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4화. 테세우스의 배 (1)
“아, 네네. 사장님. 죄송합니다. 바로 사람을 보내드릴게요.”
아침 일찍 출근한 천마가 복복 인테리어 매장의 문을 열자, 책상에서 전화를 받고 있는 장채원이 보였다.
보통 장채원의 출근 시간은 9시 30분 무렵.
하지만 무슨 일인지 아침 일찍부터 책상에 앉아 전화를 받고 있었다.
“네네. 죄송합니다.”
달칵.
전화를 끊자마자 장채원이 땅이 무너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이런 실수를.”
“무슨 일인가.”
천마의 물음에 전화기를 붙잡고 있는 장채원이 머리를 긁적였다.
“시공을 깜빡해서 말야. 아, 신뢰는 아니고. 단골이신 상급요괴 분의 의뢴데…….”
“본좌가 있잖나.”
“아직 네가 안 배운 거라서.”
“일이라는 것이 꼭 배워야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통밥이라는 게 있잖나.”
장채원의 눈이 반짝였다.
평소라면 불안하기 짝이 없는 장담이건만, 이럴 때만큼은 정말 든든할 수가 없다.
“데코타일 시공, 가능하겠어?”
“데코타일? 데코타일.”
미간을 좁힌 천마는 예전에 읽었던 ‘인테리어 자재 대백과’라는 서책을 떠올렸다.
“장식(Decoration)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인테리어 바닥재다. 타일과 장판의 장점을 합친 것이지. PVC 원료에 가소제와 첨가제를 넣어 단단하게 압축한 다음, 패턴을 입혀 타일처럼 만든 거다.”
천마가 엉뚱한 대답을 하자 장채원의 표정이 약간 불안해졌다.
“아니, 시공 가능하냐고.”
“며칠 전에도 김 씨가 붙이는 걸 직접 봤지.”
아리송한 천마의 대답에 장채원의 표정은 노골적으로 어두워졌다.
“아니. 시공할 수 있겠냐고.”
“본좌가 말인가.”
“여기 너 말고 누가 있는데?”
“그렇군.”
천마는 팔짱을 끼며 힘 있게 고개를 ‘가로’ 저었다.
“물론 가능하다.”
“몸동작이랑 대답이랑 다르잖아.”
“가능하다는 말은,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세 살 먹은 아이도 알아먹는 이야기지.”
“못 한다는 말을 죽어도 안 하는 건 아니고?”
“물론이다. 본좌의 사전엔 그런 단어는 없으니까.”
장채원은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결국 천마는 못 하겠다는 말을 할 수 없어, 헛소리를 늘어놓고 있을 뿐이었다.
“곤란하네. 오늘 꼭 해야 하는데.”
책상에 털썩 앉은 그녀가 턱을 괴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찾아봐도 오늘 당장 시공할 수 있는 바닥 기사가 없단 말이지.”
“점주가 직접 하면 되잖나.”
“시공 장소가 두 시간이 걸리는 시외란 말야. 난 조금 있으면 방문 견적 가야 해. 고객과 미팅도 있고.”
천마는 덤덤하게 대답했다.
“그렇다면 고객에게 사정을 이야기하라.”
“그런 말 한마디로 끝나는 일이면 진작에 했지.”
장채원은 곤란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거렸다.
“요괴 신분이라곤 하지만… 사실상 요신에 더 가까운 분이거든. 게다가 어지간히 성격이 괴팍하고 약속을 중요시하시는 양반이라. 시공 날짜 어기면 사흘 밤낮으로 시달릴 거야.”
“힘들겠군.”
“야, 남 일이냐?”
“아쉽지만 본좌의 일은 아닌 것 같군.”
구름이 떠다니는 듯 느긋한 천마의 모습을 보자, 장채원이 뭔가를 결심한 듯 주먹을 꽉 쥐었다.
“그래. 약속 못 지켜서 사흘 밤낮을 욕을 먹느니, 차라리 널 보내는 게 낫겠다.”
“그 정도 성격이면 시공을 잘해도 트집을 잡을 텐데.”
“걱정 마셔. 욕을 먹어도 내가 먹을 테니까.”
“흠.”
잠시 고민하던 천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본좌가 해보지.”
“좋아.”
벌떡 일어난 장채원이 매장 앞에 쌓아둔 데코타일을 가리켰다.
“어차피 부분 보수라서 크게 어렵진 않을 거야. 방 하나만 시공하면 되니까.”
장채원은 입구 한켠에 쌓인 데코타일 박스를 가리켰다.
“자재는 여기 다 준비해 놨으니까 시공하고 와. 설령 망친다고 해도 김 기사님 시켜서 보수해 드리면 되니까.”
“망칠 일은 없다.”
“그래. 그럼 주소 줄 테니까 좀 부탁할게. 시공할 때 무명은 반드시 차 안에 두고.”
“그런데 궁금한 것이 하나 있다.”
“뭔데?”
천마는 매우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혹시 현장에서 자재 변경을 권유해도 괜찮나?”
한 시간 후, 교외의 어느 저택.
커다란 정원에 분수대까지 설치되어 있는 저택은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부르르릉.
미끄러지듯 달려온 소형 승합차가 저택 앞에 멈춰 섰다.
달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거구의 사내가 현관문 앞에 멈춰 섰다. 천마였다.
“흠.”
그는 현관 앞에 세워진 용맹스런 사자상과 제법 규모가 있는 저택의 외관을 쓱 둘러보았다.
이 정도쯤 되는 저택을 가진 재력가라면 따로 집사나 일꾼을 둘 법도 하다.
그런데 고작 방 하나 보수를 하자고 인테리어 매장에 연락을 하다니?
“복복 인테리어에서 왔다.”
낮은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지잉 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열렸다.
저택 내부로 들어서자 고급스럽게 꾸며진 넓은 거실이 보인다.
특이한 점은 위층으로 올라가는 부분이 계단이 아니라 나선 형태의 완만한 경사로로 만들어졌다는 점이었다.
“아무도 없나.”
주위를 둘러보던 천마가 낮은 음성으로 말하자 2층에서 기이잉 하는 기계 소음이 들려왔다.
“어서 오게나.”
기계음이 가까워지며 나타난 것은 전동휠체어에 타고 있는 청수한 노인이었다.
놀랍게도 왼쪽 눈 부근을 제외한다면, 얼굴과 몸 대부분이 반짝이는 금속으로 뒤덮여 있었다.
다만 금속이라고 해도 얼굴이나 관절에 새겨진 주름 하나하나까지 표현되어 있어, 마치 예술품을 보는 듯했다.
이 노인이 복복 인테리어에 신뢰를 맡긴 전교일족(戰敎一族)의 요괴 노인, 송병호였다.
-상급요괴라고 하지만… 사실상 요신에 더 가까운 분이야.
송병호와 눈이 마주친 천마는 장채원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금속과 인간을 섞어 만든 듯한 모습이지만, 몸 주변에는 신력과 같은 힘이 흐르고 있었다.
‘과연 그렇군.’
“안녕하시오, 노야.”
신령스러운 기운을 마주하자 천마는 자연스레 말투를 정중하게 바꾸었다.
물끄러미 천마를 바라보던 송병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가 천마라는 인족이군. 이야기는 많이 들었네.”
흔들림 없는 붉은 눈동자를 빤히 바라보던 송병호의 눈동자가 번뜩였다.
“인족이 영지의 직원이 되는 건 드문 일은 아니지만, 내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은 인족은 처음 보는구만.”
“그렇소이까.”
“내 모습이 기괴하지 않나.”
“기괴하오.”
“허허허.”
솔직한 대답이 마음에 든 것인지, 줄곧 인상을 쓰고 있던 송병호가 빙그레 웃었다.
“나와 같은 삶을 살아왔나 보군, 자네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소만.”
“투쟁과 같은 삶 말일세.”
끼리릭.
금속으로 된 피부를 움직여 미소 짓는 모습은 말 그대로 기괴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천마는 노인의 몸이 금속이 아니라 액체로 만들어졌다 한들 별 관심이 없었다.
“데코타일 시공을 부탁하셨다고 들었소이다.”
“아아, 이쪽일세.”
송병호는 앉아 있는 전동휠체어의 레버를 올렸다.
위잉 소리와 함께 휠체어가 굴러가자, 천마는 천천히 뒤를 따랐다.
송병호의 휠체어는 1층 복도 끝자락에 있는 작은 방에 멈춰 섰다.
“자, 이곳일세.”
천마가 문을 열자 낮은 샹들리에 조명이 달려 있는 커다란 방이 보였다.
서재인 듯 커다란 책상과 서가가 있었고, 바닥에는 짙은 호두색 데코타일이 깔려 있었다.
다만 바닥 상태가 좋지 않은 탓인지, 곳곳에 틈새가 있거나 떠 있었다.
“바닥에서 스며오는 습기 때문에 데코타일이 뜨고, 틈도 많이 벌어졌지.”
천마는 문득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저택의 바닥은 모두 휘황찬란한 고가의 대리석으로 시공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이 서재는 저렴한 데코타일을 깔아놓은 것일까?
바닥을 유심히 살피는 천마를 바라보며 송병호가 덤덤히 말했다.
“집기는 놔두고, 떨어진 곳만 붙여주게. 다른 곳은 붙일 필요 없네.”
“어째서 이곳만 데코타일을 시공해 둔 것이오?”
“그 당시엔 돈이 없었거든.”
송병호는 묘한 미소를 머금었다.
“이 낡은 저택을 사느라 모아둔 돈을 다 썼지. 그래서 저렴하고 튼튼한 마감재를 선택했네.”
“데코타일을 말이오?”
“다른 바닥 마감재에 비해 내구성도 우수하고 열전도성도 높지 않나. 상업용뿐만 아니라 가정용 마감재로도 인기가 많고.”
“허어, 인테리어 자재에 대해 많이 아시나 보구려.”
천마가 감탄하자 송병호가 빙그레 웃었다.
“뭐, 취미로 가끔 책자를 찾아보는 수준일세.”
“하지만 데코타일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소이다.”
헛기침을 한 천마는 틈새가 벌어진 부분을 가리키며 말했다.
“열가소성이 높아 온도 차에 의한 수축, 팽창이 반복되오. 때문에 난방이 들어가는 가정에 시공하면 지금처럼 타일과 타일 사이가 잘 벌어지지요. 습기가 없더라도 바닥의 온도 차 때문에 말이오.”
“하지만 관리하기가 좋고, 이렇게 부분 수리가 가능하지 않나? 문제 되는 타일만 다시 떼어서 붙일 수 있으니 말일세.”
“색깔이 다르니, 소용없는 일이오. 일반 가정이라면 여러 가지 색깔의 타일을 붙이는 걸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외다.”
평소와 달리 천마는 주절주절 말이 많았다. 사실 그에게는 딴 속셈이 있었다.
-혹시 현장에서 자재 변경을 권유해도 괜찮나?
출발하기 전 천마는 장채원에게 이렇게 물었다. 그리고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그야, 고객이 괜찮다면 괜찮은 거지.
천마는 송병호를 설득해, 데코타일을 모노륨으로 변경하려는 속셈이었던 것이다.
모노륨 시공은 어지간한 기술자만큼 잘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천마의 의도와 달리 송병호의 마음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냥 데코타일로 시공하도록 하지.”
천마는 낭패스런 표정을 감추고 물었다.
“꼭 다른 색깔의 데코타일을 누더기처럼 시공할 필요가 있겠소이까? 기왕 돈을 들이는 것, 깔끔하게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소만.”
“깔끔하지 않아도 상관없네.”
송병호의 눈빛은 과거를 회상하는 듯 점차 깊어졌다.
“노부는 그저 방의 원형을 유지하고 싶은 것뿐이니까.”
뭔가 사연이 있는 듯한 모습이다.
천마는 딱히 궁금하지 않았지만, 송병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다시 한번 물었다.
“원형이라니. 무슨 말씀이시오?”
“후후. 말이 좀 이상하게 들렸나?”
씁쓸한 미소를 머금은 송병호가 금속으로 뒤덮인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내 몸도 처음엔 피와 살로 이루어졌을걸세. 하지만 노부는 그때의 기억이 잘 나지 않아. 너무 어린 시절부터 전투에 참여했고, 큰 부상을 입었거든.”
“그렇소이까.”
“아쉽게도 내가 치료를 받을 당시엔 지금과 같은 인공피부가 개발되지 않았네. 인체에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건, 이 금속피부밖에 없었지.”
메마른 침을 삼킨 송병호가 다시 말을 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부상은 많아지고, 점차 노부의 피부는 금속으로 뒤덮여 갔지. 그러는 동안 던전이 나타났고, 마침내 인간의 피부와 매우 흡사한 인공피부가 개발됐어. 원한다면 당장이라도 노부는 이 금속피부를 바꿀 수 있지.”
천마는 입을 꾹 다문 채 송병호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하지만 노부는 아직까지도 금속피부를 계속 고집하고 있네. 왜 그런지 아나?”
“금속으로 된 피부를 뜯는 것이 번거로워서가 아니오?”
“아닐세.”
“흠.”
잠시 고민하던 천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이유는 하나겠구려.”
미간에 내 천(川) 자를 만든 천마가 다시 말했다.
“피부를 다른 것으로 대체하면… 노야의 원형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시오?”
“으하하하!”
갑자기 웃음을 터뜨린 송병호가 금속으로 된 무릎을 땅 하고 쳤다.
“놀랍군. 다른 세계의 인족임에도 어째서 영지의 직원이 되었는지 알겠구먼.”
그는 진심으로 감탄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손뼉까지 쳤다.
“자네의 말이 맞네. 지금까지 내 몸을 구성하고 있던 것들을 몽땅 다른 것으로 바꿔 버리면, 더 이상 나는 내가 아닌 것이 되어버릴 것 같아서 말일세.”
“피부는 피부일 뿐, 알맹이라곤 볼 수 없잖소이까.”
“그 알맹이라는 게 뭐지? 인간들은 나와 타인을 어떻게 구분하는가.”
송병호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알맹이라는 것이 겉모습이라고 생각하네. 금속으로 뒤덮인 내 모습이, 진짜 나라고 말일세.”
그제서야 천마는 괜한 시도를 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저 시공 자재를 데코타일이 아닌 모노륨으로 바꾸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걸 설득하는 과정에서, 고객이 마음속의 담아둔 이야기를 꺼내게 만든 셈이다.
“자네는 혹시 테세우스의 배라는 역설을 아는가?”
하지만 일은 이미 벌어진 상태다.
천마는 꼼짝없이 이 노인네와 문답을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모르오.”
“오래된 배의 판자가 썩게 되면 하나씩 새 판자로 교체하네. 그렇게 교체를 반복하게 되니, 어느새 원래의 배 조각은 남아 있지 않게 되었지.”
송병호는 인간의 형태로 되어 있는 왼쪽 눈을 번뜩였다.
“그럼 그 배가 기존에 있었던 배라고 할 수 있겠나? 아니면 새로 만든 배가 된 것일까?”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겠소만, 비교가 틀렸소이다. 어찌 배와 인간의 몸을 비교할 수 있겠소.”
“아까 말했다시피, 노부는 어린 시절부터 이 금속피부를 붙이고, 또 붙이고 살았지. 그 때문에 원래 피부가 어땠는지, 그 느낌은 어떠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네.”
시선을 다시 허공으로 돌린 송병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이 금속피부는 대체로 10년 주기로 계속 새것으로 교체해야 하지.”
천마는 송병호의 말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10년마다 교체해야 하는 피부.
그것은 낡아버린 배의 외관을 하나씩 고치는 듯한 느낌일 것이다.
“자네에게 다시 묻지.”
송병호는 천마에게 다시 말했다.
“오랫동안 하나씩 외관을 교체한 배. 그것은 최초로 만들었던 원래의 배라고 할 수 있겠나?”
“원본, 원형이라…….”
천마는 독서광이며 궤변가이며 달변가다.
만약 송병호가 지루한 사연이나 썰을 풀어놓았다면 하품을 하며 대충 둘러댔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듯 흥미로운 주제를 꺼내 들자 천마도 생각이 달라졌다.
“대답을 하기 전에 한가지 이야기를 들려드려도 되겠소이까?”
“이야기?”
“본인이 살던 세계에서 비슷한 일이 있어서 말이오.”
“후후후. 나이가 들면 이야기를 하는 행위 자체에 무한한 즐거움을 느끼지.”
“조금은 긴 이야기라서 말이오.”
금속피부에 주름을 잔뜩 만든 송병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의 표정을 보니, 상당히 재밌는 이야기 같군. 한번 해보게나.”
“좋소이다.”
천마는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본인이 있던 무림에도, 노야와 비슷한 생각을 하던 인물이 하나 있었소. 신비하고 현묘한 귀문대법(鬼門大法)과 시체를 부리는 장상술(葬喪術)에도 정통한 백은마녀(白銀魔女)라는 자였소.”
“마녀라.”
“그렇소. 그녀에겐 또 한 가지 신비한 재주가 있었는데, 바로 자신의 썩은 피부와 장기를 다른 사람의 것과 교체할 수 있었소. 그 때문에 오랜 시간 삶을 유지할 수 있었소이다.”
송병호는 천마의 말이 재미있는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백은마녀에게 고민이 한 가지 생겼소. 사백 년의 시간이 흐르자, 한 번도 교체하지 않았던 유일한 장기를 교체할 시기가 온 것이오.”
“그게 뭔가?”
“바로 뇌였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