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화. 낙지다리 던전에서 생긴 일 (4)
강민주를 안고 밖으로 나온 강윤후는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아니, 그것은 황당함보다 분노였다.
아무리 요즘 세상이 각박하다고 하지만, 은혜도 모르는 금수 같은 놈이 있을 줄이야.
“이게 뭐 하는 겁니까.”
강윤후는 장성륜 커플을 노려보았다.
그 뒤로 안경 방식의 나노봇을 장착하고, 진청색 나노슈트를 입은 수십 명의 각성자들이 보였다.
똑같은 스타일의 나노슈트와 귀에는 통신장비를 착용한 것으로 보아, 일정한 단체의 요원들이 분명했다.
“목숨을 걸고 구해줬더니, 우리를 연행한다니?”
“두 분께는 아무 감정 없습니다.”
칼날 같은 강윤후의 시선을 피한 장성륜은 중얼거리듯 말했다.
“이게 제 직업이라서요.”
“직업?”
강윤후가 미간을 찌푸릴 무렵,
처척.
홍해가 갈라지듯, 수십 명의 나노슈트를 입은 요원들이 좌우로 길을 만들었다.
그러자 그 사이로 검정 양복을 입은 남성이 미소 지으며 걸어 나왔다.
“실례합니다.”
강윤후 앞에 나타난 남성은 다름 아닌 매우 젊은 청년이었다.
던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헐거운 정장을 입은 청년은 순수한 미소와 잔혹한 눈동자를 가졌다.
“오호, 맞는 것 같군요.”
청년은 장성륜과 강윤후를 번갈아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 던전에 미등록 각성자뿐만 아니라 ‘그것’들이 돌아다닌다고 하더니. 정말이네요.”
“그것?”
“요괴 말입니다.”
“그걸 어떻게…….”
강윤후가 놀라 중얼거리자 청년이 엷게 미소 지었다.
“요괴가 던전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정부 고위층 인사나 협회 수뇌부에선, 요괴나 세계의 법칙에 대해 아는 자들이 있다.
설마 이 청년도 그 부류에 속한단 말인가?
“저희 쪽에선 최근 던전에 중요한 일을 진행 중입니다. 그래서 언제 어디에서 뒹굴고 있을지 모르는 미등록 각성자들을 모두 찾아, 출입 금지를 시켜야 해서요.”
“중요한 일?”
“그건 그쪽이 알 것 없고요.”
청년은 장성륜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있는 장성륜 씨는 당신네들 같은 요괴를 찾는 데 전문가고요.”
청년의 시선을 마주칠 때마다 강윤후의 가슴이 벌렁거렸다.
마치 불길한 기운을 가득 담은 저주 인형을 보는 것 같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강윤후는 가슴이 써늘했지만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왜 죄도 없는 사람을 범죄자로 잡아가려는데? 우린 방금 던전에서 죽을 둥 살 둥 고생하고 나왔는데.”
“어라? 사람? 사람이라는데요?”
청년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장성륜이 충성스러운 하인처럼 앞으로 다가와 말했다.
“요새 각성자 중에 굳이 고글이나 구형 나노봇 헬멧 같은 걸 쓰는 사람들은 없죠.”
“고작 그런 걸로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 건 아니겠죠.”
“물론입니다.”
고개를 든 장성륜은 기절해 있는 강민주를 가리켰다.
“저 여성, 스킬이 아니라 이상한 힘을 사용했습니다. ‘그것’들이 사용하는 힘이 확실합니다.”
“너, 이 개자식!”
확신에 찬 장성륜의 말에 강윤후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몸을 떨었다.
“네 녀석을 살리기 위해 힘을 썼는데. 그 대가가 고작 이거냐?”
장성륜은 양심에 찔리는지, 강윤후의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숙였다.
“자, 수다는 여기까지.”
양복을 입은 청년이 두 눈을 반달처럼 접으며 강윤후에게 말했다.
“이제 슬슬 가실까요.”
“웃기지 마.”
주위를 포위한 각성자들을 둘러본 강윤후는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왜 사람을 멋대로 잡아가? 당신이 뭔데? 협회에 신고할 거야.”
“신고하셔도 됩니다. 그래봤자 요괴라는 걸 인증이나 하겠지만요.”
반달처럼 접힌 청년의 눈동자에선 항거할 수 없는 힘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휴대폰을 든 강윤후는 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만약 손 하나라도 까닥 움직이는 순간, 온몸이 난도질당할 것만 같은 공포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지지지직.
그때 강민주를 안고 있는 강윤후의 다리 부근에서 시퍼런 빛이 치솟았다.
마음을 바꿔 청년에게 대항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게 당신의 기술인가요? 화살 낙뢰와 비슷한 스킬이군요.”
시퍼런 번개가 솟구치고 있음에도 청년은 빙글빙글 웃기만 했다.
“당신네 요괴들은 참 신기해요. 우리는 기껏 각성자가 돼야 그런 스킬도 얻고, 힘도 세지는데… 당신네들은 태어날 때부터 아예 그런 힘을 갖고 있다죠?”
“자신 있으면 덤벼 보시지.”
“그럴까요? 본래 요괴들과는 절대 다퉈선 안 된다곤 하지만…….”
입가의 미소가 사라진 청년의 동공이 점차 확장되었다.
“여기서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이면 그걸 누가 알까요?”
그 순간 강윤후는 하얀 고리 같은 빛이 청년의 눈동자에서 반짝이는 걸 보았다.
“이, 이게 뭐야?”
갑자기 엄지발가락 끝이 딱딱해지는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그 묘한 느낌은 점차 발을 지나 배까지 올라왔다. 그리고 마침내 혀를 지나 눈동자까지 차올랐다.
쿵.
나무토막처럼 몸이 굳어버린 강윤후는 강민주를 안은 채 그대로 쓰러졌다.
“억울해하지 마세요. 어차피 나중엔… 당신네들은 모두 사라질 테니까.”
의미심장한 말이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너무 작아 아무도 듣지 못했다.
“자, 그럼…….”
냉동고 속의 동태처럼 얼어붙은 강윤후 남매를 내려다보던 청년이 요원들에게 말했다.
“조용히 소각하도록 하세요. 흔적조차 찾을 수 없도록.”
무시무시한 말을 내뱉은 청년이 몸을 돌렸다.
찰칵.
뒤에 세워진 검은 승합차에 올라탄 청년은 문득 장성륜을 보며 윙크했다.
“잘하셨어요.”
“아, 네에.”
“이렇게만 하심, 곧 부자 되시겠어요.”
그 장난스러운 미소엔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경멸스러운 감정이 담겨 있었다.
장성륜은 더 이상 웃지 못하고 말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부우웅.
검은 승합차가 떠나가자 주변에 서 있던 각성자들이 강윤후와 기절한 강민주를 끌고 커다란 트럭 뒤에 태웠다.
[제 예상이 모두 빗나갔군요. 저 네 사람은 강도도 아니고 협회의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돌무더기 산 위에서 천마와 함께 아래쪽을 지켜보던 무명이 한숨을 내쉬었다.
[남매는 요괴였고, 커플은 이상한 단체의 끄나풀일 줄이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눈빛으로 강윤후를 제압했던 남성을 떠올린 무명이 힘없이 말했다.
[거기다 아까 그 청년은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스킬을 사용하더군요. 제 회로가 타 버릴 듯한 강력한 파동이었습니다.]
그 부분은 천마도 인정하는 바였다.
청년의 눈에서 쏟아진 힘은 수많은 강자들을 상대한 천마조차도 알 수 없는, 미지의 것이었다.
“흠.”
천마는 침음을 했다.
생각 같아선 당장 청년에게 일권을 날려 무공 수위를 가늠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유 없이 인간들과 다퉈서는 안 된다는 장채원의 협박, 그리고 모종의 이유 때문에 천마는 그 욕망을 억누른 것이다.
‘좋은 기회가 있겠지.’
낮게 중얼거린 천마는 포대에 잔뜩 담긴 팡팡열매를 슬쩍 바라보고는 다시 말했다.
“어쨌든 한 편의 드라마를 현장에서 본 것 같군.”
흥미로웠다. 재미있었다.
덤덤한 천마의 감상평에 무명은 한 줄기 슬픔과 괴로움을 느꼈다.
[저 요괴 남매는 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신분 노출과 목숨까지 감수하였습니다.]
“멍청한 짓을 한 것뿐이잖나. 생판 모르는 자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다니.”
천마는 마치 별일이 아니라는 것처럼 덤덤한 표정이었다.
“배신은 인간의 본질이다. 금전, 지위, 명예, 세력… 그러한 걸 얻기 위해서라면 부모도 파는 족속이지.”
무명은 고개를 떨구었다.
그동안 천마의 성격을 고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건만, 인간을 경멸하고 증오하는 천마의 성격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게다가 이 꼬라지를 보니 딱히 할 말도 없었다.
“그나저나 희한하군. 요괴는 던전에 들어가선 안 된다는 법칙이 생긴 것이…….”
던전을 가로지르는 차량들을 바라보던 천마가 혀를 찼다.
“저렇게 잡혀가는 것 때문이었나.”
[그런 건 아닙니다. 사실 이런 경우는 저도 처음 봅니다.]
무명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인간과 요괴들은 절대 다투지 않습니다. 심지어 정부나 협회에선 요괴의 존재에 대해 알면서도 인정하고 있지 않은 상태고요.]
“그럼 저 비릿하게 웃는 젊은 놈은 어디서 온 거냐?”
[협회 데이터베이스나 주민등록상에도 조회되지 않습니다. 서류상의 모든 기록을 말소시킨, 정부 소속의 비밀 조직 요원 같습니다.]
순간 천마는 얼마 전, 무명이 한 말을 떠올렸다.
-초홍 씨를 포함한 모든 팀원들은 협회에서 은밀한 일을 처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던 것 같습니다.
“앞집에 사는 자들과 마찬가지로 말인가?”
[그들은 그래도 협회에는 공식적으로 존재하는 요원입니다. 다만 인적 사항을 비밀로 분류해 놓았을 뿐이죠. 비공식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요원들은 많이 있으니까요.]
모든 전산망을 해킹할 수 있는 무명.
그럼에도 협회가 가지고 있는 비밀들을 모두 파헤칠 순 없었다.
“그럼 던전에 들어가는 걸 금지하는 건, 요괴의 힘과 관련이 있는 건가.”
[네?]
“던전 속에선 그저 그랬던 화살 번개가 바깥으로 나오니 꽤나 커지지 않았나.”
천마의 중얼거림에 무명이 탄성 섞인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천마 님의 관찰력은 정말 대단하시군요.]
“일전에 김 씨도 그랬던 거군.”
천마는 예전 불스아이 던전에서 봤던 김찬원을 떠올렸다.
평소엔 천마대능력의 사 할의 힘을 막아내는 수준임에도, 불스아이 던전에서 전전긍긍했었다.
[맞습니다. 요괴 종족은 던전에 들어가면 요력이 줄어들거나 혹은 증폭됩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제 생각에도 그 때문에 출입을 금지시킨 것 같습니다.]
“웃기는군. 고작 그런 이유였다니.”
[던전에 들어간 요괴의 요력에 변화가 있다는 건, 바꿔 말하면 요괴들은 던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겁니다. 신계는 그 점을 경계하는 것이죠.]
천마가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들은 던전을 위험한 물건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군.”
[네?]
“위험한 물건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은, 불안한 요소를 모두 없애는 것이니.”
천마는 묘한 궁금증이 발생했다.
어째서 요괴들이 던전에 영향을 끼치면 안 되는 것인가.
인간들에겐 관여하지 않는 신계는 요괴들에겐 관여를 하는 걸까?
여러 가지 의문이 들었지만, 천마는 늘 그렇듯 치솟는 궁금증을 억눌렀다.
그 해답이 무엇이든, 자신과 관계없는 일이었으니.
“그럼, 슬슬 시작해야겠군.”
천마가 주먹을 주물럭거리자 무명이 약간 신이 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민주 씨의 거래를 받아들이시는 겁니까?]
“손해 볼 것이 없잖나.”
파앙!
천마의 몸에서 붉은 기운이 솟구쳤다.
강력한 천마대능력의 기운이 전신을 휘감자 지렁이 같은 핏줄이 바짝 튀어나왔다.
스스스슥.
동시에 천마의 몸뚱이가 점차 투명해지는가 싶더니, 마침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천마대능력.
육체의 힘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천고의 비학을 사용해 은신잠영술을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 * *
실드경계지역, 천마의 옥탑방.
투욱.
던전에서부터 단숨에 날아온 천마는 어깨에 들쳐 메었던 것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바로 요괴 남매, 강윤후와 강민주였다.
“일어나라.”
법사가 강시를 깨우는 주문을 외우듯, 천마가 양팔을 벌린 채 근엄하게 말했다.
“우웩.”
“웨에엑!”
천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강윤후와 강민주는 폭발적인 구토로 화답하였다.
두 남매를 어깨에 멘 채 야월극속을 전력으로 펼친 천마.
그들은 몸뚱이가 둥글게 말린 채 하수구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어지러움을 느낀 것이다.
[이걸 받으십시오.]
보다 못한 무명이 옥탑방 안에서 물에 적신 손수건을 들고 나와 두 사람에게 나누어 주었다.
오빠보다 더 먼저 정신을 차린 강민주가 웃으며 무명을 쓰다듬었다.
“고마워.”
그리고 몸을 일으켜 천마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고맙습니다. 저희를 구해주셔서요.”
“구해준 것이 아니다.”
옥탑에 있는 평상에 앉은 천마가 진지한 얼굴로 팔짱을 끼었다.
“거래 조건이 마음에 들었을 뿐.”
수안(粹眼) 일족인 강민주는 태생적으로 ‘심안’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 힘은 인간이나 동물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거나 조종할 수 있고, 앞으로 다가올 위험까지 예측할 수 있다.
앞으로 벌어질 일을 살짝 엿보았던 그녀는 의식을 잃기 전, 천마에게 거래를 제안한 것이다.
“그래서, 정말 라마스의 정비가 가능한 건가.”
강민주의 거래 조건.
그것은 천마의 차량 라마스의 무료 정비였다.
그녀는 심안을 통해 천마가 던전 차량을 유심히 봤던 것을 기억해 냈다.
그리고 잠깐 동안의 이야기 끝에 천마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거래 조건을 제시했던 것이다.
‘정말 운이 좋았어.’
그녀는 남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라마스의 정비를 조건으로 걸지 않았더라면? 하늘이 두 쪽 나도 천마가 도와주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이에요. 던전용 버기카 정비도, 오빠와 제가 했는걸요.”
강민주는 자신 있게 말했다.
“올드카라고 해도 호환되는 부품들이 있어요. 온라인을 뒤져보면 좋은 물건을 구할 수도 있고요. 뿐만 아니라 오빠는 오랫동안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했기 때문에…….”
순간 천마의 눈이 번뜩 뜨였다.
“정비소를 운영하고 있었나.”
“네. 클래시카 개러지라고, 올드카 전문 정비소를 운영하고 있어요.”
천마의 입가가 씰룩였다.
마침내 찾았다.
부품이 없다, 정비가 힘들다고 징징거리는 폐차장 정비소 박 씨의 투덜거림에서 벗어날 방법을.
“조만간 본좌가 찾아가지. 약속을 지켜라.”
“물론이에요. 대신…….”
강민주가 대답하려는데, 또다시 강윤후가 토하기 시작했다.
“우웨엑!”
불쾌한 표정을 짓던 천마는 핑 소리와 함께 지풍을 날렸다.
마혈을 짚인 강윤후는 몸이 부드러워지더니 쿵 하며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오빠!”
[괜찮습니다. 김민준 님이 휴식을 취하게끔 한 것입니다.]
“그, 그렇구나.”
안심한 표정을 지은 강민주가 다시 말을 이었다.
“대신 평생은 안 돼요. 1회에 한해, 망가진 부품들을 모두 고쳐드릴게요.”
“좋다.”
“유효기간은 한 달이고요.”
“어째서지?”
“저희가 계속 정비소를 한다는 보증이 없으니까요.”
가늘게 뜬 강민주의 눈에선 처연함이 흘러나왔다.
아무래도 정비소가 본업은 아닌 듯하다.
“상관없다.”
천마로선 딱히 불만 없는 조건이다.
천마는 정비소 박 씨에게 노후된 라마스의 부품들 모두 교체하면 고급 신차 가격이 나온다는 걸 들은 적이 있다.
‘한 번에 싹 다 고치면 되겠지.’
“그럼 그렇게 하지.”
천마가 두말 않고 고개를 끄덕이자 강민주가 웃으며 말했다.
“원하신다면 던전용으로 차량을 개조해 드릴 수도 있고요.”
“던전용이라니.”
“네. 던전에서 타고 다닐 수 있도록, 특수 금속을 입히면 되거든요.”
“호오.”
천마가 눈을 반짝였다.
개조를 하면 일반 도로뿐만 아니라 던전도 달릴 수 있단 말이 아닌가?
[안 됩니다.]
안타깝게도 무명이 초를 치고 나섰다.
[일전에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던전 내에 차량은 매우 엄격히 관리합니다. 게다가 실드를 통과하지 못하죠.]
“걱정 마. 통과하는 방법도 있으니까.”
강민주의 말에 무명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절대로 안 됩니다. 안 그래도 맞은편 집에서 협회 소속 각성자들이 천마 님이 미등록 각성자가 아닌지, 두 눈을 시뻘겋게 뜨고 있는데.]
“천마 님? 미등록 각성자?”
[아.]
둥그런 머리를 긁적인 무명이 익살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두 분의 신원이 확실치 않아 가명을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