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집수리하는 천마-146화 (146/285)

제146화. 천마, 감기에 걸리다 (2)

[탁월한 결정이십니다.]

그리고 장채원을 바라보며 다시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어젯밤 천마 님의 몸을 진찰해 본 결과…….]

그런데 무명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콜록. 콜록.”

갑자기 천마가 새우처럼 허리를 구부린 채 격렬하게 기침을 하더니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천마 님!]

“천마야!”

놀란 장채원과 무명이 쓰러진 천마에게 달려들 무렵,

우드드득.

갑자기 요란한 뼛소리와 함께 천마의 체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동시에 우람한 근육이 점차 사라지고, 머리칼은 빛을 통과할 만큼 부드러워졌다.

“음?”

무언가 이상하다.

삽시간에 체구가 가늘어진 천마는 자리에서 힘겹게 일어났다.

“본좌가… 쓰러진 건가?”

한쪽 벽에 기댄 채 괴로운 표정으로 숨을 헐떡거리는 천마.

그 모습을 바라보던 장채원의 눈에선 무지개빛 광채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오 마이 가쉬(oh, my gosh)!”

장채원의 눈앞엔 컴퓨터 그래픽으로도 만들 수 없는 절세미남이, 흐트러진 머리를 풀어헤친 채 벽에 기대어 있었다.

금강지체가 깨어지자, 또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천마 님. 모습이 또…….]

무명의 말에 천마는 그제서야 가늘어진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금강지체가 또 깨졌군.”

두 주먹을 불끈 쥔 천마가 이를 깨물더니 내공을 끌어올렸다.

“하압.”

짧은 기합성과 함께 억지로 내공을 끌어올리자 강력한 반극진가가 체내에 유전되었다.

으드드득.

다시 뼛소리와 함께 천마의 체구가 점차 커지고 용모도 험악해지기 시작했다.

“아, 안 돼! 지금 뭐 하는 거야!”

장채원이 펄쩍 뛰어오르자, 무명이 양팔을 들고 가로막았다.

[정신 차리세요, 장채원 님! 천마 님은 저렇게 몸을 회복하는 겁니다!]

“아, 아무리 그래도…….”

[장채원 님!]

그제야 제정신으로 돌아온 장채원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 아니. 아쉬워서 그렇지.”

가늘게 눈을 뜬 장채원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을 무렵,

우드드드득.

다시 험악한 인상으로 돌아온 천마가 근육을 잔뜩 부풀린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가겠다.”

“으응. 푹 쉬어.”

비틀거리며 사라진 천마의 뒷모습을 보며 장채원은 입맛을 다셨다.

“저 모습 그대로 있으면 참 좋을 텐데…….”

만약 천마가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한다면, 매장의 매출은 단숨에 수십 배로 껑충 뛰어오를 것이다.

그리고 장채원의 행복지수와 업무능률도 수백 배로 뛸 것이다.

“아, 아냐. 그랬다간 방송국에서 찾아올지도 몰라.”

턱을 괸 채 히죽거리던 장채원은 아, 하는 소리를 내었다.

“약 사다 주는 걸 깜빡했네!”

부르르릉.

둥글둥글하면서도 얇은 형태의 소형 승합차, 라마스가 경사진 골목길을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다.

자동차에도 정말 영혼이 있는 것일까?

천마의 몸 상태를 걱정하는 듯, 거칠고 예리했던 평소 주행과 달리 매우 부드럽게 움직이고 있었다.

“음.”

운전대를 잡고 있는 천마는 시야가 침침한지 연신 눈을 껌뻑거렸다.

에어컨을 최대치로 켰음에도 더위가 식지 않자, 버튼을 눌러 창문을 활짝 열었다.

[천마 님. 잠시 저쪽에 차를 세워주시겠습니까?]

“볼일이 급한 건가?”

[네?]

확실히 정상이 아니다.

무명은 양 볼이 달아오른 상태로 헛소리를 하는 천마를 보며 조심스레 말했다.

[아뇨. 장채원 님이 약을 깜빡한 것 같아서요. 제가 금방 사 오겠습니다.]

“약물 따윈 필요 없다. 본좌는 영약조차도 가능한 한 섭취하지 않았지.”

고열로 어질어질하지만 천마는 자신감 있게 말했다.

“영약으로 억지로 키운 내공은 혈관만 확장시킬 뿐, 정순하지 못하다. 소위 말하는 물 내공에 가깝다고 할까.”

[그, 그런가요? 어쨌든 약을…….]

“필요 없다. 본좌의 반극진기는 천하에서 가장 심후하고 정순한 공력이지. 돌아가서 운공을 하면 금세 나아질 거다.”

[네에.]

천마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걸 깨달은 무명은 약을 사는 것을 결국 포기했다.

덜컥.

주차장에 차를 세운 천마가 비틀거리며 옥탑방에 오르자 무명이 말했다.

[천마 님. 저는 잠시 볼일 좀 보고 오겠습니다.]

“마음대로 하라.”

현관문으로 쓱 들어가는 천마를 바라보던 무명은 몸을 돌려 다시 옥탑방 아래로 뛰어 내려갔다.

뽀옹.

다시 팔다리를 집어넣고 구체 형태가 된 무명은 빠르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무명의 향하는 곳, 그곳은 맞은편에 지어진 특수대응팀의 빌라였다.

띵똥띵똥.

다시 팔다리를 뽑아낸 무명이 비디오폰 버튼 위로 폴짝 뛰어올랐다.

[계십니까?]

외부 스피커 음량을 최대치로 올린 무명이 큰 소리로 말했다.

[맞은편 옥탑에 사는 천마 님의 나노봇, 무명입니다.]

달칵.

잠겨 있던 문이 열리고 큰 키에 수려한 외모를 가진 금발머리 청년이 모습을 드러냈다.

유은호였다.

“오잉? 네가 어쩐 일이야?”

[정말 죄송합니다만…….]

눈을 크게 뜬 유은호의 물음에 무명이 눈 센서를 가늘게 접으며 무겁게 말했다.

[신채영 님을 뵐 수 있을까요?]

천마의 옥탑방 내부.

쓰러지듯 잠을 자고 있는 천마의 앞에 날씬한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창백한 안색에 가늘고 긴 눈매를 가진 단발머리 여성이다.

용모는 수려하지만, 눈동자는 얼음으로 깎아 만든 인형처럼 차가운 기운을 쏟아내고 있다.

바로 특수대응팀의 힐러, 신채영이었다.

[많이 심각한가요?]

누워 있는 천마의 곁에선 무명의 물음에 신채영이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일반 독감이 아닌 것 같아. 이 정도면 병원에 데려가는 게 나을 것 같은데.”

[그게, 천마 님은 병원에 갈 처지가 안 되어서요.]

천마의 정상체온은 40도에 달하며, 송곳으로 찔러도 피부조차 꿰뚫지 못하는 피부를 갖고 있다.

그렇다고 미등록 각성자 신분에 각성자 병원에 갈 수도 없는 일이었다.

“하긴 그렇겠네.”

[신채영 님께서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신채영의 스킬은 힐링 팩터.

부상뿐만 아니라 생명력 등, 육체 전반에 모든 효과를 낼 수 있는, 가히 사기적인 치료 스킬이다.

무명은 그것을 잘 알기에 신채영에게 부탁을 한 것이다.

“그런데 너, 내가 힐러인 줄은 어떻게 알았지?”

[천마 님과 함께 던전을 돌다가 봤습니다. 채영 님이 각성자들을 치료하는 걸 우연히 목격했거든요.]

흠잡을 수 없는 매끄러운 대답이다.

신채영은 어쩌면 이 작은 나노봇이 자신의 스킬마저 파악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 해줄게.”

[감사합니다.]

“고마워할 필요 없어. 어차피 갚을 빚이 있으니까.”

신채영은 스타디움 던전에서 랜드샤크에 쫓길 당시를 떠올렸다.

그때 천마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신채영은 어쩜 지금까지도 병실에 누워 있었을 수도 있었다.

우웅.

낮은 진동과 함께 신채영이 스킬을 발휘했다.

동공이 크게 확장되더니, 몸 주변에서 연녹빛 광점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S급 치료 스킬, 힐링 팩터가 방출된 것이다.

“치료가 잘 될지 안 될지는 나도 몰라.”

천마의 우람한 손목을 잡은 신채영이 낮게 중얼거렸다.

“이 아저씨, 일반 사람들과 몸이 완전히 다르니까.”

[부탁드리겠습니다.]

무명의 눈 센서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흐려졌다.

끊임없이 천마의 몸 상태를 관찰, 측정했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극심했던 것이다.

[…그럼 저는 잠시 쉬도록 하겠습니다.]

절전 상태로 버티고 버티던 무명은, 충전스테이션에 올라가 스르르 누웠다.

* * *

“곤란하지 말입니다.”

양손에 큰 바구니를 들고 있는 고은진이 중얼거렸다.

그녀가 고개를 들자 하늘에 펼쳐진 실드에 닿을 듯한 낡은 건물이 보였다.

위에는 사람이 사는지 빨랫줄이 설치되어 있었고 이불 같은 것이 펄럭이고 있었다.

“이런 걸 왜 시키는지…….”

장채원의 부탁으로 복복 인테리어에 출근한 고은진.

그녀는 출근하자마자 이상한 부탁을 받았다.

-천마가 아파서 퇴근했는데 약을 못 챙겨 줬네요. 주소 적어줄 테니까, 갖다줄래요? 아, 가다가 저녁에 먹을 죽도요.

“그 선임몬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아프다니.”

한숨을 쉰 그녀는 양손을 내려다보았다.

커다란 바구니 안에는 먹음직스러운 음식들과 과일이 가득 담겨 있었다.

장채원이 천마를 위해 여기저기 음식점에서 포장을 해온 것이다.

“어? 문이…….”

옥탑에 오르자 벽돌로 지어진 고즈넉한 옥탑방의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선임몬. 안에 있슴까?”

현관문 안으로 머리를 빼꼼히 넣어보니 내부는 어둡고 불이 켜 있지 않았다.

“선임 근육몬?”

바구니를 주방에 내려놓은 고은진은 방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자는 겁니까?”

방문을 열어보니 바닥에 누운 채 깊이 잠들어 있는 천마가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단발머리를 한 젊은 여성이 천마의 손목을 잡고 있다.

몸 주변으로 연녹빛의 광점들이 떠다니고 있는 걸 보아, 아마도 스킬을 발현 중인 각성자 같았다.

“누구시죠?”

차갑게 정지된 여성, 신채영과 시선이 마주치자, 고은진은 죄를 지은 것처럼 고개를 숙이고 옥탑방을 빠져나왔다.

“죄송합니다!”

헐레벌떡 건물 아래로 내려온 고은진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중얼거렸다.

“뭐야, 저 여성은?”

잠든 천마의 손을 잡고 있는 여성을 떠올린 그녀는 눈썹을 찌푸렸다.

“설마 힐러를 고용한 건가?”

각종 내외상을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는 힐러들은 부자들에게 고용되거나, 때때로 돈을 받고 은밀히 치료 스킬을 발휘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 비용이 워낙 비싼 터라, 일반인들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알게 뭡니까. 음식 갖다 줬음 됐지 말임다.”

휴대폰을 꺼낸 고은진이 스크린을 열고 단축 버튼을 꾹 누르자, 시끌시끌한 공사소음과 함께 장채원의 얼굴이 보였다.

-벌써 갖다줬어요? 천마 몸은 좀 어때요?

휴대폰을 바라보던 고은진이 코를 훔치며 말했다.

“모르겠슴다. 자는 것 같은데… 옆에 어떤 여성이 있어서 그냥 나왔어요.”

-여성? 누가요?

“글쎄요. 아주 예쁘고 젊던데요.”

-네에?

말을 잘못 전달한 고은진이 손을 휘휘 저었다.

“아, 그게 치료 스킬을 갖고 있는 각성자 같았지 말입니다.”

-각성자가 천마를 치료해 준다고요? 그럴 리가요.

“제 눈으로 똑똑히 봤지 말입니다.”

-아, 천마 앞집에 산다는…….

상황을 파악한 장채원이 말꼬리를 흐렸다.

옥탑방 맞은편 빌라에 살고 있는 협회 각성자들이 천마에게 호의적이라는 것을 무명에게 여러 차례 들은 터였다.

-은진 씨. 천마가 평범한 인족이 아니라는 건 잘 알죠?

“넵?”

-아무리 그래도 협회 각성자들이랑 어울렸다간… 아니, 외국인 조사관 사건도 있고 해서… 그러니까.

곤란한 듯 뺨을 긁던 장채원이 말했다.

-제가 곧 갈 테니까, 그동안 은진 씨가 천마의 곁을 조금 지켜주시면 안 될까요? 천마가 헛소리를 하거나, 갑작스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요. 아무래도 협회 각성자라고 하니…….

“아니, 저는…….”

-장 사장. 지금 아래층 세대주가 찾아왔는디 말여.

화면 속에는 물을 뒤집어쓴 김찬원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장채원은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말했다.

-은진 씨. 제가 지금 너무 바빠서요. 현장에서 문제가 생겼거든요. 꼭 부탁해요!

뚝.

끊긴 전화를 바라보던 고은진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하긴 선임 근육몬… 다른 세계의 인족이었지.”

일전에 포차에 찾아왔던 동원의 이야기를 들은 탓에, 그녀도 천마의 정체를 희미하게 알고 있었다.

각성자들을 아득히 뛰어넘는 힘, 괴상한 말투와 세계관을 가진, 다른 세계에서 온 이방인이라는 걸.

“어쩔 수 없나.”

머리를 벅벅 긁은 고은진은 어쩔 수 없이 다시 옥탑방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주방에 팽개쳤던 음식들을 다시 주섬주섬 들고 방문 앞에 섰다.

똑똑.

이번에는 정중히 노크를 하고 문을 연 그녀는 신채영을 보며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심까. 선임 근육… 같이 일하는 동룝니다.”

힐링 팩터를 주입하던 신채영은 집중을 한 탓인지 천마의 얼굴을 빤히 바라볼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여자친구인가?’

천마를 빤히 응시하는 신채영은 마네킹처럼 미동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천마의 손을 두 손으로 꽉 잡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얼음 위에 촛불을 켜놓은 것처럼 은은한 따스함이 엿보였다.

“저어. 실례합니다.”

고은진이 다시 입을 열자 그제서야 신채영이 고개를 돌렸다.

“네?”

“저, 같이 일하는 동료인데 말입니다. 이것 좀 드시면서 하지 말입니다.”

한아름 음식을 싸 들고 온 고은진을 보자 신채영은 살짝 눈을 크게 떴다.

‘설마 여자친구?’

두 여성의 머릿속은 똑같은 생각을 떠올리고 있었다.

신채영은 천마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고, 고은진은 한아름 음식을 싸 들고 왔으니…….

서로 오해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오해 마세요.”

신채영은 고은진의 시선이 천마의 손목을 감싼 자신의 양손에 고정되어 있음을 깨닫고 말했다.

“아저씨 몸이 매우 특이해서. 그러니까 힐링 팩터가 몸속으로 바로 주입이 안 되어서요.”

“신경 쓰지 마십쇼. 저는 그냥 반찬 좀 갖다주고 좀 지켜보려고 왔지 말입니다.”

“지켜본다고요?”

“아, 그게 사장님 부탁을 받아서 말입니다.”

고은진은 신채영의 시선이 자신이 가져온 음식 보따리에 고정되어 있음을 깨닫고 말했다.

“절대로 제가 산 음식이 아니지 말입니다.”

또다시 어색한 공기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신채영과 고은진, 두 사람 모두 바깥으로 뛰어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신채영은 힐링 팩터를 활성화시켜야 하고, 고은진은 장채원이 올 때까지 천마를 잘 감시해야 한다.

-숨 막혀.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창밖으로 쏟아지던 해가 저물고 더운 공기가 두 사람의 머리 위를 짓누를 무렵,

위잉. 키리리릭.

기계음과 함께 충전스테이션에 누워 있던 무명의 눈 센서에서 하얀빛이 번뜩였다.

[죄송합니다. 너무 푹 자버렸군요. 전력이 바닥난 탓에…….]

충전스테이션에서 일어난 무명은 신채영 맞은편에 앉아 있던 고은진을 발견하곤 말했다.

[어? 고은진 님께서 어떻게…….]

“천마 있어?”

그때 현관 밖으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는가 싶더니, 긴 머리칼을 흩날리는 여성이 불쑥 들어왔다. 장채원이었다.

“천마야, 괜찮아?”

깊이 잠든 천마를 바라보던 장채원은 그제서야 천마의 손을 잡고 있는 신채영을 발견했다.

“어?”

마네킹처럼 차갑게 생긴 외모였으나, 몸에 흐르는 기운이 예사롭지 않다.

장채원은 한눈에 그녀가 상당한 등급의 각성자라는 걸 짐작했다.

“아, 안녕하세…….”

시선이 마주친 장채원이 어색하게 미소를 지을 무렵,

“천 씨! 괜찮은 겨?”

우당탕 소리와 함께 작업복을 입은 노인이 방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김찬원이었다.

“응?”

그 역시 천마의 손을 잡은 신채영을 발견하곤 눈을 크게 껌벅였다.

순간 무거웠던 공기는 숨 막히도록 어색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장채원, 김찬원, 고은진.

세 쌍의 눈동자가 천마의 손을 잡고 있는 신채영의 얼굴에 고정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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