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6화. 면 요리 투어 (1)
[천마 님은 이곳에 온 뒤로, 처음으로 큰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뀨우우.(아, 따뜻하다.)
무명의 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술에 잔뜩 취한 제비가 무명의 몸을 둥글게 말더니 잠을 청한 것이다.
[이봐요. 제비 씨.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 제가 말하는 거 안 보여요?]
하지만 생고무처럼 탱글하고 부드러운 제비의 몸이 무명의 음성출력 부분을 꽉 막은 탓에 목소리는 거의 새어 나오지 않고 있었다.
‘말을 꺼낸 본좌가 잘못이군.’
이 세계에선 천마의 고독이나 번뇌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아무리 충성스러운 무명이라도 해도 마찬가지다. 결국 모든 건 천마 스스로 이해하고 납득해야 할 부분이었다.
쭈욱. 탁.
그 점을 깨달은 천마는 독한 삼복구를 한잔 더 쭉 들이켰다.
한 시간 후.
“천, 천 씨. 미안혀. 다음에 제대로 마시자고.”
거나하게 취한 김찬원이 비틀거리며 택시에 올라탔다.
“천마야. 내일 봐아.”
그 뒤에는 양 볼이 복숭아처럼 발개진 장채원이 제비를 목에 휘감은 채 양손을 흔들었다.
“근육몬! 주량은 역시 근육몬이 최고지 말입니다!”
헛소리를 남긴 고은진 역시 뒤에 있는 택시를 타고 휑하니 사라졌다.
부우웅.
세 대의 택시가 연달아 출발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천마의 어깨는 조금 처져 있었다.
안 그래도 심경이 복잡한데, 저 두 사람의 술주정을 한 시간 동안 쉴 새 없이 들은 터였다.
게다가 늘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왔던 노병 술집 내부에는, 하필 최근 유행하는 ‘훌라춤을 밤새 춰요’라는 광란의 댄스곡이 쉴 새 없이 울려 퍼졌다.
[죄송합니다. 천마 님.]
결국 대신 사과한 것은 무명이었다.
천마는 발 아래에서 더듬거리는 무명을 바라보았다.
제비가 센서 부근에 삼복구를 부은 탓인지, 무명도 취한 것처럼 눈 센서가 흐릿해 보였다.
“네 녀석이 사과할 건 없다. 쓸데없는 얘기를 먼저 꺼낸 건 본좌였으니.”
돌아서는 천마의 발걸음이 미세하게 비틀거렸다.
장채원과 김찬원이 어찌나 술을 많이 권하던지, 천마는 그 독한 삼복구를 서른 잔 넘게 마신 터였다.
“저, 천마 씨.”
그때 노병의 문이 열리고 앞치마를 걸친 젊은 여성이 밖으로 나왔다. 초홍이었다.
“저희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한잔 더 대접하고 싶다는데요.”
“거절하도록 하지.”
“마시면 생각이 바뀌는 술이랍니다.”
어색한 말투로 말을 거는 초홍을 보며 천마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생각이 바뀌는 술?”
세상에 그런 술도 있단 말인가? 천마는 전에 없던 강렬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무명을 안아 든 천마는 다시 술집의 문을 열었다.
“피곤한데 시간을 뺏은 게 아닌지 모르겠군.”
천마가 바 테이블에 앉자 장금선이 맑은 액체가 담긴 잔 하나를 내밀었다.
“이것이 바로 생각이 바뀌는 술일세.”
말없이 술잔을 집어 든 천마는 입 안으로 액체를 털어 넣었다.
꿀꺽.
매우 진지하게 액체의 맛을 음미한 천마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장난이 심하군.”
“장난이라니.”
“이건 삼복구가 아닌가.”
술잔에 담긴 맑은 액체는 천마가 지금까지 수없이 마셔댔던 명주, 삼복구였다.
장금선은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네. 지금까지 자네가 쭉 마셨던 삼복구지.”
“왜 이걸 생각이 바뀌는 술이라고 말했지.”
“잘 음미해 보게. 아까와는 맛이 좀 다를 텐데.”
그 말에 천마는 입 안에 향을 가득 메운 삼복구를 조금 음미했다.
확실히 아까보다 술이 매우 독해져 있었다. 그러고 보니 분위기도 조용하다.
시끄러운 음악이 울려 퍼졌던 매장 내부는 어느새 평소대로 조용한 음악이 흘렀다.
“한잔 더 하게나.”
장금선은 천마에게 다시 삼복구 한잔을 가득 따라 주었다.
쭈욱.
술잔을 비운 천마는 확실히 느꼈다. 아까보다 술이 매우 독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어딘가 뒷맛도 씁쓸하다.
“이상하군. 술을 더 독하게 만 건가?”
“그럴 리가.”
고개를 가로저은 장금선이 엉뚱한 말을 했다.
“자네 동료들도 종종 우리 매장을 들러주는 단골이 되었네. 자네가 한번 데려온 뒤로 우리집 단골이 되었거든.”
“그랬나.”
“오늘따라 두 사람이 와서 부탁하길, 술과 안주를 빨리 갖다주고, 기왕이면 떠들썩한 음악을 틀어달라고 하더군.”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천마의 붉은 눈동자를 바라보던 장금선이 한숨을 내쉬었다.
“선술집을 오래 운영하다 보면, 더러 손님들의 말을 대신 전해주는 일도 한단 말이지.”
탁.
다시 한번 삼복구 한잔을 내민 장금선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마지막 서비스 술일세. 부디 맛이 있었으면 좋겠구먼.”
천마는 말없이 투명한 잔에 담긴 삼복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넉넉한 미소를 띠고 있는 장금선의 얼굴도, 그리고 주방에서 머리를 빼꼼 내밀고 있는 초홍의 얼굴도 보았다.
꿀꺽.
“생각이 달라지는 술이라.”
잔을 단숨에 비운 천마가 입을 쓱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잘 마셨다.”
“다행일세.”
빙그레 미소 짓는 장금선을 뒤로 한 채 천마는 몸을 돌렸다.
“후우.”
노병 밖으로 나온 천마는 어둑해진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장금선이 내민 술을 마시자 정말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장채원, 김찬원, 고은진… 이들은 천마에게 최대한의 위로를 해주고 떠났다.
-우리가 무슨 말을 해도 위로가 되지 않을 거야.
-대신 흥겹게 술을 마시는 게 어때? 그리고 고민 따윈 잠깐 잊는 거야!
정신이 쏙 빠질 만큼 시끄러운 음악. 떠들썩한 분위기.
일부러 쉬지 않고 술을 퍼마신 일행들은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던 것이 분명했다.
단지 쑥스러워 말로 하지 못했을 뿐.
“노인네가 눈치 하난 빠르군.”
장금선은 천마가 일행들의 배려를 깨닫게 하기 위해, 일부러 조용한 분위기 속에 삼복구를 더 대접했다.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자신을 걱정하는 일행들 앞에서 들이켰던 삼복구.
그리고 조용하고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마셨던 삼복구의 맛은 천지 차이였던 것이다.
“하지만 쓸데없는 짓이다.”
천마는 코웃음을 쳤다.
스스로 이런 선택을 했는지, 혹은 자신을 능가하는 신비자가 있는지는 당장 알 수 없다.
하지만 머지않아 알아낼 것이다. 그리고 어떠한 장애물이 있다 한들 박살 낼 것이다.
“본좌는 천마니까.”
그렇다. 천마는 천마. 어떤 절세기재도 도달하지 못한 최고의 경지에 이른 고금제일인이었다.
다른 세계로 온, 지금 이 순간도.
다음 날.
장채원은 응접 테이블에 앉아 있는 천마를 연신 힐끔힐끔 바라보았다.
어젯밤 술이 효과가 있었는지, 천마는 전과 다름없는 표정으로 출근했고, 몸을 휘감고 있던 외로운 기운도 싹 빠진 상태였다.
‘다행이야.’
내심 흐뭇하게 웃던 그녀는 벽시계를 바라보았다. 어느덧 점심을 먹을 때가 되었다.
“천마, 배고프지?”
고은진은 일이 없어 출근하지 않았고 김찬원은 시공 일로 바쁜 터였다.
그렇다면 시킬 건 오직 한 음식밖에 없었다.
“짜장면 어때?”
“물어볼 필요도 없는 말이다.”
천마는 짜장면을 좋아한다.
조리가 간편하고 빠를 뿐 아니라 별다른 반찬 없이도 만족스럽게 끼니를 때울 수 있기 때문이다.
후루룩.
천마는 중화루에서 번개같이 배달해 온 짜장면을 먹고 있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장채원이 피식 웃었다.
“안 질려?”
“뭐가 말이냐.”
“아무리 좋은 요리도 세 번 연달아 먹으면 질리는데.”
“본좌는 그렇게 야박한 인물이 아니다.”
“그건 또 뭔 소리야.”
젓가락을 내려놓은 천마는 짜장 건더기가 듬성듬성 묻어 있는 얼굴로 말했다.
“작장면은 본좌가 무림객잔에서 처음 먹은 음식이자, 이곳에서 처음으로 먹은 음식이다.”
“그래서?”
“팔자가 조금 피었다고, 어찌 작장면을 버리고 다른 음식에 손을 댈 수가 있겠나.”
잠시 천마의 말을 음미하던 장채원은 머리 위에 파리가 앉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야, 짜장면이 무슨 조강지처냐?”
“어쨌든 본좌와 곤궁(困窮:가난)을 같이한 음식이다. 저버릴 수 없다.”
외계인.
장채원은 때때로 천마가 외계인처럼 보였다. 분명 존재할 것만 같은데, 막상 실제로 본 적은 없다.
하지만 정말 외계인이 나타난다면 그 모습은 상당히 기괴할 것이다. 지금의 천마처럼.
“그래. 너도 다른 세계에서 왔으니 외계인이지.”
“무슨 말이냐.”
“아냐. 많이 드셔.”
고개를 끄덕인 천마는 다시 후르륵 면을 흡입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장채원은 문득 새로운 궁금증이 떠올랐다.
“잠깐, 그럼 짜장면만 좋아하고 다른 면 요리는 싫어하는 거야?”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짜장면 말야. 의리로 먹는 거라며? 그럼 다른 면 요리는 어떤데?”
“다른 면 요리…….”
천마는 눈동자를 가늘게 떴다.
생각해 보니 작장면을 즐겨 먹는 통에 만마집궁의 숙수들은 딱히 다른 면 요리를 내오지 않았다.
-천마 님이 좋아하시는 면 요리는 작장면뿐이다!
…라고 소문이 퍼져 있었지만, 딱히 천마는 신경 쓰지 않았다.
면 요리 따위는 신경 쓸 겨를조차 없을 만큼 매 끼니마다 산해진미가 나왔으니.
나중에는 남기는 음식이 많아져서 ‘요리는 세 가지 이상 가져오지 마라.’라고 했을 정도였다.
“뭐야. 그럼 다른 면 요리를 먹어본 적 없다는 거야?”
장채원의 말에 깊은 생각에 잠겨 있던 천마가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있나. 다만… 만마집궁에 있을 당시엔 먹을 것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매 끼니마다 잔뜩 차린 음식을 먹는 게 버거울 정도였으니까.”
“뭐야. 거짓말? 여기선 먹는 거 엄청 중요시하잖아, 너.”
“그건…….”
천마는 입을 꾹 다물었다.
내공을 소실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생각지도 않던 인테리어 시공을 매일매일 하기 때문일까?
만마집궁의 구중심처에 머무르며 매일 조용히 책만 읽던 때와 달리, 지금의 천마는 매 끼니때마다 소도 잡아먹을 만한 왕성한 식욕을 느꼈다.
“본좌는 매일 현장에서 일을 하지 않나. 앉아서 책만 읽으면 본좌도 소식할 수 있다.”
천마의 항변에 장채원은 웃으며 손을 저었다.
“누가 뭐래?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였어. 면 요리라면 다 좋아하는가 해서.”
“흠.”
팔짱을 낀 천마는 지금까지 먹었던 면 요리를 떠올려 보았다.
생각해 보니 내공이 조화지경에 이른 뒤부터는 무림을 횡행할 땐 곡기를 거의 끊은 터였다. 심지어 객잔에서 흔히 먹는 계사면이라던가 우육면조차도 먹어본 기억이 없다.
“생각해 보니 무림에서도, 이곳에서도 면 요리는 그다지 먹어본 것 같지 않군.”
짜장면 그릇을 깨끗이 비운 천마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
늘 한가로운 주말에 해야 할 일 하나가 생긴 것이다.
* * *
일요일 아침.
해가 뜨자마자 어슬렁어슬렁 아래층으로 내려온 천마의 손엔 양동이와 걸레가 있었다.
쫘아아악.
물걸레를 깨끗이 빤 천마는 먼지 묻은 라마스를 정성스레 닦기 시작했다.
“천마 님. 세차하시는 건가요?”
저 멀리, 빌라 앞에 만들어놓은 테라스 앞에서 캠핑용 의자를 펴놓고 누워 있던 유은호가 천마를 보며 손을 흔들었다.
“오늘 어디 외출하세요?”
유은호가 큰 목소리로 연신 아는 체를 했지만 천마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유은호 역시 늘 그렇듯 자신을 무시하는 천마를 흐뭇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부르르릉.
세차를 마친 천마가 라마스의 시동을 켜자 줄곧 어깨에 붙어 있던 무명이 말했다.
[그럼, 지금부터 ‘천마 님을 위한 면 요리 맛집 투어’ 안내를 시작하겠습니다.]
무명의 목소리는 왠지 신이 난 듯 보였다.
[첫 번째로 안내해 드릴 곳은 냉면 맛집입니다.]
천마는 어젯밤 무명에게 면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으라고 말했다.
그런데 무명은 밤새 맛집을 검색하더니, 아예 하루 종일 면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맛집 투어 계획을 짰다.
천마는 당연히 거절했지만, 밤새 계획서를 들고 다니며 허가해 달라는 무명의 애원에 어쩔 수 없이 승낙을 한 터였다.
[어제 브리핑을 해드렸습니다만, 다시 한번 설명드리겠습니다. 오늘 천마 님이 둘러볼 면 요리 맛집은 세 군데로…….]
“알았으니 안내나 하라.”
[넵.]
어깨에 올라탄 무명이 신이 난 목소리로 외쳤다.
[그럼 첫 번째 맛집으로 이동하겠습니다!]
금옥정.
한옥으로 된 건물 앞 주차장엔 아침부터 꽤나 많은 차량들이 세워져 있었다.
라마스의 좋은 점은 차의 폭이 매우 좁아 어디든 주차하기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철컥.
주차장 사이의 작은 공간에 능수능란하게 주차한 천마가 차에서 내렸다.
그런데 건물 앞을 바라보던 천마의 눈이 가늘어졌다.
“이곳도 마찬가지였나.”
천마의 시선은 금옥정의 입구에 고정되어 있었다. 이상함을 느낀 무명이 말했다.
[무슨 말씀이신지.]
“아니다.”
천마는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둥근 머리를 좌우로 흔들던 무명은 이내 객잔의 점소이처럼 앞장서서 천마를 안내했다.
[이쪽입니다.]
무명의 안내에 따라 들어선 금옥정의 안쪽으로 다리를 넣고 앉을 수 있는 방들이 보였다.
미리 예약이 되었는지, 천마와 무명이 방에 들어가자 이내 점원들이 탁자에 음식을 하나둘씩 올렸다.
[평양냉면 곱빼기와 아롱사태 수육, 그리고 녹두전과 만두입니다. 만두는 평이 썩 좋지 않아 반접시만 시켰습니다.]
천마가 테이블을 빤히 내려다보았다.
맑은 국물에 담긴 메밀냉면, 부드럽게 잘 삶아진 수육과 녹두전, 그리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만두가 놓여 있었다.
[이 금옥정은 시내에서 명성이 자자한 평양냉면 맛집입니다. 순수 사태로 우려낸 진한 고깃국물이 일품이라는…….]
“설명은 됐다.”
평소보다 많이 시켰으나 천마는 아무 말 하지 않고 먹었다.
어떻게든 다양한 음식을 맛보게 하려는 무명의 마음 씀씀이라는 걸 짐작했기 때문이다.
천마는 덤덤히 음식을 먹었다.
비록 양이 크지 않지만 천마는 한 접시도 남기지 않고 모두 먹었다.
[입맛에 맞으십니까?]
조심스런 무명의 말에 천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군. 음식 하나하나에 상당한 공을 들였군. 평범한 면 요리가 아니다.”
하남의 냉면이라던가 광동의 계란면 등, 무림에도 사실 차가운 면 요리는 있었다.
작장면 외에 면 요리를 즐기지 않았던 천마.
평양냉면의 깊은 맛에 감탄한 그는 내심 무림에 가면 다른 면 요리도 즐겨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다행입니다.]
무명은 제집에서 내온 음식인 양 기뻐했다.
[다음 갈 맛집은 가자미회가 올라온 함흥냉면입니다.]
천마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음식을 먹은 지 일각도 채 되지 않았다. 또 음식을 먹는단 말이냐.”
[걱정 마십시오. 도착하면 점심시간이 훨씬 지날 무렵일 겁니다.]
무명은 꽤나 치밀하게 계획을 짠 것 같았다.
라마스의 시동이 걸리자 무명은 시내가 아닌 도심을 빠져나가는 외곽도로 쪽으로 안내했다.
가도 가도 인적이 드문 국도변이 펼쳐지자, 운전대를 잡은 천마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국수 하나 먹는 데 이토록 먼 길을 간단 말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