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화. 낙지다리 던전에서 생긴 일 (2)
<미등록 각성자라.>
천마의 눈에는 이채가 떠올랐다.
설마하니 저들도 자신과 같은 미등록 각성자란 말인가?
<던전 내에선 운송 수단을 실시간으로, 엄격히 관리합니다. 실드를 통과할 수도 없을뿐더러, 던전용이 아니라 자칫 엉뚱한 차량이라도 끌고 오면 던전의 불안정화를 촉발할 수도 있으니까요.>
속귀로 바로 전달되는 무명의 목소리는 매우 진지했다.
<이쪽 남매는 고글과 나노봇 헬멧을 뒤집어써서, 정확한 신원 파악이 안 됩니다. 아마 고의적인 복장 같습니다.>
<뭣 하러 그런 귀찮은 짓을 한단 말이냐.>
천마 역시 미등록 신분으로 지금까지 던전을 수없이 오간 터였다.
하지만 무명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에 협회에서 암행 순찰을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저들이 그럼 순찰을 돌러 나온 자들이란 말이냐.>
<아마도요. 어쩌면 강도일 수도 있고요.>
<강도?>
<던전 내엔 어떠한 통신도 먹통 상태라, 안에서 처리하면 그만이거든요. 그 때문에 협회에선 미등록 각성자들에게 엄한 처벌을 내리는 겁니다.>
무표정하게 앉아 있던 천마의 눈이 반짝였다.
<이곳에도 강도가 있단 말이냐.>
<그렇습니다. 미등록 각성자들… 주로 각성자 등록이 취소된 범죄자들이 던전에 들어와 강도짓을 벌이기도 합니다. 특히 던전용 차량은 가격이 워낙 고가이다 보니 범죄자들의 목표가 되기도 하고요.>
낮게 속삭이던 무명은 천마의 표정을 발견하고 흠칫 놀랬다.
가만히 듣고 있는 천마가 송곳니를 드러내며 살벌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기 때문이다.
<재밌겠군.>
<네?>
<이 피라미들이 언제 모습을 드러내는지 구경이나 해야겠다.>
그렇다. 천마에겐 협회 요원이든 강도이든 상관없다.
그저 이들이 무슨 짓을 꾸미는지 느긋하게 구경만 하면 되는 것이다.
<역시 싸움은 피라미들 싸움이니까.>
혈염광휘를 번뜩인 천마가 혀를 날름거렸다.
그 모습은 마치 벌레들의 싸움을 지켜보는 도박꾼의 미소처럼 보였다.
<네, 네에.>
무명은 앓는 소리를 하듯 힘없이 대답했다.
끼익.
그때 빠르게 질주하던 버기카가 요란한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정지했다.
그러자 뒤따라오던 소형 트럭 역시 천천히 멈춰 섰다.
“참, 그러고 보니 통성명도 안 했네요.”
버기카 운전석에서 내린 고글 남성이 웃으며 말했다.
“전 강윤후라고 합니다. 트레저 헌터 일을 하고 있죠.”
버기카 지붕 위에는 잔뜩 짐이 실려 있고, 채취용 가방도 올려져 있다.
겉으로 보기엔 던전 구역에 장기간 머무르며 보물을 찾는, 트레저 헌터의 모습이다.
소형 트럭에서 내린 짧은 머리 남성이 웃으며 말했다.
“장성륜이라고 합니다. 제약회사 소속으로 배달꾼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약회사 소속이라면 배달꾼 중에서도 가장 성공한 케이스다.
“그래서 M703을 끌고 다니는군요.”
강윤후의 너스레에 단발머리 여성이 장성륜의 팔짱을 살짝 끼며 말했다.
“이설화예요. 성륜 씨랑 같이 일하고 있어요.”
“강민주예요.”
뒤늦게 버기카 조수석에 타고 있던 헬멧 여성, 강민주가 고개를 숙였다.
“오빠랑 같이 트레저 헌터 일을 하고 있어요.”
“그러시군요. 남매끼리 멋진 일을 하시니 보기 좋습니다. 하하하.”
너털웃음을 터뜨리던 네 사람의 시선은 오리 가면을 쓴 채 서 있는 천마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저 성함이…….”
장성륜이 조심스레 묻자 무명이 재빨리 앞으로 나섰다.
[김민준입니다.]
김민준.
우리나라 남성 이름 중에 가장 많이 등록된 이름이다.
[저희 사용자님이 과묵하시고 말주변이 없으셔서… 어지간한 대답은 제가 하는 걸로 설정되어 있거든요.]
어색한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막아보려는 듯 무명이 너스레를 떨었다.
[제 대답이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하하.]
장성륜은 무명을 보며 탄성을 질렀다.
“와, 언어 팩이랑 AI 사양을 엄청 높은 걸 끼워놨나 보네.”
[맞습니다. 저희 사용자이신 김민준 님은 돈 되는 일은 닥치는 대로 다 하셔서 벌이가 좋거든요. 핫핫핫.]
“정말 재밌게 말하네.”
장성륜이 웃음을 터뜨리자 이설화가 부러운 듯 말했다.
“김민준 씨 정말 돈 많으신가 봐요. 이렇게 비싼 나노봇도 사고 머리에도… 특이한 가면을 쓰고 있는 걸 보니.”
사사건건 돈을 따지는 장성륜 커플의 태도에 무명이 천마의 머리에 대고 말했다.
<역시 이 두 커플은 강도일까요?>
<모를 일이지.>
천마는 이 상황이 재미있는 듯 모처럼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오리 가면을 쓰지 않은 상태였다면 그 살벌한 미소에 분위기는 얼어붙었을 것이다.
“그나저나 이 부근일 텐데.”
주위를 둘러보던 강윤후가 입맛을 다셨다.
차를 세운 부근에는 여러 개의 돌무더기처럼 보이는 산들이 세워져 있었다.
“기억이 잘 안 나네. 민주야, 좀 찾아줄래?”
“응.”
둥그런 헬멧을 쓴 강민주가 앞으로 나섰다.
“아마… 이쯤일 거야.”
주위를 둘러보던 그녀는 좌측에 보이는 커다란 돌무더기 산의 아래쪽 땅을 살짝 쓰다듬었다.
우웅.
낮은 진동음과 함께 묘한 파동이 동심원 형태로 퍼져나갔다.
쿠쿠쿵.
동시에 돌무더기 산의 어느 바위 부분에서 청동색 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호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천마는 두 눈을 가늘게 떴다.
입구가 바위에서 나오는 것도 신기했지만, 더욱 신기한 건 강민주였다.
바위를 쓰다듬던 그녀의 손에서 흘러나오는 힘.
그것은 지금까지 봐왔던 각성자들과는 전혀 다른 종류였다.
‘입구를 원래 알고 있던 것이 아니라, 힘을 사용해서 찾아낸 거군.’
[김민준 님. 목적지였던 낙지다리 던전에 도착하였습니다. 낙지다리 던전은 이처럼 입구에 빨판 조각 같은 것이 새겨져 있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무명은 마치 시중에 파는 나노봇인 양 던전 정보를 주절주절 읊기 시작했다.
[편의상 이동식 던전으로 되어 있으며, 던전 등급은 B등급입니다. 이곳의 대표 몬스터는 위험도 200의 몬스터 꾹꾹쥐입니다. 그럼에도 B등급을 받은 것은 중심부에 있는 위험도 3만의 보스몬스터, 구슬여우가…….]
“됐다.”
여전히 변조된 소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천마가 사람들에게 손을 저었다.
“그럼 고생하라.”
그리고 던전 입구에 들어가려던 찰나.
“저기, 민준 씨.”
그때 장성륜이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앞으로 나섰다.
“혼자 가신다고요?”
“그렇다.”
장성륜과 이설화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B급 던전을 홀로 들어갈 정도라면 4급 이상의 각성자다.
이 정신 나간 오리 가면을 쓴 남성이 상위급의 각성자였을 줄이야.
“같, 같이 가시죠.”
“거절한다.”
매정한 대답에도 장성륜은 당황하지 않고 말했다.
“그럼 미리 약속이라도 하고 들어가시죠.”
“약속?”
“유물 때문에 싸울 수도 있잖아요. 특히 중심부의 구슬여우는 상당한 가격의 유물이…….”
천마는 아무런 감흥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유물은 필요 없다. 본좌는 팡팡열매만 채취하면 되니까.”
그리고 몸을 홱 돌려 던전 입구 안으로 쓱 들어가 버렸다.
“팡팡열매?”
장성륜과 이설화는 서로를 바라보며 눈을 껌뻑였다.
“그런 유물이 던전에 있었나?”
“그러게.”
거구의 몸에 오리 가면을 뒤집어쓴 것도,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도 기괴하다.
장성륜 커플이 당황하며 뒤를 돌아보자 강윤후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저희도 각각 따로 가죠.”
“따로 가신다고요?”
“배달꾼이라고 하셨잖아요. 저희는 공격형 트레저 헌터라서요.”
공격형 트레저 헌터는 던전 내 숨겨준 유물뿐만 아니라 몬스터 유물까지 노린다.
다만 팀을 짜지 않고 유물을 독식한다는 직업 특성상, 역시 4급 이상의 각성자들만이 자처할 수 있는 직업이다.
“저, 저희는… 사실 등급이 그리 높지 않은 터라.”
민망한 표정을 지은 장성륜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같이 동행하면 안 될까요?”
강윤후가 곤란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사실 저희는 구슬여우의 유물을 노리고 있어서요. 아까 김민준 씨는 무슨 열매를 찾는다기에 먼저 보내드렸습니다만…….”
“그럼 저희는 동행하면서 던전 재료나 몇 개 가져갈게요.”
“네?”
강윤후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장성륜이 멋쩍게 웃었다.
“능력이 딸려서 던전 중심부에 있는 재료들은 가져와 본 적이 없거든요. 같이 동행해 주시면 저흰 그냥 재료나 근근이 얻겠습니다. 안 될까요?”
그러자 옆에 있던 이설화도 두 손을 모으며 말했다.
“부탁해요. 절대 방해하지 않을게요.”
두 사람의 간절한 부탁에 한숨을 쉰 강윤후가 침음을 내었다.
“등급과 스킬이 어떻게 되시죠? 동행을 하시려면…….”
같은 팀이 아닌 임시로 팀을 꾸릴 때엔 각성자 등록증을 보여주는 게 원칙이다.
상대방이 신원이 확실한지, 그리고 어떤 스킬을 갖고 있는지 확실히 증명해야 하니까.
“물론이죠. 여기 있습니다. 설화야, 너도 보여드려.”
장성륜과 이설화는 휴대폰에서 각성자 등록증 화면을 홀로그램으로 띄웠다.
강윤후와 강민주는 허공에 띄워진 등록증을 유심히 살폈다.
“음…….”
던전 입구에서 받는 출입증서가 띄워진, 아무 문제 없는 6급 각성자 등록증이었다.
“혹시 두 분의 등록증도 볼 수 있을까요?”
등록증 화면을 끈 장성륜이 어색하게 묻자, 강윤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휴대폰을 내밀었다.
“잠시만요.”
홀로그램을 띄우려고 하는데, 갑자기 강민주가 강윤후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죄송하지만, 역시 안 되겠어요. 그냥 따로 가는 게 좋겠어요.”
그러자 장성륜이 뭔가를 떠올린 듯 두 손을 내저었다.
“아앗, 괜찮습니다. 안 보여주셔도 됩니다.”
그리고는 머리를 긁적이며 사람 좋은 미소를 보였다.
“상급 각성자들은 스킬을 드러내는 걸 싫어하신다는 걸 깜빡했네요. 저희가 우겨서 데려가 달라는데, 무례한 부탁을 드린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정중히 고개까지 숙이는데, 할 말이 없다.
강민주가 포기한 표정을 짓자 강윤후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이 생겨도 저희는 책임 못 집니다.”
“그럼요. 물론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저희가 선두에 설 테니 조심히 따라오세요.”
“네.”
장성륜이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강윤후 남매는 알지 못했다.
던전에 들어가기 전, 장성륜이 손목에 장착되어 있는 휴대폰 버튼을 은밀하게 눌렀다는 것을.
* * *
퍼석.
천마가 주먹을 살짝 내뻗자 눈앞에서 얼쩡거리던 여섯 마리의 꾹꾹쥐가 피떡이 되어 날아갔다.
낙지다리 던전 내부는 돌로 둘러싸인 여느 던전과 다를 바가 없었다.
단지 일정 거리마다 세 개의 갈림길이 보일 뿐이었다.
[낙지다리 미로는 갈림길 선택이 중요합니다.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마주치는 몬스터의 종류나 숫자, 그리고 던전 중심부를 거쳐 출구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천마의 어깨에 올라간 무명은 어둠으로 물들어 있는 갈림길을 바라보며 눈을 반짝였다.
[갈림길 중 두 개는 몬스터나 함정이 있는 곳. 나머지 한 곳은 아무 방해도 없이 던전 중심부로 도착할 수 있는 길입니다.]
“미로라고 하지 않았나.”
[그렇습니다. 물론 입구가 변화할 때마다 던전 내부의 구조도 달라지기 때문에 갈림길 역시 변화합니다만, 지금까지 쌓여 있는 지도 데이터를 이용해 87%라는 높은 확률로 안전한 길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주절주절 설명하는 무명의 말을 무시한 천마는 주저 없이 가운데 길로 걸음을 옮겼다.
[천마 님? 아직 연산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요?]
하지만 갈림길을 걸어가는 동안 어떠한 함정이나 몬스터도 나오지 않았다.
천마는 한눈에 안전한 길을 선택한 것이다.
[천마 님은 매번 저를 놀래키시는군요. 어떻게 안전한 길인지 아셨습니까?]
“감이다.”
[네?]
“함정이 설치되어 있는 곳은 찜찜한 기분이 느껴지지.”
사실 천마는 무림에서 가장 기관진식(機關陣式)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다.
무공으로 승부를 볼 수 없는 정파무림의 고수들이 허구한 날 천마의 앞에 복잡한 진법이나 함정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들은 천마의 입장에선 하품 나게 유치한 것들이라 그냥 부수고 지나갔지만.
[팡팡열매가 있는 곳이 아니라 던전 중심부에 도착할 수 있는 최단 경로를 선택하시려는 것이군요.]
천마의 의도를 파악한 무명이 고개를 끄덕일 무렵,
“…….”
이동을 멈춘 천마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것은 마치 어디선가 들려오는 미세한 소리를 유심히 듣는 듯한 표정이다.
[천마 님.]
“조용.”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는 듯한 천마가 갑자기 주먹을 뻗어 갈림길의 벽을 후려쳤다.
웅웅웅!
힘을 교묘하게 조절한 탓인지, 벽은 부서지지 않고 낮은 진동음만이 울러 펴졌다.
[뭘 하시는 건가요?]
천마는 대답하지 않고 신법을 펼쳐 앞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안전한 길을 정확히 찾은 천마는 또다시 일권을 뻗어 갈림길의 벽을 후려쳤다.
웅웅웅.
한동안 진동이 계속되더니, 어디선가 희미한 괴음이 들려왔다.
찌이이익.
[이게 대체…….]
천마는 대답하지 않고 연신 벽을 후려쳤다.
웅웅웅. 찌이이익.
진동과 괴음이 반복되는 걸 듣던 무명은 갑자기 눈 센서를 반짝였다.
[뒤에 오는 각성자들 때문인가요?]
“그렇다.”
천마는 강윤후 남매와 장성륜 커플의 얼굴을 떠올렸다.
“만약 그자들의 목표가 본좌라면, 반드시 본좌가 지나온 경로를 추적하겠지.”
[음, 확실히 네 사람 모두 평범한 각성자들은 아니었죠.]
“특히 그 두 녀석은 불온한 눈빛을 하고 있더군.”
입꼬리를 올린 천마의 눈동자는 숯불처럼 붉게 타올랐다.
“중심부에 도착할 때쯤, 재밌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낙지다리 던전 내부.
나노봇 헬멧을 쓴 채 갈림길을 바라보던 강민주가 중간의 길을 가리켰다.
“이쪽이에요.”
미로형 던전에는 나노봇 지참이 필수다.
천재적인 기억력이 있거나, 던전의 길을 눈감고도 외운 사람이라 해도 구조가 바뀌는 미로형 던전에는 장사가 없으니까.
“이곳만 지나면 던전 중심부에 도착할 거예요.”
구형 나노봇에도 연산기능에는 문제가 없는지, 강민주의 선택은 정확했다.
지금까지 아무런 함정이나 몬스터 없이 쾌적하게 산보하듯 던전 중심부로 이동한 것이다.
“와, 헬멧형 나노봇도 꽤 쓸 만하네요. 저희 것보다 계산이 빠른 것 같아요.”
뒤따라오는 장성륜의 어깨엔 어느새 큐브 모양의 소형 나노봇이 올려져 있었다.
“신형 나노봇이네요?”
“네. 얼마 전에 하나 장만했죠.”
강윤후와 강민주는 묘한 시선을 교환했다.
아무리 제약회사 소속 배달꾼이라 해도 장성륜의 장비는 너무나 호사스럽다.
평상복 모양으로 커스텀된 나노슈트, M703 트럭. 그리고 최신형 나노봇까지.
“아아, 집에 물려받은 재산이 좀 있어서요. 하하.”
의심스런 시선을 느꼈는지 장성륜이 머리를 긁적였다.
“이것저것 장비를 사느라 다 탕진했지만요.”
“그러셨군요.”
고개를 끄덕인 강윤후가 입을 열 찰나.
-끼우우우우우!
멀리서 낮은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던전 중심부에 서식하는 구슬여우의 울음소리였다.