 없는 쪽에 피어 있을 수도 있으니.”

[차라리 그냥 다음에 다시 오는 게 어떻겠습니까? 역시나 이 지역은…….]

‘너무 위험합니다.’라고 말하려던 무명은 천마의 성격을 떠올리곤 다시 말을 바꾸었다.

[굳이 샅샅이 뒤질 만큼 가치 있는 의뢰가 아닙니다. 던전에 고정적으로 서식하는 재료가 아니기 때문에 언제 찾을지도 미지수고요.]

잠시 고민하던 천마가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돌렸다.

-케에에에!

그때 안개 속 너머로 아주 가느다란 괴음이 들려왔다.

마치 목구멍이 틀어막힌 듯 꽉 막힌 소리다. 소리는 들리지 않다시피 할 만큼 작았지만, 뛰어난 청력을 갖고 있는 천마의 귀엔 또렷이 들렸다.

“마물이군.”

천마가 손을 주물럭거리자 무명이 고개를 저었다.

[가변지역 몬스터들은 위험도가 측정되지 않은 것들이 많고, 무리를 이루어 돌아다니는 개체가 많습니다. 굳이 상대하실 필요는…….]

-끼에에엑!

이번엔 소름 끼치는 괴음이 울려 퍼졌다.

마치 어떤 짐승이 죽기 직전 온 힘을 다해 울부짖는 소리 같았다.

[천마 님.]

“조용히 하라.”

눈을 번뜩이던 천마는 천천히 가변던전 지역 안쪽으로 이동했다.

몬스터끼리 싸우는 걸까? 그런데 왜 비명 소리는 저토록 작고 틀어막히는 소리가 나오는 것일까.

[천마 님. 가변던전으로 들어가는 건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무명의 만류에도 천마는 아랑곳하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무거운 공기가 머리를 짓누르고 있었다.

천마는 오랜 경험상 그 무거운 공기가 극악스런 살기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허어.”

마침내 안개 지역을 벗어난 천마는 탄성을 터뜨렸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너무나 기괴했다.

칼날 같은 털로 뒤덮인 거대한 짐승이 한 남성의 손에 잡혀 있었다.

남성은 한 손으로 몬스터 목을 잡고, 한 손으로는 몸을 헤집고 있다. 비명은 목을 틀어 잡힌 몬스터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저건… 칼날표범이군요. 칼날 같은 털을 무한대로 쏘아낼 수 있는 몬스터로 위험도가 2000이 넘습니다.]

무명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칼날표범은 칼날 형태의 털을 연달아 쏘아냈다.

하지만 남성의 몸에 닿을 때마다 팅팅 소리와 함께 맥없이 떨어졌다.

-끄으.

늑대는 숨이 다했는지 목을 꺾은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

거구의 남성은 한 손으로 쥐고 있던 칼날표범을 휙 던졌다.가볍게 던졌음에도 3미터 가까이 되는 칼날표범의 시체가 일직선으로 쏘아져 나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무명은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완력이 대단하군요.]

스윽.

칼날표범을 가볍게 던진 거구의 남성은 그제서야 천마를 발견하고 고개를 돌렸다.

[어, 어라.]

시선을 마주한 무명이 눈 센서를 깜빡였다.

고개를 돌린 남성의 용모가 너무 기괴했다.

눈동자는 흰자로만 가득 차 있었고 얼굴 피부는 회색빛으로 물들어 있다.

검은 코트에 둘러싸인 몸뚱이는 기형적이라고 할 만큼 거대하여, 마치 검정색으로 물든 산을 연상케 했다.

“사람이 아니군. 강시인가.”

텅 비어 있는 남성의 눈동자를 바라보던 천마가 낮게 중얼거렸다.

그렇다. 눈앞의 남성은 인간이 아니었다.

죽은 시체가 아닌 이상에야 살아있는 사람이 회색빛 피부를 가질 수 없으니 말이다.

[천마 님.]

거구의 남성을 바라보던 무명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생체 반응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어쩌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언데드 계열의 히든몬스터일 수도 있습니다.]

휘이익.

갑자기 예리한 파공성과 함께 거구의 남성 등 뒤에서 시퍼런 그림자가 불쑥 치솟았다.

수풀 속에서 숨어 있던 또 한 마리의 칼날표범이었다.

-콰웅!

포효 소리와 함께 남성의 목을 덥석 물었다.

칼날표범의 치악력은 사자의 30배. 강철도 끊어내는 칼날표범에 물렸음에도 남성은 무표정한 얼굴로 두 팔을 뻗었다.

덥석.

칼날표범의 양팔을 잡은 거구의 남성은 두 팔을 벌렸다.

촤아아아악.

순간 피보라와 함께 남성의 양손엔 반으로 찢겨 버린 칼날표범이 들려 있었다.

쿠웅. 쿠웅.

거구의 남성은 표범의 시체를 휙 던져 버리고 몸을 돌려 걸어갔다.

마치 천마에겐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듯한 태도다.

“재밌는 녀석이군.”

피식 웃은 천마는 돌아서는 남성을 바라보며 손가락을 튕겼다.

피잉.

반 갑자의 내공을 실은 금강지력이 남성의 기계 옷에 파고들자 치이이익 하는 연기가 피어올랐다.

[천, 천마 님!]

그 모습을 지켜본 무명이 펄쩍 뛰었다.

몬스터인지 무엇인지도 모르는 기괴한 존재를 거침없이 도발하다니?

-후.

금강지력에 맞은 거구의 남성이 웃음도 울음도 아닌 기괴한 소리를 내며 몸을 돌렸다.

“이제야 관심이 생겼나.”

천마가 송곳니를 드러내며 웃자 남성의 입에서 또다시 괴음이 터져 나왔다.

-쿠우.

그 소리는 생명체에서 흘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엔진이 작동되면서 생기는 소음처럼 들렸다.

남성의 몸에서 쏟아지는 강력한 살기를 감지한 천마가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덤벼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빛처럼 돌진한 남성은 천마의 안면에 주먹을 뻗었다.

척.

왼팔로 공격을 막아낸 천마의 눈동자가 살짝 커졌다.

공격을 막아낸 손바닥 끝이 살짝 저려왔기 때문이다.

휘익.

또다시 남성이 주먹을 내뻗자 천마가 가볍게 쥐었다.

마치 레슬러처럼 남성의 손을 감싸 쥔 천마가 웃으며 내공을 끌어올렸다.

“두 손을 박살내 주지.”

손바닥에 공력을 바싹 돋우려는 순간,

콰앙!

갑자기 남성의 주먹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빛이 터져 나오기 직전 천마는 재빨리 몸을 뒤집어 폭발 반경에서 벗어났다.

위협적인 폭발이기도 했지만, 어깨에 있는 무명의 손상을 염려한 동작이다.

“신기한 기술을 사용하는군.”

천마는 아직도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남성의 주먹을 보며 눈을 반짝였다.

“폭렬상마(爆裂傷魔)와 비슷한 무공을 사용하는 건가.”

폭렬상마는 무림제일의 폭약 기술과 암기 제작술을 가진 마종이다.

한 알에 성을 부순다는 폭마환을 개발한 그는, 폭약과 암기를 믿고 천마에게 반역을 꾀했다 한 줌의 가루가 된 인물이기도 했다.

[천마 님. 불필요한 전투입니다.]

-후흐후흐!

그때 남성이 번개와 같은 동작으로 천마에게 달려들었다.

몸통박치기를 하는 것처럼 달려오더니 갑자기 허공으로 튀어 올라, 천마의 정수리를 낚아채려 했다.

“짐승과 같은 움직임이군.”

이 세계에 온 뒤로 강력한 몬스터들과 전투를 벌였던 천마.

대부분의 몬스터들은 거대한 크기에 동물 같은 형태를 하고 있어 제대로 된 무학을 펼쳐본 적이 없었다.

얼마 전 남현욱이라는 기괴한 인간이 덤벼들었지만 그 전투는 성에 차지 않았다.

하지만 인간 형상을 하고 있는 이 남성은 꽤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흐흐흐흐.”

남성이 손과 발을 사용해 덤비자, 천마는 크게 호기가 일었다.

“이것도 피해봐라!”

보법을 사용해 일격을 피한 천마가 영마용조수(永魔龍爪手)를 사용해 남성의 눈과 낭심을 동시에 찔러갔다.

-후흐.

도저히 피할 길이 없자 남성은 빠른 움직임으로 천마의 손그림자를 부딪쳐 갔다.

“호, 자신 있나 보군.”

송곳니를 드러낸 천마가 손이 뒤엉키는 순간,

콰앙!

또다시 폭음이 터져 나오며 사방으로 자욱한 안개가 퍼졌다.

천마의 손이 닿자 남성의 손에서 또다시 폭발이 터져 나온 것이다.

“자유자재로 폭발물을 사용하는 손이라.”

어느새 남성의 모습은 연기 속으로 사라져 있었다.

자욱한 연기 사이를 노려보던 천마가 싸늘하게 미소 지었다.

“하지만 본좌의 손에 벗어날 순 없지.”

격공도청술을 펼친 천마가 신법을 펼쳐 따라잡으려는 순간,

[천마 님. 추적하실 필요 없습니다.]

어깨에 있던 무명이 천마의 안면으로 뛰어올랐다.

[아니, 추적해서는 안 됩니다.]

“무슨 말이냐.”

무명은 대답 대신 눈을 번쩍였다.

순간 허공에서 이상한 빛이 반짝이더니 작은 물체가 우수수 떨어졌다.

그것은 아주 작은 비행물체였다.

“이게 뭐냐.”

[나노드론입니다. 천마 님이 전투를 벌이려는 순간 나타났길래, 제가 급히 처리하였습니다.]

천마의 어깨에서 내려온 무명은 바닥으로 떨어진 나노드론을 가리켰다.

[아마도 저 남성을 따라다니도록 설정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남성의 속도가 너무 빨라 뒤늦게 도착한 것 같습니다.]

“흠.”

천마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물체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광이 나지 않는 육각형 모양의 몸체에 둥그런 프로펠러가 달린 나노드론은 작은 날파리 정도 크기밖에 되지 않았다.

[던전 지역에 나노드론을 띄워놓는 건 협회 혹은 방송국밖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허가를 받고 띄운 건 아닌 것 같군요.]

무명은 부서진 나노드론을 살펴보았다.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협회나 방송국에서 쓰는 고가의 제품이다.

[무허가로 날린 드론치고는 상당히 고가의 최신형 제품입니다. 이 경우 협회나 정부 쪽에서 띄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파괴하지 않고 동작 불능상태로 만들어놓았습니다.]

“협회?”

[대한각성자협회 말입니다.]

“협회가 강시를 제조한단 말인가.”

[강시라뇨?]

천마는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자는 인간이라면 응당 있어야 할 반응이 모두 소실된 상태다. 움직이는 시체처럼 말이다.”

남성의 용모를 떠올린 무명이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어쩌면… 독특한 스킬을 가진 각성자일 수도 있습니다. 스킬 중에는 인간의 생체 반응을 완전히 숨기는 것들도 있거든요.]

“시체가 되는 스킬도 있단 말이냐.”

[스킬 도감은 그저 참고사항일 뿐입니다. 지금 현재도 각성자들의 스킬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지요. 미확정 스킬이라 불리는 IR 스킬도 있고요.]

IR 스킬.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스킬이나, 매번 효과가 랜덤으로 달라지는 스킬 등의 총칭이다.

“흠.”

천마는 입술 아래쪽을 쓰다듬었다.

마치 무림의 고수처럼, 자신의 일격을 풀어낼 뿐만 천마의 움직임을 따라잡을 만큼 빠른 동작.

그 독특한 존재에게 관심이 생긴 것이다.

“우선, 돌아가도록 하지.”

[이건 장채원 님에게도 필히 보고할 사항입니다. 보고드려도 되겠습니까?]

몸을 돌린 천마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맘대로 하라.”

* * *

“뭐? 인간도 몬스터도 아닌 존재?”

복복 인테리어 내부.

책상에 앉아 무명의 설명을 듣고 있던 장채원이 눈썹을 아래로 내렸다.

“그냥 IR 스킬 가진 사람이겠지. 이상한 스킬 때문에 착각하는 경우도 있잖아.”

[생체 반응이 아예 없었습니다. 천마 님도 인간이 아니라고 하셨고요.]

무명의 말에 장채원은 화면에 띄워진 남성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마치 시체처럼 회색빛 피부에 눈동자마저 하얗게 변해 있다.

“그럼 언데드겠지. 딱 봐도 얼굴에 시체빛이 좔좔 흐르잖아.”

[초고가의 나노드론이 이자를 감시 중이었습니다. 방송국이나 협회 정도에서만 쓸 수 있는 다목적 나노드론이 말입니다.]

“새로운 타입을 발견해서 신기했나 보지.”

더 이상 흥미가 떨어졌는지 장채원의 시선은 책상에 올려진 노트에 향해 있었다.

“협회에서 나노드론을 띄웠든 언데드든 관심 없어. 어차피 던전에 나타난 이상 몬스터잖아.”

[동 차장님께라도 보고하는 게 어떨까요?]

“동원이한테? 왜?”

[협회에서 이상한 일을 꾸미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하아.”

또다시 한숨을 내쉰 장채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동원이는 신지 관리팀 소속이지, 던전 관리를 하는 부서가 아냐. 그리고 착각하지 마.”

그리고 엄숙한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동원이는 신계의 공무원이지, 우리 매장 직원이 아냐. 자꾸 그 녀석을 나랑 엮지 말아줄래?”

[장채원 님.]

“동원이한테 이야기하는 건, 신계의 이목을 끄는 거나 마찬가지야. 더 이상 우리 매장이 주목받는 건 사양하겠어.”

할 말이 없는 무명은 고개를 떨구었다.

장채원의 목표는 조용히 매장을 운영하며 은총을 쌓는 것뿐이었다. 무명은 그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시선을 떨군 무명의 모습이 안돼 보였는지, 노트를 정리하고 있던 장채원이 손을 뻗었다.

“네가 인족들의 일을 걱정해 주는 건 잘 알아. 하지만 그쪽은 협회든 뭐든 알아서 잘 굴러갈 거야. 너무 신경 쓰지 마.”

무명의 둥그런 머리통을 쓰담쓰담 해준 그녀는 창고 방을 가리켰다.

“좀 쉬어.”

[알겠습니다.]

어쩔 수 없이 무명은 터덜터덜 창고로 향했다.

인간의 어리석음, 그로 인해 벌어진 던전의 참상… 그 모든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무명은 안타까웠다.

천마도, 장채원도 던전에 무관심하다는 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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